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들의 불암산 산행기(#5)

산행일: 2004. 1. 10(토) 맑음

코스: 중계동 들머리-학도암-능선-헬기장-불암산 정상-석장봉-돌산약수터-당고개

산행시간: 3시간(휴식시간 30분포함)

이번 주 계획된 대관령-삽당령 구간 산행은 컨디션 난조와 준비부족을 절감하며 다음을 기약하고 대신 초보들이 함께 모여 불암산 산행에 나선다.

느긋하게 오전 11시에 상계 역에 모여 1번 출구로 나가 484번 마을 버스를 탄다.

종점에 내려 운전 기사 님이 일러 준대로 빌라를 끼고 도니 바로 불암산 들머리다.

1월초의 날씨라고 하기에는 너무 따듯한 초봄의 날씨정도이고 시야도 괜찮고 산행에는 딱인 날씨 같았다.

학도암까지의 완만한 오름길, 토요일이라고는 하지만 도봉산, 북한산에 비해 호젓하게 오를수 있는 것이 장점 같았다.

학도암에서의 두갈래길, 바로 오르는길은 험로라 하여 약수터 정자가 있는 우측길을 선택한다.

모든 산행에서 능선까지 오르기가 가장 힘들 듯이 오늘도 땀이 나기 시작한다.

능선에 올라서면 고생 끝, 기분 좋은 능선 산책길이 이어져있다.

남쪽으로는 아마도 태능 푸른 동산 쪽으로 가는 길이리라.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기 시작하니 멀리 삿갓모양의 불암산 정상과 펄럭이는 태극기가 확실히 보인다.

한참 후에 나타나는 넓다란 헬기장, 쉬기에는 안성맞춤인 이곳이 봉화대(420m)일 것이다.

바로 밑에는 천보 산장이라는 매점도 보이고......

잠시 쉬면서 앞에 보이는 불암산 정상을 향해 힘을 모은다.

깔딱고개로 내려선 뒤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순전히 바위로만 이루어진 것 같다.

조금 올라가니 유명한 거북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불암산 정상을 향해 기어올라가는 것 같아 멋있지만 바로 옆에서 천막 치고 하는 매점은 좀 어울리지가 않는다.

조금은 겁을 먹고 낑낑댄 보람은 정상(508m)의 태극기 펄럭이는 깃대를 잡을 수 있는 것이었다.

불암산은 산세는 작으나 6.25때 육사 생도들이 북한군과 이곳에서 끝까지 싸운 격전의 장소이니 만큼 험한 것 같다.

정상에 오르니 맑은 날씨에 조망은 좋은 편이었다.

같은 초보지만 쪼금 더 경험 있다고 신이 나게 설명을 한다.

"저쪽에 케네디 머리처럼 생긴 것이 북한산 인수봉 이고요 코가 백운대 그밑이 망경대랍니다.

그리고 이쪽에 심상치 않게 보이는 것이 도봉산 삼형제 만장봉 선인봉,자운봉 이고요, 그 옆으로 조금 가다 볼록 나온 곳이 사패산입니다.

우리를 쳐다 보고있는 저기 꼭대기의 네모바위가 수락산 정상 장 바위지요."

하산 길은 수락산-불암산 종주를 대비해 덕능 고개 쪽으로 하기로 하고 북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석장봉(479m)에서 막걸리 한 사발 마시며 오늘의 산행을 흐뭇해한다.

조선 시대 덕흥대원군, 그 아들 선조의 효성으로 유명해진 덕능 고개를 향하여 한참을 내려가니 앞의 봉우리가 가로막고 길은 세 갈래로 갈라진다.

고민 끝에 좌측계곡 쪽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덕능 고개와 멀어진다.

직진하여 봉우리(406봉으로 추정)를 넘어야 했는데 쩝.......

가파른 내리막길 채석장이었던 것 같은 흔적을 지나니 약수터가 나오고 또 한참을 내려와 당고개 상계4동 산동네쪽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완료한다.

# 사족
따끈한 칼국수, 낙지볶음, 그리고 한잔의 술로 적당한 뒷 풀이.
어느덧 어둠으로 덮혀 있고 인적도 많이 뜸해질 정도로 바람이 차가운데 집 앞길 노점상이 눈에 들어온다.
금붕어 장사, 전혀 상황에 맞지 않다.
팔 생각도 없는지 행인들에게 신경도 안 쓰고......
금붕어가 눈에 들어온다.
잘 움직이지 않는다.
추워서 그럴게다.
드디어 우리집에 식구가 다섯이나 늘었다.


▣ 김정길 - 우리는 아주 특별한 인연이니 생전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종횡무진 산을 찾으시는 수객님의 건강과 무탈산행을 기원합니다. 수객님이 사가신 금붕어는 행운입니다. 나머지는 다 얼어 죽었을까 걱정 됩니다. 어느날 저녁에 만나서 몇잔몇점 해야겠죠?
▣ 불암산 - 제 닉이 불암산인데 이렇게 불암산을 아껴주시니 감사합니다(?) 항상 건간하시고 행복하십시요. 그리고 즐산하시구요, 겨울철 안전산행하시길 바랍니다.
▣ 수객 - 김정길님 감사합니다.님의 산행에 비하면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불암산님 감사합니다.좋은산행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