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4. 16. 토./  2명


 

일원역-불광역-34번 버스-상장봉입구-조금 오르다가 하산

-다시 34번버스- 송추- 매표소-여성봉- 주능선-칼바위-우이암 방향으로 가다가-

좌측 계곡으로- 거북샘-문사동-도봉서원-매표소


 

1.

느긋하게 불광역에서 10시 경에 조순을 만났다.

오랜만이다. 반갑다.

건강한 모습. 담배도 끊었단다.


 

4,5년 전부터 간혹 둘이 갖는 근교 산행.

부지런했더라면 설악도 두어 번 더 갈 수 있었을 것을

내가 못 갔다.


 

그가 잘 알고 있는 시장에 들어가 족발을 사고

팩소주, 김밥, 막걸리를 준비하여 34번 버스를 탔다.


 

2.

북한산성 지나 밤골도 지나 하차.

상장봉의 능선으로 오를 예정으로 조금 오르다가

내가 올라가 본 것 같다고 하자

안 가본 여성봉으로 가자고 하산.


 

다시 34번을 더 타고 송추에서 하차.

오랜만에 와 보니 많이 변했다.

 

사패산과 도봉산 북한산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었다.

도봉산과 북한산의 경계,

정확한 포대능선의 기점,

솔고개, 곡릉천, 노고산, 물길의 갈래 등

해박하고 구체적인 지식에 늘 놀란다.


 

아마도 S연구소에서도 그래서 그를 산행대장으로 초빙했을 터.

 

매표소에서 사진 한 장 찍고.


 

3.

날씨가 참 좋다.

주변의 산세와 하늘을 보며

땅에 얽힌 인간의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천천히 걸었다.

혼자 듣기 아깝다.

기록해 보려하나 그 분위기만 느껴질 뿐

오호라

고유명사들이 잘 떠오르지 않고 엉킨다.


 

하루 이틀의 내공이 아닌 것을

어이 쉽게 흉내 낼 수 있으리.


 

4.

여성봉에서 조망이 좋다.


 

멋진 한 장을 생각하고 왔는데

등산객이 오래 지체하고

오르내리는 이들이 많아 포기하다.

 

양지 바른 쪽에 자리 잡고

점심을 얼큰하게 먹었다.


 

얘기에 취해 어떻게 올라갔는지.

칼바위에서 자운봉 쪽을 바라보다가

우이암 방향으로 하산.

내려 오다 다시 용어천 계곡

(나중 거북골인 것 같다고 하나 나로서는 짐작도 못하는 일)

으로 하산.


 

거북샘에서 목을 축이고.

내려오다

문사동에서 잠시 발을 담그다.

조순이 말해 주지 않았으면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달필의 초서를 카메라에 담았다.

 

5.

도봉서원에서 이 서원의 부침과

정암과 우암에 얽힌 얘기를 들었다.


 

설렁탕 집에서 수육을 놓고

중종 전후 광해군 전후의 조선사와

소주와 인물들의 얘기에

점점 취하다.


 

마지막 손님으로 자리를 떨고 일어나

도봉역에서 각각 다른 차로 헤어지다.


 

오늘도 하루

산 속으로

풍성한 역사 속으로

푹 젖을 수 있었다.


 

고맙다.

건배할 때의 너의 우스개 말처럼

늘 건강하고, 산행을 즐기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