황당한 경험의 관악산행


☞산행일시 : 2004년 8월 1일(일요일)
☞산행코스 : 과천 정부종합청사뒤 백운정사입구-문원폭포-육봉-헬기장-연주대-헬기장-문원폭포-백운정사입구
☞산행자 : 똘배 홀로
☞산에서 머문시간 : 무려 9시간. ^^



 

 

▲연주대와 서울방향 파노라마

안내 산악을 따라 가려고 마음먹고 있는 데 일기예보를 보니 태풍이 올라 온다고 하여 아침에 날씨를 봐서 산행지를
정하려고 배낭을 꾸려 놓은 후 알람을 5시30분에 맟추어 놓고 잠에 들었는 데 일어나 보니 8시가 넘었다.
벌써 가는귀가 먹은 것도 아닌 데 더위 때문에 잠을 설쳐서 그런 것 같다.

주변 탄천변에서 모처럼 마라톤 연습이나 하려다가 11시가 다 되어 녹차얼린물 1리터와 얼음물0.5리터에 귤세개를
넣고 김밥 두줄과 캔커피 양갱이 초코바를 수퍼에서 사가지고 과천으로 향한다.

날씨는 태풍은 커녕 화창하기만 하다. 장마뒤라 그런지 근래에 보기 드문 파란하늘이라 기분은 상쾌하다.
다만 뜨거운 햇볕이 걱정이다.
11시 36분 종합청사 뒤 백운정사 입구를 들머리로 하여 조금 오르면 돌다리가 나오는데 다리를 놓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돌다리 건너는 재미가 없어질 것 같다.


▲등산로 계곡 다리 공사중

▲들머리에서 본 육봉

우측으로 각세도(覺世道) 창시자의 성묘(聖廟)를 끼고 오른다.
좌측으로는 계곡인 데 피서 나온 가족들이 몇팀 보이는데 계곡엔 물이 말라 있는 것 같다.


▲계곡은 메마르고

▲폭포도 마르고

길옆 그늘에는 부부가 누워서 오수를 즐기기도 하고 문원폭포에 다다르니 중년 아주머니가 고인물에서 물장구를 친다.
생각 같아서는 나도 뛰어 들고 싶은데...
약수를 지나 또 나오는 폭포 주변엔 여러분이 있고 폭포는 애들 오줌발 만큼 낙수가 떨어지고 있다.
왼쪽 육봉쪽으로 향한다. 조금 오르니 뙤약볕과 더위에 머리가 띵한 기분이다.


▲갈증나게 떨어지는 물방울

며칠전 서정길님 산행기에 표현한 “돌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돈 것이 아닌지?
이더운 여름에 여기를 지금 내가 왜 올라가고 있는지 자문을 해도 도통 답이 나오질 않는다.
간혹 보이는 산님도 나같이 돈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실없이 웃는다.
위에서 산님 한분이 내려온다. 서울대 방향에서 내려 온다고 한다. 일찍 출발한 것 같다.
우측 다른 능선을 보니 파라솔 친 모양의 소나무아래 부부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얼핏 보기에도 탐나는 자리다.


▲명당 쉼터


뜨거운 암릉을 맨손으로 잡고 기어 오르고 로프를 잡고 두 번 정도 용을쓰며 오르니 전신에 땀이 난다.
젊은 남녀 한팀이 보이는데 여자가 상당히 힘들어 하는 모습이다.
허긴 이더운 여름날 초보들은 오죽하겠나? (허긴 똘배도 초보이지만.^^)


▲육봉 상단부


육봉 정상에 오르니 아이~스케~키! 소리가 나면서 몇명이 먹고 있다.
하나 먹으려다 갈증만 더할 것 같아 그냥 지나친다. 산님일행이 육봉과 안양 갈림길에서 팔봉을 묻는다.
지나쳐 왔다고 말하고 안양 내려 가는 쪽을 일러 준다.
팔봉 남쪽 아래로  불성사가 보이고 조금 더 진행하다가 과천쪽 청계산을 바라보고 솔~솔 바람이 부는 자리를 잡고 앉아
김밥 한줄과 시원한 캔커피를 먹고 한참을 쉬다가 다시 연주대로 향한다.


▲팔봉과 불성사

▲이더운날 거긴 왜 오르노?

▲육봉의 전모

가는길 중간 뒤에서 아저씨! 하고 부르는데 돌아보니 서울대에서 올라 왔는데 내려 가는 길을 알려 달라고 해서  

알려주고 뒷모습을 보니 이 더위에 물 한통 가져 오지 않은 모양이다.
조금이라도 나누어 주고 싶지만 내 물통에도 얼음만 남아 있으니 어쩌랴!
하는 수없이 조금더 가면 연주암 위쪽에 음료수와 막걸리 파는 곳이 있다고 알려준다.
관악산은 자주 올라오는 편이지만 이렇게 좋은 날씨를 본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엄청 덥기는 하지만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KBS통신탑과 파란 하늘


연주암 위쪽 바위에서 한참 조망을 하고 가게 있는 곳으로 내려가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거금 2,500원에 주고

단숨에 들이키니 기운이 나는 것 같다.
산능선 바위길을 타고 연주대로 향하다 500원을 떨어트리고 찾지 못한다.
3,000원짜리 막걸리 한사발을 먹은 셈이다.




▲여기도 사람이

▲해먹을 치고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휴식을...그런데 등로 옆에 계서서 편히 못쉴것 같았음

말바위를 올라 15시가 넘어서야 연주대에 다다른다. 더운 날씨 때문에 다른 날보다 산님이 별로 없다.
사진을 몇장찍고 서울쪽을 조망하며 한참을 서있는다.
북으로 불수도북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강화도까지도 보인다.


▲연주대

▲정상의 산님들 (앞의 세분은 국기에 대한 경례?)

▲연주대와 한강이 보이고

▲우측에 과천 경마장과 좌측으로 서울시내가

▲여성산님이 성경을 외치고 까치가 경청을?

막걸리 파는 곳이 또 보인다. 한잔 더먹고 싶은데 아까 먹은 곳으로 가서 먹기로 한다.
하늘이 너무 좋아 헬기장에서 일몰사진을 찍을 마음이다.
아까 온쪽에 여자 혼자 밧줄을 타고 내려 오는 모습이 보여 한컷을 찍는다.


▲젊은 여자 분인 데 홀로 암릉을..(멋지죠?)

내려와서 막걸리 한잔을 또 마신다. 진짜 시원허니 맛있다.
밧줄 탄 아가씨가 핸드폰 카메라로 뭔가를 열심히 풍경을 찍는다.
KBS송신소 아래로 돌아 17시가 넘어 다시 헬기장에 도착한다.



▲서해로 바다까지 보이고

▲누워 있는데 이눔이 포즈를 취하고 ... 안 도망감... 이눔이 관상을 좀 보는 것 같은디?

▲케이블카와 하늘

서쪽으로 탁트인 조망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마련하고 신발까지 벗고 남은 김밥 한줄을 마져 먹는다.
서쪽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맨발로 헬기장과 연주암쪽을 서성거려 본다.
부부 산님이 내려 가는 길을 묻는데 초행길이란다. 과천 방향을 일러준다.


▲맨발의 똘배

▲연주암

▲구름모양이 사람을...

▲석양이 지고

술기운과 배부름에 조그만 돗자리에서 드러 눕는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부니 더없이 좋은 기분이다.
조금 누워 있다가 모처럼 멋진 일몰사진을 찍을 마음으로 서해쪽을 계속 응시한다.
깜박 잠이 들었다가 추운 기분에 깨어 배낭에서 판쵸우의를 꺼내어 덮고 또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19시 50분! 주위는 어둑해지고 태양은 벌써 들어간 지 오래다.

이런 경을칠! 제길헐! 오마이 갓! 아닌가?
사진 못찍은 것도 그렇지만 컴컴한 하산길을 내려가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한시라도 컴컴해 지기전에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반구보로 뛴다.

다행이 배낭에 헤드랜턴이 있어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야경도 한컷 찍고 능선과 계곡 갈림길에 다다른다.


▲야간산행 증명사진?

잠시 서서 생각한다.
혼자 자주 다니는 능선이 어둡기는 덜하지만 등로가 가끔 헷갈릴 때가 있어 계곡으로 향한다.
등에서 진땀이 난다. 막걸리 두잔에 그시간 까지 거기서 자고 있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황당하다.

헤드랜턴을 키고 내려 오는 데도 잠깐씩 두 번의 알바를 하고 내려와 문원폭포에 다다르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이곳 부터는 등로가 확실하여 마음이 놓인다.
내려오다가 내또래의 부부세팀의 일행을 만났는데 후레쉬가 없단다. 술을 먹다가 지금까지 있었다고 한다.
나나 그사람들이나 술이 웬수지...
중간에 서서 불빛을 비추어 주며 내려 오는데 뒤에서 넘어지는 소리가 난다.
불빛 때문에 더 어른 거린다고 한다. 헐!.

내딴엔 생각 해준다고 했는데! 그럼 느그들끼리 싫컨 내려 와라 하고 혼자 내달린다.^^
다 내려 오니 20시 35분이다. 평상시 천천히 내려 오면 1시간 30분 정돈 데 45분에 내려 왔다.
야간산행 경험이 없어 조금은 당황되었지만 평상시 자주 가던 길이고 도 헤드랜턴이 있었기에 무사히 내려온 것 같다.
랜턴이 없었다면 아마 헬기장에서 비박을 했을 지도 모를일이다.

여러 산님들 산에서 술 많이 잡숫지 말고 일찍 하산합시다!!!        --똘배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