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벽에 댕겨왔습니다



숨 은 벽


벼랑의 끝은 어디인가.

속내마저 살포시 감추고

오직 백운대를 향해

가늘게 뻗은 진주빛 향연

원효의 넉넉함에 미소짓고

염초의 호령에 수줍음띠며

다소곳이 자태 드리우고

철새들을 보듬는다.



인수봉을 향한 발끝은

한없이 너그럽구나.

억겁의 세월 그리움이 사무쳐

벼랑마저 무너뜨렸나보다.

......


아는듯 모르는듯 철새들 지저귀고,

멀리 호랑이굴엔 뜻모를

새끼호랑이들만 우글대누나.



넘실거리던 영혼들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석양에 비추어진 홍조만이

요염하기 그지없구나

뉘라서 넋이라도 잃지 않을소냐

부질없는 미련은 가여운 육신이로세.

月下!

내가 취하는건

숨은벽 그대가 있기 때문이지...



- 오 성 봉 -


▣ 사패산 - 숨은벽의 풍경과 모습 모두 담은 멋진 글 이군요... ^_^*
▣ 양재용 - 또 한분의 멋진 문필가가 한국의 산하 산행기에 입문 하셨네요.자주 산행기좀 올려주세용.
▣ 권경선 - 감성을 자극 하는군요. 몸도 근질거리게 하고....^^
▣ 운해 - 멋진 싯귀로 숨은벽을 노래하시는 오성봉님께 감사 드립니다.
▣ 김정길 - 홀쭉이 오성봉아우는 시인이었구나? 나도 교복 시절에는 시 께나 썻고, 그림도 한컷씩 멋드러지게 그려 넣고 10Cm 두깨의 자필시집 몇 권 싸였었는데, 지금도 성질 죽이고 차분히 마음 먹으면 제법 쓸것도 같은데, 그러기가 싫다네, 암튼 모처럼 성봉아우의 글을 보니 반가웠네. 뚱뚱이들 대리고 서락산 다녀오느라 고생 많았지?
▣ 불암산 - 성봉님! 숨은벽을 홀로 숨어 다녀 오셨습니다. 역시나 야간?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시고 , 날씨가 무덥습니다. 더위에 지치지 맙시다. 파이팅 ! 오성봉!
▣ 김성기 - 간결하면서도 함축성있는 글귀! 안전산행 이어가세요.
▣ 조규재 - 가슴이 설레입니다. 오늘은 꿈속이나마 숨은벽으로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