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바데산(646m)~동대산(791m)

1:25,000지형도=도전

2004년 9월 2일 목요일 맑음(15.6~29.2도)   일출몰05:55~18:49

코스:옥계주차장11:30<3.0km>바데산12:40<3.0km>644m봉14:10<2.0km>동대산15:00<3.0km>호박소16:00<3.3km>주차장17:00

[도상14.3km/5시간 반 소요]

바데~동대산 개념도 
  바데~동대산 개념도
 

개요: 이번코스 전반부의 바데산(645.5m)은 포항시 죽장면과 영덕군 달산면의 경계선상에 놓여서 북서쪽의 옥계계곡 건너로 팔각산(632.7m)과 마주하고 있다.

후반부의 동대산(791.3m)은 내연산(770m)과 바데산의 중간에 자리잡아 북쪽의 죽장면으로 살짝 들어앉은 육산이다.

644m봉 직전에서 본 바데산과 팔각산 
  644m봉 직전에서 본 바데산과 팔각산
 

그동안 이웃한 내연산과 팔각산의 명성에 가려져 있다가 최근에 경방골과 물침이골, 그리고 마실골이 계곡산행지로 각광받으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 했다.

계절이 초가을로 접어들면서 이번엔 바데산~동대산을 이어가다가 경방골과 물침이골을 가르는 능선을 타고 호박소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했다.

이번코스 주능선 서쪽의 계곡물들은 대서천~오십천을 거쳐 동해로 빠지고 동쪽의 장사천 역시 동해바다의 장사해수욕장으로 흘러든다

동대산에서 본 동해바다 
  동대산에서 본 동해바다
 

가는길: 동해안의 7번국도 따라 영덕까지 와서 34번국도로 갈아타고 신양삼거리에서 69번도로로 옥계계곡 주차장에 내려선다.

초입은 옥계계곡을 건너서, 마고할미가 금강산으로 가져가다가 무거워서 떨어트렸다는 전설의 구슬바위를 바라보면서 옥계교에 당도하면 화장실 뒤편으로 오름길은 열려있다.

옥계계곡의 명물 구슬바위 
  옥계계곡의 명물 구슬바위
 

바데산까지의 오름길은 육산이지만 무척 급준해서 버겁다. 그러나 삼각점 옆에 초라한 표시목이 꽂혀있는 정상은, 주변의 수림들을 톱질해서 한창 조경공사중임을 알 수가 있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전망바위가 있어 진행방향은 물론, 주능선 서쪽의 경방골을 비롯한 동대산으로 치닫고 있는 지능선들을 볼 수가 있다.

전망바위서 본 동대산과 경방골 
  전망바위서 본 동대산과 경방골
 

바데산서 10분쯤 내려오면 경방골로 가는 하산길이 있고, 완경사를 이어가면 학성바위가 나타나는데, 이곳에 오르면 바데산의 뒷모습과 644m봉은 물론영덕군 남정면의 구릉들이 발아래 깔려서 제법 높이 올라온 기분이다.

좀 더 진행한 안부에는 경방골로 내려가는 최단거리 내림길에 많은 리번이 달려있다.

학성바위서 본 남정면 
 학성바위서 본 영덕군 남정면
 

갈림길에서 한차례 올라치면 밋밋한 육산의 644m봉 고스락엔, 아주 오래된 세멘트 블록의 직사각형 상단에 [山]자가 음각되어 쓰러져 있다.

이후로 이어지는 안부직전의 경방골 내림길을 지나치는 동대산 오름길은, 완경사로 이어져 쉽게 진행해 나아갈 수 있고, 도중에 정암마을에서 올라오는 사잇길을 만날 수가 있다.

하산길에 내려다 본 합수지점  
  하산길에 내려다 본 합수지점   
 

[바데산/내연산/동대산]이정표가 있는 안부로 올라서면 마실골로 내려가는 길도 있다.

오분거리의 동대산 정상에 서면 남으론 내연산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끝간데 없이 뻗어나가고, 서쪽으론 주왕산을 비롯한 낙동정맥 줄기가 하늘금을 긋고 있는가 하면, 동쪽으론 동해바다의 푸른물결이 하늘과 구분이 안된다.

하늘금을 긋고 있는 주왕산과 낙동정맥 
  하늘금을 긋고 있는 주왕산과 낙동정맥
 

받침대가 파손 된 삼각점 바로 아래로 내려서면 하필이면 여기까지 올라와서 운명을 달리한 산악인의 추모비가 있다.

물침이골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지나쳐서 직진하면, 한고개 넘어 오른쪽으로 경방골 하산길이 있고, 날등따라 내려가는 길엔 등산로가 잘 나 있다.

날등길 최후 절벽 위의 소나무 
  날등길 최후 절벽 위의 소나무
 

동쪽으론 경방골을, 서쪽으론 물침이골을 양쪽으로 거느리고 내려가는 호젓한 오솔길에서 급경사 암반지대를 내려서면 산길은 사라진다.

그러나 계속해서 급사면의 자갈길을 내려서면 물침이골 후반부의 실폭포 위로 내려서게 되고, 산길을 에돌아 내려오면 경방골 합수지점의 삼거리로 나서게 된다.

물침이골의 실폭포 
  물침이골의 실폭포
 

이어지는 계곡길은 탄탄대로인데 얼마 못가서 50평정도 넓이의 저수지처럼 생긴 둥그런 호박소에 당도하게 된다.

이어지는 계곡길은 널따란 암반과 커다란 너덜지역을 이리저리 건너 뛰며 물길따라 내려가는데, 신교다리가 있는 날머리에서 비포장길 따라 반시간정도 내려오면 출발지점의 옥계주차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주차장가는길에서 본 옥계마을 
  주차장가는길에서 본 옥계마을
 

산행후기: 지난 7월 24일의 동대산 계곡산행에 이어 두 번째 찾아나서는 이번코스는, 힘들게 바데산엘 올라 능선따라 동대산을 경유하여 물침이골과 경방골을 가르는 능선따라가기 산행이다.

처서가 지난 능선길엔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와 더운 줄 모르겠고, 불과 한달 전만 하더래도 북적거리던 인파가 다 떠나서, 계절이 참 빠르게 바뀌는 걸 느끼겠다.

능선길의 꽃며느리밥풀 
  능선길의 꽃며느리밥풀
 

계곡을 지그재그로 휘도는 걸 감안하면 약 15km가 넘는 도상거리를 정해진 시간 내에 들어와야만 하는 단체산행길에, 종주팀은 불과 여덟명 뿐이어서 그들을 따라잡느라 체력소모가 심했다.  

마지막부분의 양 계곡을 가르는 능선길엔 위험지역을 우회하느라 몸도 씻을 새 없이, 오늘도 남보다 늦게 출발지점으로 되돌아 올 수 있었다.

아직도 건재한 달개비 
  아직도 건재한 달개비
 

달리는 사람 네명은 일찌감치 시야에서 사라졌고, 뒤로 처진 우리일행 네명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먼저 644m봉에 올라 시간을 체크 해보니 종주는 아무래도 무리일 성 싶다.

조금 기다렸다가 일행들께 그만 경방골로 하산하는 게 어떠냐고 넌지시 물어보지만 그들은 막무가내다.

앞선이가 무심코 밟고 간 노란다발버섯 
 앞선이가 무심코 밟고 간 노란다발버섯 
 

이윽고 동대산 아래의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에 당도하자, 일행은 동대산을 버리고 지름길로 가자며 바로 곁의 계곡 하산길을 가리킨다.

지도를 들여다보니 그 길은 마실골 하산길이다. 짐짓 모른 체 하고, 그보다 빠른 하산길이 있으니 나와 함께 행동하는 게 어떠냐고 물으니 다들 동의한다.

전망바위의 바위솔 
  전망바위의 바위솔
 

동대산을 넘어 물침이골 갈림길에서 그리로 내려가자 하지만, 양 계곡을 가르는 날등을 타고가면 훨씬 빠르지 않겠냐고 하자, 그들도 못 이긴 체 능선길로 올라 한 봉우리 통과한다.

그러나 더 이상 내 말을 들을 필요성을 못느꼈는지, 그냥 경방골로 내려서면서 한 분이 기다려주고 있다.

따라다니는 가는장구채 
  따라다니는 가는장구채
 

그 분께 일행과 함께 행동하시라 하곤, 나 홀로 날등길 따라 내려간다. 의외로 능선길은 잘 나 있고 이따금씩 리번도 한 두 개 눈에 띈다.

가는길엔 좀전에 생긴 희미한 족적이 있어 유심히 살폈더니, 등산화는 아니고 덩치 큰 짐승의 흔적이다.

날등길의 말불버섯 
  날등길의 말불버섯
 

그 놈이 인기척에 먼저 도망갔으니 걱정할 바는 아니겠다. 늦은 시간을 단축하느라 잰걸음으로 내닫는데, 갑자기 급사면의 암릉길 너덜지역에서 산길이 사라졌다.

그냥 내려서도 되지만 다시금 날등으로 올라서, 요리 조리 숲속을 머리조아리고 계속 진행해 내려간다. 요 아래 양계곡의 합수지점이 보인다.  

절벽길에 피어난 접시껄껄이그물버섯 
  절벽길에 피어난 접시껄껄이그물버섯
 

고도가 급작스레 높아 보여서 조심스레 진행했더니 수십길 절벽 위가 아닌가! 아뜩해서 몇걸음 뒤로 물러나 심호흡 가다듬고, 다시금 그 자리로 가 절벽아래를 내려다 본다.

몇 년전에 한 삼개월 바위맛을 봤는데도 괜시리 가슴이 설레인다.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고...!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보니 조심해서 우회하면 쉽게 내려설 것도 같다.

내려와서 본 능선길 끝머리의 절벽지대 
  내려와서 본 능선길 끝머리의 절벽지대
 

핸펀을 열어보니 통화불능지역이라 시각도 모르겠다. 그러나 경치만큼은 기가 막히게 좋다. 기왕에 닥친 일,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며 물소리나는 쪽으로, 미로같은 암벽 틈새를 돌고 돌아 겨우 내려섰다.

휘유우~~! 가슴한 번 쓸어내리고, 찬물에 세수도 하고, 수통에 물도 갈았다.

물침이골의 노랑물봉선화 
  물침이골의 노랑물봉선화
 

낯 익은 계곡길을 옆도 보질 않고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해, 신교다리에서 핸펀 열어보니 다섯시 이십분 전! 그제서야 물 한병을 다 비우곤, 빵 한조각 입에 물고 내닫는다.

버스로 돌아와 경방골로 먼저 하산했던 일행과의 시간차를 물어보니 딱, 십오분 차이란다. 너덜지대에서 바로 내려섰더라면 꼴찌는 면했을텐데...^^!

주차장 가는 길가의 익모초 
 주차장 가는 길가의 익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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