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6. 6. 3. (토)

누구랑 : 친구랑 둘이서

산행지 : 충남 계룡산(845.1m)

산행코스 : 동학사 - 오뉘탑 - 삼불봉 - 자연성릉 -

               관음봉 - 연천봉 - 신원사계곡 - 신원사

산행시간 : 총7시간


 

주봉인 천황봉에서 쌀개봉, 삼불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닭벼슬한 龍의 형상!

지리산에 이어 두 번째 국립공원

이름조차 범상치않은 계룡, 鷄龍이라.


 

포장된 숲 길따라 많은 이가 오간다.(11:00)

물소리 귀에 담고 무더위에 헉헉대며

비구니의 전문강원 동학사를 비켜나서

돌 계단길은 팍팍히 이어지고

바람 한 점 없이 습한 공기 자욱하니

내딛는 걸음걸음 고행길이 따로 없다.

단련된 몸 믿었건만 발걸음이 무디구나.

발 밑에는 셀 수 없이 미물들이 꿈틀대니

세상 벌레 죄다 계룡산에 모였구나.

갈랫길 이어지며 계곡물이 졸졸댄다.(11:45)


 

멋모르고 올랐던 3년 전, 첫 산행지

기억 저 편에서 아득키만 하고

수림사이로 뜨건 햇살 후덥지근

가뿐치 않은 걸음 회의가 슬슬 인다.

사서 하는 고생, 원해서 하는 고생

참 의지이요, 희락, 보람이었는데

나약한 내 모습에 안절부절 동행친구.

그래, 쉬엄쉬엄 편한 걸음 이어보자

한 발, 두 발 떼다보면 정상에 오르는 법

天下를 눈에 넣고 가슴에 담아 보자.


 

갑사로 넘어가는 중간 지점

다정히 서 있는 오랜 탑 2기

호랑이의 보은과 지고지순한 사랑 얘기

오뉘탑의 전설은 애틋하고 초연하다.(12:40)

이어지는 계단 올라 고갯마루 당도하니

촘촘히 정성들인 철 계단길 거듭되고

열심히 걸음이어 삼불봉(755m)에 올라선다.

흰 눈 뒤집어 쓴 삼불봉은 계룡2경

조용한 산줄기에 기암절벽 그득하고

골골이 고찰, 사당 하늘향한 암봉위용!


 

좁디좁은 돌길, 오르락내리락

한 켠으로 비켜서다, 진행하다 반복하며

양보와 배려 미덕 다시 한 번 되뇌이며

천혜절경 자연성릉 이어간다.

조심스런 한 발 한 발, 낭떠러지 아득하고

등산객과 유산객이 뒤범벅된 정체의 길

국립공원 이름 값, 제대로 하는구나.

맘 비우며 걷는 길, 아찔하고 운치있다.

마지막 온 힘다해 계단을 통과하니

육각정자 소롯이 선, 관음봉(816m)에 올라서다.(14:10)


 

와글바글 무리속에 어렵사리 사진 한 판

서둘러 벗어나서 자릴잡고 점심먹다.

새벽 잠 설친 탓에 졸음이 몰려오니

구름을 이불삼아 눈 붙이고 싶은 갈망

여전히 바람없이 하늘인심 야박하다.(15:10)

연천봉 고개지나 돌탑에 당도하니

수심짙은 아낙, 향피우고 기도한다.

불교유적 많은 이 곳, 온 산이 기도처라.

연천봉(740m)의 낙조는 계룡3경이라네.

발 밑 계룡 저수지에 잠긴 달은 어떠할까? (16:45)


 

등운암 스쳐지나 하산을 재촉한다.(17:00)

오가는 이 없이 고즈녘한 신원사계곡

고요한 떨림속의 물소리, 새소리

세상사 내려놓고 한 마리 새가 된다.

도치샘 맑은 물에 젖은 땀 식혀도 보고

대밭, 고왕암지나 금룡암에 다다르니(17:53)

잘 포장된 도로길 콘크리트 반갑잖네.

뒤돌아 본 쌀개봉, 천황봉이 지척인 듯

정갈한 신원사는 단청이 빛바래고

뭇새들의 합창속에 이끼낀 탑 의연하다.(18:10)


 

계룡에서는 뒤돌아 보라!

자연성릉에서 삼불봉을 돌아보며

감동과 희열속에 경탄을 쏟아놓고

금지구역 쌀개, 천황봉

그 미답의 城에 미래를 기약하라!

고찰과 충절을 기리는 사당

애잔한 선율이는 사랑이야기

베푼 情 기억말고 받은 은혜 잊지말란

신원사 청정지대 대자연 속에서

참회자가 돼라, 계룡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