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9.2일 (목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06:50)
괴산터미널(08:45)
갈론마을(09:18)
등로갈림길(09:43)
매바위(10:07)
아가봉(10:25)
사기막재(10:54)
옥녀봉(11:09)
646봉(11:50)
698봉(12:17)
보람원사거리(12:28)
전망대바위(12:40)
남군자산(13:06)
830봉(13:43)
846봉(13:56)
661봉(14:25)
도마재(14:41)
657봉(14:56)
비학산갈림길(15:33)
군자산(15:46)
비학산(16:42)
군자산(17:27)
소금강(18:35)
괴산터미널(19:25)
동서울터미널(21:40)

◈ 산행시간
약 9시간 17분

◈ 동행인
곰발톱님

◈ 산행기

 

- 아가봉
괴산터미널에서 기다리던 곰발톱님과 택시를 타고 괴산댐을 지나 좁은 포장도로를 한동안 달리면 풍광좋은 갈론마을이 나오고 주민에게 물어 최병구씨 농가앞에서 내린다.
집뒤로 맑은 물이 내려오는 배티골 작은 계곡으로 들어가니 처음에는 잡초와 덤불들이 거치장스럽지만 곧 부드럽고 완만한 등로가 이어진다.
햇볕이 들지않는 서늘한 숲길을 올라가며 연신 아가봉쪽으로 올라가는 등로를 눈여겨 보다가 물줄기가 말라가기 시작할때 쯤 희미한 족적을 보고 계류를 건너 반대쪽으로 붙는다.
족적은 곧 사라지고 낙엽이 깔린 가파른 사면을 곧장 쳐 올라가니 너덜지대가 나오며 큼지막한 암봉을 우회하며 나뭇가지들을 잡고 바위를 오른다.
비지땀을 흘리며 주능선에 올라 매바위라고 불리는 암봉으로 올라서니 아찔한 절벽에 오금이 저리지만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서 맞은편에 옥녀봉이 뾰족하고 역으로 반원을 그리며 남군자산을 거쳐 군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에서 내려가면 곧 새방이와 노적봉에서 올라오는 안부삼거리를 지나고 밧줄을 잡고 암벽을 트래버스하며 올라가면 숲에 싸인 아가봉(541m) 정상이 나온다.
아가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 옆에 앉아 괴산에서 사온 찬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니 갈증도 풀리고 오늘의 종주가 원만하게 끝나리란 예감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 옥녀봉
옥녀봉을 바라보며 밧줄이 걸린 암릉지대를 내려가 오랜 세월에 휘어진 노송들이 서있는 521봉을 지나고 완만해진 숲길을 걸어간다.
배티골에서 곧장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사기막재로 내려서니 서늘한 골바람이 불어오고 사기막리쪽으로도 등로가 뚜렸하게 나있다.
고개에서 가파르게 이어지는 비탈길을 지나 옥녀봉(599m) 정상에 올라가니 나뭇가지사이로 아가봉의 암벽들이 멋지게 보이고 구름모자를 벗은 군자산은 더욱 웅장하다.
무겁다는 핑계로 남은 막걸리를 모두 나눠 마시고 완만한 숲길을 내려가면 새파란 가을하늘이 펼쳐지고 바람 또한 시원하게 불어와 오랫만에 부담없는 즐거운 산행이 된다.
사기막리와 갈은구곡을 잇는 평범한 안부를 지나고 곰발톱님과 이런저런 산이야기를 하면서 낮은 봉우리들을 연신 넘는다.


- 남군자산
국립공원 표시석들을 보면서 너덜지대가 있는 646봉을 넘고 가파르게 떨어지며 암봉을 우회해서 바위지대들을 연거푸 지난다.
소나무들이 울창한 등로를 따라 암봉들을 넘고 갈모삼거리 이정판이 걸려있는 698봉에서 등로는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진다.
갈은구곡과 보람원을 잇는 사거리안부로 내려가니 오른쪽 보람원 방향으로는 길이 넓직하며 이정표에는 내려온 옥녀봉과 갈은구곡쪽은 등로가 아니라 적혀있다.
통행이 많아 반질반질한 등로를 올라 밧줄이 매어진 바위를 지나고 암릉길따라 노송들이 서있는 전망대 봉우리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시야가 확 트여서 투구봉과 막장산으로 이어지는 암봉들이 보이고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아스라하다.
밧줄을 잡으며 바위지대를 오르고 나무다리로 암봉들을 우회해서 칠일봉을 지나 제수리치로 떨어지는 갈림길을 지나니 곧 암봉으로 이루어진 남군자산(827m) 정상이다.
바위에 올라서면 일망무제로 조망이 펼쳐져 옥녀봉에서 가야할 군자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가 명확하게 보이고 칠보산과 보배산 너머로는 대야산에서 희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긴 하늘금을 긋는다.


- 도마재
정상에서 북서쪽의 절말로 내려가다 암봉을 우회하는 왼쪽길로 꺽어져  군자산으로 이어지는 북쪽 능선으로 붙으면 뚜렸한 길이 연결된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즐기며 830봉을 넘고 쓰레기 하나없이 깨끗하고 완만한 산길을 쉬엄쉬엄 걸어간다.
잡목들이 빽빽한 846봉을 넘고 성벽처럼 너덜들이 쌓여있는 661봉으로 내려가니 작은 이정판이 붙어있으며 오른쪽으로는 도마골로 내려가는 등로가 갈린다.
661봉에서 북서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꺽어서 내려가면 다래골과 도마골을 잇는 도마재인데 역시 도마골쪽 정규 등로로는 많은 표지기들이 붙어있고 이정표에는 군자산까지 2.2km라 적혀있다.


- 군자산
국립공원의 이정목들을 보며 바위지대를 올라가면 암봉으로 이루어진 657봉이 나오는데 전망대답게 조망이 시원해서 남군자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낙타등같은 산줄기가 잘 보이고 비학산에서 군자산으로 이어지는 서쪽 산줄기도 역동적으로 보인다.
계속 이어지는 암릉길을 오르고 도마골로 내려가는 갈림길들을 지나면 시원한 숲길이 이어지며 고도를 높혀가며 한동안 올라가니 이정표가 서있고  왼쪽으로 비학산가는 길이 갈라져 나간다.
땀을 딱으며 비학산으로 들어가는 흐릿한 길을 바라 보기만 하고 암릉들을 따라 군자산(984.2m)에 오르니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으며 이근처 최고봉답게 조망 또한 훌륭하다.
겹겹이 솟은 산봉들을 바라보며 산 하나하나의 이름들을 들먹이고 얼음물 한모금 마시며 땀을 흠치니 이제 소금강으로 하산하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정표를 보고 노송들이 서있는 수려한 암봉을 바라보며 비탈길을 내려가다 비학산을 빼 먹어서인지 아쉬운 마음이 자꾸 들고 웬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 비학산
비학산만을 오르려 언제 다시 올수는 없는 일이라 곰발톱님과 상의하고 군자산으로 되돌아가 배낭을 벗어둔채 카메라만 들고 올라온 길을 내려간다.
갈림길로 꺽어져 들어가면 희미한 등로가 연결되고 사람들의 통행이 많지 않은듯 수림들이 울창하며 늦은 오후라 짙은 숲그늘이 깔려있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 들어가면 수직암벽을 감추고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남군자산쪽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며 아름드리 노송들이 보기에 좋다.
암봉의 날등을 조심스레 오르고 또 우회하며 거푸 몇개의 봉우리들을 지나면 비학산으로 착각할만큼 노송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암봉을 지난다.
다래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서 더 이상 갈곳 없는 비학산(841m) 정상에 오르니 나무등걸에 작은 이정판이 걸려있고 조망은 막혀있으며 나뭇가지사이로 군자산의 뒷통수만  얼핏 보인다.


- 소금강
늦은 시간을 생각하며 속보로 갈림길로 돌아와 군자산에 허겁지겁 올라가니 배낭들은 얌전하게 주인들을 기다리고 있고 짧아진 석양이 뉘엇뉘엇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밧줄을 잡아가며 급한 등로를 내려가면 험한 너덜길이 이어져 무릎을 조심하며 천천히 내려간다.
암봉들을 휘돌며 밧줄을 잡고 바위지대를 내려가니 한동안 험한 길이 이어지고 발밑으로는 꾸불꾸불한 도로와 소금강의 시설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암릉지대가 끝나고 완만한 숲길을 내려가면 군자산의 감추어졌던 암벽들이 모습을 보이며 그 멋진 광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겹겹이 포개어진 암벽들의 전시장같은 소금강을 보면서 줄곳 내려가면 등산안내판이 서있는 도로로 떨어지고 점차 일몰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도로밑의 맑은 물에서 간단히 몸을 씻고 괴산택시를 기다리고 있으니 군자산을 휘감아 내려온 서늘한 산바람이 너덜에 지친 몸을 달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