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인이 노래했다.

나를 살게 하는 것은

하늘, 별, 바람, 나무, 이슬, 햇살 그리고 그리움 이라고

 

 

따뜻한 겨울햇살이 잔잔한 수면에서 반짝이고 

가끔

일렁이는 바람이 솔가지를 털어 작은 물결을 만드는 곳

새소리 바람소리 이외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고

인적의 자취는 없어

텅 빈 느낌의 황홀함과 호젓한 외로움만이 머무는 곳

 

하늘과 물빛의 조화로운 그 곳에 갔다.

잠시 외로움과 평화로움 속에 나를 버려두기 위해

 

30분 쯤 차를 몰고 가다

한 시간 남짓한 인적이 없는 숲길을 걸으면

조용히 앉아 있는 기다림과

빈 마음을 만난다.

 

누군가 다녀갈지도 모르지만

모래톱엔 푸른 물결의 기억이 그리움처럼 머물고

언덕엔 짐승과 새의 발자국만 남아 있는 곳

 

잠시 고요한 호수를 바라보면서

인적 없는 모래톱을 말 없이 거니는 것 만으로

난 잊혀진 시간과 해묵은 기억을 손쉽게 들추어 내고.

흔들리지 않는 고요함과 청정함에 점염이 된다.

 

                      다시 새해를 맞이하는 설날을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