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17일   화요일   맑음


산행 코스: 거림계곡~세석산장 ~한신계곡~백무동

내일 산행을 가야하는데 일기예보에는 비가온다고 하지요. 갈곳은 비가오면 힘든코스인데
내심 염려와 걱정이 된다.

일주일을 잘 보내고 쉬는 화요일 만큼은 산행을 해야 하는 내가 비온다고 아니갈수는 없는데
가는 코스가 비가오면 힘이드는 한신계곡이라~~~

한참 맛있게 자야할 시간에 집앞에 술취한 아가씨가 고래 고래 소리지르고 떠들어서 잠을 설치고 나니
04시에 일어나 비몽 사몽이다.

그래도 준비를 해야하는데 다시 잠을 자게 되어 그만 늦고 만다.
물과 전날 담아둔 과일만 챙기고 택시를 타고 달려가며 정 가이드에게 전화를 때린다.

5분만 기다려 달라고.
정확한 시간때에 출발하기 때문에 .....

정각6시에 도착하자 말자 차는 출발이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인지 빈자리가 많다.
일단 혼자 좋은자리 차지하고 앉아 눈을 부쳐보고만,

뒷자석에 연인인지 부부인지 이바고 소리에 짜증이 난다.
짜증도 낼수 없고 햇빛이라도 피하기위해 썬그라스를 뒤집어쓰고 눈만 감고 목적지까지 간다.

일기예보에 온다는 비는 안오고 ,바람 한점 없는 전형적인 여름 날씨이다.
거림골 입구에 도착하니 09:15

배냥을 가볍게 메어보니 날아갈것 같다.
점심도 준비 하지 않았는데 컵라면이라도 살려하니 정가이드가 그냥 갑시다 한다.

라면을 준비 했다고.

거림골은 4번이나 다녀간 코스인지라 발걸음도 가볍게 올라본다.
전과 다르게 많이 달라진 초입을 지나 본격적인 산행로로 들어선다.

1년 만에 보게 되는 여자분이 자꾸 걱정을 하신다.
오랫만에 산행이라 잘 갈지 모르겠다며~~~~~~~~

함께 오름길을 오를테니 너무 염려 하지 마라는 눈빛을 주며 앞서서 오른다.
몆번 산행을 했건만 이름도 성도 모르면서 하는게 안내 산악회지 싶다.

한번 알게되면 그인연을 오래가지고 가는 성격이지만 ,
생각보다 빨리 낯선이와 친숙하지 못하는게 단점이다.

거림계곡은 푸르름과 함께 시원한 물소리가 귓전을 울려주고, 바람한점 없는 날씨에
매미소리가 시끄럽게 울어댄다.

종달새까지 합류하여 울어대니 합창단의 멎진 소프라노소리
자연속에 향기로움을 맡으며

야!!!!!냄새좋다!~!!!!
계곡소리 역시 좋고.......

그런데 자꾸 뒷머리가 땡긴다.
어젯밤 잠을 설쳐서 그런가?

아니면 태극종주 다녀온후 엄청 먹어대서 몸이 말을 듣지 않는것 인가?
진땀까지 빠져가며 오르는 산행로는 어젯밤 내린 비로인해 너덜길이 미끄럽다.

바윗돌 잘못 딛다가 미끄러지면 아~잒~~~~~

아짝이당~~~~~@@@@@@@@

ㅎㅎㅎ 어데가?
히프가? ㅎㅎㅎㅎ

잠시 오름길을 쉬며 포도 알을 물고 잠시 쉰다.
여사님도 물을 드시고 포도알을 물며 쉬어봅니다. 가이드와 공사장님도....

이젠 다시 오름길을 오르고 간혹하산 하는 산행인을 볼수가 있다
혼자 내려오는 아가씨를 보니 어찌 그리 부러울까?

나도 예전에 미스때에 저런 맛과 멋을 느끼지 못함이 아쉽다.
지금도 산행 만큼은 남편과 아이들이 이해해주지만 미스라면 더욱 좋을것 같다.

어느덧 정상이 가까워오는지 계단길이 나온다.
뒤에 오시던 부부가 추월하여 가시더니 물가에 앉아 여위롭게 씻고 계신다.

뒷머리가 자꾸 땡기고 아프지만 꾸욱 ~~~참고 오르니
어느덧 세석샘에 도착한다.

 

 며칠전 태극종주때에 저 차가운 물에 옷입은채 샤워를 했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쌀을 씻던 아가씨는 손이시럽다고 호~~~~~~~~호 불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그럼 난~~~ 무식하게 차가운 물에 씻을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양주 한컵때문이었을거다.

양주로 몸에 열을 올려 씻고 잠을 청했으니 얼마나 깨운했던가?
그런데 지금은 잠시 물을 받는데 손이 시럽다.

정가이드와 공사장님께서 나를 반갑게 맞아주신다.
라면을 끓여 나누어 먹는데 옆자리에 대구에서 오신 아주머니의 후덕함으로 된장도 얻어묵고 고추장도 먹게 된다.

오늘밤은 장터목에 가셔서 주무신다 하며 여위로운 산행을 하시는게 정말 부럽다.
우리 일행은 다시 한신계곡길로 출발이다.

세석산장에 평온한 모습을 가슴에 몽땅 담고 ,

종주때에 달밤에 걸었던 능선을 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퍼짐을 느낀다.

사랑을 한가슴 받으며, 한가슴 앉고, 달밤의 긴 여운..........
아마 평생 잊지 못하리라.
그날밤의 산에서 받은사랑을~~~

이젠 하산길
200년 9월에 성삼재에서 하루만에 한신계곡으로 하산하며 엄청 고생했는데,

그날을 생각하니 그래도 그때에 힘이 많았나보다.
하루 만에 세석까지 와서 한신 계곡으로 하산을 해도 끄떡 없었으니...

그럼 이제 늙어간다는 말이가?
정말 나이가 먹어가는군아.....

잠시 생각은 뒤로 접고 미끄러운 너덜길을 조심 조심 내려선다.
올라오시는 산행인들은 힘들어서 끙끙 거리고 내려가는 우리 일행은 미끄러워 끙긍 거리고.

그래도 힘들어도 하산을 해야하고 올라오시는분들 역시 힘들어도 올라가야만 한다.
그게바로 내가 사랑하는 앤의 매력일것 이다.

산이 내게 주는 많은 사랑과 사연과 인연들이 얼마나 행복인가?
함께 내려 오시던  여사님이 너무 걸음이 늦어  나혼자 룰라!! 룰라 ~~~걸어본다.

하산길 내 동안 혼자서 걸어보는 이기분
아무도 모르리라.....

힘이 든다지만 혼자서 지리산 자락을 멎지게 걸을수있는 지금의 내모습.
이행복~~이황홀함~~~~~~

어느덧 가내소 폭포를 지나고 오층폭포에 다다르니 많은 분들이 물속에 덩그러니 있는 모습들이
아직도 여름을 이기기 위해 몸무림을 치고 계신다.

계곡산행을 할때마다 여자라서 , 함부로 옷을 벗을수 없으니
맨날 산행끝나고 민박집에서 씻고 하는 내가 그래도 좋다.

그런데 그만 못 볼것을 보았다.
왠 나체가 둘이서 내눈을 놀래가 한단 말인가?

완전히 나체...
그것도 모두 보았으니 ...아뿔사!!!!@@@@@@@@@

에공~~~~~~~~저......................저!!!!!
미치 ~~~!!!!!!!!!!!!!!

여하튼 총각인지 아저씨인지 몰라도 달랑 달랑 까지 모두 보았으니...
ㅋㅌㅋㅌㅋㅌㅋㅌㅋㅌㅋㅌ

몆번의 다리를 지나고 나서 정가이드가 바짝 따라 옴을 느꼈다.
알탕 하기 위해 빨리 걸어오셨음을 알수있었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보니 벌써 하산 기점인 백무동에 도착을 했고,
난 민박집에 서 샤워를 하고 막걸리 한사발로 피로를 풀어낸다.

1시간 후에 후미조가 들어왔고 , 10분후 차는 지리산자락을 뒤로 한채
대구로~대구로~~~~~~~~~

이젠 언제 다시 올 기회가 올련지...
지리산아~~~~~~~~~~
안~~~~~~~~~녕~~~~~~


거림골  09:15
세석산장 12:17
백무동 하산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