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9

아들이 27일부터 동해안 여행을 가서, 이번주는 어머니와 집에 있어야 겠다.
밤에 연희동 사는 딸이 전화해  할머니 봐 주러 갈터이니 산에 가시란다.

일요일 아침 5시5분에 일어나 어머니 뉴케어 드리고 나니 처가 일어나 산에 가잔다.
딸네가 오면 아침이나 먹고 가야지 하니 새벽 2시경에 왔단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야행성 동물 마냥 밤늦게 잘도 다니고.......

연희동에서 사위랑 한밤중에 온 모양이다. 처가에 오면 씨암탉은 아니어도 아침은 해 주어얄텐데 야반 도주 하듯
장인 장모가 산으로............
정서방 미안하이 - 장인 장모가 산 정기받아 건강함 자네도 좋은거지.

준비하는데 자일도 챙긴다. 힘든 바위라도 가려는지.
5시 36분 출발 39번 도로에서 보는 하늘이 장관이다
옆자리에서는 감탄사가 그칠줄 모르고...
성산대교건너 내부순환도로 불광전철역 부근으로 나와 김밥나라에서 김밥사고 용화사 부근에 주차하였다.

6시40분 매표소 FREE PASS 일찍 서둘면 돈 덜쓰네. 20분정도 치오르는중에 한차례 쉬고, 처는 김밥이 눌린다고
내 배낭에 옮기고 다시 오르는데 숨은벽 못지않는 경사도 60~70도는 됨직한 암벽 보는것 만으로도 흥분된다.

어떤이들은 발 앞꿈치로만 사뿐사뿐 잘도 가는데 나는 해보니 되기는하나 종아리가 팽팽한게 오래 하면 쥐날것 같아
내식으로 발바닥 전체로 오른다 마찰 면적이 넓을수록 덜 미끄러 지겠지하는 마음으로....

경사 심한곳에서는 두손바닥도 가세하여 엉금 엉금이다.
처도 대단하다 조금도 위축됨 없이 잘도 오른다. 처는 이곳이 수리봉이란다.다 오르고 보니 벌써 여러 사람이 있다.

물어보니 족주리 봉이란다. 족두리봉을 수리봉이라고도 한단다
우린 처음 오른지라 옆에 분에게  내려가는곳이 뒷편에 있는지 물으니
자기는 여러번 올랐지만 그리로 내려가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나.

바위 서쪽으로 흰 밧줄을 가로로 길게 늘인 곳으로 우회하여 내려와
작은 바위에 앉아 족두리봉을 바라보는데 길이 없다던 곳으로
여러 사람들이 잘도 내려온다. 어떤이는 애완용 강아지 까지 안고 내려오니
처는 억울해 한다. "모르면 모른다고나 하지"

다시 갔다 오자하니 " 내가 언제 왔던길 되갔다오는거 봤어요" 한다. -억울해 하지나 말것이지.
향로봉으로 간다.7,8년전 처와 한번 올랐었다. 그때 쉬운 길로 우회하던 경상도 말씨 쓰는 두남자중 뒤에 가던 이가

내 처가 잘 올라 가는것 보고는 "야! 저 아줌마도 올라가는데  우리도 가자"  하며 싫다는 친구를 끈다.
경상도 사나이라 이거지.(나는 속으로 여보시오 그아주머니 보통 아주머닌줄 아슈 당신들 실수 하는거요)

아니나 다를까 중턱쯤에서 올라가지도 내려 가지도 못하며 진맹익씨 산행기에 가끔 나오는 이앓는 소리에
트래픽 잼을 만들어 10여분 동안 다른 사람까지도 오도 가도 못하게 한 일도 있었다.

위험 등산로에 철망과 흰 밧줄로 못가게 하고 위반시 50만원 받겠다고 경고나 써붙이면 다되는 것인가.
단속 요원을 배치하여 철저히 막던지 아님 안전시설(최소한 매듭있는 밧줄이라도)을 설치하여 오르려는 욕구를 안전하게

충족 시켜 줘야지 철망을 모두들 밟고 지나가 이젠 땅에 붙어버려 마음만 있으면 유치원생도 넘어가겠다.
내생각엔 사고시 공원관리공단의 면피용 같은 경고판 없애고 안전 시설물 설치가 바람직 하겠다.

향로봉 8년여만에 다시오르니 아슬아슬 하나 즐겁다.거의다 올라가니 젊은이가 추월하며 앞서가는 처를 보고
아주머닌 참 잘 오르십니다 그런데 아저씬 아주 힘들어 하시고요. 남자가 아줌마 보다 못 오른다 이거지.

아저씬 힘들지! 아주 힘들어-
길이는  1.5cm 차인데 중량은 20 kg 이나 차이나고 거기다 남편이라고 항상 더 무겁게 지고
다니니 힘들고 말고. 작년 지리산 2박 3일 종주시 하도 질척거리니 처가 배낭을 바꾸어 지자더라고
잠간이지만 나를것 같더라니.

향로봉 정상은 마사토 같은 색갈의 바위가 넓은데 바람이 너무 불어 더가다가 아늑한 곳에서
김밥을 펼치니 두줄이라 지난번 오봉 갔을때 세줄이 얌얌해서 네줄 사라 했더니 웬 청개구리 삼신이 씌었는지.

분명히 세줄 샀다나 족두리봉 오르기전 김밥 눌려 찌그러 진다고 내 배낭으로 옮길때 한줄이 흘렀을거라는데 김밥 한줄이 바늘도 아니고
이럴수가.내생각엔 김밥집에서 덜 가져 온것 같다. 김밥 한줄 먹고 나니 배가 더고픈것 같으니 이상한게 마음이라.

남은건 에이스 비스킷 하나 튀밥이섞인 초코렡 둘 과일 약간. 탄수화물 식품 먹어야 포도당이 빨리되어 피로도 풀고
힘도 생기는데.......(그래도 약사라고)

비봉으로 간다. 국보 3호인 진흥왕 순수비는 보존을 위해 박물관으로 옮기고 1972년에 모조품을 그자리에 설치 해 놓았다.
비봉도 대단한 암봉이다.

다시 사모바위로가는데 사모바윈 항상 궁금하다. 네모나서 사모바윈지, 어머니를 그리워 하는 사모인지, 연인이나 임금을
그리워 사모인지 정확히 아시는분은 알려 주시기바랍니다. 나는 네모나서 사모 바윈줄로 생각 하고 다닌다.

사모 바위지나 오른쪽의 승가사를 보며 승가봉지나 문수봉으로 간다.
문수봉은 의상능선 형제봉 능선 비봉 능선으로 와도 만나서 좋다.어려운 오름도.....

문수봉 제일 높은봉에 가 백운대와 인수봉을 보고 그방향으로 더멀리 있는 보는 방향에서 왼쪽은 길고  가운데는 송곳 처럼
뾰족하며 오른쪽은 짧으며 군인 견장 같은 봉우리가 무슨 봉인지...수색에 살며 의상 능선으로 올랐다는 40대로 보이는 분을 만났는데

전국의산 돌아다녀도북한산이나 도봉산이 좋더라고.(젊은 사람인데도)
가끔 50대 이후로 보이는 사람들 만나면 그런 말씀들을 하는데

코스에 따라 길거나 짧게, 멋진 암릉길 시원한 계곡길도...
우회로 이용하면  쉽게 다양하게 즐길수 있으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북한산과 도봉산 있음이 수도권 사람들에겐 축복이라고.

의상 능선 가려니 차가 멀어지니, 오전에 산행한 길을 되짚어 내려가기로 하고, 커피와 에이스 비스킷 먹고 하산이다.
처는 갔던길 되돌아 오는것 싫어하지만 지은 죄가 있고  남편이 김밥 한줄 찾을지도 모른다고 꼬이니 응한다.
춘천 오봉산 산행하고 소양강 뱃길과 버스로 차있는데 까지가려니 싫어서 되돌아 왕복 산행한 이래로 실로 오랫만이다.

문수봉 내려 승가봉 지나고 그늘마다 점심들 먹는데 보니 또 배고프다. 오늘 살이나 쑥 빠져라.

비봉에서 잠시쉬는데 40대 예쁘장한 부인이 사진 찍는 남편보고 앉아 앉아 앉아 세번 크게 외치더니
아이구 내가 오줌이 다 나올것 같다 하여 한참 웃엇다. 사진 찍을때 조심들 해야지.

향로봉에 오니 아침보다 바람은 없고 무덥다. 오늘 시원 할 줄 알고 물을 3000 cc 가져 왔는데 거의 바닥이다.
아침에 오르던 길인줄 알고 내려오는데 10m 쯤 서쪽 길이다. 젊은이 하나가 배가 사르르 아프다며 휴지좀 달라기에 주유소에서

얻은 휴질 주었더니 내려가는길 안내 하겠다하여 안전하게 잘 내려왔으나 ,
바위길은 오르기 보다 내려가는 것이 훨씬 힘들고 위험하다는 것을 실감한 하루였다.

사방에서 밥먹는 사람들만 보인다.
1600cc 페트병맥주 가져온 사람도 보이고 김밥 한줄에 이렇게 허해지는지.

족두리봉이다. 아침에 우회 한것 억울해 하는 처랑 뒷편 가파른 곳으로 오르는데 내려가는것은 어떨지 모르나 오르기는 쉽다.
아침에 김밥 옮기던 곳에 왔는데 없다. 매표소 나온시간은 오후 2시 10분 이었다.

처가 주왕이란 분이 쓴 산행기에서 봤다며 불광 전철 1 번 출구 부근의 감록식당에 가 갈치조림을 먹어야 한다나.
우선 시원한 맥주부터 쭈욱 들이키고,난 매운것 잘 못먹는데 갈치조림이 나한텐 약간 맵다.

처는 칼칼 한게 좋다니 그럼 됐지뭐.
가끔 1500산.김정길님이 산행기 리플에 위험한 곳 왜가나 등등 충고가 있던데 옳은 충고 같다.

앞으론 위험한데 덜다니고 우회로 많이 이용 해야겠다.
이번 산행은 딸과 사위 덕이다. 고맙다.
  
김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