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덕유산 능선에 찍은 처녀 발자국

2006.1.2(월)~3(화)에 덕유산을 다녀 왔다.
부산역에서 7:30 서울행 무궁화호를 타고 영동역에서
10:30에 내려 거기서 다시 11:20 구천동행 버스로 갈아 타고

구천동에 13:00경에 도착하여 곧바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북덕유와
남덕유는 따로따로 몇번 올랐지만 종주는 오래 전 2회한 경험 뿐이다.
산행에 들어 가니 내려 오는 사람들은 더러 있어도 오르는 사람은 보이

질 않았다. 백련사 가까이 갔을 때 부산과 마산 울산에서 왔다는 30대
후반의 친구 4명이 올라 가고 있어 길동무가 되었다. 백련사에 14:30에
도착하여 경내를 잠간동안 구경한 다음 향적봉을 향하였다. 오르는

길에는 눈이 깊게 쌓여 있었다. 향적봉에 16:30에 도착하였다. 바람이
세고 날씨가 추워 근방에 잘 피어 있는 아름다운 설화와 정상석 옆에서
몇장의 사진을 찍는 것도 대단한 고역이었다. 잠시 후에 대피소로 내려

갔다. 대피소에는 30명 쯤 잤으며 바닥이 너무 뜨거워 두껍게 깔아야
할 정도였었다. 무주리조트가 가까우니 그 전기를 끌어다 쓰는가 싶었다.
산장의 밤은 길었다. 몇번이나 잠을 깨어 뒤척이다가 아침에 일어 나니

7:00이었다. 12시간을 잠이 오나 안오나 옆 사람들 때문에 조용히 누워
있어야하는 고역이었다. 난 전날 잠자리에 들기전에 미리 내일 남덕유로
갈 사람을 알아 보았더니 젊은이 두사람이 있었다. 혼자 가기란 외롭고

위혐하기도하여 같이 가자고 약속해 두었다. 아침에 함께 출발하려 할 때
그들은 어제 향적봉을 오르지 않았으니 그리로 둘러 가겠다고 하기에 그러
라면서 난 혼자서 먼저 남덕유로 향하였다. 가면서 그들이 오는지를 여러번

뒤돌아 보면서 확인하였으나 나타나질 않았다. 대피소와 향적봉 사이의
거리는 100여m에 불과하기에 곧 따라올 줄 알았는데 감감 무소식이어서
무척 궁금하였다. 그들이 돌아 올 만큼의 충분한 시간이 흘렀는데도 보이

지 않기에 포기하고 길을 재촉하면서 앞을 향하였다. 눈은 두텁게 쌓여 있
었고 바람은 세차게 불어 어떤 때에는 몸의 균형감을 잃을뻔 한 적도 있었
다. 그 뿐만 아니라 지난 밤에 분 바람이 눈을 쓸어 길을 덮어 버렸기 때문

에 길인지 눈밭인지 구분이 안되는 곳도 군데군데 있었다. 오고 가는 사람은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거리로 봐서 남은 시간이 충분하니 아무 염려할 것
없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면서도 너무나 인적이 드물어 혹시나 발이라도 삐

면 어쩌나 싶은 불길한 상상마저 일어 났다. 눈이 만들어 놓은 온갖 모양과.산
줄기가 허연 눈을 덮어 쓰고 벋어 나간 아름다운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
으나 손이 시려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윽고 무룡산에 도착하니 삿갓 대피소가

2.1Km 밖에 안 남았다기에 심리적인 안정회복과 동시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12:00에 삿갓대피소에 이르니 인적기 하나 없는 고요 그것이었다. 아래쪽에
있는 취사장에 들어 서니 아무도 없는 텅빈 공간인데도 훈기가 배어 있었다.

조금전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짐을 내려 놓고 느긋한 마음으로 라면으로 취사
하여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다. 남은 여정을 가늠해 보니 서둘지 않아도 오늘 안
으로 충분히 집으로 갈 수 있다는 게산이 나왔다. 거기서 황점으로 나내려 오니

14:00이었다. 14:45의 거창행 버스로 나와 16:00 부산행을 타고 집에 도착하니
저녁 식사시간에 알맞은 19:00이었다. 성취감에 들떠 식사와 더불어 든 몇 잔의
술이 나의 기분을 더욱 돋구어 주었다. 인생도 산도 술도 얼큰한 속에 흘러 간다
08:00에 대피소에서 출발하여 14:00에 황점에 이를 때까지 한사람도 못 만났다


부산역 광장의 여명에 빛나고 있는 전광 크리스마스 트리


영동역


국립공원 덕유산 삼공매표소


구천동 수호비


계곡의 아름다운 눈


눈속에서 혼자서 라면을 끓여 선채로 요기 하고 있는 하산객


올망졸망한 돌멩이 위에 내려 앉은 부드러운 눈의 몸짓


백련암 밑에서 만나 함께 길동무가 된 젊은이.


누에 고치모양 탐스런 눈돌


흰 곰들이 어디론가 전진하고 있다.


백련사 안내핀


백련사 일주문


백련사 범종각


백련사 대웅전의 한석봉 글씨


덕유산 최고 향적봉


향적봉에 핀 설화. 뒤의 흰눈밭이 무주 스키장


향적봉 바로 아래에 있는 무주 스키장 콘도라 타는 곳


향적봉의 설화


2시 방향은 대피소, 11시 방향은 향적봉


고사목과 주묵에 핀 설화


중봉의 안내판, 동천에는 일출의 노을이 타오르고 있다.


중봉에서 바라 본 앞으로 가야할 남덕유산 쪽의 주능선
백암봉, 부룡산, 삿갓봉, 남덕유산과 서봉이 한눈에 들어 온다.


중봉 근방에 핀 설화


중봉 근방에 핀 설화 바다.


중봉 근방에 핀 설화


백암봉에서 바라 본 지나 온 중봉과 향적봉의 주능선


깊게 패인 눈길


남쪽의 황매산 가야산 지리산이 한눈에 들어 온다.


동업령을 지나서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길.철탑이 향적봉.


눈의 아름다운 조형물


눈속에 핀 수정 고드름의 각시님 방


삿갓대피소 취사장에서 여유로운 성찬 오찬


삿갓대피소


국립공원 덕유산 황점 매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