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4년 8월 29일(일)

산행코스: 불광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문수봉-대남문-구기계곡

참가자: 똘배 한산협 일원으로


  

▲ 북한산 파노라마


한국의 산하를 들랑달랑 거리며 온라인 상으로 산행기와 댓글을 주고 받던 산님들끼리

한국산악인협회(한산협)라는카페에 가입하여 처음 산행을 하는 날이다.

물론 한국의 산하 가족이 그간 관악산 의상봉 천태산등에서 모임을 가졌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참석을 못하였는데 약 1년간 온라인상으로만 대하던 분들을 만난다니 마음이 들뜬다.

 

그런데 하필이면 시집 가는날 잡아 놓고 새색시가 등창난다고 지난주 혼자 양평 용문산자락의 백운봉에

오르다가 오른쪽발목을 접질러 또 일요일 북한산 산행이 불투명해졌다.

한의원에서 두번 침을 맞았는데 3주간은 많이 움직이지 말라고 하니 기다리는 분들은 없겠지만 마음만 안달이 난다.

거기다 친구들 모임까지 있어 괜히 찜찜해진다.

 

일요일 아침 하는 수 없이 모임의 장소에 가서 산님들 얼굴이라도 보고 온다는 마음으로 발목에 압박붕대를

동여매고 물과 캔맥주를 한개. 김밥을 두줄 사고 불광역으로 향한다.

9시 30분까지 약속인 데 도착하니 9시 5분이다.

 

몇 분은 사진으로 뵈어서 어렴풋이 눈에 익은 분들이 눈에 띤다.

먼저 산초스님이 보이고 1500산 김정길님. 윤도균님. 김용관님. 풍악님. 김찬영님. 운해님. 불암산님. 북한산연가팀과

리더 san001님. 초이스님과 산초스팀. 최종환님. 백운산님. 두주불사님. 구름에달가듯이님 등 한국의 산하에서 익히

알던 님들과 반갑게 수인사를 하고 조금만 오른후에 하산한다며 09시 40분경에 산으로 오른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용관님(뒷모습) 김찬영님 백운산님 불암산님 운해님 san001님(뒷모습)

 

도봉산은 올봄에 한번 오르고 북한산은 이번에 처음이다.

발목에 압박붕대를 하고 잔뜩 신경을 쓰며 맨후미에 붙어 쫄래쫄래 쫒아간다.

오늘 참석한 인원은 56명의 대가족이다. 매표소를 지나 땀이 날 무렵 첫 번째 암릉구간이 나온다.

발목이 복숭아뼈 쪽으로 접혀지면서 접질린 터라 구경하다가 무리인 것 같아 우측으로 우회한다.

  

 ▲ 고지를 향하여


 
  

 ▲ 비상하는 여왕벌을 따라 오르는 숫벌들처럼^^(근데 여성산님도 보이네요?)

 

그늘이 진 우회로를 따라 암벽등반 연습을 하는 다른팀의 모습도 구경을 하며 파란하늘 아래의

북한산을 이리저리 눈에 담으며 진행한다.

아마 다른 산님들 눈에는 북한산 처음 온 촌놈으로 보였을 것이다.^^ 실제도 촌놈이지만...

이 산행에 좀 특이한 점은 다른팀 보다 산님들 대부분이 사진을 많이 찍는다는 것이다.^^(이유는 아시겠지요?) 


 

 ▲ 족두리봉 하단부에서 멀리 비봉능선이

  

  ▲ 파란하늘과 능선

  

물한모금으로 먹고 위를 올려보니 까마득한 바위다. 원래 암릉은 잘타지 않지만 오늘은 무조건 우회로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올라가 바위에 앉아 보니 족두리봉이다. 시간은 10시 4분이다.

사진으로는 몇 번 보았지만 실제로 보니 규모가 상당히 크다.


   

 ▲ 족두리봉과 산님들

 ▲ 비봉능선

 

족두리 모양인데 보는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일 것 같다.

우주선(UFO) 같기도 하고 젓가슴(?) 같기도 하고...

계속 우회길로만 왔더니 대부분 일행은 아직 저봉우리에 있는 듯하다.

잠시후 산초스팀이 반대편 우회로로 오고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부려본다.

족두리봉 암릉을 내려 오는 곳이 정체된다.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것 같다.


 

 ▲ 북한산의 산님들

 

잠시후 비봉능선으로 올라가다가 보니 우리 일행 몇분이 쉬고 계신다. 윤도균님 풍악님 백운산님등..

황송하게 풍악님이 포도주 한잔을 따라 주셔서 먹고 따라 가는데 빨리 진행들 해서 또 뒤쳐진다.

잠시후 또 오르는 암릉이 나오고 이곳은 우회길이 없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오른다.

이곳에도 질서(?)를 지키는 모습이 보인다.

조금 오르니 비봉능선으로 오르는 많은 산님들의 행열이 이어져 있고 그능선 지나 사모바위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하는데 나는 그쪽에서 하산할 생각을 갖는다.

  

 ▲ 릿지구간 정체와 질서(?)

  

  ▲ 산초스팀과 풍악님 윤도균님(노란 수건이 일행임)

  

오르다가 김용진님이 앉아 쉬고 있는데 곁님을 기다리시는 모양이시다.

같이 좀 다니시지요...ㅎㅎ

비봉능선이 눈에 들어오고 북동쪽으론 멀리 인수봉 백운대쪽이 조망된다.

올봄 도봉산 방향에서 한번 보았을 뿐인 데 반대방향에서 보아도 금방 알아볼 것 같다. 

12시 10분경에 사모바위에 도착한다.

사각형의 바위라 사모바위인지 누구를 사모하는 형상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보니

후자가 맞는 것 같다.


 

  ▲ 사모바위와 파란하늘

  

  

 ▲ 좌로부터 1500산김정길님 풍악님 윤도균님 최종환님 백운산님 북한산님(?)

 

헬기장에서 일행들을 찾는 소리가 들리고 그늘진 곳을 찾느라고 분주하다.

나는 인수봉을 배경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다.

여러컷을 찍고 일행있는 곳을 보니 협소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

어차피 이곳에서 하산할 마음으로 한쪽에서 김밥 한줄과 복숭아 한 개를 먹고 진행한다.

초행길이라 밑으로 내려가다가 볼일 본 것도 보이고 거미줄이 걸치는 걸로 보아 정상등로가 아닌 길로 들어서

잠시 알바를 하고 문수봉쪽으로 오른다. 이렇게 해서 또 기대하지 않던 장거리 산행이 된다.^^

나중에 보니 사모바위 전에서 승가사 쪽으로 하산을 해야 하는 데 그것을 20여분을 더 진행한 다음에야 알았다.


 

 

 

 

 ▲ 높고 푸른하늘이 멋져서

  

문수봉도 위험구간이란 표시로 우회를 하는 데 오름길이 장난이 아니다.

내려오는 산님이 말하길 이 코스로는 힘들어 절대 안올라 온다고 한다.

몇 번을 섰다가 올라보니 청수 동암문이 나온다.

청수동암문을 따라 구기계곡 표시가 되어 있어 그리로 향한다.

문수사로 갈라지는 길에서 그냥 직진한다.

지리산 연하천으로 향하는 길이 생각나는 계단이다.

물어보니 하산까지는 40여분 걸린다고 하는데 등산복 아닌 차림으로 올라오는 분들이 꽤나 많다.

발목 때문에 혹여 돌이라도 잘못 밟을까봐 등로를 세심히 보고 간다.


 

  ▲ 줌으로 당긴 인수봉과 백운대

  

배낭에 캔맥주 생각이 나서 철퍽 퍼져 앉아 아직 시원한 캔맥주를 한숨에 들이키니 한결 기분이 나아진다.

간신히 보이는 문수봉과 주변 풍경을 몇컷 찍고 내려간다.

잠시후 물소리가 들리지만 그림의 떡이라. 휴식년제 표시가 있고 심지어 단속까지 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물고기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서울 근교에 저리 많은 물고기가 있는걸 보니 그래도 공단측에서 단속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발목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전신에 피곤함이 몰려온다.

친구 녀석에게 안온다고 전화와 메세지는 들어오지만 무시한다.

 

 ▲ 청수동암문과 위로 대남문 방향


 

 ▲ 청수동암문아래서 포즈취한분은 똘배와 관계없음^^

  

 ▲ 지리산 연하천 가는계단을 연상케함


 

 ▲ 하산길의 문수봉

  

 ▲ 계곡의 자유로운 물고기 보는게 즐겁지 않습니까?

  

2시 50분에 매표소가 나오고 음식점이 나오는데 아니!

저 앞쪽에 우리일행들이 막걸리를 들고 계신 것이 아닌가?

아마 승가사로 해서 내려오신 것 같다.

막걸리 두 잔을 받아먹고 일행들은 모임장소로 올라간다.

미안하지만 살짝 빠져 집으로 향한다.

  

처음으로 명산 북한산을 오르면서 산하가족들을 만나 뵌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발목 때문에 계속 우회하고 걸었지만 완전치는 않지만 많이 좋아진 것 같다.

10월에 산하가족 모임 때 지방산님들과의 모임이 기대된다.

그때야 살짝 빠져 나올 수도 없겠지만.ㅋㅋ

  

어제 만난 모든분과 산하지우님들의 환대에 감사드리고 모두들 건강히 즐산하시길...

 


 집에 오다가 본 붉은 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