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04.8.28(토) 08:55-17:08
▣ 산행참가자 : 나홀로
▣ 산행코스별 시간대
  시내버스정류장출발(08:55) - 진달래능선(10:05) - 토끼봉(10:33) - 투구봉(11:38)  - 삼봉(12:24) - 쥐너미재(12:43) - 전망대(13:25)

- 헬기장(13:39) - 비로봉(14:05)   - 배너미재(15:07) - 세렴폭포(16:25) - 구룡사(16:58) - 시내버스정류장 도착(17:08)
* 총산행시간: 8시간13분(순수산행:6시간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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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객들중 치악산에 대해 많이 아시고 계시겠지만 지정된 등산로가 아니어서 인지 모르나 비로봉에서 남쪽(원주시방향)으로 바라볼 때

2시방향에서 서북능선으로 이어지는 삼봉,투구봉,토끼봉에 대해서는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암튼 이 코스는 정상에 올라야만 하늘이 보이고 주변이 조망되는 가파른 사다리병창 코스에 비해 토끼봉과 투구봉, 삼봉의 모든 봉우리

마다 조망이 좋으며 특히 투구봉에서의 조망은 치악산에서 가장 일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치악산 서북능선인 토끼봉(887m), 투구봉(1,002m), 삼봉(1,073m)은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와 학곡리의 경계를 이루는 이들

모두는 치악산(1,288m)을 모산으로 하는 봉우리다.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에서 서쪽으로 약 1km 거리인 주능선 삼거리에서 북서쪽으로 뻗는 능선이 있는데, 이 북서릉은 비로봉에서

약0.7km 내림을 하다 첫번째로 삼봉(1,073m)을 들어올린 다음, 북으로 방향을 틀어 약 0.8km 거리에서 투구봉(1,002m)을 다시 들어

올려놓고, 이어서 서서히 고도를 낮추다가 마치 상투를 튼 듯 들어올린 바위봉인 토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인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토끼봉의 본래 이름은 도끼봉이며, 도끼봉 오른쪽으로 보이는 투구봉도 옛날에는 가마봉으로 불렀다고 한다.(초략)


지난번 늦게 일어나 산행을 시작한 탓에 투구봉까지만 올랐으나 이 능선을 먼저 타신 춘천 쥐약님의 산행기를 보고 다시한번 용기를 내어

금주 또다시 시도해 본다.
혼자는 외롭길래 주변 몇몇 산꾼들에게 폰을 하였더만 역시나 이번주도 다덜 산행이 여의치 않은가 보다

그래 혼자면 어떠랴 치악산이 나를 부르는데... 나의 10년지기 키트를 몰고 치악산으로 출발(08:15)
치악산 입구 옻칠기 한지공예전시관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08:40),얼마 기다리지 않아 1억짜리 동신리무진 (시내버스)이 올라온다.

시내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내발길은 어느새 공중전화부스 옆으로난 신흥동 민박촌으로 향한다(08:55)

 

다리를 건너니 시멘트로 포장된 마을 안길이 나타나고 그 길을 따라 5분여 올라가니민박촌이 끝나면서 계곡을 따라 좁은 등로가 나타난다.

등로 입구에는 출입금지 간판이 걸려있다.

 

등로 초입, 계곡이 낯선 산객을 반기는가 했는데, 인간들의 접근을 거부하려 함인지 수풀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고, 간간 고목이 쓰러져

산객들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

등로길이 뚜렷하지 않아서인지 홀로 오르는 산객의 발걸음을 간간 헷갈리게 한다.  이길인가? 저길인가?
토끼봉까지는 표시기도 제대로 달아놓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나처럼 헤매지 않도록 열심히 노란색 표시기(산사모)를 달면서 오른다.
40분여 우거진 수풀을 헤집고 계곡을 따라 완만한 오름을 계속하니, 계곡이 좁아 지면서 계곡을 가로질로 토끼봉으로 향하는 등로가

이어진다.  토끼봉으로 오르는 등로는 제법 가파르고 땀이 흔건히 흐른다.

 

15분여 가파른 오름을 하고나니 진달래 능선이 나를 반긴다.(10:05)
등로길도 뚜렷이 나 있고, 표식도 간혹 보인다. 첫 번째 봉오리인 듯 한데 토끼봉은 아닌 것 같다.
작은 암릉을 지나, 좌측 능선을 치고 오르니 토끼봉이 내 눈앞에 나타난다.(10:33)

멀리 학곡리 마을과 우측으로는 치악산 기슭의 청소년수련원이 보인다.

뒤를 돌아보니 투구봉과 삼봉도 보이고, 좌측으로 치악산 주능선과 함께 비로봉이 올려다 보인다.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돌려보니 원주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조망 굿이다.
치악산의 새로운 절경을 눈길에 담고 나의 뇌리에 담고 가져간 디카에 담느라 시간가는줄 모른다.
20분이상을 토끼봉에서 머무르다 다시 투구봉을 향해 출발, 이 좋은 코스를 알게되니 산행길이 자연 흥이 나며 발걸음 가볍다.

길가의 야생화도 산객의 방문을 반기는 듯 하다. 오늘 산행의 컨셉은 "치악산 제대로 보기인 듯 하다"
그간 치악기맥 종주, 설악산 종주로 나의 관절에 크게 무리가 따랐건만 오늘은 관절에도 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나홀로 산행이니 시간도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르니 등로도 사뭇 부드러운 느낌이고 투구봉까지의 오름도 계속 완만하다.

투구봉에 도착하니(11:38) 정상은 넓다란 암릉이다.

정상 주변으로 멋드러진 소나무가 몇그루 자라고 있고, 암릉을 내려다 보니 깍아 지른 절벽으로 아찔한 느낌이 든다.

토끼봉에서의 원주시 조망보다 투구봉에서의 원주시 조망이 더욱 가깝게 보이는 듯 하고, 장양리에서 관설동까지 원주시 전체가

조망된다. 바로 코앞의 삼봉도 바라보고,다시 좌측능선을 지나 비로봉도 바라본다.

 

토끼봉에서의 조망도 굿이었는데, 투구봉에서의 조망은 바쁜 산객의 발걸음을 떼어 놓지 못하게 한다.

그간 치악산 주변에 살며 치악산을 무수히 오르면서도 여느 산객들의 말처럼 "치"가 떨리고"악"이 받치는 느낌만 받아 왔건만 이토록

좋은 코스가 있었다니...(광수생각)
투구봉 정상에서 치악산 주변의 경치들을 한참이나 뇌리에 주워담고 다시 삼봉을 향해 출발한다.
지난번 이 코스를 다녀가신 쥐약님의 산행기에 의하면 곧장 내려가는 길이 있다고 하신 것 같건만 투구봉 정상에서 밑을 내려다 보니

길은 보이지 않고 아찔한 절벽만이 보인다.

다시 온길을 되돌아 20여m를 내려오니 좌측 등로로 표시기가 붙어있는걸 보니 우회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암생각 없이 접어든다.
10분여 접어드니 내 머리위에 바로 투구가 얹혀있는 느낌이 들어 위를 올려다 보니 영락없는 장군이 투구를 쓰고 비로봉을 바라보는

모습이 들어온다고 느끼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아!!!)

 

얼마를 바라보았나 투구봉 가까이에 가서 올려다도 보고 조금 떨어져 바라다 보니 감탄이 절로 난다.
정말 영락없는 투구를 쓴 장군의 두상이다. 시간가는줄 모르게 20분 이상을 투구봉 밑에서 헤매인가 보다.

투구봉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삼봉을 오르는데 토끼봉에서의 오름보다는 다소 오름이 가파르나 여전히 부드러운 등로는 계속이어지니

힘든줄 모르게 삼봉에 도착한다 시간은 어느덧 공뭔 점심시간이 훨지난 12시 24분여를 가리키고 있다.
좀더 가까워진 비로봉과 주변의 능선도 바라보고 원주시도 잠깐 조망하고 삼봉은 스쳐 지난다.

삼봉에서 10분여 내림을 하니 헬기장이 나오고 다시 15분여 더 지나니 쥐너미재에 도착한다(12:43).

비로봉 주능선으로 오르는 등로를 바라보니 등로가 제법 가파른 것 같다.

배는 고파오고,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는데 지나는 산객이 아무도 없는 쥐너미재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비로봉을 향해 출발(12:56) 

20분여 넘게 가파른 오름을 하니 두갈래 길이 나온다. 지난번 산행기에서 쥐약님이 헤맨곳이 이곳같다는 느낌이 든다.
당연 우측으로 방향을 틀고 얼마가지 않아 비로봉으로 향하는 주능선과 합류한다.
지금껏 내가 오른 등로는 비법정 등로이니 주능선과 합류하는 지점에선 당연 입산 통제 팻말과 함께 굵은

밧줄이 두줄로 쳐져 있어 나의 산행을 방해한다. 등로길을 막고 있는 밧줄을 넘어 주능선길에 합류하니 치악산경관 해설판과 상원사

비로봉기점 0.9k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타난다.(13:25)

15분여 더오름을 하니 비로봉 바로밑 헬기장이 나타난다.(13:39)
코앞의 비로봉도 바라보고, 지나는 산객에게 부탁하여 사진도 한컷 찍고, 비로봉에 올라(14:05) 지나온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능선들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로워진다.


 

(비로봉에서 조망 - 헬기장 능선 넘어 좌측 부터 삼봉,투구봉,토끼봉-)

숱한날 치악산을 찾았건만 이제야 말로 치악산의 모습이 제대로 그려지는 듯하다
올라온 능선을 뒤로하고 횡성 방향으로 바라 보니 치악산으로 이어지는 멀리 매화산과 천지봉을 있는 능선들이 조망된다.

이제 어디로 갈거나? 잠시 하산길을 정하는데 망설여 진다.
그래 오늘 산행 컨셉은 치악산 바로 알기 아니던가?
그동안 매화산,천지봉을 지나 비로봉까지는 몇번 타봤지만 천지봉에서 비로봉 방향의 배너미재에서 세렴폭포로 이어지는 코스는 처녀

산행아닌가?
아직 시간도 이르고 사다리병창 코스보다는 배너미재에서 계곡코스를 타기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출발(14:31) 

몇 번의 가파른 내림을 하고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가니 배너미재 도착(15:07) 좌측을 보니 표시기가 몇 개 바람에 나폴 거리며

나무에 붙어있다.
얼마간 내림을 하니 물은 없으나 세렴폭포의 원류인 계곡이 나타난다.
등로는 계곡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듯 하나 간혹 등로가 제대로 나있지 않아 길이 헷갈린다.
얼마후 세렴폭포의 원류인 계곡이 나타난다.

 

얼마를 내려오니 초록모자님이 자필로 써놓은듯한 노란 표시기와 우리산악회의 빨간색 표시기가 나홀로 하는 산객의 산행을 돕는다.

오늘 처럼 개방된 등로가 아닌 이런 처녀 산행시 만나는 표시기는 사람을 만나는 것 못지 않게 반갑다.
삼봉에 오르면서 가져온 표시기를 다 써버려 계곡을 내려오면서는 표시기를 하나도 달지 못하면서 내려온다.
계곡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등로가 돌과 바위로 이어진다.
간혹 등로옆으로 피어있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산객의 조급한 마음을 너그럽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1시간 20분여 돌과 바위로된 계곡길을 내려오니 천지봉방향에서 내려오는 계곡과 합류하는 세렴폭포가 나타난다(14:25) - 잠시 쉬고 -

 

구룡소를 지나고(16:57), 구룡사를 지나, 부도(사리탑)를 지나고, 구룡교를 지나 매표소를 빠져 나오니 어느새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가슴 뿌듯함이 배어 나오고, 투구를 쓴 장군의 미소가 내 입가에 맴돈다.  

잼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