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함양)과 부전계곡

 

■ 날짜 : 2012년 7월 21일(토요일)

■ 날씨 : 맑음

■ 산행길 : 부계정사▶부전계곡▶덕운봉(983m)▶고사리재▶영취산(1,075.6m)▶선바위▶부전계곡▶부계정사

■ 산행거리 : 약 9km

■ 산행속도 : 느리게

■ 산행시간 : 6시간 32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함께 한 사람 : 진주 보라미들과(14명)

■ 구간별 산행시간 : 주차장(10:58)▶894봉(12:33)▶극락바위(12:35.점심식사)▶덕운봉(13:45)▶영취산(14:38)▶선바위고개(15:00)▶쉼터(15:12)▶부계정사(17:30)

 

 직장 등산 동호회에서 격에 맞지도 않는 직책을 가지고 있다 보니 한 달에 한 번 가는 정기 산행지를 정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답니다.

참가 회원님들의 산행실력(?)을 감안하여, 너무 긴 거리도 안 되고, 너무 짧은 거리도 안 되며, 계절에 맞는 산행지를 택하여만 되기에 온갖 정보를 검색하느라 어떤 때는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참 많답니다.

이번에는 산세도 아름답고 백두대간 길이며, 아직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한 부전계곡을 낀 함양 영취산으로 여름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언젠가 부전계곡에서 가족들이랑 여행 왔던 추억을 되찾고, 몇 년 전 백두대간 길에 배낭을 잠시 내려놓았던 영취산도 다시금 되새기고 싶은 생각에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부전계곡에 들어서니 시원한 물줄기가 우리 일행을 맞이 합니다.

 

 조선후기 학자 부계 전병순선생이 은거하고 강학하던 곳(부계정사)이라 하지만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탓인지 왠지 서글퍼 보입니다.

 

아마 금번에 불어닥친 7호 태풍 카눈에 의해 쓰러졌나 봅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역시 나무도 자연의 무력시위에는 이기지 못하나 봅니다.

 

나이테가 한장의 보물섬 지도를 연상케 합니다.

 

우측방향이 오늘 산행의 들머리 입니다만 사진찍는사이 선두주자들의 무작정 전진(?)으로 결국 나의 사부인  조광래님만 이 곳으로.....이미 발걸음을 돌리기에는 너무 먼거리라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우측 산 길이 있다는 나그네의 말을 믿고.....비록 제산봉은 놓쳤지만 그나마 원시림이 우거지고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않은 길을 걸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진주보라미(교도관 애칭)의 용감한 녀석들.............

 

983봉 에서 잠깐 벗어난 지점에 있는 극락바위입니다. 이곳에 오르면 생이 다한 후 극락에 갈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혼자 올라 보았습니다만 여태 껏 지은 죄 공사다망하여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극락바위에서 바라 본 함양의 괘관산 입니다.

 

 멀리 구름에 가려워진 황석산도 조망해 보고.....

 

나의 마음씨 좋은 여동생이 살고 있는 함양군 서상면의 아름답고 풍요로운 전경

 

장수 덕유산과 북덕유산도 조망해 보고....

 

 월봉산도 보이는 군요.

 

 이런 곳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는 것도 산행의 미덕이지요. 우리 동호회 회원 중에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이 있어 가끔 낭패를 보기도 하지요. 

 

 나의 백두대간 산행 중 중재에서 육십령 구간을 동료들과 함께 하지 못해 나 혼자 밀린 숙제를 했던 구간이지요.

그 때의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14명중 이리저리 다 피하고 잘 생긴 보라미들만 한 컷 했지요. 두 팔 벌리고 있는 회원은 아직 미혼인데 어디 신부감

 없나요?

 

 

 어째 민망합니다요......볼품도 없는 것이.....

 

 선바위 고개라 하지만 주위를 아무리 둘러 보아도 바위는 보이지 않았지요.

 

나무위의 수반!

가끔씩 산에 다니다 보면 이런 광경이 눈에 뛸 때 전 전율과 카타르시즘을 느끼지요. 진정 산행의 묘미도 느끼고요.

 

 태양과 물과 물안개가 이런 광경을 만듭니다. 방해가 될까 봐 숨을 죽입니다.

 

 맑다 못해 하얀색을 나타냅니다. 바위에 부딪치면 아플테이지만 그 아픔은 아픔이 아니고 조화이겠지요.

 

 

 

 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 나와 셋이니 더욱 외롭지 않겠지요.

 

 이런 맑은 물이 내가 살고잇는 진주의 식수가 된다고 생각하니 난 복 받은 놈이지요.

 

 물가의 쉼터!

잠시 허락받아 엉덩이를 붙여 보았지요. 그리고 이런 글을 떠 올렸지요.

"내 여기 있으나 흐르는 물길을 막을 수 없으니 난 영원히 너의 하수인에 불과 하고, 이름 석자 가진 것 만도 나의 행복이었다는 것을 이제사 알았으니 내 무식함을 어찌 탓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큰 바위도 흐르는 물을 이기지 못하지요. 물은 바위 얼굴의 털을 잘 면도 하지요.

 

 난다고 날아 보았습니다만 그 놈이 그놈이지요. 결국 물에 빠지는 그 놈이랍니다. 결국 슈퍼맨은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