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4년 1월2일(금)

산행자  : 단독산행

산행지점: 가평 현리 하판리 주차장 원점회귀

산행코스: 매표소-오른편 오름길(A코스)-눈썹바위-625봉-725봉-밧줄암봉-

               바위사이-전망바위-정상(만경대,945)-절고개- 현등사- 주차장

산행소요시간: 11:00 매표소 출발-14:00 정상도착-14:40정상출발-16:40 주차장 도착

 

새해 첫 산행이지만 꿈에 뵐까 두렵습니다.

선답자님들의 운악산 산행기를 보면 마치 골에 바람 지나듯 그렇게 다녀오신 듯한데

오늘은 어젯 밤 에 내린 흰 눈이 가득 가득 쌓여져 있기 때문인가요?

 

눈을 감으면 아니 눈을 떠도 직벽에 놓여진 철사다리며, 암벽에 박혀진 말발굽모양의

발 받침이며,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철제 로프가 눈앞에 사라질 줄을 모릅니다.

 

더욱이 그 위에 미끄러지기 딱 알맞게 쌓여진 흰 눈은 마치 일부러 윤활유를 뿌려 놓은 듯

매끄럽기 그지없습니다.

 

눈이 덮여 미끄럽고 또 미끄러운 철사다리를 조심, 조심, 또 조심스레히 오르지만

만에 하나 삐끗하면 오른 편의 그야말로 까마득한 천야만야한 낭떨어지

새 해부터 두 눈이 마냥 어지럽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물이 살짝 묻은 말발굽 모양의 발 받침은 어찌 또 그렇게 매끄러운가요.

이건 마치 동화에 나오는 참기름 묻힌 동아줄 같습니다.

발을 올려놓기가 두렵습니다. 미끄러질 듯, 미끄러질 듯 발바닥이 간질간질 합니다.

만일 한 발만 미끄러진다면.......?

바위산에서 힘차게 굴러 떨어지는 커다란 바위덩어리를 상상해 보셨나요?

상상하기조차 두렵습니다.

 

철제 로프가 메어진 곳의 눈 덮인 바위, 이곳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하기야 예외가 아니기에 철제 로프를 메어놓았겠지만 힘겹게 오른 발을

올리면 왼 발이 미끄러지고 왼 발이 오르면 이번엔 오른 발이 미끄러집니다.

 

더욱이 경사는 왜 그리도 가파로운지, 경사랄 것도 없이 그저 90도 직벽과도

같습니다.  

 

올 겨울 흰 눈이 쌓인 계절엔 다시는 운악산을 찾지 않을 생각입니다.

간혹 기억은 하겠지만 기억만으로도 간이 콩알만해져 몸이 떨릴 듯 합니다.

 

오죽했으면 작년에 쌓아놓았던 온갖 시름들, 한 점 남김없이 몽땅 떨어져

나가고 말았겠습니까. 겨울감기 나도 모르게 떨어져 나가듯이.....

 

그래서 신년 첫 산행은 나도 모르게 해묵은 시름떨기 산행이 되었습니다.

흰 눈 쌓여 마냥 미끄러운 운악산 덕분에....

좋은 산행이었나요?


▣ 산초스 - 새해 첫산행 힘들게 하셨네요. 아이젠을 했으면 좀 나을것 같은데, 재작년 1월에 말발굽모양의 받침도 없고 철제 로프도 없을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진거지요. 수고하셨습니다.
▣ 권경선 - 해묵은 시름들을 떨쳐내셨다면 그것보다 좋은 신년산행도 없겠지요?...스테인레스 재질의 발받침이 겨울철엔 공포로 다가오는 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신경수 - 안녕하세요 신경수입니다 신년 첫산행 시름을 다 떨쳣다면 그보다 더 멋진 산행이 어디 있겟습니까 다만 겨울에는 그런 산을 말리고 싶군요 새해에도 가정에 평화와 화목이 충만하시길 바라며 좋은 산행 이어가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유종선 - 안녕하세요,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오래전 여름에 가보았을 때도 아찔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눈이 쌓인 지금의 상황이 짐작이 갑니다. 어려운 일로 시작하셨으니 이후는 아마도 만사가 쉽게 풀리시겠지요. 건승하시고 재미있는 산행을 이어가시기 기원합니다.
▣ san001 -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상당히 고생을 많이 하신 느낌이 팍팍 묻어납니다. 첫산행을 어렵게 하셨지만 올해는 뭔가 잘 풀릴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정길 - 가장이 집을 비우고 1일 산행을 떠난바람에 자녀손자들이 2일에 모이니 바빴고, 3.4일은 막네놈 장성군 공병학교 면회 외박관리하고 와 보니 님의 산행기가 올라 있군요, 무슨? 아리랑 인지가 생각납니다. 살아서 다시만나니 반갑네요~~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