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망산

봄은 바다에서 뭍으로 걸어온다

2008년 3월 13일 목요일(송탄그린)
날씨 : 흐리고 비 조금 (시계는 당연히 고장)


◆ '바다 조망 제일 명산' 이 있으니, 바로 거제도 남쪽 끝의 망산(375m)이다. 망산의 한자 표기는 '望山', 곧 바다를 바라보는 산이란 뜻이다. 남해안 일대에는 망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많으니, 이 거제도 남단의 망산은 '거제 망산'이라 불러주어야 할 것 같다.

망산 정상은 남쪽이 깎아지른 절벽인 넓적한 암봉을 이루어, 사방으로 조망이 특 트였다. 올라서면서 우선 왼쪽(남쪽) 으로 트이는 한려수도의 조망에 긴 외침과 가까운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오고, 땀방울을 걷어내 주는 해풍의 시원한 손길마저도 보태지며 그만 황홀경으로 빠져들기 십상이다.

정상에서 남서쪽으로는 망산이 마지막 기운을 다한 산줄기가 반도 형상으로 뻗어 절경을 이루었고, 남동쪽 저 앞바다에는 대,소병대도와 작은 바위섬들이 제각각의 크기와 모양으로 떠올라 이곳 망산 정상에서의 조망을 1%도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것으로 완성시키고 있다. 숲을 빠져나와 처음 올라선 평평한 암부 서쪽 저 앞의 바위봉이 목측으로도 이미 조금 더 높아 뵈는데, 그곳이 진정한 망산 정상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모여 쉬기엔 이곳 동쪽 암봉이 더 낫다.

한려수도라 하면 경남 통영시 한산도 인근에서 사천시, 남해군 등을 거쳐 전남 여수시 앞바다에 이르는 물길을 말한다.

이곳 거제도 사람들은 이 한려수도와 구분해 거제도 남단의 절경 물길을 붉을 혁 자를 쓴 혁파(赫波)수도,혹은 적파(赤波)수도라 부른다. 이는 노을 질 때의 풍광이 특히 아름답다고 하여 유래한 것으로, 산행기점인 마을의 이름 홍포(紅浦)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온 이름이라는 것이다.

정상 구경 후 안부로 내려와 동쪽 315m봉을 향해 가노라면 수목이 여기저기 자란 암릉길이 잠시 이어지고, 그후부터는 짙은 숲그늘 길이다. 시원해서 좋기는 하지만 이제 바다 풍경은 끝인가 싶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중간의 샛길로 나서면 어김없이 시원한 바다풍경이 펼쳐진다. 숲길로 걷다가 아름다운 굴곡의 해안선과 섬들이 어울린 바다 풍경을 보며 땀을 식힌 뒤 다시 걷는 일의 반복이니 지루하기는 커녕 빨리 걷는 일이 꺼려질 정도다.

그중 압권인 곳은 안부를 떠난 지 약 30분쯤 뒤 다다르는 소나무 그늘이다. 바위틈에 뿌리박고 아름드리 노송이 자라나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한편, 앞으로는 대,소병대도의 절경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 더운 햇볕을 피해 편히 쉴 장소로는 망산 등산로를 통틀어 이곳이 가장 좋다. 소나무 그늘을 떠나서 20분쯤 걸으면 359m봉 정상부 동쪽의 넓은 절벽지대 밑에 다다른다. 이곳 중간에서 왼쪽의 급경사 10m 절벽을 기어올라야 하는데,초심자는 크게 겁을 먹을 만한 곳이므로 초심자가 있으면 반드시 보조자일로 몸을 묶어 만약을 대비한다. 디디거나 잡기 좋은 턱이 많아서 침착하기만 하면 별로 어렵잖게 오를 수 있다.

이 절벽지대 위 359m봉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망산 정상에서의 조망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이곳 조망은 북동쪽 여차 몽돌해안과 그 뒤의 천장산(275.8m) 해안절벽, 거기에 부딪치는 흰 파도가 어울린 풍치가 압권이다. 암릉 꼬리께의 절벽 위에 앉아서 이 천장산 일대 해안, 그리고 남동쪽 대병대도 방향으로 미끈하게 뻗어내린 산릉 위의, 조밀하기 이를 데 없어 그냥 내리굴러도 양탄자처럼 부드럽게 몸을 받쳐줄 것 같은 숲의 아름다움을 보는 멋이 기막히다. 여기서 해풍을 맞으며 경치를 돌아보노라면 또한 장관이다.

발 아래의 여차 마을은 1980년 수영선수인 조오련씨가 13시간에 걸친 대한해협 횡단시 바로 출발점으로 삼았던 마을이다. 대마도까지 거리는 이곳 거제도 남단에서가 최단거리이기 때문이다. 천장산은 과거 왜구의 침입을 내륙으로 알리는 최초의 봉화대이기도 했지만, 일제가 대륙 침략시는 이곳에 한반도 내 최초의 측량점을 설치했다고 한다.

하산로는 359m봉 정수리에서 북쪽이다. 길이 뚜렷이 나 있지만 급경사이므로 주의한다. 중간에 매듭을 지은 가는 밧줄이 매어져 있기도 하다. 정상에서 10분쯤 내려가면 숲그늘이 시원한 안부다. 많은 인원이 중식을 들기엔 이곳 359m 봉과 315m봉 사이의 안부가 최적이다. 안부를 출발, 북쪽 359m봉으로 조금 가노라면 오른쪽으로 뚜렷한 갈림길이 나서는데, 이 길은 여차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갈림길목을 지나 315m봉 정상까지는 급경사에 돌이 섞인 흙길이다. 숲그늘이 지기는 했지만 잡목이 많아 그리 시원치는 못하다.

315m봉 정상을 지나 북서쪽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노라면 다시 후박나무숲을 만난다. 이 숲지대를 지나 왼쪽으로 100 m쯤 비스듬히 가로지르듯 내려가면 송림지대가 나온다. 희미한 길들이 여러갈래로 내리뻗어 있어 햇갈린다. 그러나 설혹샛길로 잘못 든다고 해도 북쪽 도로변으로 하산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뚜렷한 제 길을 제대로 찾아 내려갔다면 동쪽 다포 마을과 서쪽 명사 마을로 넘나드는 고갯마루의 SK남부주유소가 나올 것이다.  주유소 앞에서는 길이 V자로 나뉘는데, 북쪽 길은 저구 마을, 남쪽은 출발점인 무지개 마을로 가는 길이다. 길목에 안내판이 서 있기도 하다. 차들이 고속으로 넘나드는 곳이므로 주의한다.

망산에는 아직 표지리번이 거의 하나도 붙어 있지 않다. 그러나 길이 뚜렷한 편이므로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다만 헷갈릴 우려는 높다. 주등산로 양쪽(주로 오른쪽)으로 바다 풍경을 조망하기 좋은 암부 위로 난 길이 여러 가닥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안개 낀 날은 이런 샛길로 들 경우를 미리 예상해둔다. 길이 끊어지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되돌아서면 이내 제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따스한 바람을 업고 바다를 건너 온 봄은 모래언덕을 더듬다가
어느샌가 흙으로 기어올라와 마늘밭에, 시금치밭 사이 고랑에 앉아 수근거리네

내 이럴줄 알았으면 노란손수건 장대에 매달아 기다렸노라고 손뼉치며 엉덩이 들썩이며 춤이라도 추었을텐데...

-언니 오늘은 어느 산자락에서 춤을 추셨나이까?-
추위가 시작될 즈음 암수술을 받은 그녀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이라 눈으로만 산을 바라보다가
산에 미친 내게 던진 문자였다.

거제도 망산에서 춤추었다 오버.
-좋겠다-
그래 그대도 얼른 아픈자리 털고 일어나 춤추어라 

온 세상 아픔으로 고통받는 자들이여!! 이제 모두 일어나 온몸으로 춤추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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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저구고개 남부주유소-269봉- 각지미(1.5km) - 여차등(1.2km) - 내봉산(0.3km/여기서 여차로 하산가능0.5km) 
- 호면암(0.8km) - 해미장골(0.6km/여기서 홍포로 하산가능0.6km) - 정상(0.5km) - 명사초등학교(1.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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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저구고개 간이해우소에서 근심을 해결하고 산을 향해 기웃거리는 고샅을 찾아 기어든 일행의 꼬리에 달려간다
첫단추를 꿰면서 보물찾기놀이가 시작된다.
섬노루귀는 꽃이 조금 작은편이라 사진담기가 만만찮다 땅에 붙어있다보니 무릎 꿇기는 당연지사이고 최대한 낮은 자세를 요구한다

초반부터 노루귀와의 숨바꼭질에 시간에 대한 개념은 도망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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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미에서 성질 급한 o형 진달래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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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거울(가는 그늘사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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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염한 입술을 가진 현호색도 방긋거리며 노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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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구고개에서 2.7km 걸어내니 여차등이라는 이정목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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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봉산 등짝은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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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보이 김기원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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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봉산에서 당겨보는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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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차 몽돌해안이 여차저차해서 뭉개지기 일보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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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새의 본분은 시계가 좋던, 나쁘던 좌우당간에 찍는 일에 추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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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막골 정희 촬영 시작
레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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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절로 눈꼬리 춤을 추니 동막골 정희에게 감사
안중골 미화에게도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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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에구 하늘도 무심하시지
천하제1경의 자존심에 궤양이 생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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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만 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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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여기가 망산인 줄 알았다가 아이그 챙피@@@
보소보소 oo아빠요! 고 아이라케요 퍼뜩 올라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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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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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도 몬 보고 누구 쌩 고생 시킬라켔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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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암에서 바라보는 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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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암 주변 풍광




소병대도







암봉 뒤로 대병대도는 흐릿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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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봉산 제법 우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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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당겨본 망산 고스락 아래 단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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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에 산불감시초소있고
감시초소 안에 감시하는 아자씨 한 분 계시고
만난 것 있으면 드리고 싶었는데 배낭 속에 만난 건 없어
마음만 드리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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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하는 바람에 망산 정상비만 우두커니 어둔 바다를 바라보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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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1경이라는데 때맞춰 우다다~ 소리지르며 달려오는 소낙비에 하늘마저 등불을 꺼버리고
겨우 감지되는 내봉산 치켜 세운 날등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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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땅에 꽂히는 삼대같은 소낙비에 까마귀 우왕좌왕 비상사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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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던 바다를 잃어 버려 '望山' '忘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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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우산을 받쳐들고 절벽을 향하여 쏴




천봉산 단애가 보고 싶은데
그대 내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바위, 그리고, 솔, 흐릿한 시야가 몽롱화를 만들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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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소나무도 발레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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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 속에두고 온 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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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전망대에서 명사초딩이 보이고 우리 부자씨와 선두조 노는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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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을 뚫고 하산하는 빵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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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우, 보리밥나무, 생달나무, 육박나무와 앙증맞은 콩짜개덩굴이  아열대숲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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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머리 명사리




 3산의 꼬리를 모으면 손 바닥에 들어오네




무릎을 세워 내 몸 다 묻고 겨울을 견뎌내던 내 아픔은 이제 바다 저 멀리 달아났다

성긴 걸음으로 다가오던 봄바람
어느새 마늘밭에 앉았더라
아우야! 찬 바람은 이제 죽어 바다 건너 갔다더라

훈풍에 속살 다 젖을새라
이럴 땐 무척이나 부지런한 나는 앞당겨 여름 옷 챙겨입고 진달래 앞에서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올랐다
아직도 겨울에 몸 묻은 너를 생각했다
금세 명치가 저려오고 눈시울도 뜨거워지더라.

아우야!
저 산자락 꽃들이 미어터지게 웃음 흘리기 전에 훌훌 털고 일어나
앞산 꽃산, 비슬의 참꽃이 곱게 눈 흘기기 전에 걸어가자
느려도 괜찮아,
다만 잊지만 말자
너를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것을
말릴새도 없이 수북하게 돋아나는
봄산의 쑥처럼, 풀잎처럼, 지천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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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어 함초롬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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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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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노루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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