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영남 알프스 밀양, 청도 운문산(1,188m) 산행


 

산행일 : 2004. 10. 10(日). 대체로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석골폭포 (10:00)

  ☞ 석골사 (10:01~10:10)

  ☞ 첫번째 물건너는 곳 (10:21~10:29)

  ☞ 갈림길 (10:43~10:56)

  ☞ 석탑군 (12:19~13:30)

  ☞ 마지막 물건너는 곳 (12:39)

  ☞ 상운암 (13:01~13:48)

  ☞ 안부삼거리 (14:00)

  ☞ 운문산 정상 (14:08~14:34)

  ☞ 전망좋은 바위 (14:52~13:10)

  ☞ 아랫재 (15:51~16:10)

  ☞ 삼양리 상양마을(16:58)

 

총 산행시간 : 약 6시간 58분 (정상적인 산행을 하면 6시간이면 충분함. 사진촬영과 휴식에 많은 시간 소 요)

구간별 거리 :

석골폭포 및 석골사 →(1.0km)→ 갈림길→(2.5km)→ 상운암→(0.5km)→ 안부 삼거리→(0.25km)→ 운문산 정상→(1.2km)→ 아랫재→(약 2.5km)→ 상양마을

산행거리 : 약 8 km

산행지도


 


 

산행기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운문산행을 미뤄오다가 거의 한 달 전부터 약속을 해왔던 인터넷 산친구인 산거북이님과 그의 곁님을 모시고 드디어 운문산엘 가게되었다.


  동창원 나들목에서 이미 기다리고 계신 산거북이님과 반가운 악수(세번째 만남)를 나눈 후 두 대의 차는 밀양을 지나 1077번 지방도를 타고 산내면 삼양리 중양마을에 들어간다.(동창원에서 한 시간도 안걸린 것 같다.) 한 대를 주차시키고, 나머지 한대는 석골사로 향한다.

그렇게 이른시간도 아닌데 그다지 넓지않은 주차장(석골사 입구에 위치)이 한산하다.

 

석골사 입구. 석등과 가게사이로 내려가면 석골폭포가 보인다.


  주차장 바로 옆 계곡으로 내려가니 제법 웅장한 석골폭포가 우리 부자를 반긴다. 아들녀석도 나를 따라 산에 많이 오르다 보니까 경치를 보는 눈이 트였는지 입이 쫘악 벌어지며 멋지다고 연신 감탄을 한다. 주차장옆 구멍가게에서 따끈한 어묵 한 개와 국물을 먹으니 속이 개운하다. 평상시엔 잘 먹지 않는 어묵인데, 맛있네.

 석골폭포
 

 아담한 석골사는 요사이 새로 지었는지 새 건물 냄새가 난다.

평탄한 길을 십분정도 오르니 작은 계곡을 건넌다. 여기서부터 경사가 약간씩 급해지며 골짜기는 깊어만 간다. 산이 크니 골도 깊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시는 산거북이님 곁님(산달팽이님)의 속도에 맞추어 게으른 산행을 하니 두 가족의 산오름 속도가 비슷해서 좋다. 나의 산행 대부분이 이런 여유있는 산행을 하니 경치를 실컷 감상할 수가 있어서 더욱 더 좋다.

 도란도란 산얘기도 하고, 사진도 마음껏 찍고 (당일산행시 평균 150장~ 180장 정도 촬영), 산에 있는 하잘것 없는 것(풀 한 포기, 돌맹이 하나, 바람 소리, 새 소리, 풀벌레 소리, 계곡물소리, 산내음, 흙냄새, 낙엽 등등)까지 가슴에 담아 와 산에만 갔다오면 마음의 부자가 된다.

 

 쉴때마다 양쪽 집안에서 가지고온 갖가지 맛난 음식이며 과일이 끊임없이 나온다. 순전히 먹으려고 산에 온 것 같다. 제일 좋아하는사람은 아들녀석이다. 쪼그만 것이 어디로 그 많은 음식이 들어가는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저렇게 잘 먹으니까 키가 쑥쑥 크나?

  석골사

 

 첫 번째 물건너는 곳


산구절초

 

  갈림길. 왼쪽 하얀 땅으로 가면 완만한 하산길(석골사 방향). 오른쪽으로 가면 상원암. 왼쪽 아래가 석골사에서 올라온 길.

 

  석탑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단풍과 계곡과 산이 어울어져 멋진 산하로 다가온다.

마지막 물건너는곳을 건너자 산죽이 계속 이어진다. 곧 나올것만 같은 상운암은 좀체로 그 모습을 보여주질 않는다.

지도상의 비로암폭포나 선녀폭포는 어디에 있는지 샛길도 보이지 않고, 더더구나 폭포위치를  알려주는 이정표하나 없다.

지난여름 천성산에서와 같이 이정표가 귀한 산이다.

깔딱고개(?)를 넘으니 경사가 조금 완만해지면서 고대하던 상운암이 머리위에 나타난다.

샘터에선 샘물이 넘쳐 흐르니 상운암쪽으로 오르는 산님들은 물통의 반만 채우고 오르다가 여기서 식수를 보충하면 될일이지, 굳이 물을 잔뜩지고 무거운 배낭을 매고 올라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상운암을 보고 내뱉는 아들녀석의 첫마디,

“아빠! 암자가 뭐 이래?”

“이런 암자도 가끔은 있단다.”

마당에는 배추도 심어져 있다. 워낙 높은 곳에 위치하니 부식은 자급자족을 해야할 것이다.

다람쥐 한 마리가 산님들 주변을 맴돌고 다니지만 사진촬영에는 전혀 협조를 해주지 않는다. 우리도 여기(절마당)서 보따리를 풀어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으며 산달팽이님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 두가지를 배울 수가 있었다.

맛있는 주먹밥 만드는 방법과 굳이 무거운 과일을 갖고 올 필요없이 플라스틱 용기에 복숭아통조림을 넣고 거기에 다른 과일(키위가 좋다)을 썰어넣어니

가벼워서 좋고, 맛있어서 좋고, 과즙이 많아 물대용으로도 좋으니 일석삼조요, 마당쓸고 돈줍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다.

여름엔 수박화채를 만들어 슬러시형태로 얼려서 가져오면 그만이란다. 산꼭대기에서 시원한 수박 먹어본 사람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소박한 상운암

 

상운암에서 바라 본 억산(944m)

 

  산달팽이님이 싸오신 예쁜 주먹밥

 

 상운암에서 바라 본 북서쪽 억산 가는 능선

 

  상운암 왼쪽으로 우회하여 한참을 오르니 삼거리 안부가 나온다.

쉬지 않고 남쪽(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능선을 오르니 그리 가파르지도 않은데 너무 힘들다. 그래도 정상은 나온다.

  안부 삼거리

 

 정상이 보인다.

 

  그렇게도 오르고 싶었고, 보고 싶던 운문산 정상이다.

한 바퀴 돌아보니 장엄한 영남알프스가 다 들어온다. 지도가 필요 없을 정도로 상세한 산거북이님의 보충설명을 들으니 눈에 보이지도 않던 봉우리와 재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운문산 정상

 

  참으로 특이한 지형이다.

서로 관계가 없는 듯 동떨어져있는 것 같으면서도 연결되어있고, 우뚝 우뚝 불끈 솟아오른 것이 보디빌더들이 서로의 근육을 자랑하며 서있는 모양새로 보이기도하고, 서로 키재기를 하는것인지 덩치자랑을 하는것인지 제각각 그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왜 사람들이 영남알프스라고 부르는지 그 이유를 이곳 운문산에 올라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가지산에서도, 천황산에서도, 신불, 간월산에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마지막에 오른 운문이 내게 그 답을 얘기해준 셈이다. 산거북이님이 한 없이 고맙게만 느껴진다.

운문에서 바라 본 천황산


운문에서 바라 본 백운산(바로 앞산), 능동산(왼쪽),신불산(제일 높은 산), 간월산, 영취산(오른쪽 위 맨 뒤)

 

  억산과 팔풍재

 

억새와 가지산

 

 

히어리, 산친구1, 산달팽이님, 산거북이님(왼쪽부터)

 

 

 산으로 둘러쌓인 삼양리(아래), 남명리마을(길 윗쪽)

 

 아랫재로 내려가는 하산길(여기도 물론 이정표가 딱 하나 있는데, 아랫재라고 적힌 이정표는 없고 남명이라는 간판하나가 한 쪽 구석에 초라하게 서있다.)은 경사가 심해 내려가기도 힘이 든다. 갑자기 낮은 풀밭이 나타나며 경사가 완만해지는데 지천에 용담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번에는 수십장을 찍었으니 그 중에 한 개는 건질 수 있겠지. 집에 와서 컴에 사진을 업로드 하고 용담을 들여다보니 이번에는 대부분 괜찮게 찍혔다.

하산길의 화려한 용담

 

하산길에 되돌아 본 정상. 파란 하늘과 바위와 억새 그리고 사람이 환상적으로 보인다.

 

 전망좋은 바위에서 또 한참을 쉬면서 다시 한 번 조망을 즐긴다.

저 아래에 하얀 억새밭 사이로 아랫재가 보이고 많은 산님들이 쉬고 있다.

여기서 남명초등학교라고 적힌 곳으로 내려가면 삼양리, 남양리로 내려갈 수가 있다.

여기서도 한참을 쉰다. 완전 거북이 산행이다.

조망이 거의 없는 남명초등학교 하산 코스는 약간 지루하다. 그래도 완만한 경사가 계속되니 생각보다는 빨리 삼양리 마을에 들어선다.

전망 좋은 바위에서 바라 본 가지산

 

하산길에 올려다 본 전망좋은 바위

 

 아랫재 바로 전에 피어있는 산구절초 군락

 

아랫재

 

아랫재의 억새

 

삼양리 마을은 사과밭에 파묻힌 사과마을이다. 먹음직스런 사과들이 가지가 휘어지도록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일교차가 전국제일(운문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남명리, 삼양리 마을은 분지형태이다.)이니 사과 맛도 전국제일일 수 밖에 없다.

  삼양리 마을 입구의 개쑥부쟁이 군락

 

  삼양리 마을의 사과 과수원

 

사과와 운문산

 

상양마을 사과 과수원 앞의 능금나무와 백운산

 

상양마을에서 바라 본 운문산(왼쪽)과 아랫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