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행기)


산행일 2004,6,13 일요일

코 스 불광역7번출구-시외버스터미날-송추유원지-매표소(?ㅎㅎ)-
    송전탑-여성봉-오봉-우이암-바람골-도봉매표소(5시간30분)

날씨 쾌청, 산행시엔 내리쬐는 햇볕이 따가와
   나무그늘만 찾아 걷고 싶었...

참가자
말인/제강/석천/태양/영신사/임꺽정/솔나무/야생화/부람선녀/채연/난초/다소미/그리고 진주랑 (13명)



무더운 날씨가 예보된 휴일 아침
흔히들
송추 쪽의 산행을 하는 이들이 집결하는 곳으로 애용하는
구파발에서의 집결은 우리는 피하기로 했다.
그 곳은 너무너무도 복잡한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

두 회원을 기다리며 17분을 지체하다가
결국 기다림을 포기하고 시외버스 터미날로 걸어갔다.
마침 출발하는 34번 의정부행 버스가 있었지만
우리는 다음 차에 앉아가기로 하고 기다렸다.

20분 정도 기다려 버스에 올라 저마다 자리를 잡아 앉았다.
출발한 버스가 몇몇 정류장을 거치는 동안
차는 어느새 초만원을 이루었다.

구파발 역은 예상했던 대로
버스를 타려는 이들의 줄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느긋하게 버스에 앉아 그들을 구경하며
송추를 향한다.

북한산 입구를 지나
상장능선의 들머리인 효자비도 지나고
사패산을 뚫고 나온 도로가 일영쪽으로 가는
또 하나의 터널 공사가 한창인 곳에서 내려
공사로 파 헤쳐진 길을 따라 송전탑을 향하여 걷는다.

몇 걸음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진땀이 이마를 덮는다.
애매한 들머리 때문에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겨우 들머리를 찾아 한 십 분 정도 오르니
여성봉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사실 거리도 가깝고
쉿~!
요건 비밀(^*^)이지만
매표소를 통과 안해도 되는 사잇길로 접어들어 오르려 하는 바람에
사서 한 고생이었다.

더운 날씨 탓에
조금만 걸어도 송송 돋아나는 땀과
타는 갈증에 겨워
여느 때 보다 잦은 휴식을 취하며 올라야 했다.

쉬지않고 오르면
송추 매표소에서 부터 여성봉까지
30분이면 주파할 수 있노라는 난초님의 설명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모두 무척 힘들어 했다.
난초님에 비하여 느린 발걸음을 애써
날씨 탓으로 돌려본다.

우리는 한시간도 더 걸려 여성봉에 이르렀다.
시원한 바람이 몰려왔다.
상쾌하다.
바로 이러한 힘듬 뒤에 느끼는 배가된 상쾌함을 맛보려
산에 오르는지도 모른다.

참외며 포도등을 꺼내 나눠 먹고 다시 오봉을 향하여 오른다.

역시나 회원들을 독려하는 난초님...
여기서 오봉까지는 15분이면 주파 가능합니다...였다.
허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ㅋㅋ 없는 말씀이었다.
우리는 1시간도 더 걸려야 했다.
왜냐하면
점심을 해결하고 갔기 때문이었다.^^*

배고파 더 이상 못가겠다는
우리의 최고령 제강님의 늙은 투정에
우린 그만 오봉을 코앞에 두고 주저앉아
오찬을 해야만했다.

날씨도 더운데
회원들의 정성은 대단하다.
무엇을 그리도 많이도 준비해 왔는지
간이 돗자리 위는 금새 진수성찬으로 변한다.

언제나 먹는데에는 남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으려는
제강님의 실력은 발휘되고
한 5 인분은 될성 싶게 큼직한 그릇에 밥을 잔뜩 담아온 임꺽정님은
그 이름에 걸맞게
비빔밥을 만들어 밥알 한톨도 남김없이
뚜그닥 딱 해치워 버린다 ^^*

오봉을 올라
어느봉이 일봉이고
어느어느봉을 합하여 오봉이라 하는지에 대하여
한동안 설전을 벌리던 몇몇 회원...

기념 촬영을 두 어 장면 찍고
우이암 쪽으로 방향을 잡아 하산을 시작했다.
약수터를 지나 우이암을 오른 쪽에 두고 바윗길을 택하여
하산은 계속된다.

솔나무님의 안내에 따라
예정됐던 우이동 쪽의 하산을 포기하고
시원한 계곡물이 준비되어 있는
바람골을 향하여 하산은 계속됐다.

가벼운 바위타기도 하며
시원한 계곡의 나무 숲을 걸어걸어
30 여분을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려온다.
그로부터 계곡 물은 줄줄이 우리를 따라와 주었고
물이 있는 곳마다
산행인들이 개미떼처럼 몰려 저마다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우리도 세족을 했다.
역시 산행 뒤의 피로씻기엔 속칭 탕족이라 칭하는
발씻기가 최고인 듯하다.
금새 기분이 상쾌해 진다.

이제 도봉 매표소는 얼마 남지 않았고
우리들은 세족까지 마친 상태라
가벼운 마음으로 룰루랄라 계곡을 끼고 내려온다.

오늘도 어김없이
쌕스폰 아저씨의
구수한 유행가 가락이 도봉산 기슭에 은은히 울려 퍼지고 있다.

다 내려온 것이다.
이제
즐거운 뒷풀이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2004/ 06월13일 21시 09 분 (말인작성)








▣ 호천 -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항상 님의 글을 읽노라면 같은 산악인이라도 이렇게 예쁘게 표현할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산행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