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석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동부능선(천왕,중봉,하봉,.. 쭈욱~~~@@)


 

산행지 : 웅석봉(1,099m), 경남 산청군

일   시 : 2004. 08. 15 (일)흐림

동행자 : 꼭지(아내)와 둘이서

교   통 : 자가운전

 

06:30 내리 주차장

06:35 지곡사

07:00 선녀탕

09:50 왕재(?)

10:20 -12:10 웅석봉

12:40 ↑어천4.2km / →정상0.9km / ↓내리(지곡사)4.0km 갈림길

14:40 내리 주차장

 

총 산행시간 : 8시간 10분(휴식 2시간포함) 총 산행거리 : 9.6km

 

웅석봉을 산행하기에 앞서

 

지리산은 천왕봉을 기점으로 해

동남쪽으로 중봉∼써리봉∼구곡산에 이르는 동남부능선(황금능선)과

중봉∼하봉∼두류봉∼추성산성을 잇는 하봉능선,

 

중봉∼하봉 ∼쑥밭재∼새재∼외고개∼왕등재∼깃대봉을거쳐 웅석봉을 연결하는

동부능선등 3개의 능선이 뻗어 있는데

 

이 중에서 천왕봉의 위용과 고고함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웅석봉에 이르는 동부능선이다.

 

웅석봉(熊石峰)은 글자 그대로“곰바위 산” 이다.

산세가 하도 가팔라 정상부에서 놀던 곰이 가파른 북사면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해서

“곰바위산”이라고도 하고 산의 모양새가 곰을 닮았다 해서 곰바위산으로 부르기도 한다는데

어쨌거나 홀로 외톨이가 되어 날마다 천왕을 향해 외로움을 달래고 있는 불쌍한(?) 웅석봉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웅석봉은 지리산에서 흘러온 산이면서도

별로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요증은 백두대간의 시작점이고

태극종주의 처음과 끝의 고리역할을 하여 점차 산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산행기

 

남부지방은 오전 내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망설이다가

새벽에 일어나 일단 창밖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출발하기로 계획을 합니다.

왜냐면 웅석봉 산행은 그 멋이 좋은 전망에 있으므로 우천시의 산행은

시야가 가려서 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새벽녘에 잠이 깨어 멕시코와 1.0으로 이긴 축구경기를 보고나니 기분도 그럴싸하고

창밖의 날씨도 괜찮은지라 밥한 술 뜨고 출발부터 비가 오면 마음이 찝찝하니

비 오기 전에 서둘러 출발합니다.

 

오늘은 해병대아저씨가 일이 있어 동행을 못 하겠다 하니 아쉽지만

꼭지(아내)와 둘이서 티격태격(?) 산행을 하게 됩니다.

 

재잘재잘 꼭지와 죽이 맞는 해병대 부인이 없어서 심심하기도 하고

척후조로 늘 위험에 맞서는 해병대아저씨의 용맹스런 의리와 넉살좋은 입담이 없어서

산행길 지루하기도 하겠지만

오랜만에 꼭지와 둘이서 티격태격(?)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88고속도로에 접어드니 게릴라성 소나기는 계속 오다 말다를 반복하더니만 산청I.C에 내려

지곡사들머니 주차장에 도착하니 “내 언제 그랬냐” 는둥 금방 그칩니다.

 

▼ 주차장에 세워진 등산 안내도인데 왕재로 가는길은 “허헉!” 절대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 오늘은 날씨가 좋아 멋진 운해를 구경할 수 있겠구나” 싶어 설레는 마음이 앞섭니다.

지곡사~왕재~웅석봉~지곡사로 원점산행을 하기로 하고

지곡사에 들러 한 컷 찍는둥마는둥 바로 선녀탕으로 이동합니다.


▼ 지곡사 석탑인데 왕재를 향해 한 컷 담았습니다.

 
 

선녀탕 앞에서 이정표가 있습니다. 좌측 임도로가면 웅석봉(5km)으로 바로 오를 수 있고

이곳에서 선녀탕을 지나 계곡으로 계속 오르면 왕재-웅석봉(4km)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길은 보이지 않고 계곡으로 빛바랜 표시기만 몇 개보여 별로 예감은 좋지 않지만

우선 임도보다는 계곡의 비경이 좋아 계곡으로 오르기로 합니다.

 

▼ 명경지수의 선녀탕(대중탕?)인데 고운 선녀들은 다 도망갔는지 어쨌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엉큼한 사랑방 오늘도 선녀 엉덩이 눈요기도 못한 채 코만 실룩실룩합니다.

 
 

▼ 여긴 독탕(?)입니다. 물기가 조르륵 한 것이 선녀가 금방 날아간 것 같네요~^^*

   에구~ 오늘 사랑방이 선녀의 목욕을 방해 했나 봅니다.~~@@

 
 

▼ 지금부터 시원한 계곡 길로 미끈하게 잘빠진 바위들을 타고(?) 어루만지며  한 시간 정도는 기분 좋게 올라갑니다.

 
 

▼ 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이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고난의 산행이 시작됩니다. 길은 없고 이정표도 전혀 없고

  오직 간간이 보이는 빛바랜 표시기 그것만이 유일한 이정표요 등불입니다.

 
 

꼭지는 힘이 드는지 요즘엔 하지 않던 십이조(10분가다 2분쉬기)가 살아납니다.

하지만 바위 어우러진 계곡길이라 엉덩이 걸치면 바로 명당입니다.

가다 앉아 쉬고, 가다 앉아 쉬고.. 꼭지가 오늘은 무척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왜 이런길로 왔는둥 어쨌는둥 잔소리하지 않고 얌전히 따라오니 고맙기만 합니다.

흐흐흐~~@ 이런 길로 해병대부부 데리고 와 생고생 좀 시켜야 하는데~~

슬슬 사랑방의 심술이 발동합니다.

“그렇지 설악 공룡에서 골탕 좀 먹여야지~~@@”

 

▼ 계곡을 두어 시간 올라 잠시 우회 길로 접어들었는데 처음으로

   산청방향으로 조망이 트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계곡으로 이어집니다.

 
 

▼ 이제 계곡 길은 끝이 나고.. 에구~@ 이곳까지 2시간을 바위 길을 올라 왔네요~^^*

 

 

이제는 지능선인가 싶어 돌부리잡고 로프잡고 겨우겨우 올라서니 하늘만 보일뿐

아직도 능선은 요원합니다. 지금부터 40여분 청설모도 뒤로 미끄러질

급경사를 돌부리와 나뭇등걸을 잡아당기며 기어오릅니다.

 

계단도 없고 당기면 끊어질 것 같은 약한 로프가 몇 개 그 외 편의시설은 전무합니다.

“군립공원”?? 순 억지~~@@   헐~~. 이런 공원로는 처음입니다.

겨우겨우 지능선에 도착하니 어느 산과 마찬가지로 잡목이 우거져 시야가 좋지 않습니다.

 

기대하던 운해는 없지만 꿈에 그리던 백두대간입니다. 맨땅에 뽀뽀라도 하고 싶지만

꼭지 보면 무어라 무어라(?) 주책이라 할 것 같아 아예 생각을 접고

간간이 잡목사이로 천왕봉과 중봉의 고고한 모습을 보며 위안을 삼습니다.

 

▼ 넓다란 분지의 헬기장입니다. 맞은편이 웅석봉입니다.

 
 

드디어 웅석봉.. 조용하다 못해 적막합니다. 주인인 곰은 간곳없고

산불감시초소와 통신안테나가 이미 좁은 정상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등산객은 아무도 없고 곰이 새겨진 작은 표지석만이 천왕을 향해

외로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 저 멀리 천왕봉과 중봉.. 환상적인 동부능선이 손짓합니다.

  그리고 양쪽으로는 절벽이라 사실 곰이 놀기엔 위험한 곳이네요~~^^*

 
 

웅석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일품입니다.

천왕봉-중봉-하봉-두류봉-쑥밭재-새재-왕등재-삿갓봉...

그 빗살 같은 초록빛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니

어설픈 사랑방 이곳에서 또 “태극종주”라는 한 가지 꿈을 키웁니다.

  

그때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한 번은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 남부능선이 지리의 정기를 모아 천왕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 중봉, 하봉을 지나 쑥밭재, 새재, 유평리 대원사 방향 골 같습니다.

 
 

겨우 10시30분인데 꼭지는 배가 고프다고 성화입니다.

정상아래 제단 옆에서 때 이른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내려오니 이젠 식곤증이 몰려옵니다.

하기야 새벽 2시에 일어나 축구 본다고 잠도 설쳤으니..

 

등로옆에 대충 자리 펴고 꼭지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1시간이나 퍼질게 한숨 잡니다.

이곳 하산로는 왕재로 오르는 계곡에 비해 길이 좋아 널널하게 내려갑니다.

어천(4.2km)갈림길을 지나니 짧지만 전망 좋은 암능입니다.

 

▼ 아래는 물흐름이 완만하여 초보도 쉽게 래프팅할 수 있는 경호강과 진주방향입니다.

 
 

▼ 뒤돌아본 웅석봉인데 아무리 꿰맞추어도 곰을 닮아보이진 않습니다.

 
 

▼ 웅석봉에도 공룡능이~~~@@

 
 

▼ 공룡능(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산청방향인데 경호강에서 래프팅이 한창입니다.

    꼭 비행기타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입니다.
 
 

▼ 하산길 임도.. 너무 설렁하여 산도라지 꽃도 하나 찍어봅니다.

 
 

▼ 집으로 오는 길 경호강 다리위에서 잠시 멈춥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래프팅.. 어휴~~10년만 젊었어도~~@@

 
 

▼ 여긴 더 시원하게 보이네요.~~^^*

 
 

결국 오늘산행은 “태극종주”그 꿈을 위한 첫 포석이었다고

나름대로 마음정리하고 오늘의 웅석봉산행을 마무리합니다.

 

~ 산사랑방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