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의 첫산행이다..
2003년 11월14일 오대산산행이후 거의두달만의 산행이구나.
눈이 많이 쌓여있을거란 기대로 난 속리산으로 향한다...


일시:2004.1.26 맑음
산행코스:속리산화북분소--성불사--문장대--중사자암--세심정--법주사--집단시설지구
(약11km)

07:30 청주사창동 정류장에서 화북행버스승차
09:08 장암1리하차
10:10 성불사,오송폭포 관람
12:00 문장대
13:08 문장대휴게소 출발
14:30 중사자암출발
15:50 사내리 집단시설지구도착
16:15 청주행버스출발
18:00 청주터미널도착

얼마만의 산행인가?? 두달동안 몸이 근질거려 죽는줄알았다. 예정상엔 어제 소백산에
가려했지만 몸도 피곤하고 날씨도추워서 당일치기 속리산행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아침일찍일어나 밥먹고 산행준비를하고 집을나오니 06:40분이다..집앞 김밥집에서
김밥두줄사고 버스시간맞추기위해뉴스좀보니 버스올시간이다..사창동버스정류장까지
택시이용후 07:30분 정시에 화북행버스에 몸을싣는다......

요즘 매일5:50분기상이 생활화되서인지 몸도 가볍고 마음도가볍다..고은삼거리이후
바깥풍경도 좋으니 세상부러울것이 없구나..청천에서 한십분정도쉬고 버스는 달리고
달려 화양동이지나고 송면 이평 입석 옥양동 늘티를 지나니 내가내려야할 문장대입구
장암1리가 보인다,, 기사님에게 정차부탁하니 기사님왈 "내가 세명만 타도 화북분소
까지 태워다 주는데 이해하게." 나 왈"아닙니다..괜찮어요 아저씨."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기사님의 즐산하라는 말씀에 용기를얻고 난 장암1리 삼거리에서
내다리에 시동을 걸었다..

견훤산성입구를지나고 민박집을 지나니 어느덧 길엔 눈이쌓여있고 화분매표소에도착
한다.. 이미 공단직원분들은 대빗자루로 눈을쓸고계시다..매표소직원분은 눈을치우다
마시고 황급히 매표소로 달려와 "안녕하세요."란 인사말을 건넨다..나역시"안녕하세요
아저씨 대학생도 학생표받나요?" 아저씨왈"예 600원입니다." 나 왈"저 학생증필요하죠?" 아저씨는 괜찮다며 그냥학생표로 주신다..역시 속리산인심이란..^^ (사실난 학
생증을 놓고왔다.)

화장실앞에서 준비운동과 장비점검을한뒤 스틱을 양손에 꽉지고 출발한다.
화북분소앞에도 한분이 열심히 쓸고계시다,, 난 머리숙여 안녕하세요!란 인사를드리
니 아저씨께선 굉장히 밝은얼굴로 아니"젊어보이는데 애인하고같이 안오고 왜 혼자
왔어?"난 할말이없어서"제대한지 얼마안되서 애인없어요."라고 변명한다..아저씨와
이런저런얘기를 나눈후 다시출발..

얼어붙은 오송폭포와 흰눈에덮인 성불사를 본후 본격적인등산로로 들어선다..
온통눈밭이다..모든게 하얗게 덮여있다,, 정상을향해 한걸음 한걸음내딛다보면
힘은들어도 그뒤에오는 희열은 말로설명하기힘들정도로 벅차다..자유로움이
주는선물은 이걸로 충분하다. 난 더이상무엇도 원하지않고 현재이상태 이시간에
충분히 감사함을 느낀다..내가 살아있다라는걸 느낄때 자신감도생기고 모든게
밝아보인다..

850고지부터는 설화가피어있다..눈도 밑에보단 더 많이쌓여있고 속리산의 기암괴석
과 어울려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오르다 지칠땐 뒤를돌아 청화산과 조항산을
한번본후 다시 피치를 올려도본다,,

12:00 문장대도착이다.. 바람한점없는 아주 맑은날씨다.. 아주포근하다.. 문장대에서
360도 회전을 해보면 알겠지만 정말 멋진조망이다,, 하얀흰눈을 이고있는 산들은
모두 초연해보인다,, 서로의 자리에서 동빙한설의 모진바람을 맞으며 봄을기다리는
모습에 나또한 내위치에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생각하게된다..

문장대휴게소로 내려와 국수한그릇에 내몸을 녹여본다..꿀맛이다..이젠 내려가는일만
남았다.. 오름길이 환상세계로 향한길이었다면 하산길은 다시 현실로 현실로
한발짝 한발짝 내딛는 길일것이다.. 하지만 현실세계에 몸담은이상 다시회귀해야만
하는것.. 아이젠과 스패츠를 고쳐신는다..
시간은 한시가 넘어간다..신선대로갈까 바로 내려갈까 고민하다가
시간도 어중간하여 바로 하산한다..

냉천골휴게소는 개점휴업한 상태이고 중사자암 삼거리에 닿는다..중사자암으로 발걸
음을 옮겨본다,, 사람한명 다녀가지않은 길인가보다 눈이 발목이상빠져든다..
중사자암엔 아무도없는지 고요하고 발자국하나없다.. 다시되돌아나와 하산길로 들어
선다.. 속리산엔 그동안 여러번다녀봤지만 오늘처럼 사람없는날도 드물거다..
용바위골휴게소에서 아이젠과 스패츠를 배낭에 넣고 다시 출발..
세심정부터 법주사까지는 스키장비가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들정도로 길이 맨들맨들
하다.. 완전 크로스컨트리코스다..

속리산호텔앞에서 나물파시는할머님이 물으신다.."올라갔다왔시요?" "예 화북에서
넘어왔어요." "몇시에 출발했는교?" "9시에 출발해서 지금막온거예요." "나같은
늙은이는 그렇게 하라고해도못하는디 그렇기 다니는기 재밌는감교?" "도시에서 사람
에 채이다보면 가끔이렇게오는게 좋아요." "그라도 혼자다니면위험항께 조심해서
다니라우~." 할머니와 이런저런얘기를나눈후 난 버스정류장으로왔다.
버스에몸을실은난 곧바로 꿈나라로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