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7년 7월12일 06시40분 야탑역

*산행코스 : 장성갈재-애기봉1.2.3봉-어른봉-갓바위-남문-전남대수련원 주차장

*소요시간 : 성남 중앙산악회 30명 5시간


 

장마철이라 등산하기도 힘이든다. 모처럼 비가 오지 않는 날을 택해 산행예약을 한다. 아침에 야탑역에 나가니 일기예보탓인지 산님들이 별로 많지를 않다.


 

차는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려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한반도의 곡창지대인 드넓은 김제, 호남평야를 지나 정읍시로 접어들면 이 때까지의 막힘없는 들판의 다소 지루한 모습과 달리 좌우로 육중한 봉우리들이 솟아있는 노령산맥이 철웅성처럼 버티고 있는 모습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차가 장성갈재쪽으로 향하니 호남평야의 들넠은 불쑥 자라버린 벼가 녹색의 정원을 만들고 백양사 톨게이트에 들어서니 고추잠자리가 때지어 군무를 자랑한다.  장성갈재에 들어서 여기는 “장성갈재 정상입니다. 해발220m”라고 적혀있는 곳을 지나 한반도가 그려져있는 통일공원 안내석앞에 도착을 한다.


 

통일공원 조국통일기원비가 설치되어있는곳을 지나 산행들머리인“아름다운 국립공원을 우리가 지킵시다”라고 써있는 표지판쪽으로 산행을 시작한다.(10:00)


 

입암산(笠岩山)은 호남정맥이 내장산 신선봉과 백암산 사이의 분기점인 530m봉에서 서쪽으로 갈래를 친 영산기맥상의 첫 관문이며, 갈재, 방등산(방장산), 문수산으로 이어진다. 입암산의 물줄기는 북쪽은 정읍천을 통해 동진강에 합수되고, 남쪽은 장성호를 통해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정읍시 입암면, 전남 장성군 북하면을 경계한다.


입암과 입암산의 지명은 정상의 갓바위가 마치 갓(草笠)을 쓴 것 같은 형상에서 유래됐는데, 혹자는 힘을 불끈 쓴 남근을 닮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입암 주민들은 남쪽 산정의 암봉을 올려다보면 뚜렷이 다가오는 갓바위를 정상으로 부르고 있다. 또다른 입암산 정상은 일명 상봉이라고 부른다.


 

이 산은 내장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나, 내장산이나 백암산과는 달리 계곡이 깊고 수자원이 풍부해 남창골 입구에는 장성호의 푸른 물이 춤을 추고, 남창계곡은 여름에 많은 피서객들로 붐빈다.


 

자연경관은 사계절이 다 좋으나 특히 가을단풍과 억새가 빼어나고, 성곽 부근에서 조망되는 정읍쪽의 탁 터진 넓은 평야의 풍경도 좋다. 또 산세가 유순하고 분지형이라서 겨울삭풍도 막아주어 겨울산행도 좋으며, 특히 눈꽃이 아름답다. 다만 장성갈재에서 애기봉과 어른봉을 거치는 입암산의 겨울산행은 암릉과 산죽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산길은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않아서인지 숲이 우거져 사람키 정도 자라있고 가시덩굴인 나무가 많아 반팔을 입고간 산님들은 팔에 가시가 찔려 상처가 나기일쑤다.


 

산길에는 백양꽃이 종종 눈에 띠어 산님들을 즐겁게 해주고 비온뒤라서인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버섯들을 산길에서 가끔 만난다..멀리 갓바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할 즈음 산길은 하산길로 이어진다. 산님중에 한분이 “벌써 하산하는거요“라고 농담을 건다.(10:08)


 

산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면서 산행을 시작한지 20여분만에 노령터널이 시원스럽게 한눈에 조망되고, 눈앞에는 어른봉이라고 불리는 시루봉이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산길에는 군부대가 주둔했던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전화선(일명 삐삐선)이 깔려있고 길은 습기가 있어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하지않으면 응덩방아를 찧기십상팔구다.

 

산행중 갈재을 만난다지만 이정표도 없고 유심히 관찰하지않으면 모르고 지나가기 십상이다. 필자도 갈재을 언제 지났는지 알수가 없을 정도로 특별한 것이 없으므로 그 유래에 대해서나 알아본다.


 

전북 정읍에서 전남 장성으로 넘어가는 일명 장성 갈재라 불리우는 노령은 예부터 선조들이 갈대가 많은 곳이라 “갈재”라 불렀건만, 일제가 갈대 노(蘆), 재 령(嶺)으로 바꾸어 노령(蘆嶺)이란 사생아 지명이 태어나 지금까지 금과옥조로 이용되고 있다. 그뿐인가. 노령은 여암 신경준 선생이 편찬한 산경표의 호남정맥에 일제에 의해 “노령산맥”으로 왜곡된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어찌해서 276m에 불과한 노령이 호남지방을 아우르는 산줄기를 대변한단 말인가. 하루 빨리 노령은 갈재로, 노령산맥은 호남정맥, 노령역은 입암역으로 바꿔지기를 바란다.


 

노령-장성 갈재는 호남지방 노령산맥중의 험준한 산세를 가로지르는 교통의 요지로서 예부터 많은 문화유적과 경승지를 간직한 고갯길이다. 현재 노령-장성 갈재 아래로 호남선 철길과 호남고속도로가 터널을 뚫고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국도1호선은 이 노령을 넘어 전남 목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읍시 입암면을 가로질러 해발276m의 노령을 넘다보면 좌측으로 보이는 산이 입암산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25분만에 숲속에 묻혀있는 헬기장을 지나고 얼마안가 다시 헬기장이 나타나지만 숲속에 덮혀있어 유심히 관찰하지않으면 헬기장이 있는지 알수가 없다. 산길은 키큰 산죽이 많다. 작은 산죽길은 산행에 멋을 선사하지만 키큰 산죽길은 산행하는데 불편함만 주니 짜증스럽기까지 한다.


 

 

 

나무가없는 산길을 가끔씩 이어가다보면 작열하는 태양빛이 산님들을 괴롭히며 이마에는 땀방울에 맺히기 시작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45분만에 된비알길로 접어든다. 곧 이어 안부에 도착을 하고 다섯 개의 봉우리중 제1봉인 마치 엄마가 애기를 업고 있는 형상의 애기봉에 도착한다.(10:47)


 

애기봉을 품고  돌아 올라서면 안부에 도착을 하고 안부에서 암벽을 타고 힘겹게 올라서면 노령터널과 고창읍이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전망대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제2봉의 거대한 암봉을 돌아 올라서면 제3봉의 거대한 오르막의 날등이 앞을 가로막는다.(11:14)


 

 

 

 제3봉은 올라갈수가 없으므로 북쪽으로 비탈길을 내려갔다가 능선을 힘들게 올라서면 시원한 바람이 산님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제3봉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폭의 그림으로 시야에 들어온다.곧 이어 제4봉이 나타나면서 바위를 돌기위해 급경사의 하산길과 된비알길을 올라서야한다. 된비알길을 올라설때 산죽을 붙잡고 올라서다보니 산죽의 뿌리가 무척 강인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하지만 어른봉인 시루봉은 특별한 것이 없어서인지 무심코 지나쳐버린다. 산죽이 우거진 능선길을 이어가다보면 갈림길에 도착을 한다. (11:50)  이곳에서 남쪽은 남창골로 가는 능선이고 북쪽은 갓바위로 가는 길인데 선두가 남쪽에 리본을 달아놓고 남창골쪽으로 갔기 때문에 후미인 16명도 남창골로 15분정도 진행하다 널따란 공터에서 식사를 한다.(12:10~ 12:20)


 

식사를 마치고 갓바위로 가는 길이 아닌것같아 선두에 전화를 해보니 선두인13명을 알아서 갈테니 다시 돌아서 가란다. 이곳에서 약30분 동안 알바를 하고 다시 갈림길에 도착해 갓바위쪽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산행중 길을 잘  모를때는 산악회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곳으로 가야된다는 것을 세삼 느낀 산행이었다.


 

북쪽으로 내려서면 아련히 갓바위의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지만 지친 산님들에게는 까마득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갓바위로 가는 능선길은 지금까지의 힘든 암릉과는 달리 실크로드라서 발걸음도 가볍다. 단걸음에 사거리에 닿으면 서쪽은 등천리와 노령역(2km), 남쪽은 은선암과 남창골 주차장(4.3km)하산길이고, 동쪽은 갓바위(0.96km)지점이다.(13:00)


 

 

이곳에서 일부회원님들은 힘이 들었는지 남창골 주차장으로 하산을 하고 갓바위쪽으로 산길을 이어가니 산길은 고즈넉한 송림숲길로 소나무에서 피톤치드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곧 이어 헬기장이 나타나고 산길은 송림숲길로 계속이어진다.


 

“갓바위0.5km,주차장(은선동)4.9km”의 이정표가 있는 곳을 지나면 오르막길로 이어지면서

사람이 열명정도 들어갈 수 있는 구멍바위에 도착을 한다.(13:20) 이곳에 올라서면 능선들이 하늘금을 그으면서 닦아오고 노령터널과 방장산이 한눈에 잡힌다.


 

얼마안가 갓바위에서 손을 흔드는 산님들의 모습과 함께 아름다운 갓바위의 모습이 한눈에 조망된다 고즈넉한 산죽이 우거진 숲길을 걷다보면 갓바위을 우회하여 올라가는 길과 바위를 타고 올라가는 갈림길에 도착을한다.


 

갓바위의 바위능선길로 접어들면 갓바위의 모습이 정상에서 보는것보다 아름답게 조망된다, 이곳에서 갓바위를 카메라에 담고 암릉을 타고 갓바위에 오른다.(13:30) 정상은 흙으로 덮혀있고 사면에는 바위가 단애를 이루고 있어 위험하다.  사방이 확트여 입암저수지와 들넠,호남고속도로, 방장산,정읍시가지와 두숭산등이 잡혔고 지형도까지 설치되어있어 금상첨화였다.


 

갓바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서면 “산성(북문)0.8km,은선동5.4km"이정표가 나타나고 철계단을 내려 다시 철계단을 올라서면 갓바위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으로 닥아온다. 곧 이어 선바위가 나타나지만 숲에 가려 윤곽이 뚜렷하지는 않다.


 

북문쪽으로 하산을 하다보면 북문자리인듯한 “갓바위0.8km.남창주차장4.8km"이정표를 지나면 입암산성 안내판이 있는 입암산성지역에 도착을 한다(13:48)


 


 

산 정상부에는 노령산맥의 천연의 요새가 쌓은 석축산성인 입암산성(사적 제384호)이 있다.이 산성은 본디 삼국시대의 옛 성을 고려, 조선시대에 수축 개축하여 온 것으로 정상 서쪽의 갓바위에 오르면 산허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노령 고갯길의 모습이 보이고 북쪽으로 넓게 펼쳐진 정읍 일원의 곡창지대를 조망할 수 있어 이곳이 과연 천혜의 전망대이자 요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한편 북쪽과는 달리 산성 남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분지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사방이 높아 외부에서는 성안이 보이지 않지만 성 내부는 넓어 비교적 대규모의 병력과 주민이 주둔, 거주했으리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이곳에서 고려말 대몽항전지에는 몽고군을 물리친 사실이 있으며, 조선시대 정유재란때에는 윤진 장군이 왜군을 맞아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산성안으로 생각되는 산길은 널따란 분지형태를 보이고 있고 산길 또한 유순하기 그지없어 산님들의 발길을 가볍게 해준다.  “갓바위1.9km,주차장3.7km"지점을 통과하니 구시(옛날 개 밥그릇)모양의 돌2개와 항아리 그리고 돌담의 모습과 함께 개울이 흐르고 있어 아마 이곳에 얼마전까지도 사람이 살았던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14:04)


 

남문에 도착을 하니 계곡에선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아직도 훼손되지않은 입암산성의 모습과 형태가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있는 남문사이로 계곡의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흘려내린다(14:11)


 

이곳에서부터 남창계곡이 이어지면서 비가 온뒤라서인지 물줄기는 시원스럽게 콸콸소리를 내면서 흘려내리고 입암산성하산길과 갓바위에서 직접하산하는 길과 만나는 지점을 통과하니(14:36) 계곡에는 물놀이 나온 행락객들이 시원한 계곡에 휴식을 즐기고 바로 옆에는 하얀물거품을 힘차게 뿜어내는 아름다운 폭포와 소(沼)가 힘겹게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산님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계곡 곳곳마다 크고 작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선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온갖 새소리가 그침이 없는 울창한 수목과 산천어의 작은 눌림까지 들여다 보이는 수정처럼 맑은 계곡물과 계곡을 따라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는 오솔길은 남창계곡이 자랑하는 가장 빼어난 멋이다.


 


 

계곡길은 가끔씩 계곡사이를 잇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0.8ha에 조성된 삼나무 산림욕장이 나타나면서 산님들의 마음을 한껏 볻돋아주기에 충분하다. 계곡은 계속이어지면서 계곡을 건너 돌계단으로 만들어진 자연관찰로가 나타나고 관찰로 옆 계곡에는 연인인듯한 한쌍의 남녀가 계곡에 발을 담그고 정답게 앉아 정답을 나누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하산길에는 유난히 백양꽃이 아름답게 꽃을 피어 산님들에게 기쁨을 선사해주고 있다. 행락객중 한 아주머니가 아름다운 백양꽃을 꺾어 친구들에게 자랑을 한다. 예쁜꽃을 왜 꺾어나고 하니가 너무나 예뻐서 갖고 싶어서란다.


 

옛날 매표소였던 탐방지원센터가 시인마을의 간판을 달고 산행객들에게 시집을 대여하고 있다.(15:05) 바로옆에는 남창골 자연관찰로 안내도가 설치되어있고 남경산기도원앞에 도착을 하니 “갓바위4.9km,상왕봉3.8km.몽계폭포1.0km"이정표가 나타난다.


 

곧 이어 전남대수련원과 주차장의 갈림길이 나타나고 얼마안가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안내산악회에서 하산주와 라면 그리고 가자미무침을 준비해놓았다. 가자미무침에 소주를 목을 축인후 바로옆에 있는 기암괴석이 절경으로 이루어진 암릉밑에 다슬기가 수없이 살고있는 청정수인 무릉도원안에 몸을 담고 산행의피로를 말끔히 씻은후 주차장에 도착에 백암산을 조망하면서 차에 오르므로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입암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노만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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