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한 날이 3일째 이어지는 1월 17일(월요일), 고대하던 몽가북계 종주를 하기로 한다. 이 곳은 2월 1일부터 입산통제가 되는 관계로 이 날을 절호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이 날의 가평 날씨는 최저 영하 10도이고 최고 영상 5도다. 그러니까 밤에는 무척 춥겠지만 낮에는 따뜻한, 일교차가 심한 날이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씻고 물을 펄펄 끓여서 보온병 두 개에 커피와 코코아차를 가득 담는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니 다섯 시 45분. 창동역에서 전철로 성북역까지 가서 여섯 시 26분에 출발하는 경춘선을 타니 청평역에 도착할 즈음에 날이 밝아온다. 가평역에는 정시보다 8분 연착한 7시 44분에 도착한다. 역전에서 든든히 아침 식사를 하고 가평 버스터미널에서 8시 30분에 출발하는 화악리행 버스를 탄다. 요금은 1800원. 이 버스는 일단 윗홍적까지 가서 회차하여 신당리의 삼거리에서 화악리로 운행하는 버스다. 버스는 목동을 거쳐서 8시 57분에 윗홍적 버스종점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홍적고개로 오르는 포장도로를 걷는다. 따뜻한 날이라지만 아직 아침이라서 그런지 무척 쌀쌀하고 숨이 가빠온다. 방한대를 쓰고 포장도로를 구불구불 올라서 홍적고개에 닿으니 9시 23분. 좌측으로는 촉대봉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몽덕산으로 오르는 오르막길이 있다. 해가 나면서 따뜻해져서 방한대를 벗는다. 오르막을 몇분 오르다보니 어느 산행기에 서술된, 군유림을 표시하는 노란 말뚝이 나타나는데 그 우측의 내리막길이 협소해서 능선길로 연결되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다른 노란 말뚝을 찾아서 풍향계가 설치된 봉우리로 오르니 참호가 여러 개 나타나고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왼쪽 아래로 임도가 보이고 이 내리막길은 그 임도와 연결되는 듯하다. 아무래도 이 길이 아닌 듯하여 한참 생각하다가 되올라가서 처음에 본 조그만 노란 말뚝을 찾아 헤매다가 간신히 찾아서 그 우측의 비좁은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판단착오로 등로의 초입에서부터 30분에 가까운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윗홍적 버스종점.



홍적고개.



좌측의 임도와 우측의 몽덕산 들머리.



들머리에서 수분만 오르면 우측에 나타나는 군유림 표지 말뚝 - 능선길로 들어서려면 풍향계가 있는 봉우리로 직진하지 않고 이 말뚝 우측의 좁은 내리막길로 내려서야 한다.


 비좁은 길을 내려가니 등로는 오르막으로 변하고 그 오르막을 오르니 절개지가 나타나고 절개지 위로 오르니 윗홍적에서 구불구불 한참 올라온 홍적고갯길이 빤히 내려다보인다. 절개지 위의 토사붕괴방지철망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밟으면서 통과하니 마침내 몽덕산으로 가는 방화선길이 시작된다.

 홍적고개에서 몽덕산까지의 방화선길은 비교적 좁은 길이다. 홍적고개에서 2.2 킬로미터를 진행한 후에 몽덕산 정상에 이르니 정상표시석은 없고 이정목에 해발 635 미터의 몽덕산 정상임이 표기돼 있다.

 몽덕산을 지나자 좌측으로는 철조망이 쳐져 있고 우측 비탈은 울창한 삼림지대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남쪽으로 가는 오르막길은 대부분 눈이 녹지 않은 상태고 내리막길은 눈이 완전히 녹아서 땅이 말라 있다. 등로를 계속 진행하면서 항상 해가 앞쪽에 있었는데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 하는 경사부분이라서 눈이 녹지 않은 것이리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면 빙판이 됐을 텐데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산이라서 그런지 눈 위에 등산화의 발자욱만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드물게 멧돼지의 발자욱도 눈에 띈다.

 고개를 뒤로 돌려 지나쳐 온 몽덕산을 바라본다. 사철 푸른 소나무와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 벌겋게 시든 잎을 달고 있는 나무들의 색깔이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시 등로를 진행해서 납실고개에 닿는다. 우측으로는 윗홍적으로 내려가는 비좁은 내리막길이 있다. 아까 군내버스가 회차한 곳으로 내려가는 길이리라. 이 곳에서 주저앉아 식어서 미지근해진 커피와 간식을 먹으면서 십분 정도 첫 번째 휴식을 갖는다.

 이 넓은 산 속에 나 홀로다. 그리고 빤히 보이는 기나긴 능선길의 앞뒤에도 사람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이 곳에서 돌발사고라도 나든지 몸에 갑자기 이상이라도 생긴다면... 일말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속세를 벗어난 해탈의 무아지경이 마음을 포근하게 적신다. 인간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과 사고에 비해 산에서 벌어지는 사고는 차라리 비율면에서 더 적지 않을까 -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절개지에서 내려다 본, 윗홍적에서 홍적고개로 오르는 길고 구불구불한 포장도로.



호젓하게 이어지는 방화선길.



몽덕산 정상 - 해발 635 미터.



지나쳐 온 몽덕산을 뒤돌아보며 한 컷.



첫 번째 휴식을 가진 납실고개.


 기나긴 능선 종주를 하면서 소요시간을 가늠하기 힘들고 오래 쉬면 땀이 식어 추워지기 때문에 오랜 휴식을 갖지 않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일몰시각까지는 임도에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걸음을 빨리 하는데 약간의 땀은 나지만 덥지 않아서 걸음이 빨라진다. 가끔 바람이 불면 싸늘하게 느껴질 뿐, 따스한 햇살과 약간의 흐르는 땀 속에 활력이 솟구친다. 봉우리가 많은 능선길이라서 10도에서 20도 사이의 완만한 경사는 드물고 대체로 30도 이상의 경사로 보이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데 돌이 거의 없는 육산의 방화선길이라서 걷기는 매우 편하다. 눈이 몇 센티미터 정도 쌓였지만 그리 미끄럽지 않은 오르막길을, 그래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오른다.

 곧 오를 가덕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산은 몽덕산과는 달리 앙상하게 마른 나뭇가지들만이 정상 주변을 지키고 있다. 가덕산에 오르기 전에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화악산과 응봉이 보인다.

 마침내 해발 858.1 미터의 가덕산 정상에 오른다. 몽덕산과 마찬가지로 정상표시석은 없고 이정목에 정상임이 표기돼 있다. 가덕산을 내려서니 바로 헬리포트가 있고 그 우측으로 향하면 저 멀리 북배산으로 향하는 기나긴 방화선길이 장쾌하게 펼쳐져 있다.



곧 오를 가덕산을 바라보며 한 컷.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며 조망한 화악산과 응봉.



가덕산 정상 - 해발 858.1 미터.



헬리포트.



앞으로 걸어야 할 기나긴 방화선의 능선길.


 능선길이라고는 하지만 좌우로는 울창한 삼림 때문에 먼 조망을 할 수 없는 답답함이 있다. 이 곳에서의 조망이라면 울창한 삼림 한 가운데로 뚜렷이 이어지는 방화선길의 굴곡과 방화선을 정점으로 하는 삼림과 봉우리들의 다양한 모습이라고 할 것이다.

 북배산으로 가는 등로를 걷다보니 큰 나무 한 그루가 쓰러져서 등로를 가로막고 있다. 쓰러진 나무를 넘어서 진행한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우측의 큰멱골로 내려가는 안부삼거리가 나온다. 안부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십분 쯤 더 나아가니 또 큰멱골로 내려가는 안부삼거리가 나타난다. 그리고 눈이 녹지 않은 가파른 방화선 오름길이 나타난다. 이 곳을 지나니 헬리포트가 나오고 헬리포트에서 내리막길로 내려서니 북배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북배산의 정상표시석이 보이는 곳에 작은멱골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타나고 그 곳에서 2분을 오르니 마침내 해발 867 미터의 북배산 정상이다. 그리고 이 곳에서 2분 거리에 2등삼각점이 설치돼 있고 이 삼각점 근처에 작은멱골로 내려가는 또 하나의 삼거리가 있다. 이 곳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점심 식사라고는 삶은 계란 세 개와 귤 세 개, 과자 몇 조각과 커피 한 잔, 물 한 모금 뿐이다. 너무 일찍 나오느라고 김밥이나 떡을 사지 못 했다. 십여분간 식사 겸 휴식을 하고 다시 계관산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등로를 가로막고 있는 쓰러진 나무.



눈이 녹지 않은 가파른 방화선 오름길.



북배산.



북배산 정상 - 해발 867 미터.



북배산 정상 근처의 2등삼각점.


 계관산으로 가는 기나긴 방화선길의 정점에 계관산이 보인다. 보기에는 까마득하지만 꾸준히 걸으면 머지 않아 닿는다. 싸리재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등로를 꾸준히 나아가니 이 한겨울에 보기 드물게 억새꽃이 피어 있는 억새밭길이 수십 미터 쯤 이어진다. 그리고 계관산으로 가는 장쾌한 방화선의 능선길이 지루할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방화선길을 걷다가 이 종주코스 중 유일하게 바위를 내려서야 하는 곳에 닿는다. 약간 난이도가 있는 곳이다. 스틱을 던져 놓고 배낭을 벗은 후에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헬리포트가 나타나고 이어서 이 곳이 싸리재라는 이정목이 나타난다. 남쪽으로 가는 비교적 가파른 오름길은 항상 녹지 않은 눈길이다. 오르막길에서 오늘의 산행 중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산행객을 보고 인사를 나눈다.



억새밭길.



계관산으로 가는 기나긴 방화선길과 그 정점에 있는 뾰족한 계관산.



오늘의 종주코스 중 유일하게 바위를 내려서는 곳을 뒤돌아보며 한 컷.



싸리재.



남쪽으로 가는 비교적 가파른 오름길은 항상 눈길이다.


 마침내 닭벼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계관산의 정상인 봉우리가 눈 앞에 다가온다. 열심히 오르니 정상표시석이 있는데 해발 665.4 미터로 표기돼 있지만 계관산 정상은 736 미터로 통칭되니 736 미터가 맞을 듯하다. 어떤 글에는 710 미터로도 표기돼 있으니 어떤 게 정확한 것인지 모르겠다. 큰 촛대봉이라고도 불리우는 봉우리다. 정상을 내려서니 바로 헬리포트가 나오고 작은 촛대봉으로 가는 길에는 군데군데 바위지대가 있어서 이채롭게 눈길을 끈다.

 처음으로 달개지를 가리키는 이정목이 나타난다. 그런데 거리 표시가 앞으로 나올 이정목들과 비교해 봤을 때에 이치에 맞지 않게 표기돼 있다.



계관산.



계관산 정상 - 해발 736 미터?



작은 촛대봉으로 가는 길.



달개지를 가리키는 첫 이정목.


 달개지를 가리키는 첫번째 이정목을 지난 내리막길에서 세 번째이자 마지막 휴식을 가진다. 간식과 코코아차를 먹으면서 십여분간 쉬다 보니 땀이 식으면서 추위를 느끼게 되고 손도 시려워진다. 15시를 넘어선 시각이라 이제 서서히 기온이 내려갈 때다.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계관산에서 40분 만에 해발 665.4 미터의 작은 촛대봉에 닿는다. 도중에 십여분의 휴식을 가졌으니 이 시간을 빼면 30분이 채 안 돼 작은 촛대봉에 닿은 것이다. 이 곳에는 시멘트로 만든 조그만 사각기둥에 한자로 산이라고 표기돼 있는 초라한 정상표시석이 옹색하게 땅 속에 박혀 있다.

 눈 앞에 계속해서 이어지는 방화선길을 따라가면 어느덧 방화선길은 끝나지만 능선은 계속해서 이어져 삼악산까지 뻗어 있다. 그리고 경기도와 강원도를 가르는 도계의 능선길이 북한강에서 끊어지기 전에 월두봉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생각 같으면 월두봉까지 가서 북한강의 춘성대교를 건너 경강역에서 바로 기차를 타고 귀가하고 싶지만 산행기에서도 읽어 보지 못 한 코스라서 자제한다. 그리고 어느 산행기의 글대로 우측의 등로가 불분명한 내리막길을 찾아서 내려서니 3분 만에 그 산행기의 글대로 달개지로 하산하는 길을 가리키는 이정목이 나오는데 직진하면 2.4 킬로미터이고 좌측으로 꺾어지면 1.5 킬로미터인데 둘 다 달개지 하산길로 표기돼 있다. 그런데 좌측의 완만한 길은 리본도 보이고 등로도 분명히 나 있는데 직진길은 리본도 보이지 않고 낙엽이 두텁게 깔려 있어 등로도 분명하지 않고 비교적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어느 산행기에서 직진길은 달개지마을 하산길이고 좌측길은 능선길이라는 내용을 읽은 바 있어서 낙엽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직진길을 내려선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등로가 분명한 좌측길로 가는 것도 똑같이 달개지마을로 하산할 수 있고 내려가기에도 훨씬 더 수월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촛대봉 - 해발 665.4 미터.



작은 촛대봉에서 이어지는 방화선길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져 삼악산에 이르는 능선길.

 

작은 촛대봉의 초라한 정상표시석.


작은 촛대봉에서 달개지로 하산하는 우측의 내리막길.



작은 촛대봉에서 3분 쯤 내려오면 나오는 이정목.



낙엽이 두텁게 쌓인 달개지마을 하산길.


 지나치게 기파라서 미끄러지는 부분은 스틱으로 낙엽을 러셀하면서 낙엽이 두텁게 쌓여 등로가 불분명한 길을 한참 내려가니 30분 후에 이정목이 나타나는데 직진해도 달개지까지 2.5 킬로미터, 좌측으로 꺾어져도 달개지까지 2.5 미터라고 표기돼 있다. 30분 쯤 내려왔으면 1 킬로미터 쯤 줄어 있어야 되는데 오히려 100 미터가 늘어난 것으로 표기돼 있는 것이다. 이 번에는 좌측으로 가 보는데 역시 낙엽이 두텁게 쌓여 있는 길을 5분 쯤 진행하니 한쪽에 보도블럭 몇 장이 포개져 있는 무덤이 나타나는데 그 밑의 비탈과 골짜기는 무성한 삼림지대로 역시 낙엽이 두텁게 깔려 있어서 길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이정목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직진해 보니 길이라고 하기 힘든 지나치게 가파른 비탈길이다. 여러번 낙엽과 가파른 경사에 미끄러지면서 진땀을 흘리며 나무 줄기와 가지를 잡고 위태롭게 내려서다보니 저 아래로 얼어 붙은 개울이 보인다. 저 개울을 따라 내려가면 달개지마을로 가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낙엽이 두텁게 깔린 가파른 비탈을 조심스럽게 내려와서 얼어 붙은 개울을 건너니 더 폭이 넓은 얼어 붙은 개울이 바로 나타난다. 개울을 따라 내려가는 길도 나뭇가지들이 눈을 찌르고 앞길을 가로막으며 개울 위의 벼랑 같은 곳도 통과해야 하는 곳이다. 얼어 붙은 개울을 따라 내려가니 낙엽은 두텁게 깔렸지만 최소한 나뭇가지들이 앞을 가로막지 않는 길다운 길이 나오고 달개지까지 1.1 킬로미터가 남았다는 반가운 이정목이 나타나서 안도한다. 그 이정목을 지나서 5분 정도 진행하니 임도가 나타난다. 그리고 길을 잘못 든 게 아닌가 하는 당황감 속에 미끄러지며 가파른 길을 간신히 내려온 봉우리가 눈 앞에 야속하게 다가온다. 길을 잃어서 하산하지 못 하고 산중에서 매서운 추위 속에 밤을 맞게 된다면 어떻게 될 지 두려움이 앞섰던 것이다.



난해한 이정목.



낙엽을 러셀하며 가파른 내리막에 미끄러지며 얼어붙은 개울을 향해 내려와서 이정목을 보고 안도한다.



얼어 붙은 개울.



낙엽이 두텁게 쌓인, 길도 아닌 가파른 내리막을 미끄러지며 내려온 봉우리.



임도가 시작되는 곳.


 임도를 수분간 진행하니 자신이 내려온 방향도 계관산까지 2.7 킬로미터, 좌측에서 내려오는 길도 계관산까지 2.7 킬로미터라는 이정목이 나타난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보니 좌측으로 임도 옆에 잘 조경된 정원수 같은 아담한 나무들에 둘러쌓인 얼어 붙은 개울이 나타나고 그 복판에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임도를 따라 나아가다보니 계관산 날머리가 나온다. 계관산 정상까지 3.2 킬로미터이고 소요시간은 2시간 15분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는 곳이다. 날머리의 좌우로 임도가 펼쳐져 있는데 우측으로 내려간다.

 서서히 서산 너머로 지는 해는 붉은 노을로 서녘 하늘을 물들이고 있다. 비포장에서 포장으로 변하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보니 17시 24분에 개곡리의 버스종점에 닿는다. 가평으로 가는 군내버스가 와서 출발하는 시각이 18시 정각이므로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스틱을 접어서 배낭에 꽂고 버스정류장은 조그만 트럭이 가로막고 있어서 근처의 다리턱에 쪼그리고 앉아서 버스를 기다린다. 일몰시각이라서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땀도 식으면서 한기가 밀려 온다. 그러다가 17시 40분 쯤에 다리 앞에 차 한 대가 서더니 타라고 한다. 그 사람도 오늘 오후에 계관산에 홀로 갔다가 내려오는 길이라고 한다. 18시 쯤에 가평역 부근에서 내려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가평역에 가서 18시 13분발 성북행 티켓을 끊고 10분 쯤 연착한 상행선에 올라 귀가한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며 거울을 보니 자외선 탓인지 추위 탓인지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다.



임도의 이정목.



임도 옆의 얼어 붙은 개울.



계관산 날머리.



임도의 석양.



개곡리 버스종점.



오늘의 산행로 - 약 18 킬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