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계룡산 (845m)   

 

일시 : 04년 8월 28일 (토) 

 

일행 : 8 명 (강가부부, 김가부부, 박가부부, 솔로김가, 젊은오빠 홍가)

 

산행코스 : 동학사매표소(08:30) - 동학사(08:55) - 은선폭포(09:30) - 관음봉(10:30) -
               자연성능(간식 및 휴식) - 삼불봉(12:20) - 남매탑(12:35) - 동학사매표소(14:05)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산행들머리)

 

 

비몽사몽간 새벽 4시반, 고양시를 출발한 우리부부와 솔로김가는 경부고속도로를 경유 7:00 정각에 유성에 도착했다
이곳에 사는 젊은오빠 홍가(호적상 친구들보다 2살 아래여서 늘 이렇게 놀려댄다)와 오랜만에 만나서 여러 친구들이 함께 계룡산에

오르기로 한것이다

 

동학사 주차장에 집결한 우리일행은 근처 식당에서 북어해장국으로 간단한 아침을 해결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매표소에서 1인당 입장료 3,200원을 지불하노라니 너무 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국립공원과 사찰에서 각각 입장료를 징수하여 그렇다는 설명에도 납득은 가지 않는다
우리는 국립공원 산행이 목적일뿐 사찰과는 무관한데도...

 

산행초입 동학사 주변의 등산로는 양쪽으로 고풍스런 나무와 울창한 숲, 맑게 흐르는 계곡으로 인해
넉넉하고 편안한 산책로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둘셋 무리지어 그간의 안부등 이야기를 나누며 은선폭포를 향하여 걸음을 옮겼다
등산로는 비교적 잘 다듬은 큰돌을 요철없이 깔아 놓았으므로 걸음을 옮기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밟는 촉감이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산행초입 ...멀리 천황봉이 보이고                                               동학사입구

 

 

 

1시간여 오른끝에 이윽고 은선폭포에 다달았다
실같이 가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폭포수량으로 그저 그런 느낌의 은선폭포를 감상한후
오히려 좌측시야 저멀리 높은 곳에서 선명하게 다가오는 움푹파인 쌀개봉을 쳐다보기 여념이 없었다

 

 

 은선폭포                                                                  오름길 조망

 

 

 

하늘은 맑아 청명하기 시작했고, 햇빛은 따갑되 바람은 상량했다
누군들 지금 여기서 만큼은 여름을 이야기할수 없을것 같았다
우리가 모르는사이 벌써 가을은 슬며시 이곳 계룡산에 와 있었던 것이다


 

 쌀개봉과 청명한 하늘

 


땀을 식힌 우리일행은 본격적인 깔딱고개를 오르기 시작했다
은선폭포에서 주능선의 관음봉까지 올라서는 이구간이 최대의 마지막 힘든 고비라고 젊은오빠 홍가가 아줌마들을 격려한다

이구간도 역시 등로는 온통 돌투성이다.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크고 작은 돌무더기들이 위험스럽게도 보인다

 

 

 주능선 직전 마지막 가파름 (강가)

 

 

가파른 호흡을 몰아쉬며 주능선 안부에 도착,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노라니 이내 우리의 마나님들도 도착한다.

얼굴의 땀은 여전하지만 전혀 힘든 기색없이 쌩쌩하다
대한민국 특수부대... 아줌마부대... 하긴 셋만 모이면 소도 때려 잡는다고 하니까 ????
힘들다고 중도에서 내려가자고 할까봐 속으로 은근히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관음봉                                                                               김가부부 

 

                                                                                     

 

관음봉에 오르니 정상 표지석은 기념촬영하는 사람들로 발붙일 곳이 없다
관음봉 정자에서 바라보는 시원스럽게 펼쳐진 너른 초록빛 들판은 평화롭고 따사롭다는 느낌이다.

마음도 한결 너그러워진다

 

 

 관음봉에서의 조망

 

 

우리는 이내 관음봉에서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능 1.8km구간에 진입했다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고 가파른 직벽위의 좁은 등로는 아기자기하여 지루한줄 몰랐다
군데 군데 조망이 좋은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기암괴석과 직벽의 절경을 감상하고 즐기기에 충분했다

 

 

 자연성능의 암릉들

 

 

삼불봉 직전 능선안부에서 간식도 나누고 휴식도 할겸 둘러 앉았다
동학사 주차장앞 상점에서 구입한 막걸리를 맛본다

이동네 농가에서 만든것이라 하여 흔히 보던 상표붙은 먹걸리를 제쳐놓고 구입하였다
옛날 어릴적 주전자를 가지고 막걸리 심부름할때 한두모금 몰래 먹어보던 그맛이 희미하게나마 살아 있는것 같다

 

 

 자연성능 에서의  담소                                                          조망을 즐기며

 

 

 

삼불봉에 다다르니 이곳에선 산악회 일행인듯 아예 페트병 생맥주로 정상주를 주고 받기에 여념이 없다
정상주 문화도 시대와 계절에 따라 점차 바뀌고 있는듯 하다
산행후의 온천욕등 2부행사를 들먹이며 홍가가 하산을 재촉한다

 

 

   삼불봉에서                                                                         출석부 

     

 

 

오늘도 남정네들은 마누라가 오거나 말거나 아랑곳 하지않고 혼자 온것처럼 앞서서 길을 재촉하고,
마눌들은 남편들 가거나 말거나, 가 봤댔자 내 손바닥안이라는 확신에 찬 태도로 후미에 쳐져서 그들만의 수다를 떨기에 여념이 없다
남편 흉보기 수다.... 결론은 항상 이렇다.   " 우리집 양반...어쩌구 저쩌구...이러쿵 저러쿵 ... 으흥...  나나 하니까,  같이 살지 ~~~~~ "

 

 

 남매탑  (사진앞부문 돌무리는 각종 거북형상임)

 

 

내려오는길에 남매탑을 돌아본다
고즈넉하게 서있는 두개의 탑은 그냥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어도, 수많은 전설과 한서린 애닳픈 사연을 잉태하고 있는듯하다

 

 

 들판엔 가을이

 

 

충분한 휴식을 포함 5시간 30분여의 여유로운 원점회귀 산행...
당초 예상과는 달리 산속 곳곳에 있을법한 무속인 행사장은 흔적도 찿아볼수 없어 의외였으나 다행스러웠다

등산로는 정갈하게 정비되어 있었으며 간결하고 아기자기한 산행을 별 무리없이 만끽할수 있었다

더구나 가을도 만나고.....
이곳 산행을 주관하고 여러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젊은오빠 홍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