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7일-8일(1박2일)맑음 설악산(공룡능선)

 

코스=한계령-귀떼기봉,대청봉,갈림길-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중청대피소(일박) -소청봉-

희운각대피소-무너미고개-신선대-1275봉-나한봉-마등령-오세암 -백담사

 

함께한님=산내음 산이슬 솔향기 봄소녀부부 단비부부 참빛부부 물안개부부(11명)

 

첫째날

우리 (산으로가자 )아지트의 공룡능선 도전하는날이다.

 한달전부터 계획을 세워 남편들 휴가날자 조정하고, 15일전 하늘에 별따기라는 대피소도 4개조로

 나누워 작전을 세워 예약에 성공한다.

 

 그런데 우리팀을 이끌고갈 방장의 다리가 말이 아니라 걱정이 태산이다.

2주전 천태산산행때 종아리파열된곳이 다시 또 터져 3일전 하늘공원 예비모임도 지팡이를

집고 다녀오지 않았던가?

 고대하는 님들을 실망시킬수가 없어 설악산신령님께 모든것을 맡기고,

오르다 못오르면 혼자만 돌아서고 남편이 무사히 종주시키기를 바라며 그대로 강행한다.

산을 사랑하는 남편은 나의 심정을 알기에 절뚝거리는 다리를 보며 괜찮겠냐고 한다.

 

 바쁜남편 오늘의 짐꾼과 가이드로 함께한다.

 새벽에 산행준비를 하며, 발목, 종아리, 무릅, 고관절에 파스로 도배를하고 압방붕대로 단단히 감고

진통제먹고 집을 나서니 마치 무슨 전쟁에 나가는 전투병같은 기분이다.

 

 새벽6시 온누리버스에 합승 한계령에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회장님 그다리로 괜찮겠나며 걱정어린 시선으로 잘 다녀오라고한다.

 우리 11명의 님들은 함께 어울려 많은 인파속에 단풍이 곱게물든 능선길을 오른다.

양손을 지팡이에 의지한체 조심조심 우측다리에 신경쓰며 또 터지면 큰일이라 바짝 긴장하며 ...

 

날씨좋고 풍광좋고 정겨운님들과 함께하니 더 무엇에 비길소냐....

 서북능선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비경에 취해 그 순간을 놓칠세라 디카에 열심히 담아본다.

잠시 쉴때마다 지치기전에 간식을 조금씩 먹으며 귀떼기청 삼거리를 2시간만에 도착하니

남편이 그런대로 성적이 좋다고 한다.

 

오늘은 완전히 봉사맨인 남편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

 나는 들수도 없는 무개를 등에지고 (한계령-중청-공룡-마등령-소공원구간을 7시간에 주파하는데)

거북이 산행이니......

 함께한 우리님들 아름다운 비경에 탄성을 질러대고.....

 허기가 질즈음 아늑한곳에서 점심을 먹고 중청대피소에 도착하니 많은 산님들로 북적인다.

 대피소에 입실신고를 하고 잠자리를 배정받고 배낭을 벗어놓고 대청봉으로 향한다.

여기까지 무사히 도착한것에 감사하며 잠시 쉬고 있으라고 하지만 일몰을 보기위해 대청을 오른다.

  

여러번 오른 대청이지만 이렇게 날이 포근하기는 처음이다. 바람과 추위때문에 오래있지를 못했었는데...

1시간 남짓 머물며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저마다 추억을 남기려고 디카에 담는다.

 대청봉주변의 쓰레기를 모두 줍는 단비 남편이 사랑스러워보이고...

오름길에 쓰레기를 보며 그냥올수밖에 없어 마음이 불편했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풍광은 속초앞바다도 한눈에 들어오고 장쾌하게 뻗어내린

암릉의 파노라마는 우리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어가는 일몰을 바라보며 중청대피소에 도착 불려온 쌀로 저녁을 준비한다.(남편들이)

얼려간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참빛님이 준비한 산적,각자 준비한 밑반찬을 펼처놓으며 산상파티가 시작된다.

 (쓰레기와 무게를 줄이기위해 각자 먹은 도시락에 비닐봉지를 씌워 찌개며 국을 먹은뒤 비닐만 벗겨내면 설거지도 필요없음)

 

해드램프를 켜고 속초시내의 불빛을 보면서 내일의 공룡완주를 기약하며 축배를 든다.

 9시에 소등을 하지만 여기저기서 코고는 소리에 잠을 이룰수가 없다.

 답답하고 더워 밖에 나오니, 복도에까지 자리를 펴고잠을 청하는 산님들,

새벽에 하늘을 보니 별이 초롱초롱빛난다.

대피소 직원이 하는말, 요즘같이 맑고포근한 날씨는 일년에 일주일정도밖에 없다며 복받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렇게 중청에서의 하루밤은 뜬눈으로 지새며 깊어간다.

 

둘째날

새벽4시에 일어나 건조시킨 우거지된장국을 끓여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준비하여 새벽6시 소청으로 향한다.

 어둠이 가시기전의 설악은 고요속의 신비 그 자채다.

 소청으로 향하며 동쪽하늘에 붉게물든 여명은 낮게 깔린 구름때문에 좀처럼 햇님이 나오지를 못한다.

봉정암에서 울려퍼지는 새벽예불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고......

  

 희운각까지의 가파른 내리막 ,다리통증이 느껴진다.

함께한 님들 걱정할까봐 미리 진통제로 다스린다. 인체는 참 신비로운것같다.

 하고자하는 의지와 아름다운비경에 아픔도 잠시 잊을수있으니...

 내래오면서 보는 일출 강렬하게 다가온다.

 희운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무너미고개에서 공룡능선으로 들어선다.

 아침햇살을 받은 단풍터널을 통과하는 우리님들의 얼굴에도, 빨갛게 물들어 고운미소가 하나가득 번진다.

 신선대에 이르러 와 감탄사를 연발하는 우리님들,

천상이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숨이 탁 멎을것만 같다.

암봉사이에 곱게물든 단풍과 초록의 구상나무의 절묘한조화 천하비경이요 선경이다.

 

 이곳에서 저를 알아보는 산님, 한국의산하에 팬이라고한다. 반가움에 서로 인사를 나누고 ......

 파란하늘에 흰구름 두둥실 꿈틀대는 공룡능선 사이를 휘감아 도는 운무의나래짓,

용아가 용트림하듯 내뿜는 하얀구름, 어디서 밀려오는지 순식간에 용아를 감쌌다가 사라지기를 여러번...

공룡능선을 밟으면서도 눈앞에 펼처지는 비경에 넋을 잃고 , 그 순간을 디카에 담으려고 부지런히 셧터를 눌러된다.

 

 한봉우리 넘을때마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릴 반길까?

기대하며 올라서면 또한번 와!~ 하는 감탄사로 힘들었던 산행에 피로가 순식간에 봄눈녹듯 사라지고,

 왔던길 돌아보면 절경에 발길을 붙잡고, 아픈다리도 잠시 잊은체 설악의 비경속으로 빠져든다.

 

 우리님들 황홀경에 빠져 어쩔줄 몰라한다.

 1275봉 오름길에 만난 젊은 산님 다리에 쥐가나서 애쓰는 모습에 남편은 지압으로 풀어주며

 푸는방법을 알려주고 진횅한다.

 잠시쉴때마다 체력의 보완을 위해 간식을 먹으며 나한봉을 지나 드디어 마등령에 도착 점심을 먹는다.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먹는 커피한잔이 이렇게 행복할수가.....

마등령에서 오세암까지는 붉게물든단풍이 절정이다.

  

 가파른 내리막이지만 단풍에 현혹되어 힘들었던 산행의 피로도 잠시 잊는다.

  

오세암에서 백담사까지는 편한오솔길, 이길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줄이야,

이제는 진통제도 안듣나보다. 비몽사몽하며 그져 발길을 옴길뿐이다.

고관절까지 통증이 밀려와 잠시 주저앉아 아품을 진정시키고,

만약을 대비해서 가져온 양주한모금을 입안에 털어넣느다.

그래도 안들어 봄소녀님이 준비한 강력진통제도 먹어보고,

뒤로처져 걷는 내모습이 안스럽던지 남편은 귤을까서 자꾸만 입에 넣어준다.

 

 이제는 만사가 귀찮다. 정신도 흐미해지고, 용대리까지 빨리나가서 서울가는 막차를 타야할텐데

내일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이다.

 드디어 백담사에 도착 긴 11시간동안 내다리와의 전투는 막을 내린다.

백담사에서 용대리입구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곳을 빠져나와 1킬로를 더가야 용대리삼거리 시외버스정류장이 있다.

 

 잠시 기다리니 6시40분 막차를 타고 동서울터미널에 도착 1박2일의 여정이 막을 내린다.

 함께한 우리님들 고마웠구요 무사히 종주할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설악산다녀온 다음날 토요무박으로 정맥타러가는 남편도시락에 쪽지편지를 살짝 끼워논다

 (여보 수고했구요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과함께)

서북능선에서 바라본 풍광

귀떼기청 갈림길  

대청봉에서 단체 물안개부부 중청대피소를 출발하며..... 해뜨기전 의 고요함.... 소청으로 향하며

 

  신선대에서 단체 신선대에서... 1275봉 마등령 오세암 오세암2 오세암3 백담사 옛날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