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9-30./. (04-70/80-81) 가뭄에 목타는 지리에서 타박거리며 걷다가 청설모의 잣을 우연히 빼앗아 먹어본 고소한 맛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한봉우리 번개 원정산행: 모카 우장산 라디오 dk^L^= 4
@ =
국립공원 구조 위치 표지기

거리표시 km
[1
시간10] = 구간시간
tb = ticket booth(box)
매표소

[
산행개요]

28()

2257
청설모의 환송을 받으며 영등포 역 출발

29()

0330 10
분 지연되어 구례구역 도착
0335
라면5개 구입 후 택시로 성삼재 향발(30,000/대당)
0405/0410
성삼재(1102m)/보름달빛이 대낮같이 환하다
노고단 2.7km


0450/0610
노고단산장(1370m) 아침식사 ☞ 천왕봉 25.5km
0620
노고단(1507m)/돼지령 직전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를 보다
0750
임걸령(1320m)/물맛은 여전히 최고야

0825
노루목(1500m)-임걸령에서 15분을 힘들게 오르다 15분은 평지를 산보한 후 다시 5분을 오르면 갑자기 바위가 보인다

0850/0908
삼도봉(1550m)- 노루목에서 반야봉을 우측으로 우회하다 묘1기 지나면 됨
0930
화개재(1360m) - 15 + 20분 두 번의 오르막길이다
1005/1010
토끼봉(1533m) – 조금 내려가다가 다음 봉우리까지는 5개의 작은 봉우리를 계속 오르고 마지막으로 급경사 계단까지 매달려 발길을 옮기면

1125
명선봉(1586m)인데 많은 계단 내려가면 바로
1135/1330
연하천대피소(1480m) 백숙으로 점심을
1345
음정갈림길 2004년 11월 30 까지 벽소령에 전기 인입 작업으로 폐쇄됨

1425
형제봉(1452m)
1430
형제바위
1510/20
벽소령(1350m) 식수는 700m 아래 계곡에나 있단다
덕평봉까지는 1.2km의 옛 도로를 따라 걷다가 우측으로 산기슭을 우회한다

1610/20
선비샘(1491m) 주위가 복구 정리되고 있다
1710
칠선봉(1558m) 영신봉까지는 수많은 너덜과 철 계단을 올라야 한다
1750
영신봉(1651m) 남부능선이 시작된다

1800
세석대피소 양념돼지고기볶음
♡♡ 금일 총 소요시간: 13시간50 (중식시간 1시간55)

30()

0510
출발 달이 밝아 쏟아지는 별은 보지 못하다
0535
촛대봉(1703m)- 먼동이 튼다
0605/0610
삼신봉에 다 와서 잠시 휴식

0655
연하봉(1730m)- 구름위로 솟는 해도 붉다
0700/0835
장터목 아침식사- 라면+
0930/1010
천왕봉(1915m)- 도무지 내려갈 기색을 보이질 않아 억지로 하산시킨다

1055/1225
장터목- 따가운 가을 햇볕아래 라면으로 간식을 대신하고 출발/우회로
1307
망바위 ☞ 백무동 4.3 장터목 1.5 / 능선길
1330
지북10-07 소지봉(?)/능선길

1345
소지봉(1312m) ☞ 백무동 3.0 장터목 2.8
1350
능선 끝 왼편 급경사 내리막 돌 계단/샘까지
1403/15
참샘(1125m)/계곡 시작/오른편이다가 하동바위앞 다리지나 왼편이 계곡
☞ 백무동 2.6 장터목 3.2

1520
백무동 야영장(540m)

♡♡ 금일 총 소요시간 : 10시간10 (식사시간 3시간5)
 
♡♡♡  총 소요시간: 24시간

[
산행기록]

영등포 역을 떠나는 야간 열차에 가볍게 몸을 싣고 시원한 맥주 한잔씩으로 원정 산행을 위한  축배를 든 다음 잠을 청하나 매 역마다 들려오는 도착안내방송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도착하기 전
아무래도 코스가 너무 길어 무리인 듯 생각되어
피아골 대신 성삼재에서 능선을 종주하기로 의견을 모으니 모두 오우케이

10
분이 연착되어 구례구역 도착시간이 3시30
노고단대피소에서 아침을 지어 먹기로 하여 라면 5개를 역 앞 매점에서 구입
바로 택시를 잡아 타니
우리가 첫 차란다

둥근 보름달이 환히 비추는 성삼재
눈앞에 보이는 산 등성이가 훤하다
헤드랜턴도 필요 없는 대낮 같은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뒤돌아 볼 때마다 보름달은 산등성이에도 걸려있다가
나뭇가지 사이로 빠져나가기도 하며
우리를 뒤 따라 온다

노고단 대피소
부지런한 산꾼들이 이미 식사를 끝내고
뒤이어 속속 들이 닥친다

노고단 까지는
10
여분의 계단 길
잠시 한숨을 돌린 다음
25.5km
의 능선 종주의 첫발을 내 딛는다

노고단의 우회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너덜 길은 점점 더 파여진다
봄 여름철엔 야생화로 뒤 덮인
특히 지리바 천지인 이 길은
이제 지리바 열매 꼬투리와 수리취 열매만이 반기고 있다
가끔은 꽃 모양을 그대로 간직한 어수리도 눈에 띄고

우회로를 벗어날 무렵
갑자기 앞이 훤해지며 붉은 해가 둥실 떠오른다
단숨에 내달리는 발걸음
배낭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음은 일출의 거대한 힘이 그대로 나를 들어 올리기 때문이리라

자연휴식 년제 구간인 왕시루봉 갈림길을 지나
돼지평전 거쳐 임걸령까지는
말 그대로 거의 평지길이다

극심한 가뭄에도 임걸령 샘은 마르지 않고 흐르고 있다
반야봉의 그 큰 덩어리로부터 샘솟는 탓이다

15
분을 땀 빼며 오르다
15
분을 평지를 걷다가
조금 더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바위가 나타나니 노루목이다

반야봉 갈림길인 이곳 삼거리에서 대부분 힘에 부쳐 앉아서 물만 마시고 바로 떠나나 조금 앞에 바위에 올라서면 지나온 노고단에서부터의 능선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왼편으로 왕시루봉의 거대한 앉음새가 의젓해 보이고

반야봉의 밑동을 우회하여
묘 한기를 지나면 삼도봉
우리도 삼도봉 표지기 위에 앉아본다
맑은 하늘
천왕봉
삼신봉
왕시루봉
서북능선
그리고 그 뒤로 이름을 모르는 산들
다 보인다

539
계단(이전엔 551개였는데 쉴 때마다 틀림은 눈에 보이는 주위 풍경에 정신을 빼앗기는 탓이다)을 내려서
바로 토끼봉을 오른다
15
분의 오르막길을 올라 잠시 경사가 잦아지더니 다시 20여분의 비탈길을 더 올라야 토끼봉이다

점심에 백숙을 해 먹기로 했더니
배고프다고 보채는 라디오 때문에
바로 출발이다

명선봉은 연하천 직전의 봉우리 인데
종주능선에서의 위치는 다른 봉우리 이름에 가려서 유명치 않지만
그 큰 덩치하며
5
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야 자리를 내주는 높이로서
종주 중 어디서나 보이는 중요 봉우리이다

실제로 천왕봉에 올라서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
반야봉 왼편으로 삼도봉이나 토끼봉은 아주 작아 찾기가 힘들지만
명선봉은 우람한 자세로 앉아 반야봉의 수문장 격이 됨을 알 수 있다

토끼봉 오르는 중에
잣이 한 자루 길가에 떨어져 주워보니
앞서서 청설모 한 마리가 빤히 쳐다보다 이리저리 날뛴다
아마도 지 놈이 먹다가 인기척에 놀라 도망치다 흘린 모양인데
남긴 양이 한 주먹이나 되니 엄청 약이 오를 만도 한데
함양에서 탄 버스에서 만난 다른 등산객도 우리와 똑 같이 청설모가 먹다 놓친 잣을 주웠다니 참 재미난 우연이다

연하천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며
닭 한 마리를 갈라서 두 개의 콬헬에 끓이고 있자니 여기저기서 느끼는 부러움의 눈초리에 으쓱해진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그것도 지리산 속에서 맛보는 이 맛이야 말로 진수다

연하천에서 삼각고지는 내리막 길이다
음정으로 빠지는 삼정봉 능선 길은 벽소령대피소의 전기 인입공사로 인해 10월 말까지 출입이 금지되어있다

잠시 오르막
이어 형제봉을 거쳐 벽소령까지 이어 지는 길은 능선을 왼편으로 우회하는 길로
너덜투성이다

벽소령
항상 식수가 귀한 대피소 이긴 하나
이번엔 보다 심각하다
생수를 구입하거나
아니면 700m 아래 계곡까지 가야 한단다
연하천에선 발에 물도 묻혔는데

바로 눈앞에 보이는 덕평봉까진 족히 한 시간 거리이다
1.2km
를 옛 도로 자취를 따라가는데 왼편에서 낙석이 떨어질 위험이 다대하다 특히 해빙기에는 반드시 조심을 해야겠다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부터는 서서히 경사도가 가팔라지고 뒤로 항상 우아한 둔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야봉을 힐끗 거리며 덕평봉을 우측으로 우회하다 보면 선비샘이다
일대는 몰래 야영 객들 때문에 항상 지저분하였는데 대대적으로 복구를 하는 바람에 많이 깨끗해 졌다

칠선봉까지의 너덜과 바위 오르막길을 지나
영신봉 가는 길은
처음 지리를 찾는 이에겐 아주 힘든 코스이다
너덜 및 바위 오르내리막 길은 물론
막판엔 철 계단이 연이어 나타나 남은 힘을 모조리 탕진하게 하는데
위로가 되는 건
언뜻언뜻 장터목 산장이 보이고 뒤로 제석봉 천왕봉이 가까이 다가오며
뒤로는 황홀한 일몰이 장관을 이룸이라

또 다시 고기가 먹고 싶다는 라디오
그래 빨리 가서
만찬을 맘껏 즐기자꾸나

양념삼겹살로 포식을 하곤
밥도 지어서 먹고
모카님이 지고 온 단물 많은 배도 후식으로 맛보고
내일의 새벽산행을 위해 바로 취침에 들어가는데

늦게 도착한 한 떼의 등산객들 때문에 잠을 설치고
옆에서 자는 코골이 때문에 정신이 말똥말똥 해진다.
본인도 물론 괴롭겠지만 타인을 위해 노력을 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날 새벽
어제와 같이 밝은 달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세석평전을 질러
촛대봉을 오른다

샛별이 앞에 보이는데 지난해 가을 붉은 화성을 보며 오르던 기억이 새롭다
촛대봉 넘어
국보급 주목나무를 쓰다듬으며 아침의 맑은 기운을 느끼는데
가뭄 탓인지 싱그러운 기운이 덜 한 가운데 구상나무 잎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삼신봉에 다다를 무렵
배고프다는 우리의 라디오 덕분에
간식을 나누어 먹고는

먼동이 터 오는
연하선경 지대를 줄지어 오른다
아 참
언제나 행복하고 평화로운 곳이다
봄엔 새순이
여름엔 가득히 핀 야생화
가을엔 단풍과 높은 하늘과 어울리는 연하봉과 일출봉
겨울엔 흰 눈과 검은 바위의 조화가 멀리 보이는 능선과 참 잘 어울리는 곳

장터목은 언제나 사람으로 넘친다

아침식사를 느긋이 해 먹고
천왕봉에 오른 우리의 일행들
도무지 내려갈 생각이 없다
하긴 구름 한 점 없는 탁 트인 전망을 처음 맛보는 이들에겐 인간세상의 선경이 따로 있을까 보냐

반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재촉에 못 이겨 어슬렁거리며 내려선다

따가운 가을 햇볕에 퍼져 앉아 라면을 끓여 간식으로 때우고
이젠 하동바위루트로 하산이다

처음엔 제석봉 우회로를 약 20여분
다음엔 망바위부터 소지봉 능선 길을 약 50
그 담엔 내리막길을 30여분
나머지 한 시간은 계곡 옆길을 따라 내려가면 백무동 야영장에 이른다

가문비나무와 구상나무
그 다음은 신갈나무와 잣나무가 거제수나무와 어울려 보이고
간간히 거대한 노송이 어울리는 능선길이다

하산하면서 우측으로 보이는 중봉의 산사태 현장이 자꾸 눈에 거슬리는데
자연의 힘 앞에 어쩔 것인가

단풍은 이미 지나가버려 야영장 가까이 와서야 몇 그루 보이는데 건너편 작은 능선의 단풍은 민가의 감나무와 어우러져 왜 그리도 아름다운지

처음 지리산행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힘든 산행을 묵묵히 따라준 대원들
모카님 우장산 라디오에게 감사를 표한다
화장실이 딸린 055)962-5496
산악인의쉼터
에서 잠시 쉬며 땀을 닦고는 버스에 오른다


함양을 오게 되면 들리게 되는
보배식당은
지리산 흙돼지 삼겹살과 같이 하는 신 김치가 일품인데
된장찌개에 말아 먹는 밥맛도 그만이다
백무동에서 오후 4 6 출발하는 함양지리산고속버스는 서울까지 가지 않으시는 손님의 경우 도중 하차 및 환승을 허용하지 않아 함양 또는 인월까지만 표 구입 후 다시 구입 하는 게 좋다
함양에서의 막차는 오후 9이다. 강변 터미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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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산에선 어느 것도 가져오지 말자
산 꾼을 행복하게 해주는 산과 야생화 그리고 나무를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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