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4년 4월13일(화요일)
인원 : 산악회와 함께
날씨 : 맑음

◆산행시간
11:40 - 강정마을
12:25 - 광대봉(609m)
13:07 - 나옹암(고금당)
13:30 - 비룡대(나봉암527m)
14:10 - 제2쉼터
14:25 - 고갯마루,직진(천황문방향)과 우측암벽코스갈림길
15:00 - 암마이봉정상(673m)
15:25 - 천황문 안부쉼터
15:35 - 탑사
16:15 - 남부주차장

◆산행기
오전8시50분 수원IC를 통과하여 무주IC를 빠져나와 30번일반국도와 49번지방도를
이용하여 진안군 마령면 강정마을에 등산인원 5명을 내려놓고 대다수는 가벼운 산행과
벚꽃축제 관광차 남부주차장으로 향했다.

공사중인 비포장도로를 20분쯤걸어서 보흥사를 지나 바로 등산로 산자락에 닿았다.
흙길을 가파르게 올라가는데 쇠난간 바위사면이 높이 솟아있다.

12시20분경 ←광대봉0.5km 함미산성3.8km ↑고금당2.2km 탑사 안내표지가 있는 삼거리
능선에 올라섰다.

광대봉을 바라보니 급경사에 밧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오름길에 진달래가 활짝웃음으로 반기고 있었다.
밧줄을 당기며 오르는데 숨이차고 힘이 든다.

올라서니 전망이 확 트이고 저 멀리 암마이봉 뒤로 숫마이봉이 정다웁게 붙은모습
으로 치솟고 있다.

호젓한 소나무숲길을 쇠난간도 잡고 푹신한 흙길을 오르내리락 서너번 하니
←고금당0.6km ↓광대봉1.9km →남부주차장0.6km 탑사 안내표지가 있는 삼거리를
지나서 나옹암에 도착했다.

나옹암은 고려말 고승 나옹선사가 수도했던 암굴로서 나옹암이라 하며 금당사가
자리잡고 있었던터라 일명 고금당 이라고 전해오고 있는 곳이다.
이 높은곳에 모노레일이 올라와 있었고 공사중인지? 흉물스럽게 철빔건축물이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완만한 능선길을 오르내려 오른쪽에 제1쉼터를 두고 철계단을 가파르게 올라
비룡대(나봉암)팔각정에 올랐다.

여기에서 점심을 하는데 치켜올라부는 바람이 서늘하기까지 했다.(1:30 ~45)

여기서의 조망은 풍성한 벚꽃길이 화사하게 내려다 보이고 지나온 봉우리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있고 갈지자의 능선길이라 마이산의 두봉우리가 시시각각 여러가지
모습으로 나타났다.

내려오는길은 쇠난간이 길게 내리뻗어 있고 많은 산객들이 오가고 있었다.

5분쯤 내려오니 ↑탑사2km →금당사 0.7km 표지가 있는 삼거리에 닿았다.
왼쪽의 6~7개의 봉우리들이 다정하게 연이어 있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2시경 ↑탑사1.4km →탑영제0.8km 안내표지가 있는 삼거리를 100 여m 지나자
왼쪽으로 북부주차장(0.9km) 내려가는길이 나왔다.

제2쉼터를 지나자 2시20분경←암마이봉(천황문)0.9km →탑사0.3km아내표지가 있는
안부삼거리에서 암마이봉으로 향했다.

가파르게 올라 암마이봉밑에 다가섰는데 "위험 낭떠러지"팻말이 있는 바위사면을
조심해서 왼쪽으로 돌아서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많은산객들이 휴식을 하고 있었다.

우측에 보이는 암마이봉에 오를려면 여기에서 직진으로 산허리를 돌아내려 갔다가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우측으로 암마이봉을 오르는 암벽코스가 있다.
경외스럽고 깍아지른듯한 절벽코스이다.
150m가 넘어보이는 거대한 암봉을 올려다 보니 한사람이 암벽 중간쯤에 착달라붙어서
기어오르고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오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50代쯤 되어 보이는 세사람이 오르려고 접어들었다.
세사람이 앞서고 뒤이어 네발과 온몸을 동원하여 암벽타기를 시작했다.

요철(凹凸)처럼 울퉁불퉁한 돌과 작은 나무뿌리,돌틈에난 이끼같은 풀숲을 이용하여
오르는데 튀어나온 돌이나 움푹 들어간곳을 잡기도 하고 나무뿌리 혹은 풀숲을 웅켜
잡고서 디딜곳을 찾아서 한발 한발 옮기는데 약한 나무뿌리나 풒숲이 바위틈에서
그냥 뽑혀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어서 무심코 잡고 오르다간 위험천만이다.

온 정신을 쏟다보니 점점 팔힘도 빠지고 혼미해짐을 느껴 잠시 바위벼랑에 기대어
정신을 가다듬고서 밑을보니 수십길 낭떠러지가 아찔하고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밑을 내려다 볼수록 자신감이 없어짐을 느끼고...
올려다 보면 오를일이 난감하고...

발디딜곳을 확보하면서 왼손 오른발 오른손 왼발을 교대로 움직이면서 오르는데
밑을 보기가 겁나고 반쯤 올라온 여기서 다시 내려가기란 더 위험하며 불가능하다.

왜?
내가 이 위험한 모험을 택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제는 후회해도 소용없고 잠시나마 별생각이 다 들었다.
내마음 깊은 곳에서는 통한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력을 다하여 올랐다.

드디어 위험한 절벽을 벗어나 완만한 암벽비탈에 안착하였다.
휴~ 살았구나!
음료수"망고"로 목을 축이고서 진정을 하였다.
지루했던 30분간의 사투가 끝난 것이다.

암벽을 벗어나 오르니 왼쪽에서 가파른 오름길을 산객들이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30m쯤 오르면 암마이봉 정상이다.

지옥과 천당의 갈림길!
무모한짓을 했지만 이 통쾌한 맛과 희열,아니 아찔한 순간들은 평생을 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암벽코스는 올라서는 안되는 죽음의 코스이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팔힘이 떨어지고 실족하기 십상이며 다시는 오기를 부리지 말아야
하겠다고 굳게 다짐을 했다.

정상은 돌탑이 쌓여 있고 "낭떠러지"팻말이 걸려있는 밧줄로 빙 둘러쳐져 있다.
여기서의 경관은 일품이며 숫마이봉을 바라보니 그 모습이 정녕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하산길은 밧줄이 끝도없이 길게 내려져 있고 굉장히 가파른 암벽길이다.
밧줄 옆으로도 길이 있다.
거친숨을 몰아쉬며 오르는 사람들!
다칠세라 조심조심 밧줄에 의지하며 내려가는 사람들!

철계단을 통하여 천황문 안부쉼터에 내려서니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북부주차장 ↑화엄굴 →탑사0.6km 남부주차장2.2km 안내표지가 있다.

암수 거벽사이의 나무계단을 내려오는데 시원한 바람이 스치니 가슴까지 후련하다.
3시30분경 은수사를 지나고 탑사에 내려오니 관광객들이 추억을 담느라고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서 바라보는 마이산의 풍경은 성스럽고 異國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마이산의 움푹움푹 파인 현상을 타포니 지형이라 하는데 풍화작용이 바위내부에서
시작하여 팽창되면서 밖의 바위표면을 밀어내어 움푹움푹 들어간 현상이라고 한다.

탑영제 부근의 화사한 벚꽃길을 걷는 기분은 너무 좋고 ♬♪...
"제9회 마이산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었다.(4.12 ~4.17)

주변상가는 관광객들로 붐비며 온통 옥수수막걸리에 돼지고기 냄새로 축제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었다.
이걸두고 문전성시라고 하던가!
돼지고기 한점에 막걸리 한잔 걸치니 기분이 절로 난다.
공연장 주변에 많은 인파가 운집하여 흥겨운 한마당에 얼굴이 불그스레 하다.

아쉬움을 남기고 북적대는 인파와 벚꽃터널을 뒤로하고 서서히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두고두고 잊지 못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 지나가다가 - 위험한 곳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올랐다가 진퇴양난에 처했었다면 동정이 가지만, 위험천만임을 알면서 영웅심으로 올랐다가 생사의 기로를 해메였다면 이곳 아마추어들의 사랑방에 올리지 마시기를...
♣충고 감사합니다. 영웅심이 아니고 등산하다보면 위험한 등로를 오르고 싶을 때가 있어요.이렇게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줄이야 몰랐지요. 오르고서 느낀 감회를 적었을 뿐입니다.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고 늘 건강과 즐산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 산초스 - 암벽을 무사히 올랐을때의 짜릿함과 통쾌함은 정말 무엇에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좋지만, 아차 실수 하여 추락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지요. 확보후에 안전하게 전문가들의 도움이 없다면 무리한 암벽은 절대 말아야 될것같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수고하셨습니다.
♣산초스님의 충고는 항상 고맙습니다.그냥 지나치면 아쉬움이 남아서 행동 합니다만
이번에 대자연의 위엄을 실감 했습니다.계속 즐산 하십시요.
▣ 김찬영 - 정말다행입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봅니다 .짜릿한맛에 릿지를 하지만 지난 11일날도 북한산염초봉에서 사망사고가 났다고합니다 999번 잘하다가도 1번 아차하면 돌이킬수없는 결과가 되지요 .안전산행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건강하자고 하는 산행인데 안전이 우선이지요.즐산 하시기 바랍니다.
▣ 운해 - 마이산을 남쪽에서 보게되면 봉우리 중턱 급경사면에 군데군데 마치 폭격을 맞았거나 무언가 파먹은 것처럼 움푹 움푹 파인 많은 작은 굴들을 볼수 있은데 이는 타포니 지형이다.
▣ 운해 - 이는 사면이 릿지하는 사람에게는 맛지 않을뿐더러 옛부더 마이산 탑사의 주인공이신 이갑용옹께서는 일제하의 갑압을 피하기 위해서 숫마이산을 올라 무언의 조국 통일을 외쳤을 뿐 더러 뒤에 오를 수는 있지만 내려오지 못 해 헬기에 의존한 사람들이 많은 줄 알고 있습니다.다행이도 암 마이산을 올랐었기 망정이지...큰일날뻔 했군요?
♣네,도움 주셔서 고맙습니다.산에서 늘 배운답니다.건강한 산행 즐기십시요.
▣ 산거북이 - 에구... 평소 담담하던 산행기가 오늘은 제가 읽는 중에도 다리가 후들거리는군요. 신불공룡에서 떨고 있는 앞사람에게 어떤 분이 소리치더군요. 어이 조심해.. 작년에 여기서 내려간 사람 아직도 안올라왔다카이..^^ 여러분께서 충고를 하셨으니 저는 그저 농담만...^^ 안전산행!!
♣농담이 생활의 활력소이지요.산거북이님 감사합니다. 늘 즐산 하세요.
▣ 이수영 - 님이 가신 그 코스로 저도 모르고 오를뻔 했지요.(초행이라) 마침 뒤 따라오던 전주에서 오신 산님에게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길래 다행스럽게도 그 코스를 타지 않았습니다.(그리본이 하나 걸려 있었음) 진퇴양난..난관에 봉착..한 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일단 님의 노고에는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이 산행기는 다른 사람들의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좋을 듯 합니다. 즉.. 이런 산행을 하시면 안됩니다. 라는 뜻으로 말입니다.
▣ 불암산 - 항상 산행후에 부처님께 안전산행을 감사드리는 것은 모든 산님들의 공통점일것입니다. 물론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항상 안전에 최우선을 두시고 줄산하시길 바랍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염려해주신 님께 감사드리구요.은수사에 내려와 부처님께 합장했습니다. 건강과 즐산 함께 하십시요.
▣ 이수영 - 참..무사히 생환 하셔서 다행입니다.
♣이수영님의 고견 너무 고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길을 택했는지 나도 모를일입니다.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안전이 우선이지요.늘 건강하십시요.
▣ 비비추 - 저는 3일날 그곳을 지났는데 길이 많이 헷갈렸습니다. 직진길은 하산길 같고 위로올라갈려고 하니 너무 위험하고, 해서 한참 뒷사람을 기다렸다가 직진길로 갔습니다. 암릉을 타지 않은게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곳엔 안내팻말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건강을 위한 등산 항상 안전을....
♣님의말씀 맞습니다.철조망으로 막아놓아야 됩니다.감사하구요,늘 안전산행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