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산행지 : 구봉산(1006m)-복두봉(1018m)

2.소재지 : 전북 진안

3.산행일 : 2004.5.2 일요일

4.날 씨 : 해,구름,비 날씨가 갈팡질팡

5.코 스 : 윗양명주차장-구봉산-천황봉(1006m)-복두봉(1018m)-칼크미재-외처사동

6.교 통 :

7.참가자 : 쫌이따.

8.일 정 :
08:30 윗양명 마을 주차장
09:10 1~2봉 중간 안부
10:50 천왕봉
11:45 복두봉
12:00 임도(칠은동-자연휴양림간)
12:50 1087m 봉
13:20 칼크미재 임도
14:00 외처사동

비올 확률 60%란 뉴스에 산행을 망설였지만 이왕 마음먹은 것
배낭속의 비옷을 확인하고 길을 나섰다.
하늘은 구름반 햇빛반 정말 비올 확률이 반반인가 보다.
등산 초입의 윗양명 마을에 도착해서는 오히려 해가 쨍쨍하다.
산숲은 시원한 바람과 그늘이 어울려 더 할 나위없이 시원한 향기를 뿜어낸다.
오늘 산행은 연휴에다가 오지이기 때문에 줄곳 혼자만의 산행이 될것 같다.
첫번째 능선 안부에 도착했을때 저만치 등산객 한분이 머리에 수건을 둘러쓴채
잠을자고 있다. 신선놀음이라 더니...
행여 발소리에 잠을 깨울까 조심히 걸어 올라간다.
비가 오기전에 9봉을 다 통과했으면 하는 생각으로 골똘히 올라가는데 발앞에
커다란 뱀 한마리가... 한발만 더 내 딛었으면 밟을 뻔 했다.
굵기가 꽤 굵은것이 크기로 봐선 살모사인데 색깔을 보면 독사가 맞다.
뱀을 보면 그날 운세는 대체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꽃뱀띠라 그런지도 모르고 유유상종(?)이 아닐까 싶다.

바위능선에 올라서니 앞에 깍아지른 절벽이 능선을 따라 좌측으로 병풍처럼
버티고 서있는데 9봉은 다 보이질 않고 봉우리 네댓개만 보인다.
천애의 절벽이다. 마치 산성을 일부러 쌓아 놓은듯 하다.
또다른 세계를 감상하기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비걱정에 마음은 약간 조급하다.
갈수록 바람은 거세져만 간다. 아마도 비가오기 전에 경고를 주는 모양이다.
첫번째 봉우리 앞에 다가서 1봉인가 했더니 2봉과 1봉 갈림곳이다.
1봉은 다른쪽 하산길에 있는것이다.
그렇게 1봉은 포기하고 2봉 3봉 4봉 5봉을 차례로 지난다.
오르락 내리락 체력 테스트 인가? 가끔 힘들 때마다 사탕 한알씩을 입에 문다.
6봉 7봉은 듣던대로 험한탓에 내가 오르기엔 무리인 듯 싶다.
나의 이런 슆게 포기하는 정신이 어떤 때는 자랑스럽다.
6,7봉은 말은 우회라 하지만 한참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기껏 8봉을 올랐는데 천왕봉을 가려면 다시 내려가야한다.
이젠 거의 기진 맥진 진을 다 빼 놓는다.
천왕봉은 다른 봉우리보다 꽤 높기에 가파른 비탈길을 한참을 올라서야 한다.
북사면이라 남쪽에서 불어치던 바람한점 느낄수 없고 바위 비탈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시원함이 더할나위 없다.
마지막 안간힘으로 천왕봉에 올라가니 시간은 어느 덧 열한시가 다 되어간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비가오지 않았다. 지나온 봉우리들과 저 너머로 대한민국
다섯번째 큰 다목적댐 용담댐에 담겨진 물줄기가 보인다.
이곳이 군산 장항으로 흘러나가는 금강 시발점의 한곳이기도 하다.

고속도로 같은 천황사 하산길의 유혹을 뿌리치고 비포장 복두봉 길을 향해 가다보니
11시, 배가 고파져 잠시 쉬면서 누룽지로 허기를 채우다 보니 비가 몇방울 떨어진다.
먹던것 도로 집어넣고 베낭에 커버 씌우고 복두봉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비가 쳐들어오는 방향과 정반대 북쪽을 향해가고 있다는 것이 약간 위안이 된다.
출발하자 마자 햇빛이 들고 비는 사람만 놀래놓고 더이상 오지 않는다.
고도차가 별로 없는 능선이라 별로 힘들이지 않고 복두봉에 도착하니 11시 45분이다.
저멀리 산 고개 너머 너머에 운장산이 보인다.
지나온 길쪽으로는 천왕봉과 아기자기한 구봉산 그너머로 용담댐 물줄기 ...
비가 온다는 날씨 치고는 조망이 꽤 좋은편이다.

좀더 쉬는 것을 포기하고 칼크미재를 향해 출발한다.
아직까지 비가 오지 않은 것이 뱀을 만나서 인가? 뱀을 한마리 더봤음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도마뱀 한마리가 지나간다. 도마뱀도 뱀인가?
복두봉 아래 600미터 지점의 임도를 지나고 한참을 가다보니 멀리 1087m에서
등산객 한분이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10여분 후 유일하게 오늘 산행에서 만나 본 사람이라 반가운 마음에
몇마디 인사를 주고 받는데 연석산에서 출발 운장산을 거쳐 오고 있는 중이란다.
짐도 무거운데 대단한 체력이시다. 대간 종주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드디어 1087봉 칼크미재가 지척으로 내려다 보인다.
칼크미재까지만 가면 지난겨울에 운장산-복두봉-구봉산 종주를 기획했다가 폭설로
운장산만 산행했던 나머지 반을 채우게 되는 것이다.
약간 뻐근한 무릎과 허기를 달래면서 칼크미재 도착이 13시 20분 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는데 다시 빗방울 몇개 또다시 사람을 놀린다.
대충 대충 챙기고 이제 임도를 따라 세월따라 바람따라 하산길...
두릅따러 온 사람들 몇을 지나쳐 포장도로 큰길 도착 14시, 오지도 않는 비에 쫒긴
5시간 반의 산행을 마친다.

근데 희한한것이 산행 후 차에 올라타자 마자 비가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뱀 두마리가 나를 보호해 준것이 아닐까?


▣ 두타행 - 좋은 산행을 하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즐산하시길..
▣ 알부남 - 좋은산행 추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