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31.

아들 사정으로 처는 시모님 수발들고 혼자 산행길에 나선다.

지난주 처는 1박2일로 속리산 다녀 왔으니 내가 조금 덜 미안하다.

 

일찍 차려준 밥먹고 7시4분에 집나와 20 여분 기다려 33번 버스로 수원역에 도착 13번으로 갈아타고

광교산 자락에 도착하여 김밥 두줄사고 수원이 자랑하는 반딧불이 화장실에 도착하니 화장실이 좋아 그런지

다음날 나와야 할 놈들도 서로 나오겠다고 아우성에 고스톱해도 별로 안하는 설살 푸짐하게하고....

 

08:24 등산시작

9월 12일에 원터마을에서 그만 두었던 청계산을 오늘은 해보려고

그러려면 처음부터 오버 페이스 할 필욘 없지 하는마음으로 스적스적 걸어 간다.

 

설사 후유증인지 입술이 마르는데 물을 마실걸 쉴때 마실 생각에 무시하고 계속 걸어 09:00 철탑에 도착하여

잠시 쉬며 물 마시고 다시걸어 09:22 형제봉이다

비가 오래 안와 길엔 먼지만 날리고 형제봉 바윈 발창에서 묻은 흙으로 쉴 생각 없어 다시 비로봉으로 간다.

 

비로봉과 토끼재 갈림길에서 비로봉 들리지 않고 토끼재로 바로 가는 사람도 많으나 비로봉 올라 09;44 정자에서

8분간 쉬며 물마시고 시루봉으로 향한다.

9월 12일에 왔을땐 푸른잎이더니 오늘은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참나무 모두들 누렇게 변색되고 그나마

 

나무에 붙어 있는 잎보다 떨어진 낙엽이 더많다. 숲은 훤해지고 숲의 속살이 다 들여다 보인다.

10:15 시루봉에서 사주를 두루 조망하고 10:33 억새밭 지나 백운산에 10:51 도착하여 오른편 바라산 방향으로

10분쯤 가다 쉬며 사과하나와 귤 하나 먹는데 40대로 보이는부부- 남편은 수염을 길게 길렀고 호리호리한게 잘가게 생겼다.

 

인사하고 그이들 따라 간다. 청계산으로 간단다.

그이는 산을 내려 갈때는 뒷걸음으로 내려가는데 고개를 외로꼬아 뒤를 보며 앞으로 가는 나보다 더 빨리 내려 간다.

부인에게 왜 그렇게 안하냐고 물으니 자긴 해보니 어지러워 안되더란다.

 

나도 해보니 앞으로 쏟아져 내려갈때 발가락 으로 체중이 쏠려 피로 한것이 없어 편하긴 하나 훈련이 안되어 어렵다.

산행시마다 조금씩 늘여 앞으론 내려갈때는 뒷걸음으로 해야겠다.

11:40 드디어 바라산이다. 수염씨가 쉬어 가잔다. 물 드시라며 주는데 나도 있다며 사양하고 (오늘 계속 누런 갈색의 낙엽만

 

보이더니) 바라산에서 앞산을 보니 햇볓이 잘드는 양지녘에 천자만홍이라 할만한 참으로 아름다운 경관이다.

그분 말씀이 오늘 산행중 여기서 보는 경치가 제일 좋을 거란다.

뒷걸음으로 내려가는 연습하며 따라간다. 앞으로 내려가다 미끌어지며 부인에게 부딛치니 나보고 앞서 가란다.

 

또 미끄러지며 부딛칠가보아 그러나보다.

바라산 다내려가면 (보통은 바위 절벽인데) 여긴 5,6m정도의 흙 절벽인데 엄지손가락 굵기의 밧줄이있고 토사가

무너지지 않는것은 나무뿌리가 흙을 잡고 있어 그런것 같다. 나무 뿌리가 흙 밖으로 노출되어 계단처럼 밟고 내려갈수

 

있는데 언젠가는 토사가 쓸려가면 나무도 쓰러지지 싶은데 무슨 조치가 있어야 겠다.

거길 내려와 다시오르면 크고 높은 송전탑이 있고 10분더 가면 0.5 평방 미터쯤되는 평평한 돌이 있는데

오늘은 송전탑에서 부터 너무힘들어 그분들은 먼저가고 돌에서 쉴거라 작정 하고 가는데 영 돌이 안나타나

 

누가 파갔나 옮겼나 아무데서나 쉴까 하는 유혹을 뿌리치고 힘들게 간다. 돌 가까이에 가니 그분들이 쉬며 "힘들어 하길래

기다려 준 거" 란다. 고마워라. 돌에 퍼질러 앉으니 쉬다 오라며 그이들은 가고 12:18 아침밥 먹은지도 6시간 되었으니

김밥이나 먹고 가자. 산행시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구분지어 먹는것 보다는 사이사이 자주 먹는게 나을것 같다.

 

김밥먹는데 지나가는 부인 두사람 대화가 귀에 들어온다. 자기네 시아버지가 이웃집에 가서 된장찌개 그릇에 아주 들어

앉아 먹더라나 맛있다며, 그런데 "그된장이 하도 우리집에선 안먹어 내가 그집에 준거 있지" 라고 얘기한다.

시아버지가 문제인지 그좋은 된장으로 시아버지 입에 맞게 왜 못 끓이는지. 남의 떡이 커보이는지.

 

바라산 이후 급속히 지치는게 자주 먹어주지 않아 그런가 생각된다.

한참을 더쉬다 다시 올라가는데 힘들긴 마찬가지다. 산마루에 올라 왼편은 백운저수지 오른편은 청계산.

청계산 방향으로 원형 철조망따라 가면 방송국 무인송신소 에서 내려 가야 되는데

 

200 여미터 더가야 송신소인데오늘은 깜박하여 무인송신소 가기전 철망이 밟혀서 낮아진 곳이 있어 그리로 내려갔다.

여기서 부터 잘못 되었다. 송신소에서 내려 갈때 보다 경사가 훨신더 가파르다.

안 미끄러 지려고 다리에 힘을 너무 주다 보니 쥐가 다난다.

 

한번은 미끄러져 주저앉은게 X침 맞은것 같아 한참을 서지도 못하고...........

천신만고 끝에 의왕 성남간 도로에 다내려오니 오후 한시반 파김치가 다되었다.

만도 위니아 현수막은 200 여 미터 오른편에 보이는데 거기에도 두사람이 내려와 오른편으로 길따라 올라간다.

 

나도 그리로 갈걸 하오고개는 거긴데 청계산과 바라산 자락이 만나 이루어진 하오고갠데

전에처럼 내려와 천주교 신자들의 무덤 뒤로 정원수 때문에 조금 생긴길로 들어 간것이 아까워 스스로 알바를 자초한다.

길도없는 비올때 수로가 되는 길로 무작정 올라 가기로 한다.능선까지 가면 길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얼굴과 몸을 붙잡는 잡목에 발이 빠지는 낙엽에 물없는 수로는 그나마 수풀이나 나무가 덜하여 그리로 간다.

대여섯 발자욱에 아이구 소리가 연방 나온다.

되돌아 갈까  아래 길에선 계속 차소리가 내려오면 태워 줄께 하는것 같고 아이구 웬 사서 생고생이야.

 

수로 바위에 앉아 포도와 비스켙 먹고 쉬어 다시 오른다.하늘금이 보이는 저기 꼭대기 까지만 가면 능선 길이 겠지 하면서.

허위단심 올라 오고 보니 능선 길은 없고 앞에 더높은 봉우리 아이구야 아주 누워 하늘을 보니

늦가을 하늘이 높푸르기만한데 난 땀에 범벅되어 여기 누었구나. 아무리 있어도 가라는이도 없고 -그래도 안갈수도없으니....

 

아이구 아이구를 연신 입에 달며 또 올라 드디어 능선길 이다. 능선길에 산행객도 보이질 않고

바라보니 멀리 이수봉이 보이는데 갈수나 있을런지.아래 계곡에선 청계사인지 확성길 통하여 독경에 염불소리가

들려오고 오른편으로 가는데 내리막 길이다 얼마나 힘들게 올라 왔는데 도루 내려가다니 아까워라.

 

한참을 가니 통나무 의자가 있고 오른쪽으로 하오고개 방향 이정표가 있네 이리로 올라 왔으면 좀좋아.

국사봉 700 미터에 10 분소요 될거란 이정표 보고 갔으나 거의 20분은 걸린것 같다.

양 대퇴부엔 쥐가 계속 나고 앉으면 더심해 앉아 쉴수도 없고 축구하듯 헛발질도 해보고 주물러도 보고

 

바지 내리고 안티푸라민 발라 맛사지도 하고 달래가며 국사봉 이젠 시간 보기도 싫다.

앞에 3,4학년또래 아들데리고 가는 부인이 엄마가 지난번 설악산가서 바위에 미끄러질때 뭐 잡은지알아.

아들 " 뭐잡았어요"

엄마 " 미끄러지다 똥을 붙잡았다"

아들  "에에 ~

엄마  "뭐 어때 낙엽으로 쓱쓱 닦았지" 한다.

누군지 똥누더라도 자릴 가려야지.

 

이수봉이다 오후 4시 20분 집에 전화하니 바로 밑의 동생 내외가 와 있단다. 보긴 틀렸지 내 가기전에 가겠지.

매봉으로 하여 양재로 가긴 너무 지쳐 옛골로 내려가고 싶다.

 

양 대퇴부에서 근육 경직은 수시로 나타나고 풀어졌다가는 곧 다시 켕기고 쉬려고 앉아 보면 더 굳어지니 완전히

김선달이라. 한참을 내려가니 기타를 치며 가수들이 야외 음악회를 하는데 아마추어 가순지 박수 치며 앵콜도 나오는데

다리가 너무 아파 들을 경황이 아니다.

 

계곡엔 물도 흐르나 탁족을 할수도 없다. 앉을수도 없으니.

5시 반경에 옛골에 내려와 삼성동 친구와 저녁 약속 하고 버스타니 길이 막혀 옛골에서 농협 하나로마트 까지

한시간이 걸려- 어떤이들은 내려서 걸어간다.

 

차라리 산에서 양재까지 걸을걸 버스안에 줄곳 서있기도 고역이다.

대치동 전철역 1번출구앞 푸른바다 횟집에 7시 5분

친구는 산행중 무슨 생각 하며 걷느냐고 묻는다.

글쎄! 오늘 무슨 생각하며 걸었나.

여기다 쓰기는 너무 적라라 할것 같아 삼가야 겠다.

횟집에서 물배채우고 맥주를 먹었어도 오줌양이 적은것으로 보아 탈수 상태이기도 했나보다.

 

다음 부터 물을 2 리터쯤 더가져 다녀야지.

이글을 쓰는 11월 2일 오후 7시반 까지도 쥐났던 부위는 아직도 아프다.

제대로 된 코스로 잘 걸으면 이렇게 아프진 않겠지 생각하는  나도 못 말리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