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03. 07(일)맑음

산행지 : 비슬산 1,084m(대구시 달성군 청도군)

동행자 : 꼭지(아내)와 둘이서

교   통 : 자가운전 및 대중교통

 

12:15 도원지 월광수변공원주차장(보훈병원 앞)

13:50 능선안부(앞산 7.2km, 청룡산 1.8km, 비슬산8.5km)

16:00 용연사 갈림길

18:00 비슬산 대견봉(1,084m)

19:05 유가사

19:20 유가사주차장

총 산행시간 : 7시간(15km) 
 

춘3월에 때아닌 폭설

100년 만에 처음 겪는 기상이변과 꽃샘추위..

나 홀로 하기로 마음먹었던 팔공산 종주계획을 꼭지의 만류에 뒤로 미루고..

방 한 구석에서 티비 채널만 이곳저곳 돌리고 있는데.. 
 

고3인 막내를 위해 오전시간을 집에선 보내던 꼭지

갑자기 비슬산에 가고 싶다며 눈치를 본다.

에고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얼른 시장에 들러서 김밥 두 줄을 사고.. 
 

산행코스는 앞산 순환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비슬산자락인 청룡산으로 오르고 싶었으나

그렇게 되면 시간이 많이 걸려 오후시간 만으로는 용연사로 하산하기엔 무리인 것 같아

보훈병원 지나 도원지에서 출발하여 주 능선으로 올라 용연사로 하산하기로 한다. 
 

도원지 수변공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식당을 지나면 초입이 있다고 하여 식당 지나서 이곳저곳 발자국 따라 기웃거려 보았으나 모두가

산소 가는 길일 뿐 주 능선을 향한 등로는 보이지 않는다. 
 

"에구 시간이 돈인데.." 결국은 30여분 금쪽같은 알바를 하고 나서

다시 내려오는 길에 이곳에 자주 오신다는 60대부부 산님을 만나 어디까지 가시느냐고 물으니

그냥 가는데 까지 가신다고 편하게 말씀하신다.

우리도 그렇다며 동행을 하여 앞서간다. 
 

그렇게 찾아도 보이지 않던 리본.. 좁은 임도 입구에서 만나는 노란 리본하나 ..

이렇게 반갑게 느껴본 적은 처음이다.

(참고로 초입은 식당골목을 지나 개천 따라 앞만 보고 가면 작은 저수지가 나오고

저수지 끝 실개천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가다가 좌측 임도로 오름) 
 

질퍽한 등로 따라 40여분 오르니 영하의 세찬 바람 몰아치는 능선안부,

←앞산 7.2km ↑ 청정 미나리로 유명한 청도 정대 1.8km →용연사 4.7km

잠시 이정표를 바라보며 시간을 가늠해 본다. 
 

비슬산 이정표는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우측 용연사 방향으로 진행 한다.

능선 길 등로는 꼭지가 좋아하는 낙엽 깔린 오솔길

또한 소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많아 차가운 바람도 막아 주니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높고 낮은 둔덕을 몇 개 넘어 
 

용문사 갈림길을 지나고


 

용연사 갈림길, 산악회에서 직접 세운 듯한 넓은 판자에 새겨진 비슬산과 어울리는 등산안내도

 

<부름산악회>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그 정성 속에는 비슬산에 대한 사랑이 엿보인다.

시간은 오후 4시, 이곳에서 꼭지와 갈등을 하게 된다.

용연사로 하산 하는냐.. 비슬산 유가사 방향으로 계속 가느냐.. 
 

원래 계획은 용연사로 하산하기로 하였지만 비슬산 정상까지 2시간 거리라 하니

욕심을 내어 오랜만에 한두 시간 야간산행 각오를 하고 무대포로 비슬산으로 향한다.

뭘 타고 대구로 들어올지 걱정은 되지만 안 되면 무조건 걷기로 편하게 마음먹고.. 
 

시간이 시간인지라 간간히 지나던 산님들도 거의 보이지 않고

꼭지와 둘만의 호젓한 산행 
 

↓지나온 능선길, 저만치 대구시내를 끼고도는 앞산까지의 능선길 조망

  끝자락 높은 봉우리가 청룡산이고 그너머가 앞산 자락이다.


 

전망 좋은 바위에서 바라본 비슬산 정상


 

진달래와 상수리나무로 둘러싸인 능선 길, 꼭지가 찬바람 속 잔설을 밟으며 봄의 향기를 맡아 보지만..


 

봄은 봄인데 그 봄의 색깔은 어디로 갔는지..

5월이 되면 이곳은 활짝 핀 진달래로 터널을 이룰 텐데.. 그 때를 상상하며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진달래 입에 물고 비슬산에서 앞산까지 종주를 하자며 꼭지와 약속을 한다.

 

↓제2봉에 세워놓은 도성암 하산 이정표


 

정상에서 바라본 앞산 방향 굽이굽이 50리 능선길 조망


 

비슬산 정상 대견봉(1,084m),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비슬산(琵瑟山)


 

↓비슬산 정상을 떠받치고 있는 수직 암릉, 베틀바위 또는 신선바위라고 한다는데..

  신선은 간 곳 없고 스산한 저녁노을만이 속세의 그림들을 비춰 준다.


 

달밤에 선녀들이 내려와 베를 짜고 올라갔다 하여 베틀바위라고도 하며

또한 나무꾼이 바위 위에서 (두 노인)신선이 바둑 뜨는 것을 구경하다

속세의 세월이 흘러 도끼자루는 섞어 없어지고 백발이 되었다 하여 붙여진 신선바위

그 아름다운 경치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본다. 
 

↓갈 길은 먼데 벌써 해는 서산에 기울고..


 

거미줄처럼 역여 있는 등산로.. 리본은 여기저기 많은데 유가사 하산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시간상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대충 아래쪽 유가사 방향을 향해 리본 따라 내려서니

정상 등로가 아닌 듯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때로는 로프를 타며 수직암벽과 경사 암릉 구간을 꼭지와 조심조심 내려온다.

리본 따라 계곡 돌길로 1시간여 내려오니 유가사가 어둠 속에서 절간다운(?) 자태로 조용히..

한쪽 승방 아궁이엔 스님의 따뜻한 잠자리를 위하여 장작불이 훨훨 타오르고 있다.

이곳엔 아직도 재래식 온돌 구들장.. 깊은 산사의 풍경이 묻어난다. 
 

유가사 입구 초입에 설치된 이정표, 좌측 도성암으로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용연사 갈림길에서 비슬산으로 향하며 내내 걱정했던 교통편..

늦은 시간이라 버스나 택시도 없을 테고 이 깊은 산골짜기에서 어떻게 내려갈까 염려했는데..

이런 이 무슨 행운의 여신인가.. 
 

주차장에 내려서자마자 601번 좌석버스가 다가 오는 게 아닌가..

현풍시내에 들어갈 때까지 꼭지와 둘만의

전세버스(?)로 행운이 함께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참고 : 601번 유가사행 좌석버스시간 (대구 서부주차장 출발기준)

요금 1,200원/1시간 30분 소요, 하루 12회 주말 및 공휴일만 운행

(05:48분, 07:03분, 08:41분, 09:27분, 10:57분, 12:27분,

13:59분, 14:47분, 16:14분, 17:52분, 19:20분, 20:40분)

601번 버스는 국도로 운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유가사 도착 및 출발 시간이 일정치 않다는 단점이 있다 한다.


 




▣ 이수영 - 제가 가기 힘든 경북의 산을 산사랑방님의 산행기로 대리만족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꼭지님의 얼굴도 약간 보이는 것도 같고.. (너무 애태우지 마시고 큰 사진 하나공개 하시지요? 헤헤..) 아무튼 님이나 우리나 휴일 그냥 못지나가는 군요.(닮은꼴) 언제 한번 덕유산 종주(1박 2일)를 같이 했으면 하는데..연휴때 말입니다.

# 고맙습니다. 저도 이수영님 덕분에 남도의 어촌풍경과 많은 산들 잘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5월말이면 육십령 남덕유로 종주 등로가 열리겠지요 그때 당일종주로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전 2틀은 시간을 내기가 곤란해서.. 무조건 당일에 끝내야 하거든요..진달래 필 때 비슬산종주도 좋고요.. 그때 산행 같이 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 산초스 - 산사랑방님 덕분에 대구지역의 산들 잘 구경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십몇년전 대구에서 군시절을 보냈지만 바라만 보고 안타까워했던 팔공산,최정산을 비롯하여 잘 보고있어 감사드립니다.

# 산초스님 반갑습니다. 비슬산 진달래 축제 때 시간되시면 비슬산 주 능선으로 한번 다녀가십시요.. 넓은 평원 붉게 물든 진달래 능선길.. 얼마나 황홀하겠습니까.또한 능선길은 걷기가 편해서 장거리 산행에도 무리가 없고요 탁트인 전망이 좋습니다.

▣ 낚시와등산 - 계획하고 있던 비슬산에서 앞산종주를 님께서 먼저 하셨군요 .저도 부부산행을 열심히 할려고 하니 의견 조율하기가 싶진 않군요. 님의 산행기에는 알콩달콩 부부애가 풍깁니다. 향상 건강하시고 사진의 부부의 모습을 찍어 넣어 주시면 언제 산에서 만나면 인사라도 할까 합니다.

# 반갑습니다. 시간상 앞산에서 출발을 못하고 도원지에서 출발 했습니다만 참꽃 축제때는 대견사지에서 부터 앞산으로 종주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때 님과도 함께 걸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늘 안전산행 하시고 감기 조심하십시요.. 사진 올렸다간 큰일 나지요 꼭지가 보통 꼭지가 아니거든요..^&^

▣ 김정길 - 일전 이동준님의 소식 너무 반가웠습니다. 덕분에 포항 영천지역의 고깔산,기룡산,시루봉,베틀봉,면봉산,보현산,부약산,봉화봉,침곡산.비학산 10개산을 둘러보고 토요일 밤에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님의 산행기를 보노라니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몇미터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날 비슬산~조화봉 산행하던 기억이 솔솔 되 살아납니다. 사랑하는 동준동지 부디 무탈한 산행 이어가시기를...

# 포항 인근지역 10개산 답사하시고 무사히 귀경하셨다니 기쁨과 축하를 듬뿍드립니다. 그리고 14일날 관악산에서 선배님들 꼭 뵙고 싶었는데 참석을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뵐 수 있는 기회가 많겠지요.. 항상 안전산행에 유의하시고 건강하십시요.

▣ 이송면 - 11일 남해 설흘산을 다녀오고 이리 저리 바쁜일 하다 보니 늦게사 산행기를 보네요. 3월1일 비슬에서 앞산까지 종주를 했습니다. 아마 진달래가 4월엔 만개를 할것입니다. 그때 종주를 해 보심이... 연락 주시면 같이 함 하죠. 7일엔 전 팔공산에 있었습니다. 16일 서울 사패-도봉산을 가는데 코스모스님과 함께 할 듯 합니다.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이송면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비쁜일과 중에서도 건강하신 몸으로 활기찬 산행을 이어가시니 보기가 참으로 좋습니다.. 비슬산 참꽃 축제때는 코스님과 다 같이 비슬산 앞산 종주길로 시간을 내 봄이 좋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안전 산행에 유의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