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입구에 도착하니 계획했던 8시 30분이었다.
구파발 역부터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공원에 오니 사람들이 줄서서 가고있었다.

처음 계획은 대서문에서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셔틀버스 기사 아저씨말이 대서문 가기전에 우측으로
의상봉 가는 길이 있다고 하여 그 길로 들어섰다.

이제부터 7개의 봉우리를 넘으면 대남문이다.
대남문은 동장대와 함께 멀리서도 잘 보이고
의상 능선, 비봉 능선 그리고 산성 주능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라 할만하다.

쇠줄을 잡고 기다시피해서 의상봉에 올랐다.(9시 20분)
열심히 네발로 기었더니 옆 사람이 나보고
스파이더맨 같단다.
비가 가늘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의상봉을 넘고 나면 가사당암문(9:30)이다.

다음은 용출봉(9:45), 용혈봉(10:05)
증취봉(10:15)이다.
모두 오르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경치는 참 아름다운 곳이다.
그중 용출봉은 단연 압권이다.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라 하는데 이름 값을 한다고 생각했다.
멀리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과 함께
오늘 최종 목적지인 원효봉이 보인다.
증취봉을 내려오면 부왕동암문(10:20)이다.
작년 여름 불광동에서 시작해서 비봉능선, 청수동암문을 지나
여기까지는 온적이 있는 곳이다.
다음은 나월봉인데 정상에서는 우회할 것을 권하는 팻말이 있었으나
그냥 넘었다.
정상에 서니 세상에 발아래 있었다.
이 좋은 경치를 우회하면 볼수가 없다.
나한봉은 정상이 숲으로 되어있어서 전망은 별로였다.

나한봉을 내려오니 청수동암문(11:00)이다.
비봉능선을 오르다보면 마지막에 이 암문을 오르게 되는데
오르는 길이 깔닥고개다.

문수봉(11:05) 정상에는 태극기가 있었다.
북한산 남쪽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715m)다.
문수봉 정상에서 보면
비봉능선, 의상능선 그리고 산성 주능선이 잘 보인다.
물론 백운대와 만경대, 노적봉도 한눈에 보인다.

대남문(11:15)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교통의 요지 답답고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산성 주 능선인데 여러번 다닌 길이다.
대성문(11:30), 보국문(11:45), 대동문(12:00), 동장대(12:15) 용암문(12:40).
길가의 아카시아는 이제 막 꽃을 피울려고 하고 있었다.
대동문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다음 목표는 위문인데 그쳤던 비줄가 굵어졌다.
보통때도 용암문에서 위문 사이는 사람이 많은 곳인데
비까지 내리니 정체가 심했다.

쇠줄을 잡고 미끄러운 바위 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서
위문(1:30)에 도착해보니 백운대 오르는 길이 
많은 사람들로 정체되어 있었다.
헬리콥터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는데
아마도 누군가 조난을 당했나보다고 생각했다.

이제 하산이다.
그냥 하산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오늘 계획에는 북문, 원효봉 그리고 시구문이 들어있는데
북문 오르는 길을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물어 물어 대동사(2:00)에서 북문으로 오르는 길을 찾았다.
많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다시 오르막을 오르려니
땀도 더나고 다리도 많이 피곤했다.

북문(2:20)은 문만있고 지붕이 없는 문이다.
원효봉(2:35) 정상에는 한가족이 놀고 있었다.
정상에서 조금 지나자 병풍바위(?)이 앞을 가리고 있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그래도 시구문을 보기위해서는 어쩔수 없었다.
밑은 안보고 쇠줄만 잡고 넘었다.
내려올 때는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시구문(3:10)은 산성 안에서 사람인 죽으면 시신이 나가던 문이란다.
시구문 매표소 아저씨에게 수문지 가는 길을 물으니
자세히 가르쳐 주었으나 갈림길에서 실수하여
수문지는 보지 못했다.

다 내려와 산성입구에서 우연히 영천에서 같은 내무반에서 훈련 받던
전우를 만났다.
마취과를 전공해서 서울에 개원했다고 한다.
같이 막걸리에 파전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지하쳘 안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


오늘 북한산은 비에 젖어있었다.

 

2005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