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同幸), 강화나들길


강화도는 우리나라 5대 섬으로 강(江)을 끼고 있는 좋은(華) 고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서해안 한강 어귀에 위치한 강화도는 지리적으로 고려의 서울인 개성과 조선의 서울인 한양과 가까이에 있어 파란만장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역사적 배경을 간직한 강화도는 섬 전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유적과 명승지가 많은 곳이다.

개국의 성지 강화는 단군신화에도 나오는 유서 깊은 곳으로 상고시대엔 갑비고차(甲比古次)라고 하다가 고구려 때에는 혈구군(穴口郡), 신라 때에는 해구군(海口郡)이라 하였다. 현재의 지명 강화는 940년(고려 태조 23) 이래의 것으로, 고려시대 몽골 침입 때와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는 임시수도의 역할을 하면서 강도로 승격되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수도 방위상 중요시되어 연안에 포대를 구축하고 마니산 정상에 봉수대를 설치하였다. 수도의 관문에 위치하기 때문에 근세에 이르러서는 병인양요·신미양요·운양호사건 등 역사적 사건의 무대가 되기도 하였다.

2018 길동무와 함께 걷는 강화나들길의 시작이다. 1906년. 강화 선비 화남 고재형(1846∼1916)이 세상사 시름 내려놓고자 섬 순례를 하였다. 환갑의 화남은 섬을 돌며 보고 들은 감상을 7언 절구 한시로 남겼다. 그 256수가 화남의'심도 기행'이라는 기행문집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심도(沁島)’는 강화의 옛 이름이다. 한 세기가 흘러 2008년. 강화도 시민연대는'심도 기행'에 적힌 여정에 따라 걷기 여행을 시작한다. 강화나들길의 첫걸음이다.

강화나들길은 선사시대의 고인돌, 고려시대의 왕릉과 건축물, 조선시대에는 외세 침략을 막아 나라를 살린 진보와 돈대 등 역사와 선조의 지혜가 스며있는 생활·문화 그리고 세계적 갯벌과 저어새·두루미 등 철새가 서식하는 자연생태 환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도보여행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