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9.11
도봉-사패
나와 팔팔한 예비 대학생 둘.

 

큰여식의 미술 개인전을 인사동에서 치뤘다.
개인전 내내 오후에 갤러리에 가서 일손을 보태느라 산행을 일주일 걸렀다.
그러니까 보름만의 산행이다.

 

토요일 산행을 약속은 했는데 일기예보에 비가 많이 온다하여 걱정이다.
약속을 취소할 수도 없고 ,마침 오후 1시 30분쯤 비가 살짝 휘날린다.
이 정도 비면 무난할 것 같다.

일단 도봉산으로 향했다.

매표소 못미쳐에서 라면 먹고 김밥,물 등등 필요한것들을 샀다.
원래 계획은 도봉산 산불초소까지 오른 후 우이암-우이동으로 가려 했다.
그런데 두 청년의 복장 상태가 걱정이다.
청바지에 면티에 밑이 반질거리는 운동화 차림이다.
이건 완전히 눈길의 스키 같다.
그래서 코스를 바꿨다.
다락능선-포대-사패로 방향을 잡았다.

 

매표소 조금 지나 절의 왼쪽 담을 끼고 돌면 다락능선으로 가는 최단코스가 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등산객이 별로 없다.
비가 오긴 오는데 아직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다.

처음에는 참 완만하다.
숲속을 산책하듯 주위를 둘러보며 즐겁다.
고도가 완만하다 급하다하며 길이 이어진다.
일행 두 사람중 한명이 슬슬 쳐진다. 저 나이면 펄펄 날텐데.
평소 운동 부족일게다.

 

그들이 이곳에는 초행이라 나 몰라라 할 수도 없으니, 중간에 가끔씩 기다린다.
어느덧 전망 좋은 바위에 도착하니  자운봉,만장봉,선인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헌데 자운봉 중간에 릿지를 하는 두 사람이 약 10m거리로 떨어져 있으면서 하강을 한다.
밑에 푸른색 입은 사람이 위의 붉은 옷 입은 사람이 내려오길 기다리는데,
위의 붉은 옷 입은 사람이 많이 불안하다.이리 저리 기웃거리며 안절부절이다.
아찔하다.
그들이 무사히 내려 오길 바라면서 그 자리를 떴다.
비가 와서 바위들이 미끄러운데 그 장면들은 내 입장에서 아니올씨다다.
참 위험하다.

 

1시간 30분 걸려 산불감시 초소에 도달했다.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 기분이 상쾌하다.
바람 한번 세차다.
바람에 내몸이 뒤로 처진다.
모자가 날아 갈새라 꽉 눌러썼다.

 

이정표에 사패산이 3.3km이다.
조금 전진하는데 급한 내리막길이다.
일행 두 사람이 운동화를 신어서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기본 장비가 이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이 두사람이 몸소 체험한다.
위험한 구간에서는 기다려서 주의점을 주고 다시 출발하곤 했다.

 

헬기장이다.
헬기장에서 김밥을 비를 맞으며 먹었다.
셋이 둘러 앉아 맛있게 먹었다.

비가 슬슬 세차진다.
참  일기예보 정확하다. 나는 좀 틀리길 바랬는데..

이정표에 사패산이 1.2km이다.
좀 더 가니 사패산 0.6km이다.

등로가 시냇물로 변한다.
비가 모여 등산로로 흐르는데 시냇가 같다.
이정표에 사패산 0.1km.

먼저 사패산에 올라가 두 사람을 기다려 주의점을 주었다.
이리저리 다니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다.
정상에서는 아무것도 안보인다.사방 팔방이 온통 회색이다.
비가 간간히 오고 바람이 불어 체온이 서서히 떨어 지는지 이끼리 부닥쳐 다다닥
거린다.

 

서둘러 내려왔다.

내려오는데 등산객 세분이 사패산으로 오른다.

비가 오고 어두운데 , 대단하신 분들이다.

이정표에 안골매표소 3.5km이다.

주위가 어둑해진다.
급하게 내려와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곳이 의정부시 외곽이다.

두 청년이 너무들 고생이 많았다.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의정부에 왔으니 부대찌게를 먹어야지.
부대찌게 거리에 오니 한 집만 인파가 바글거린다.
오뎅식당이다.유명한 집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맛이 좋다.
술에 밥에 많이 먹었다.

 

다음 주에 또 갈까 물어보니 빙그레 웃기만 한다.
싫다는 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