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암의 교훈과 내원골 산행
언제:05-11-20
누구와:산노을님과 다람님.
어디를:소은암과 내원골 그리고 성제봉



<청학동과 동남쪽을 바라보며:상불재에서>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동남쪽 바다>

07:00 화개천의 아침은 이미 밝았습니다
적당한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다가 다리 옆 빈 공터에 자리를 잡습니다
아침기온이 차갑게 느껴지는 천변의 포장길을 따라 오르면서 방금 전에
따뜻한 공기로 채워진 차 안의 공기를 생각하며 쌍계사로 향한다
07:10 쌍계사 매표소 앞에 주차된 차를 보고 벌써 나와있을까 생각하며
일주문을 들어서는데 일반인에게는 이른 아침이데 벌써 우리 보다 경내를
둘러보는 가족에게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쌍계사 경내에서>

안됩니다
그곳은 갈 수 없다고 길을 막아서는 서자님에게 밀려 뒤로 돌아 나선다.
대웅전 우측 옆으로 들머리가 있는데 대웅전 보수공사로 인하여 차단된
상태라 우회하는 길에서 그들과 마주친 것이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한 후 다시 시도를 하여 봅니다.
이번에는 스님이 막아 섭니다.
소은암에 간다는 다람님의 기지로 인하여 무사히 통과 시키면서
내원골의 상수원의 보호지 임을 새삼 강조 하십니다.




<불일폭포 입구인 옥천대를 바라보며>

-玉泉臺(옥천대)를 바라보며-
어렵게 통과된 내원골의 산행이 시작 됩니다.
다행히도 몇 년 전에 다람님과 소은암터의 거사님과의 소중한 만남이
오늘의 산행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내원골을 건너고 산길을 따르고 다시 계곡을 건너니 불일폭포 입구인
玉泉臺(옥천대)를 바라봅니다.
겹용소 협곡 아래 500M에 위치한 옥천대는 최치원이 공부할 때
자연광선이 책장에 비쳤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이
청학동이 아닌가 하는 설도 있을 법 합니다.




<선방앞의 내원골(위)과/길 옆의 허름한 선방>


<활강장에서 바라 본 칠성봉과 그 아래 마을>

-禪房(선방)에서-
잠시 후 내원골을 사이를 두고 선방이 나타납니다.
3~4채의 낡은 집들이 들어선 이곳은 쌍계사 스님들이 잠시 머물며
공부하는 곳으로도 이용 됐으며 이곳 주인께서 잠시 머무르는곳이기도
하십니다. 우연히 이곳에 계신 젊은 사람과 잠시 대화를 하지만
이분도 맨 처음에는 우리의 낯선 이방인을 용납하지 않을 듯이
경계의 눈초리는 차가운 분위기를 내고 있었으나 소은암터의
거사님이 계시느냐고 여쭤보니 그만 자신의 이야기 보따리를
내려 놓습니다. 이곳의 모습과 소은암 거사님의 근황을……


<소은암터의 태양열 발전기:거사님이 50년전의 전공(전자회로)을
살려서 손수 제작하신 것 이랍니다>


<소은암터의 독가의 모습>


<삼성궁의 모습을 줌으로>

-소은암 독가에서-
젊은 분의 말씀대로라면 거사님이 안 계신다는 말씀에 선방 앞의
내원골를 따라 오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왔으니 혹시
모르니 가 보자는 의견에 따라 나섭니다. 615고지에 위치한
소은암의 풍경은 너무도 아늑하기만 합니다. 마당 한구석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아주머니는 우리 일행을 너무도 반갑게 맞아줍니다.
자꾸만 방으로 안내 하시는 거사님이 갑자기 방안으로 들어가시더니
이내 손수 찻잔을 내 놓습니다. 따뜻한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우리
일행은 거사님의 강의에 몰입됩니다.


<청학동과 동쪽바다의 모습>


<노고단과 왕시루봉조망>


<삼성궁 삼거리에서 바라 본 모습>

說法(설법)이라고 말한다면 너무도 거창한 수식어인지 모릅니다.
거사님의 거침없는 말씀 속에는 혹시 모를 상대방의 종교까지 의식 하시면서
세세하게 들려주시는 원효스님의 金剛三昧經(금강삼매경),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일은 본래의 자기를 찾는 일,
즉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 라는 말씀과 우리가 이해 못할 本覺(본각)과 始覺(시각)이 무엇이며
견성상불과 광포중생이며 색즉시공 공즉시색 등등 열거 하시지만
나의 머리의 한계로 또한 표현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더 이상 표현
시키지 못함을 아쉬워 합니다.




<또 다른 조망들:거사봉/형제봉 삼거리 조망바위에서>


<가야 할 성제봉과 저 멀리 섬진강과 백운산의 억불봉>

40여분의 귀중한 시간을 아쉬워하며
눈 오는 날 다시 찾아 뵙겠다는 거사님과 약속을
하면서 소은암을 나섭니다. 왔던 길 다시 내려가기가 싫어
소은암의 우측 사면을 따라 갑니다만 길은 잠시 사라지고 맙니다.
20여분 동안 길도 없는 사면을 고도 515까지 내려서니 이내 내원골과
합류 합니다. 우측의 내원골을 두고 옛 집터로 보이는 축대
쌓인 곳(585)과 대나무 밭을 지나더니 680고지에서 좌측
지 계곡을 탑니다.


<함께한 산노을님>



<신선대와 악양 벌판을 바라 보며>



-또 다른 길-
여기서 식수를 보충하고 30여분 계곡을 타고 오르니
심한 너널지대가 나오더니(860) 또 다시 길은 사라지고
맙니다. 주위의 표식기는 물론이거니와 2~3개의 암봉을 우회하며
때로는 독도를 해 가면서 산죽과 잡목 숲을 해치며 10:40분에
1000고지인 상불재에서 불일폭포로 내려오는 능선과
마주 합니다. 그래도 안심이 되는 것은 오직
다람님과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거사봉과 시루봉을 바라 봅니다>

-상불재에서-
상불재에서 바라 본 남쪽의 백운산은 통꼭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의 모습이며 동남쪽의 바닷가와 어우러지는
산 그리매와 서쪽으로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반야의 모습이
실로 아름답기 보다는 환상 그 자체이다.
다만
천왕의 모습은 아직 우리와
숨바꼭질로 인하여 자신의 모습을
내밀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궁 삼거리에서
다른 산객들과 만남으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몇 번의 남부능선을 다니면서도 쉽게 찾지 못했던
독바위가 이제야 자신의 半裸(반라)의 모습을 보입니다.


<1130고지에서 천왕을 줌으로>




<활강장에서 조망>

-산죽과의 전쟁-
다람님이 산죽과의 전쟁을 선포 합니다.
남부능선의 산죽이야 익히 알고 있지만 며칠 전에
다녀온 남부능선의 산죽을 누가 길 닦기를 해 놨는지
모르지만 이곳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원강치 삼거리까지는 산죽과의
싸움은 필연인 것 입니다.
산죽 키 높이가 나의 키 눈높이에 있어
얼굴에 부딪히고 모자를 부여잡고 때론 심지어 코까지
후비며 들어오는 놈들 때문에 여간 성가시지 않습니다.
잠시 후 그냥 지나치기 쉽다던 관음봉을 지나 내원골로
내려가는 내원치에 닿습니다. 이제 또 다시 국립공원의
경계 밖으로 빠져 나옵니다.


<오늘 조망은 무등산까지 보입니다:왼쪽 멀리 높은 봉>




<지리의 조망을 원없이 즐깁니다>

-끝없는 조망-
작년 이맘때 천운님과 성재봉 산행이 있었고 그때 이곳 삼거리에서
회남재로 향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날씨의 조망은 별로이었던
그때와는 지금 조망은 꿈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저 멀리 아스라히 펼쳐지는 무등산이 능선과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산그리매를 그립니다. 남으로 섬진강 물결위로
춤을 추는 백운산의 억불봉에서 도솔봉까지가 가슴으로 밀려오고
광양 앞 바다에 세워진 광양제철의 모습은 가히 역동적입니다.
바로 옆의 칠선봉과 구제봉이 언제 우리를 반기겠다는 눈
인사를 하고 있으며 우측의 왕시루봉이 금방이라도
우리에게 달려들 것 같습니다. 13:00시에 임도에
닿는다. 지긋지긋한 산죽터널과 잡목 사이를 멀리하였으니
이제부터는 잘 다듬어진 성제봉 능선 길로 들어섭니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청학사 주변마을들>

-성제봉에서-
지리산 남부능선이 세석에서 뻗어 내린 장쾌한 30여KM가 섬진강가에
생명을 다하기 전 끝자락에 불끈 솟아있는 성제봉에 와 있습니다.
두 개의 봉우리가 있어 형제봉이라 칭하며 자칭 북 봉과
남 봉으로 이뤄진 성제봉에서 또 다른 조망을 즐깁니다.
남 봉 정상석에서 바라 본 최참판댁의 악양 들판이 금방이라도
하인들을 몰아 세우며 일터로 보낼 것 같은 여운이 감지되며 발 아래로
펼쳐진 청학사의 독경소리가 이곳까지 들려오는 기분이며 거대한
지리산의 주능선이 파노라마로 연결 됩니다. 남쪽으로 신선대로
향하는 마음을 억제하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하기 위해
청학사 길을 선택합니다.




<성제봉의 정상에서 바라 본 천왕>


<칠성봉과 구제봉을 바라보며>

-산행을 정리 하면서-
30분 정도 고도를 낮추기 시작 합니다.
약수터가 나타나면서 이제는 너덜길의 연속이
됩니다. 길은 점차 유순해지면서 운치 있는 대나무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오늘의 종착지인 청학사에 닿습니다.
쌍계사의 차량을 회수하기 위하여 화개택시를 콜 합니다.
논 밭 사이로 난 꾸불꾸불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
오면서 오늘의 산행을 정리 해 봅니다. 머리 속에 풀지
못한 소은암터의 거사님의 말씀을 떠 올려 봅니다
‘진리란 멀리 있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의 마음 속에
있는데 갖가지 욕망에 속박되어 그 本覺(본각)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

2005. 11. 24.
청산 전 치 옥 씀.


<악양 벌판과 섬진강>



<청학사 대웅전>

-일정정리-
07:00 산행시작(화개천변)
07:43 선방.
08:15~08:50 소은암(615)
09:10 내원골과 다시 합류.
09:33 내원골 좌측 지계곡(680)
10:52 상불재(1010) 불일폭포3.1/삼신봉4.1/삼성궁2.3
11:00~11:20 삼성궁 사거리
11:41 관음봉(1150)
11:52 내원치(1085)
12:18 거사봉/형제봉 삼거리(1130)
13:00 원강치(930)
13:30~13:55 활강장(1070)
14:13~14:30 성제봉(1115)
15:25 산행종료(청학사 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