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팔공산)에서 만난 할미꽃, 그 청초한 모습에..★사진

 

산행일 : 2004. 03. 28(일)맑음

산행지 : 팔공산 속의 가산(계정사-가산바위-가산-한티재)

소재지 : 경북 칠곡군

산행자 : 꼭지(아내)와 둘이서

교   통 : 자가운전 
 

08:45 다비암(계정사)

10:30 가산바위

11:20 용바위

11:30 가산(902m)

12:00 할아버지 할머니바위

14:15 한티재

총 산행시간 : 6시간 30분(11km) 
 

가산산성 진남문(혜원정사)으로는 가산을 여러 번 다녀왔기에

오늘은 초행길인 동명면 학명리로 가겠다하니 꼭지는 일언지하 거절이다.

"와~~!"

"또 길 못 찾아 헤맬 것 같아서.."

이런.. 요즘 가이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아닌 게 아니라 초행길만 가면 헤매게 되니 어디 산길 잘 가르쳐 주는 학교는 없남... 
 

"히히~~ 이번엔 걱정마라.. 이송면님 산행기보고 들머리 확실히 알아두었으니.."

일단 큰소리로 안심을 시키고..

(제발 오늘은 조심해서 길 잃지 않아야지.. 혼자 다짐하며..) 
 

팔공산 순환도로와 이어지는 동명4거리 신호대에서 안동방향 5번국도 따라 2km정도 가면

학명리 횡단보도 신호대 못 미쳐 급커브길 바로 우측에

<다비암 구.계정사 1.6km> 이정표가 있다.

승용차 지나다닐 정도의 좁은 시멘트포장따라 1km 정도 올라가면 공사구간 끝 지점인

동명면 남원리와 연결된 2차선 개설도로(한티재가는 팔공산도로와 바로 연결됨)와 만나게 된다. 
 

이곳을 지나 좌측 조그마한 저수지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작은 마을이고

마을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300m 정도 걸으면 바로 다비암(계정사)이다. 
 

작은 암자이지만 극락교 안쪽의 샘터와 뒤쪽의 대나무 숲이 인상적인 다비암(계정사)


 

다리이름도 <극락교>라.. 맞는 말이다. 저 다리 건너는 극락이고

이곳은 욕심과 시기가 뒤범벅이 된 번뇌의 세속이 분명할 진데

왜 우리는 한치 앞의 극락을 모르고 지낼까.. 
 

다비암 입구에 세워져있는 팔공산(가산)관광안내도

 

가산바위 오르는 이정표가 보이니 반갑기 그지없다.


 

이정표를 보며 설마 오늘은 헤맬 일이 없겠구나 속으로 위안을 삼는다.

초입엔 리본이 달려 있고 옹기종기 푸르는 대나무 숲을 지나

꼬불꼬불 작은 밭두렁 같은 좁은 길을 끼고 임도로 잠시 내려선다.

한참을 임도 따라 오르다 계곡을 끼고 좌측사면으로 리본을 주시하며 조심조심 등로를 찾는다. 
 

가물었지만 계곡엔 냇물이 졸졸 끊어지지 않고 흘러내리고 있다.


 

여름에 오면 깨끗한 계곡 물과 보기만 해도 시원스런 폭포가 있어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계곡하류 쪽에 식당이 많았나보다.

생강나무향기에 콧구멍 실룩거리며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저 지루한 줄 모르고 쉬엄쉬엄 오른다. 
 

좋은 땅 놔두고 하필 바위 위에 뿌리내린 솔방울 닮은 야생화

 

계곡 따라 군락을 이루며 흐드러지게 피어난 노란 생강나무 꽃이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빛난다.

 

오늘은 생강나무 꽃을 고무줄 당기듯이 확실하게 당겨본다.


 

40여분 지났을까 반쯤 부서진 목판으로 된 학명리 하산 이정표가 보이고

좌측 소로로 리본이 달려있다.

이곳에서 계곡을 버리고 가파른 등로로 치고 올라야 한다. 
 

급경사에다 정상은 까마득하니 꼭지가 힘깨나 드는지 여느 때와 같이 당겨 달라 손을 내미니

꼭지 손잡고 허적대며 오르는데 너무 급경사라 에쿠쿠~~ 나까지 뒤로 나자빠질 지경이다.

"바라바라~~ 송영희님은 다람쥐도 울고 오른다는 가파른 길도

쪼르륵 올라가서 기다리고 쪼르륵 올라가서 경수님 기다린다는데 당신도 좀 배워라" 
 

"글케 난 산에 가도 가도 늘질 않으니.." 꼭지의 푸념 섞인 하소연

하지만 여기저기 이쁜 야생화들이 그나마 꼭지에게 위안을 주며 힘듦도 잊게 해준다. 
 

양지쪽에 곱게 피어난 노랑제비꽃 대가족의 봄나들이

 

1시간여 깔딱깔딱 숨넘어갈 듯 치고 올라 바로 가산바위에 도착한다.

80평정도의 널따란 바위 위에는 이미 여러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며 주위 경관을 둘러보고 있으니.

새끼줄 치고 족구라도 한 판 하고 싶은 편편한 바닥이다.

 

가산바위

 

가산바위에서 바라본 작은 저수지가 보이는 산행 들머리인 학명리 방향 조망(이곳과 일직선 방향이다)


가산바위에서 내려와 중문에 이르는 양지쪽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노란 복수초

제일 먼저 이른 봄 눈 속에서 피는 꽃이라 하여 설연이라고도 한다는데

얼마나 많은지 행여나 그 이쁜 꽃을 밟을까바 조심조심 발바닥을 들고 ... 
 

부유함과 행복을 상징하는 팔공산의 야생화 복수초(福壽草)..


 

 

“바라바라 우리 오늘 복수초 만났으니 복 터졌다.”

코스모스와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일명 <황금의 꽃>이라 하는 복수초를 만났으니

우리는 오늘 복 받은 산행이 아닌가..

하지만 하늘나라의 공주가 땅속 두더지와 결혼하기 싫어 복수초로 변했다는

전설을 생각하면 애처롭기 그지없는 꽃이기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가산바위 중문을 지나 성안분지 연못에 이르니


 

산 벚꽃은 아직 봉우리조차 맺지 않고 있지만

수면에 뿌리내린 소나무는 여전히 그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용바위에서 유선대 방향 조망, 진달래가 피면 전망이 참으로 좋은 곳인데..

  이곳 진달래는 아직 봄이 왔는지도 모르고 늦잠에 열중이다.


 

언제나 다정한 눈길로 반겨주는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

 

오늘은 노란 생강나무 꽃이 길동무가 되어 지나는 객을 맞이해준다.

 

한티재 가는 헬기장, 요즘에 보기드믄 할미꽃이 오순도순 많이도 피어있다.

그 청초함에 넑을 잃고 바라보다 장난기가 발동한다.

 

"자자 일루 보세요.. 이 아자씨가 이쁘게 찍어 드릴 테니 고개 좀 드시고..

옳지 옳지 이쪽 할미님도 고개 드시고 요쪽으로 약간 약간 더 더 ..."

뭐가 그리 수줍은지 할미님(?)들은 연신 고개를 숙인다. 
 

"자자 한 번 더 고개 들고요 김치~~~!"  찰칵..♬ 할미꽃 만 만세다.


 

오늘은 자연과의 대화.. 청초한 할미꽃과의 만남으로 이쯤에서 산행을 마무리 한다.


 

 ~~ 여러 산님들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면서 산사랑방 올림 ~~

 




▣ binjaree - 산괴불주머니,생강나무꽃,복수초,노랑제비꽃,게다가 할미꽃까지...곱디 고운 이 땅의 야생화에 시선을 빼앗겨 모니터앞에서 넋이 나갑니다 ^^* 이리 고운 꽃들 보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늘 즐거운 산행이 되시길...^^
# 산괴불주머니 그 어렵디 어려운 야생화 이름을 알고 계시다니 대단하신 분입니다. 덕분에 이젠 어디서 산괴불주머니를 만나더라도 알아볼 것 같습니다. 싫지 않으시다면 님의 그 빈자리에 이쁜 야생화를 채워 드리겠습니다. 가르침에 감사 드립니다.

▣ 진맹익 - 마지막 할미꽃 사진은 경이 그 자체 입니다. 사랑방님의 심미안을 아부하기엔 일천한 제눈의 수준이 걱정되어 그저 좋다고만 하겠읍니다. 혹시 흰티에 안경 낀 놈을 보셨더라면 그놈이 잘난체하는 제놈입니다. 접고 또 다음을 기약 합니다. 총총..
# 제가 한티가는 길에 홀로 오시는 분을 몇 분 뵌 것 같은데 그 중에 진맹익님이 계셨으니 만나게되면 알아뵐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주 시원하고 서글서글한 인상의 한 분(?) 배낭도 좀 크고.. 곁님도 차차 좋아 지신다 하니 두 예삐 혜수,진주와 건강하신 사모님과의 가족 산행이 기다려 집니다. 건강 하소서..

▣ 이수영 - 오늘 산행기는 꽃들이 많이 등장 하네요, 봄이 왔다는 것을 실감케 합니다. 마지막 할미꽃을 보고 마치 할머니 대하듯 대화하는 산사랑방님의 표현력이 절묘합니다. 늘 꼭지님이랑 즐거운 산행이 이어지기를..
# 봄에 산행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역시 야생화가 으뜸이지요 그중에서도 특히 이름모르는 야생화 그 이름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것도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열정적이고 호기 넘치는 님의 산행이 부럽습니다. 남도모임에서 뵐 수 있기를..

▣ 산초스 - 아주 예쁜 봄꽃들과 멋진 가산의 모습입니다. 리더하시다 한번 알바하여 일행들 고생시키면 다음부터 체면이 영 말이아니고 다시 실수할까봐 조심하려다 보니 걱정도 되고... 저도 님과 같은 심정으로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래도 즐거운 산행을 하고나면 다 잊고 추억이 되지요.수고하셨습니다.
# 저도 동감입니다. 그래서 산행기를 올릴 때도 되도록 처음가시는 분이 쉽게 가실 수 있도록 올리고자 하는데 마음대로 잘 되질 않네요.. 늘 안전산행 하시고 산초스팀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 김정길 - 계정사 입구 지나서~동명면 남원리와 연결되는 2차선 도로가 개통이 되었단 말입니까? 그렇다면 모래 2일 아침에 계정사 못미처 동준님이 주차시킨 곳에 주차를 하고 가산~한티재~파계봉~부인사로 하산할 계획이었는데. 2일 오후 6시경 (부인사==계정사) 차량회수 도움 주실 시간이 있으실지요. 산불통제로 당분간은 입산이 허용되는 대도시 주변의 산행을 (대구시 주변 20여 산) 하고자합니다. 나 염치 없죠?
# 산사랑방 - 에고~ 1500 대 선배님이 오신다는데 적토마는 못 내 드릴망정 버선발로 맞으리다.~~^*^ 참고로 계정사 아래 마을 입구에서 부터 남원리 2차선 도로는 개통되었기에 팔공산으로 바로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파계봉지나 부인사로 하산로는 이정표가 없습니다. 헬기장 내려서기10m전 우측에 리본따라 내려가면 됩니다만 조심하셔야 합니다. 시간은 오후 7시경이면 어떨까요..?

▣ 산거북이 - 지난번 팔공산 종주기에 준족, 건각을 과시하시어 깜짝 놀랐습니다. 가산은 산성과 도로가 올라있어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선생님 산행기가 가이드가 되겠습니다. 꽃!! 이~쁘네요.^^
# 감사합니다. 사실 가산은 비슬산처럼 걷기 편한 육산이라 가족산행지로 많이 이용합니다. 그리고 산벗꽃이 많아서 4월중순이나 하순에 만개하는데 그때는 유유자적 걸어볼만 합니다..

▣ 성낙정 - 감사합니다.답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늘 행복하세요.

# 허접한 답변이 님에게 도움이 되셨다니 도리어 송구 합니다. 이외로 많은 분들이 한국의산하를 방문하시니 산하의 한 가족으로서 고마움을 전합니다. 건강하시고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연락 주십시요.

▣ 한울타리 - 좋은 그림 잘보고 갑니다. 특히 자연 식물공부 학씰히 하고 갑니다. 저는 식물인지 동물인지만 구분할 수 있는 지경이니 원... ㅎㅎㅎ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ㅎㅎ.. 공부 잘하고 가신다하니 오늘은 수업료 외상으로 하고 남도 모임 때 받도록 하지요 그때 톡톡히 준비해 오십시요 앞으로 얼마후면 아마도 수덩이님께 제가 수업료를 내고 배워야 할 때가 올겁니다. 두 분 건강하시고 그때를 기다리겠습니다.

▣ 산길따라 - 산사랑방님, 꼭지님 내외분 안녕하세요? 저는 님께서 올려주신 멋진 산행기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같은날 저도 일행 3명과 진남문 주차장에서 치키봉을 11시50분경 경유 할아버지 할머니바위,가산정상,동문으로 하산 했지요. 헬기장 가운데에 핀 할미꽃 저도 보았고요... 산행기로만 뵐수 있었던 사랑방님 내외분을 마주 지나치면서도 몰랐네요ㅎㅎ. 행복하시고 건강하소서.
# 네~~^&^ 그날 한티가는 길에 몇 몇분과 인사하며 지나쳤는데 그 산님중에서 님이 계셨다니 이렇게 만나 뵈어서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서로 사랑해야할 이웃인가 봅니다. 늘 소리소문없이 방문하시는 분들께서 이렇게 인사를 주시니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언제나 안전산행하시고 건강하소서..

▣ 김정길 - 동준아우님 감사합니다. 2일 가산에 오른 후 파계봉에 들렸다가 파계재로 빽 하여 파계사입구로 7시에 하산하겠습니다. 그때 만나면 작은 체격에 못생긴 엉아를 보고 실망하지 마시기를,,, 이번 원정산행은, 2일(가산~파계봉) 3일(갓바위봉~인봉 산행 후 오후에는 반야월 근처에서 휴식) 4일(하양~무학산~환성산~초례봉(사무례산)) 5일(경산=백자산, 수성 삼덕 대덕산, 수성 범물 용지봉) 6일(달서 도원 삼필봉~청룡산) 등 대구 근처의 미답산 마무리를 지을 예정입니다. 다음주에는 구미 칠곡쪽의 백운 황학 소학 유학 천생 베틀 냉산 청화산을 예정하고있습니다. 당초 계획은 대구 쪽이 아닌 청송 영양 안동 의성 쪽으로 오르려 하였지만 산불감시가 삼엄하기에 대도시 근처로 바꿔서 하고있습니다. 아우님이 속히 보고싶습니다.
# 선배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비도내리고 하니 건강조심하시고 여유롭고 푸근한 걸음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이재욱 - 전에 님의 산행기를 읽고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 산행했는데 반죽었습니다.하여튼 님의 산행기가 많은사람에게 용기를 주더군요.저도 가산과팔공산은 수십번 갔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대하니 또다른 느낌이네요

# 저의 두서없는 산행기가 도움이 되신다 하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저도 작년에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 홀로 갔다가 동붕에서부터 무릎이 아파서 고생을 많이 했지요 그 원인을 알고보니 운동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덕유종주를 위해서 매일아침 함지산 부지런히 다니고 있습니다.

▣ 이송면 - 늦게 사랑방님 산행기를 보고 새삼 가산가는 길이 그립습니다. 집사람 운전솜씨를 못믿더워 침 만 꼴각 삼키며 어떻게 하면 계정사를 새벽에 붙을 수 있을까 그 궁리만 합니다. 작년 가을 다녀왔던 길을 다시 갓바위까지 가고 싶어서요. 그제 도락산을 다녀오고 어제 야간근무를 하고 또 오늘 야간근무를 들어왔습니다. 님께서 가산길 걸으실때 불로동 측백수림 있는곳에서 시산제를 했습니다 그리고오후에 그냥 밍기적 거리고 하하.. 님 덕에 또 침 한번 삼키고 사진 노려봅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 그날 제가 할미꽃과 놀던날 님은 팔공산자락에서 시산제를 올리셨군요. 그리고 이번 거창 의상봉산행때는 시간이 어떠신지요.. 코스모스님과 이송면님 그리고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이 계시면 함께 모시고 싶습니다. 휴일날 가산으로 종주계획있으시면 연락주십시요 ~^^

▣ 브르스황 - 멋진산행기와 사진 특히 복수초와 할미꽃 잘 보고 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할미꽃을 지천에서 볼 수가 있었는데 요즈음은 잘 안보이데요. 환경오염 때문인것도 같고.....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십시요.
# 브르스님 반갑습니다. 올핸 바래봉에 언제 가시는지요.. 님을 대하니 문득 바래봉철쭉이 보고싶어 집니다. 그때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