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한 불수사도북

1. 산행일자 : 2004. 10.9~10.10(토/일) [맑음]


2. 운행구간 : 상계역하차 불암공원입구-불암산-수락산-동막골
-범골입구-호암사-사패주능선-사패산-도봉산불감시초소
-우이암-우이령-영봉-하루재-백운산장-위문-대동문
-대성문-대남문-구기매표소


3. 산행자 : 청색시대,인치성,수락산,하늘재,김성호,토요일


4. 산행기

<전에부터 나에게 불수사도북은 경외의 대상이었다.
우선 실거리 40Km가 넘는 그 긴거리가 압도를 하는 것이다.
도/북도 벅찬 마당 아니던가.

근데 산에도 인플레던가.
여기저기서 불수.. 를 한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글쎄.. 할수 있을까.. 이런 반신반의의 의문이 들던 차에
난데없이 느닷없이 청색시대님의 불수.. 제의를 받는다.
안한다 카면 쪽 팔리고 더구나 청색시대님의 제안임에랴..

그래서 엉겁결에 세상물정 모르는 산골 순이처럼
첨벙 뛰어든 불수사도북이었다>



10.9일 토요일 오후 9시에 도원결의 하듯 상계역에 그렇게 제들 모였다.
한분도 늦는 사람이 없다. ..그렇게 산이 좋냐..



다시 타임머쉰을 타고 백 투더 패스트..
불수사도북 하는 그날 토요일은 공휴일이었다.
아침부터 눈떠서 밤 9시까지 집에 있기엔 넘 긴 시간이다.

그래 다시 배낭을 주섬주섬해가지고
목요 야간산행코스 사전답사 차원겸에서
도선사에서 하루재거쳐 영봉을 갔다.

영봉에서 보는 망경대 밑으로 언뜻언뜻 빨갛게 보이는 단풍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육모정고개로 내려가려다 다시 우이령으로 간다.
우이암에서 우이동으로 내려갔다. 근데 이게 발목을 잡을 줄이야..

** 상계역앞에서 전의를 다지며
(좌측부터 김성호님,하늘재님,수락산님,청색시대님,인치성님) ▼






큰 행길을 건너 하늘재님의 인도아래 불암공원입구로 간다.
이 근처는 하늘재님 에어리어다.
약수터에서 목좀 축이고 시커먼 미지의 세계로 들어간다. 정확히 21:15분이다.

** 불암산 이정목 ▼





깔닥고개까지 돌계단의 연속이다. 어떻게 이상하게 내가 선두에 섰다.
속도를 내 올라가니 다리가 뻑뻑하다. 오전의 여파이리라.

주춤하는 사이 수락산님,인치성님,김성호님이 득달같이 치고 나간다.
앞에서 선두가 빠르게 잡아끄니 어느새 깔딱고개 능선 마루다.

** 깔딱고개에 올라서서 ▼





거기서 다시 좀 평탄한 길을 가다 돌잡고 버둥대며 15분여를 더 오르니 불암산이다.
웅덩이에 풍더덩 빠진 듯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다.

오늘은 야등하기엔 최상의 조건 같다.
덥지 않으며 부는 바람이 그리 차게 느껴지지 않는다.
불암의 야경은 북한/도봉 버금가는 것 같다. 물 한잔 먹구 다시 go!

** 불암산에서 청색시대님 ▼



** 석장봉 통과하며 ▼





불암/수락과는 웬지 이상하게 나랑 친하지 않다. 그저 북한/도봉만..
그래 하늘재님의 인도대로 나아가기는 하지만 낮에 와서도 헷갈리는 길을
밤의 일면식으로는 도저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저 미지의 길이다.

다시 불수사도북을 자력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낮에 하나 하나 짚어 보는 게 필요할 듯하다.

** 불암산지나 동물이동통로 통과하며 ▼





동물이동통로 통과하고 수락에 접어든다. 휀스따라 주욱 가니 휀스문이 나온다.
담 공략지점은 도솔봉이라한다. 도솔봉 못미쳐 일행들이 잠시 쉬고 있다.
하늘재님의 방울토마토, 수락산님의 배 한조각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 도솔봉 못미쳐 인치성님(양손에 방울토마토다 ^^) ▼





치마바위, 코끼리 바위, 철모바위, 홈통바위 등(순서가 맞는지..)을 거쳐 수락산이다.
인치성님 말에 의하면 낮에 보는 홈통바위가 위압적이나
밤에는 아무래도 밑이 잘안보여 고도감이 낮기 때문에 덜 무섭다 한다.

수락산에서 바람이 거세다. 약간의 추위가 느껴지는 듯하다.
인치성님이 여기까지 진행 시간도 상당히 양호하다 그러신다. 2시간 29분 소요.

시간이 참 웃긴다. 무어 산행시간이 대수냐 일축할 수도 있지만
마냥 늘어진 산행시간도 맘에 흡족하진 않다.

아무리 빨라봐야 산폐인들 수준에 가겠냐만서도 묘하게 빠른 걸 지향하고 싶다.
산객들 사이에서도 늦으면 좀 x 팔린것 같기두 하구.. 캘캘..

** 수락산 정상(첨 올랐다) ▼





수락산 떠나 오르락 내리락하여 도정봉. 아니 근데 웬 산객들이 떼로 앉아 있다.
남녀가 섞여서. 단체 불수사도북이라한다. 대단하단 생각이든다.

도정봉 지나 능선을 잘못 골라 밑으로 떨어지는 걸 인치성님이 바로 잡아주신다.
마지막 봉우리 넘고 좌측으로 떨어진다. 마구 뛴다. ..몬 일났냐 뛰긴..

굴다리 지나 회룡역 근처의 24시 김밥집에 들른다. 모자란 물도 보충하구.
생각같아선 그냥 지나치고 싶으나 즐길라고 산에 왔지라는 약한 맘이 붙잡는다.

아마도 인치성님은 그냥 내달리고 싶었으리라.
인치성님은 김밥, 나머지는 라면으로 요기하고 범골로 전진이다.
범골은 뉴삼익아파트단지 사이 길로 든다.

** 회룡역 근처 김밥집(라면이 무지 싸다. 1,500원이다) ▼



** 범골입구의 호암사 비석 ▼





범골로 가는 경사의 콘크리트길이 지리하다. 쑥들어간 땀이 잔잔히 배어 나온다.
호암사 지나고 회룡매표소에서 온 길과 합류.
다시 잔잔한 길 가니 사패 주능선이다.

배낭 벗어놓고 사패산으로 내달린다.
넓다란 바위위에 벌러덩 들어누운 일행들. 참 여유로워 보인다.
시커먼 도봉산 배면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 사패산 안내판 ▼





사패산에서 다시 백. 배낭 짊어지고 우이암으로 향한다.
마의 계단 지나고 산불초소.

그 계단을 아련한 무의식에 올라온 느낌이다.
머리 속이 텅빈 느낌. 단지 생각나는 건 발을 바꿔놔야 된다는 것이다.

산불초소에 오르니 제법 한기가 서린다. 운행을 중지하니 더욱 그렇다.
먼저 들어간 공포의 3인조(김성호님/인치성님/수락산님)가 빨리 들어오란다.

하늘재님의 조각 파인애플을 들고 6인이 그 좁은 초소안에 다 들어갔다.
(근데 그 파인애플 이름이 모죠? 무지하게 맛있던데..)

근데 6인이 들어선 그 좁은 초소가 왜 그리넓어 보이는지.
문을 닫으니 진짜 아늑하다.

인치성님의 얼어죽은 겨울 산행이야기 들으니 졸음이 싹 가신다.
산꾼들은 산이야기가 젤 재미나다.

** 산불초소 안에서(인치성님/김성호님) ▼



** 산불초소 밖에서 한컷(청색시대님) ▼





다시 Y계곡 우회로를 통과하며 우이암 임박 헬기장이다.
여기서 청색시대님은 도선사로 가기로 하고 나머지는 우이령으로 향한다.

묘하게 해 떠오를 시간에 우이령으로 넘어가게 되어
도봉산 일출 구경은 물건너 갔다.
그나마 해뜨기 전 미명아래 불암/수락을 잡아본 걸 위안으로 삼는다.

** 우이암 근처에서 미명의 불암/수락(저기에서 우리가 왔지 않은가..) ▼





우이령으로 떨어지니 날은 다 밝았다.
초소의 의경들과 통과의례를 마치고(이유여하불문하고 북한산으로는 못 넘어간다. 공식적으로는..)
송추쪽으로 내려가다 좌측의 계곡으로 들어가 좌측 산으로 올라붙는다.

여기서부터 난 난조다.
졸음이 밀려오고 다리에 피로가 풀리지를 않아 한발 경사오르기도 버거워졌다.

일행을 앞서 보내고 달팽이처럼 치적거리며 올라간다.
자꾸만 어제 오전의 산행이 미워진다.

이쪽 우이령길이 도선사길보다 체력소모 및 시간이 더 소요된다.
그 이유는 우이령에서 상장능선 치는 길이 가파르고
상장능선에서 고도를 푸욱 낮추어 영봉을 기어오르기 때문이다.

** 육모정고개의 이창렬님 추모비 ▼



** 영봉(파란 하늘아래 영봉이 깔끔하다) ▼



** 영봉에서 한아름 다가오는 인수 돌뎅이를 땡겨본다 ▼



** 인수와 만경대(언뜻언뜻 단풍이 고즈녁하다) ▼





영봉에서 하루재로 내려가 인수산장 지나고 산악구조대 당도하니 전화가 온다.
청색시대님이다. 백운산장이란다. 전에는 한아름에 달려갔던 백운산장이
노고단에서 세석 가는 길만큼이나 길어보인다. 에궁..

백운산장에 당도하니 하늘재님이 족발을 펼쳐놓고
청색시대님이 막걸리를 시킨다. 건배! 하지만 피로는 여전하다.

나 기다린거며 식사시간 등으로 시간반을 썼다한다.
내가 "공공의 적"이 됐다. 에구 X팔려라.

** 백운산장(벌써 산객들이 왁자지껄한다) ▼





모래알 씹듯 식사를 마치고 다시 대남문으로 향한다.
백운대는 사람이 우굴대 못가겠다(솔직히 기력 떨어져 못갔다^^)

** 가는 길에서 본 노적봉(좀 여린 단풍이 예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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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문 지나 보국문으로. 근데 청색시대님이 우회길이 편하다며
데려간 길이 아니 글쎄 산등성이를 돌아 돌아 간게 보국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그냥 평범히 산성주능선으로 가면 5분이나 걸릴까 하는 길인데
우회길이라고 간 길이 몇배나 더 걸린 것이다.

다시 대성문이랑 대남문도 마찬가지.
이젠 평지 걷기에도 발바닥이 아프고 발가락이 아린다.

나름대로 산행을 해 굳은 살이 박힌 발가락에도
물집 잡힌듯이 아리아리하다.
오늘의 산행으로 내 몸의 한계가 좀 더 확장됐음에 틀림없음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구기계곡 하산길.
왜 그렇게 돌계단이 기나긴지..

그에 비하면 진달래능선, 소귀천계곡이 얼마나 아담하던가.
심신이 약해지니 별거 갖구 다 트집을 잡는다.
13시가 넘어서야 구기매표소에 당도한다.

** 반가운 구기매표소 ▼





산행을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이다.
밥생각은 없구 그냥 시원한게 먹구 싶다.

일행의 의사를 물어보니 다들 그렇단다.
생맥주와 통닭을 먹는다. 500CC를 단숨에 들이킨다. 으매 시원한 거..
뒤풀이를 생맥주로 한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싶다.

다시 술이 좀 올라 산이야기를 흐드러지게 늘어놓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산행기 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