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지리 지리산 종주

날짜 : 2004년 6월 12~6월13일(1박2일)

총경비 : 103,600

준비물 :

주식 : 쌀종이컵2.라면3.찌게1(김치.꽁치캔).찌게2(된장.호박.감자.팽이버섯)
양념(고춧가루,소금.다시다.양파.고추.파.마늘.고추장).총각김치.간장마늘

행동식 : 오이.오렌지.방울도마토.찰떡파이.사탕.쵸코칩.초록매실2캔

기 타 : 잎새주 640m 2EA.집에서훔쳐온 시바스리갈250m.훈제구이.비상약품.압박붕대.무릎보호대.휴지.여벌옷.스틱1개.세면도구
침낭.매트리스.은박지.비닐


코스 : 성삼재-백무동까지

일정 :

6월11일 23시 23분 수원역출발
6월12일 03시 58분 구례구역 도착

04시 35분 성삼재 도착
04시 40분 성삼재 출발
05시 10분 노고단산장 도착

05시 30분 노고단정상 일출감상 및 아침 식사

05시 50분 노고단 출발
08시 10분 삼도봉 도착

08시 40분 토끼봉도착및 휴식

10시 50분 연하천산장 도착 및 점심

12시 30분 연하천산장 출발
14시 30분 벽소령산장 도착

14시 40분 벽소령산장 출발
16시 50분 세석산장에 도착

6월13일 07시10분 세석산장 출발

08시 05분 연하봉 도착 및 휴식

11시 50분 장터목산장 도착
12시 40분 천왕봉 도착 및 정상주 한잔

13시 20분 장터목 출발
15시30분 백무동 도착

18시00분 동서울 터미날행 버스출발
22시20분 서울 도착





작년 6월초에 화엄사부터 대원사까지 나홀로 했던 지리산 종주…
올해는 대원사에서 화엄사까지 해보고 싶었는데
몇달전 다친 발목이 영 시원치 않다.
그래도 성삼재부터라도 쉬엄쉬엄 가보고 싶었다.

6월엔 지리산에 가고 싶었다…
친구한테 지리산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지리지리지리지리지리지리지리지리지리지리 난 지리산으로 가고 싶다"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가면 되지 뭘 망서리냐구…실은 첫째주에 가려고 열차표 예매
하고 인수봉에 가고 싶은 마음에 취소하고 등반하려고 했으나.
같이 등반 할 사람들이
다들 설악산으로 떠나.워킹이야 혼자 할 수 있지만,등반은 혼자가 아니되기에…
그냥 북한산 의상봉능선 워킹으로 첫주를 보내며 마음을 달랬다.

둘째주에 가려고 철도청에 예매를 하려고 했으나,월요일인데도 다 매진 된 상태였다.
아니.휴가철도 아닌데..아마도 주5일제 근무가 확산 되면서.
더운 여름보다는 좀 시원한
6월에 많이들 가나보다.
줄곤 머리속엔 지리산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사무실에서도 남들이 다녀온 지리산 사진만 보아도
가슴이 설레이기만 한다.
이번 토욜날엔 설악산에도 가야 하는데.목요일날 휴가?
아니 결근하고 지리산으로 가버려???
결근하고 지리산에 간다는 내 말에 옆에 직원이 말렸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짤리면 어떻하려고 하냐고
참으라고..그래…참자..산은 항상 거기 있으니 담에 가자

수요일 설악산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목요일 오후 혹시나 해서 철도청에 들어가 보니 "앗~싸"
취소 된 열차표가 있는게 아닌가…당장 예약하고 설악산 취소….
내마음에 신바람이 났다.

들떠있는 마음으로 구례구역에 도착했을때 가슴이 콩닥콩닥거렸다.
이번엔 그냥 성삼재에서 오르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음~~넘 행복했다…

힘들었던 노고단으로 오르는
세멘트길은 이번엔 왠지, 그리
힘들지 않게 삼분만에 오를수 있었다.

산장엔 벌써 아침 준비로 취사장주변엔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고 바로 노고단으로 향해 올라 갔다.

열차표가 월요일에도 없는 이유를 알았다.웬 사람들이 많은지.
노고단으로 올라가는데,옆사람들과 부딪 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붐비적 거렸다.

행운인가…
작년엔 노고단에서 황홀한 낙조을 보았는데,올해는 일출이라….
노고단에서 보는 이끌거리며 떠오르는 일출 또한 내 가슴을 설레이게 했다.
왜그리.벅차오르고 설레였던지.행복.행복.행복였다.
간단히 빵과 우유로 요기를 하고.다시 출발…

노고단에서 돼지평전으로 향하는 길은 참으로 좋다.
오솔길 같은 아주 운치 있는 그런 곳.
물맛이 제일 좋다는 임걸령 샘에 도착 해 물병에 물도 채우고 마셔도 보고..
역시 물맛이 참 좋다

아..그런데 이번에 달라진 곳이 있었다.
임걸령 샘에서 삼도봉으로 가는 길에 나무계단이 새로 만들어져 있었다.
작년에 없었는데.
운치도 있어 보이고,쉬어 갈수 있도록 참 좋아 보였다.

그런데 산행하는데 자꾸만 졸렸다.
눈을 감고 가기는 해도 도저히 못 갈것 같아 가다가 잠시 베낭을
기대고 한숨 잤다.한 십분정도의 단잠을 자고 다시 삼도봉에 도착했다.
회사에서 단체로 온 듯한 사람들.산악회에서 40.50대 오신 아줌마.아저씨들…
혼자 오신 아저씨.꼬마들 데리고 온 멋진 아빠..
삼도봉에는 이런 저런 사람들이 모여
지리산에 흠뻑 젖어 있었다.

다리에 탄력이 붙질 않았다.
어느정도 걷다가 탄력이 붙여 쭉 치고 가야하는데.웬지 이번
산행은 내가 생각 해도 거북이 산행인것 같다.
그래 빨리 가면 모하남..
그냥 천천히 즐기면서 느끼면서 그렇게 놀며 놀며 산행이였다

연하천에 도착 시원하게 물속에 담겨진 카스 맥주가 날 방긴다.
한캔 꺼내어 시원하게 한잔 마시고
가서 아는체 했더니 전혀 모른단다..
울 지리산 카페와 상관 없는 분이라고
지난번엔 이뿐 언니야가 있엇는디...
좀 설렁했다.
맥주값 3,000원 드렸더니 오백원 더 주라 하신다."잉"삼천원 아님감여?
오백원 올랐단다.올해부터…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옆에 아저씨가 밥이 많다고 좀 나눠주신다..
감사하다고 덥쑥받아
먹고 있는데 주변에 똥파리들이 한수 거든다.그래도 이번엔 별루 없는것 같다.
화장실도 수시로 청소하시고..그런데도 난리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
산에서 다 그렇치 뭐..
깨끗하고 신선한 곳 원하면 집에 있으면 되잖여...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는 여자가 인상쓰며 구시렁거리는 소리에
난 속으로 내심 한마디 했다.
갑짜기 안치완에 "똥파리와 인간"이라는 노래가 생각이 났다.
"똥파린 똥이 많이 쌓인 곳에 가서 붕붕거리며 떼 지어 산다.
인간은 돈이 많이 쌍인 곳에 가서
웅서거리며 무리져 산다.따지고 보면 우리 인간들도 똥파리들과 다들 게 없다"는 그 노랫말이..

똥파리들과 함께 한 맛있는 라면과 캔맥주를 하고…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으로 갔다.

벽소령 산장 도착…
아래 취사장으로 내려가 기웃기웃 거리는데.
누가 "야 "라고
웬 목소리 굵은 남자가 날 부르는게 아닌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누군지 보이질 않았다.
다시 한번 주변을 살펴보니 "이그그 선배님 아니신가~~
지리산에 가신다고 지난번 설악산에서
듣긴 했어도 이렇게 또 지리산 자락에서 만날 줄이야…넘 방가웠다…
선배님 방가워 뭘 자꾸 주시겠다고 하는데 감사하지만 무게땀시
사양했다.


출판인 연합회에서 32명이 중산리에서 시작 하셔서 벽소령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연하천산장에서 하루를 지내신다고 한다.

항상 산에 다니면서 느끼는것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엮기면 안된다는
생각.언제 어느산에서 이리 만날수도 있으니...
먼저 가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발길을 옮겼다.


사실.장터목까지 가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일출도 보고 산장 예약을 안 한 상태라 비박을
하려면 세석산장 넓고 샘터도 가까워 무리하지 않고
세석산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근데.관리소 직원 안내방송 산장예약을 안한 사람들은 대기자도 안받고.
비박도 금지 되어있으니
가까운 거림이나 다른곳으로 하산하라고 "협박"아닌 협박안내 방송이다

물론 당연 예약을 하고 와야 하지만.그렇다고 내려 가라니…
헌데 시간이 지나자 대기자 접수를 한다.
육십세이상 13세미만,으로 시작 50대 여자.그리고
40대여자…난 해당사항이 없음…난 이십대깐 ㅎㅎ

한쪽에 자리를 잡고 저녁을 준비 하고
구례구역입구에서 산 잎새주 한병을
꺼내 한잔 하니 이 세상 부러울것이 하나도 없는 듯 하다.


산친구가 그러하더군요.한번도 만나지 않았어도 왠지 보기만 해도
좋은것...

저녁내 좋은 사람들과 즐겨 마신 술로 아침 늦게까지 자고
서서히 아침을 준비 해 먹고 천왕종으로 향했다..


내가 그리워 하는 연하봉을 향해서….
발거름이 빨라졌다…보인다.보여…..저기 저기 연하봉…

연하봉 도착…숨이 가뿐다…
봉우리에 올라 가보고 .다시 내려와 다른쪽 봉우리에
그리고…한참을 연하봉에 머물려 있었다.
한 삼십분을 연하봉에 취해 있다가 발길을 돌렸다…담에 또 오겠다고 약속하고
이번 연하봉은 아마도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장터목..밤이나 낮이나..여전히 사람들이 많다
천황봉으로 향하는 길..맨날 새벽녁에 올라 다녔지.
이번처럼 환한 낯에 올라 가보긴 첨이다
또다른 분위기 .고사목 지대를 지나 통천문.드디여 천왕봉 정상….역시 천왕봉 정상도
장터 갔다..너무나 사람들이 많다….
날이 너무 뜨거워 아래로 다시 내려와 아침에 준비한 주먹밥과 정산주 한잔 …..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와 백무동으로 하산
백무동하산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중산리보다 차편이 나을것 같아
그 길을 선택.
참샘까지 내려오는 길이 상당히 가파른 곳이였는데 이번에 보니
돌계단으로 길을 참으로
이쁘게 다듬어 놓았다…
내려오면서 내심 제일 싫은게 이 가파른 길이였는데,
이리도 이쁘게 닦아논 분들에게 감사감사
지리산 입장료 비싸다고 투덜거렸는데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해주면
더할나이 없이 좋음…
길이 좋아서인지 장터목에서 백무동까지 2시간 10분만에 하산 완료….

계곡에 가서 소금처럼 내려 앉은 땀을 주변에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풍덩 계곡물속에 들어가니
뼈속까지 시원함이 느껴진다.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침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가을에 대원사부터 지리산 종주를 기약하고
행복한 종주를 마쳤다...




행복한 지리산종주 여덟번째를 마치고...


2004.06.15


▣ 소백 - 부럽네요. 청춘의날들이.. 30년전 해질무렵 연하봉을 잊을수없네요, 저도 연하봉 팬입니다.
▣ 김학준 - 지난 2월 똑같은 코스로 1박2일 종주하고 백무동으로 하산했었지요. 그땐 사람들이 없어 오히려 으시시 하더군요. 지리산 8번째 종주 축하합니다.
▣ 두리 - 청춘이 부럽네 아우님
▣ 나그네 - 저도 지리산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 넉넉함과 장대함 그리고 여유로움이 언제까지나 가슴에 남네요.
▣ 불암산 - 지리산의 모든것을 품고 오신 종주기 잘보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 삼포친구 - 2주전인가 친구와 가려다 산장예약을 못해서 포기했습니다. 거의 날라다니셨네요.. 올여름엔 지리산 갈 수 있으려나..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즐산하세요..올 2월에 삼신봉에서 천왕봉 보았던 생각이 나네요.. 하늘이 가을하늘처럼 꺠끗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