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산행 그리고 그 산 주변

1. 산행일자 : 2004. 3.13(토)
2. 산행구간 : 어의곡리-벌바위골-어의계곡-국망봉-비로봉-어의곡리
3. 산행동지 : 공산, 코란도, 소렌토, 렉스턴
4. 구간별 소요시간

08:00 분당 출발
10:30 어의곡리 새밭유원지 도착
10:45 새밭교건너 벌바위골 산불감시초소옆 들머리
11:00 산행시작
13:30 상월봉과 국망봉사이 능선 도착
13:40 국망봉 도착
15:40 비로봉 도착(15:55 출발)
16:00 어의곡리 하산길 삼거리 표시판
17:30 어의곡리 매표소 도착

5. 산행기

19년만의 소백산 산행이다. 1985년 8월14일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밤기차를 타고 새벽 4시 희방사역에 도착하여 소백산입구 들머리인 희방사입구까지 두시간을 걸어 새벽 6시부터 산행을 시작하여 연화봉, 비로봉을 거쳐 비로사, 삼가리로 내려 온 적이 있다. 그 때 돌아오는 길에 풍기역에서 찍은 사진이 지금은 빛이 바랜 모습으로 앨범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오늘은 그 때의 아스라한 기억을 되살리며 분당을 떠나 단양으로 향한다.

08:00 분당 서현역을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다 신갈IC에서 영동으로 갈아탄다. 토요일 오전이라 고속도로에 걸맞게 적당한 속도를 낼 수 있어 좋다. 만종IC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다 북단양IC로 빠져 나온다. 단양, 매표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다 성신양회 공장을 만나니 시멘트가루가 날려 시야가 뿌옇다. 여기서 가곡리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다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삼천교를 지나 좌회전하여(우회전하면 풍기 및 고수고개방향) 약간 나아가 어의곡리유원지 표시판을 보고 우회전하여 들어가면 우측에 '노을이 질 때까지' 찻집이 나타난다.

10:30 어의곡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빨간모자와 완장차신 분이 벌바위골에서 국망봉으로 행하는 등산로는 진입이 통제되어 있다고 하면서 출입을 막는다. 요즘같이 산불방지기간동안 가장 무서운 사람이 아니던가. 사전답사를 왔다고 하며 양해를 구하고 벌바위골로 진입한다. 콘크리트포장도로를 따라 가다 새밭교를 지나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그 바로 뒤로 출입통제를 알리는 플랭카드가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산악회표기가 붙어있어 여기가 들머리임을 알린다. 당초 우린 야영를 하기로 하여 이를 통과하여 더 깊이 진입을 하였다. 차를 대놓고 가벼운 배낭을 메고 산행을 시작한다. 우측 계곡을 지나니 등산로가 보인다.

며칠전 충남북지역에 내린 폭설로 등산로는 눈이 수북히 쌓여 있고 그 이후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다. 일단은 가장 최근에 달아 놓은 기표로 여겨지는 플러스복권산악회 기표를 보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니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계곡 물소리만 우렁차다. 봄이 왔기는 왔는가 보다. 코란도가 나뭇가지를 가리키더니 가지 끝에 빨갛게 물이 오른 모습을 보란다. 우리 일행을 빼곤 사람이 없다. 눈이 발목까지 어떤 곳은 무릎까지 쌓여 어디가 등산로인 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 지 걱정이 되지만 이어질 듯 말 듯 보이는 플러스복권 산악회기표를 방향으로 삼아 산을 오른다.

13:30 상월봉과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만나다. 하지만 능선에는 눈이 대부분 녹아 있다. 국망봉 0.2Km라고 쓰여있는 표시판을 지나 200m 걸어가니 국망봉이다. 13:40 국망봉(1,424.8m)에 올라서니 날씨가 너무 청명하여 앞으로는 멀리 비로봉이 깨끗이 보이고, 뒤로는 신선봉이 깨끗하게 보인다. 국망봉에서 비로봉까지는 약간 험하다. 이 구간은 현재 출입통제구역이라 등산객이 지나간 흔적이 거의 드물다. 날씨가 너무 좋아 걷다 뒤를 돌아보면 국망봉, 상월봉, 신선봉을 이어주는 능선길이 너무 아름답다. 멀리 비로봉에 서 있는 사람들이 아주 조그맣게 몇 명 보인다. 하지만 언제 거기까지 가나...

15:30 비로봉과 어의곡리 갈림길이 나오는 삼거리에 도착하다. 등산객 몇이 바위 틈에 몸을 숨기고 쉬고 있다. 추운가??? 삼거리에서 비로봉까지는 나무계단이 있어 한달음에 비로봉까지 달려 가본다. 15:40 비로봉정상(1,439.5m). 19년 만에 와보는 비로봉이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고어쟈켓을 꺼내어 입고 남아있는 먹을 것을 주섬주섬 입에 넣는다. 비로봉을 떠나 어의곡리 갈림길로 향하는 짧은 구간에 올라서니 마치 폭풍우같은 바람이 몰아친다. 정말 대단한 바람이다. 빨리 어의곡리로 빠져야겠다는 생각에 걸음을 빨리 한다.

어의곡리로 향하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어의곡리까지의 하산길은 눈이 녹아 질퍽거리고 나무계단이 너무 많이 놓여 있는 가파른 길이라 마치 지리산중산리 하산길을 상기시킨다. 벌바위골로 올라왔으니 다행이지 만약 이리로 올라 왔으면 무미건조한 산행을 했을 것이다.
17:30 어의곡리 매표소에 도착하다. 차를 주차시켜놓은 새밭식당으로 와서 캔맥주를 마시니 그래 바로 이 기분이다. 심설산행에 약간 지쳐 야영을 포기하고 풍기로 가서 온천을 하기로 하고 풍기로 향했건만 풍기온천은 저녁 8시까지라 풍기에서 하루를 묵었다. 다음날 풍기온천으로 가니 아침 7시반인데도 불구하고 30분을 기다리라고 한다. 이 정도면 온천이 아니라 명절전날 동네목욕탕일 것 같아서 포기하고 죽령고개로 향한다.

죽령고개에 올라서니 죽령주막이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 죽령에서 시작되어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소백산능선구간은 백두대간구간이라 금년 가을쯤 다시 오게 될 것 같다. 죽령고개를 넘어 단양으로 들어와 도담삼봉과 석문을 구경한다. 도담삼봉을 들리는 사람은 도담삼봉에서 약 200m거리에 있는 석문을 구경할 것을 권장한다. 해가 질 때 석문에 비치는 남한강의 모습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도담삼봉을 떠나 북단양IC로 진입해서 중앙,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분당으로 돌아오니 오후 2시다.

보잘 것 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찬영 - 지난2월말일날 비로봉.연화봉에 상고대가 대단했었는데 지금도 칼바람은 대단했는지요. 다시한번 소백을 잘보고갑니다. 즐산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