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첫 우중산행 용문산

산행일자: 2004. 5. 2(일)
동행인: 다음산악회 50명

다음산악회에서 눈 덮인 덕유산을 산행하고 치악산을 신청했다가 개인 사정상 가지 못하고 3개월만에 용문산을 신청하여 가게되었다.

07:10 사당역 12번 출구 도착
집에서 6:30분에 나와 사당역에 도착하니 7시여서 배낭정리를 다시 하는데 우비를 챙겨오지 않았다. 새벽에 도시락을 넣으면서 빼놓고 다시 집어넣지 않았다.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버스는 어김없이 와있고 산행대장이 서있다. 몇몇 반가운 회원들이 도착하여 인사하고 인원점검 후 버스는 교보 앞을 향해간다. 반가운 분들이 타는데도 잠에 취해 비몽사몽으로 건성으로 인사하고 태릉입구 사거리에서 마지막 회원이 승차하니 50명이다. 대기자로 등록된 분이 더 오셔서 산행대장을 비롯하여 몇 분이 통로에 앉아 갔다. 전날 장모님 생신으로 시골에 갔다가 새벽녘에 도착하여 조금밖에 자지 못해 피곤이 누적되어 옆에 앉으신 회원과도 변변히 인사도 못한 채 졸다가 용문산 입구에서 정신이 든다.
매우 힘든 산행을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용문산 유원지에는 연세 많으신 분들이 해병대 복장을 하고 교통정리를 하고있었는데 힘찬 호각소리며 절도 있는 동작이 멋있게 느껴졌다.

10:20 산행시작
주차장에 내려 원을 그리며 둘러서서 회원간 인사를 하고 간단한 안전산행에 대하여 산행대장으로부터 당부말씀을 듣고 매표소를 통과하여 출발한다.
용문사에 오르는 길가의 녹음이 짙어지고 있어 선두를 맡은 회원이 주마다 산에 오는데 지난주 중에 내린 비로 녹음이 많이 우거졌다고 감탄을 한다. 말을 듣고 산을 바라보니 연둣빛에서 녹색으로 완연히 바뀌고 있었다.
오르는 길에는 산행차림이 아닌 놀이 객이 많았다.

10:40 용문사 도착
이 산의 상징인 은행나무는 거대한데 잎은 채 자라지 않아 밸런스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대웅전으로 예불을 위해 가는 회원들도 있었지만 대개는 은행나무만 바라보면서 황홀해 했다.
예전에 천태산 영국사 앞의 은행나무는 이 나무에 비해 격이 떨어진다고 느낀다. 회원 모두가 도착하기를 기다려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11:14 용각바위 도착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계곡 길과 상원사로 올라가는 갈림길에서 계곡 길을 택하였다. 지난주 내린 비로 계곡 물은 충분했고 곳곳에서 작은 폭포를 이루어 물은 하얗게 포말로 부서져서 일행들은 탄성을 지른다.
후미와 간격이 멀어져 선 채로 쉬는데 연세 많으신 분들이 자연보호라고 새겨진 모자를 쓰고 벌써 내려오고 계셔서 여쭈어보니 마당바위까지만 갔다가 내려오시는 길이라고 하면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당부말씀을 하신다.
나무다리를 건너가니 용각바위 20m 안내표가 있어 아무리 둘러봐도 용각바위를 볼 수가 없다. 지난번 왔을 때도 못보고 갔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

11:37 마당바위 도착
이제부터 비교적 경사가 급해진다. 등산로는 잔돌이 삐쭉삐쭉 날카롭고 불안정하게 놓여있어 디딜 때 힘이 많이 들어간다.
땀이 너무 흘리니 회원들이 무리하지 말라고 한다. 사실은 밥만 먹어도 땀을 흘리는 체질인지라 그렇고 지금까지는 별 무리가 없는데 회원들이 볼 때 폭탄이 후보로 본 것 같았다.
회원간에 과일을 나누어 먹고 힘을 내어 출발한다.

12:13 상원사 갈림길 도착
약 200m를 오르니 계곡과 멀어지면서 가파른 경사길이 나타난다. 거의 60도가 넘어 보인다.
마당바위에서 갈림길까지 800m의 깔딱 고개를 거의 올라 내려다보니 회원들이 일렬로 개미처럼 붙어 올라오는데 힘들어서인지 계곡 끝까지 길게 이어진다.
갈림길 거의 다 올라오니 자가용으로 미리와 정상을 오르고 내려오신 회원 두 분이 계셔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갈림길로 오른다.

13:15 정상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900m은 매우 힘든 코스로 암릉으로 이루어진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점차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중간에 쉬면서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정상150m를 남기고 평상과 의자가 두 개 있었는데 이곳에서 점심을 먹자는 회원과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가는 먹자는 회원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이윽고 내려가서 먹자는 회원의 주장을 따르기로 하고 정상에 올라서는데 잔 자갈이 깔려있어 낙석이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매우 세차게 불어 추위가 엄습한다. 땀을 많이 흘려 옷이 젖어 있는 탓이다. 날이 흐려 시계가 좋지는 않으나 인접해 있는 유명산이 조망된다. 2일전에 유명산 정상에 서서 용문산을 바라보면서 이틀 후면 저곳에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정상에 서게되었다. 아래로 아득히 용문산 주차장이 보인다. 산은 봄꽃이 많이 지고 푸른 잎으로 단장하고 있다.

14:05 상원사 갈림길 도착
하산하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후드득 내리기 시작하더니 빗방울이 제법 굵다. 우의를 챙겨오지 못한 나를 원망하면서 내려오는데 노출된 나무뿌리와 바위는 얼음처럼 미끄러워 조심하는데도 연신 비틀거린다. 여성회원 한 분씩 두 사람이 도와주면서 내려온다. 물론 도움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은 분이 많았다. 바위를 밟지 않으려 하니 오르는 것만큼이나 힘이 든다. 갈림길에서 식사를 하려는데 바람이 세차게 불어 계곡 쪽으로 내려간다.

14:10 식사
마침 비가 그쳐 평평한 곳에서 식사하기로 하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가지고온 도시락을 꺼내 소주 한 잔에 늦은 점심을 먹는데 서로 맛난 음식을 권하며 30분에 걸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키로 한다.

14:50 마당바위 도착
선두에 선 회원이 마당바위로 내려와 탁족을 하자고 하여 탁족을 하는데 본인은 옷이 워낙 젖었고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지 않아 미리 내려가서 옷을 빨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출발한다.

15:35 탁족
용문사 근처에 다 와서 계곡에서 윗옷을 빨아 꼭 짜서 입었는데 물기가 그대로 남아있어 추위에 떨린다. 선두가 내려오기에 합류하여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16:20 하산완료
6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산악회에서 맞추어 놓은 식사와 도토리묵무침과 파전에 소주 한잔을 걸치고 18:30분에 출발하여 태릉을 거쳐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하니 10시가 다되었다.
몸은 비록 파김치가 되었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고 개운하였다.


▣ 산초스 - 저는 서울근교에서 가깝고 15개이상의 봉우리마다 산행코스가 좋은 용문산을 아주 좋아합니다. 용문사에서 계곡말고 날씨가 좋을때는 중앙능선이나 용문사 오른쪽의 용문봉능선도 아주 좋습니다. 비오는 날씨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 김용진 -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인데 산악회와 함께 하셨군요.. 님의 산행기를 참고로 집사람과 함께 한번 다녀 와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즐산하십시요
▣ jkys - 4월 24일 용문산자락 백운봉에 다녀왔는데 다음에는 님이 다녀오신 용문사쪽으로 한번 가봐야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