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4. 4. 24(토) 맑음


〈산행자〉산초스팀 5명 포함 총 32명


〈산행요약〉

■ 산행코스 : 솔고개→상장능선→육모정고개→인수계곡→인수대피소→호랑이굴→백운대→여우굴→약수암→산성매표소

■ 산행시간 : 산행시간 6시간32분, 총시간 7시간55분

■ 구간별 시간
솔고개∼(2시간30분)∼육모정고개∼(27분)∼합수점∼(46분)∼인수대피소∼(50분)∼전망봉우리∼(11분)∼V자안부∼(30분)∼백운대∼(15분)∼여우굴∼(25분)∼약수암위공터∼(8분)∼약수암∼(30분)∼산성내식당


〈일정〉

09:52 솔고개
10:09 325봉 : 폐타이어, 참호
10:32 상장봉(543봉) : 삼각점
10:50 3봉
11:03 4봉 앞
11:19 5봉
11:24 공터
11:35 7봉
11:51 출발
11:55 우이령 갈림길 (8봉)
12:27 9봉
12:38 육모정고개, 출입금지 안내판
13:05 사기막골 합수점, 점심
14:12 출발
14:16 철문
14:58 인수대피소
15:15 인수봉 안내판
15:48 전망봉우리
15:59 V자 안부
16:29 백운대
16:44 여우굴
17:09 약수암 위 공터
17:17 약수암
17:47 산성내 식당


〈산행기〉

상장능선

상장능선은 북한산에서 상당히 아름다운 능선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상에는 등산로 표시가 없다. 이 지역 자체가 군사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상장능선이 이미 대중화되어 많은 등산객들이 상장능선을 찾고 있으며 산행하는 데에도 아무런 통제가 없다.

사기막골에 위치한 백마부대에서도 사기막골로의 진입은 막고 있지만 상장능선을 거쳐 하산하는 등산객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는다. 그만큼 상장능선의 산행이 이제는 어느 정도 묵인되다시피 하는게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는다. (최근 다시 군부대에서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산행 신청

상장능선 산행공지를 띄우자 의외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인다. 잘 알려진 능선임에도 지도에 등산로가 표시되지 않고, 육모정고개부터 휴식년제 구간이 이어져 탈출로에 대한 확실한 개념이 없이는 혼자서 선뜻 산행에 나서지 못한 원인이리라.

예전부터 약속되어 있는 산초스팀 5명을 포함 32명이라는 대 식구가 구파발에 모인다. 예상치 않은 대규모 참가. 이 중 산초스님은 물론 산이좋아(another), 최윤정님 등 산하가족이 30%를 넘는다. 오늘 처음 뵙는 분이 모두 13명. 한분 한분 산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분들이다.

인원이 많은 관계로 먼저 일행들을 솔고개로 보내고 조금 늦게 오신분들과 함께 이동하여 솔고개에 도착한 시간은 9시40분. 간단히 오늘 산행코스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닉소개 시간을 갖는다.


솔고개에서 상장봉까지

32명이라는 대군단이 한줄로 오솔길로 접어든다. 폐타이봉까지는 계속된 오르막. 초반 발걸음이 다소 무겁지만 처지는 사람 없이 일사분란하게 봉우리에 오른다.

상장봉까지도 역시 가파른 길. 상장능선 산행시 첫고비이자 마지막고비라 할 수 있다. 상장봉부터는 유수한 바윗길. 중간에 시야가 터지는 바위지대에서 북한산의 멋진 장관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어제의 황사가 말끔히 사라진 청명한 하늘은 오늘 산행을 축복하는 듯 너무나 깨끗하다.

북한산의 뒷모습(?)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상장능선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기존 북한산과는 완전히 다른 북한산이다. 산성내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은 거대함은 있지만 공간이 좁은 반면, 상장능선은 적당히 떨어진 거리... 그리고 하늘로 솟아오른 정상 봉우리군, 수려한 능선, 사기막골의 깊은 계곡이 잘 짜여진 구도를 갖춘 한편의 그림이다. 약간은 떨어져서 바라보는 북한산이야말로 북한산을 가장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상장봉에서 4봉까지

상장봉(1봉이라 하였을 경우)에서 4봉까지가 상장능선의 백미. 바위 암봉(2봉)나타나자 산좋아님을 비롯 몇분들은 그 뒤로 향하고 나머지분들은 우회길로 오른다. 완전 우회길은 3봉과 4봉 사이 안부로 오르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밧줄이 걸쳐진 2봉 사면의 아기자기한 바윗길을 오르면 쉽게 능선에 오른다. 보는 재미 뿐만 아니라 바윗길을 걷는 재미가 솔솔한 구간이다.

3봉은 소나무가 있는 암반지대. 상장능선 최고의 절경이다. 좌 도봉산, 우 북한산이 보이는 전망바위에 앉아 있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정면으로는 가장 오르기 힘든 4봉(일명 왕관봉)이 거대한 바위군처럼 다가온다.

짧은 슬랩 하강길을 지나 몇몇 분들이 4봉을 도전하지만 포기하고 되돌아온다. 올라가는 길보다 내려오는 길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4봉을 지난 안부에서 인원을 정리하여 보지만 앞서 간 몇몇분들이 보이질 않고... 최윤정님이 가져온 산사춘으로 즐거움을 만끽한다.


5봉에서 육모정고개까지

4봉에서 5봉까지 또 한번 오르막이다. 삼각점이 있는 5봉은 사방이 수풀에 둘러싸여 시야가 좋지 않다. 하지만 정상 바위에 올라 지나온 쳐다보는 1봉과 4봉의 연봉은 상장능선의 매력이 확실히 들어나는 곳이다. 나의 설명에 모든 분들이 올라 그 진수를 구경한다.

다시 평탄한 길. 공터가 나타나며 도봉산 오봉과 석굴암을 잠시 조망하고...
6봉이 가장 애매한 구간. 자칫하면 주능선을 놓치고 지능선으로 접어들기 쉽다.

6봉 옆을 가로질러 7봉에 오자 앞선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고... 그래도 인원이 맞질 않는다. 일행을 기다리며 잠시 막걸리 파티를 펼친다. 4봉부터 막걸리 마시자던 미향님이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기다렸다는 듯이 족발, 그리고 어리버리님이 준비한 홍어회...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사라진다. 산에서 맛보는 회맛 그 어디에 비할 수 있으랴... 막초를 돌리며 갈증을 해소하지만 인원이 많아 다소 아쉬운 듯...

잠시후 보이지 않던 민들레님, 난나님등이 나타난다. 6육봉에서 지능선으로 길을 잘못 들었다고... 잠시 갈림길에서의 유의사항을 설명하고...

8봉은 우이령갈림길이다. 8봉부터 동서로 이어지는 상장능선은 방향이 남북으로 바뀐다. 그래서일까 겨울이나 초봄에 산행을 하다보면 우이령을 기점으로 온도차이를 느낄 수 있다. 따스한 날씨도 8봉을 지나면 바람도 훨씬 심해지고 쌀쌀함을 확연히 느끼는 구간이다.

8봉에 오르면 비로소 우이동과 송추를 연결하는 우이령과 우이동일대의 빽빽한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멀게만 느껴지던 백운대의 정상 봉우리도 이제 거대한 모습.

9봉은 원추형의 깎아지른 봉우리. 그 거대함과 뾰족한 모습에 압도를 당하지만 홀드가 많아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봉우리이다. 모처럼 모든 일행이 함께 하는 바윗길. 약간의 릿찌맛에 모두들 흥겹고...

9봉에서 육모정고개까지는 급경사 내리막.


육모정고개에서 인수대피소까지

육모정고개에서 영봉을 지나 하루재까지의 우이능선은 휴식년제 구간이다. 이를 피해가는 유일한 방법은 사기막골 합수점으로 내려와 인수대피소로 이어지는 인수계곡(사기막골 상류계곡)으로 오르는 방법.

합수점은 군부대의 휴양지로 50명이 앉아도 여유 있는 너른 암반이 있고 바로 옆으로는 깊은 소와 담 그리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있다. 사기막골 최고의 절경지대라 할 수 있다.

육모정고개에서 합수점 가는 길은 호젓한 오솔길. 정겨운 새소리가 길을 함께 한다.

완만한 길을 따라 30분 정도 내려와 배낭을 푼다. 설악산에 온 것 같다는 탄성. 너른 계곡의 여유로움을 편안한 마음으로 느끼며 먹거리를 펼친다. 그런데 후미조가 보이질 않고... 무전으로 교신을 하지만 위치 파악이 어렵다. 계곡에서 유일한 표지물은 군부대 담력 훈련을 위해 만든 목이 짤린 여자 인형(정상적인 길로 왔으면 놀랠 사람 많았을겁니다)과 가짜 상가집. 간신히 연락이 되어 10여분 늦게 합류한다.

펼쳐놓은 점심 메뉴의 하이라이트는 비빔밥. 산에서 회를 맛보고 비빔밥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풍성해지는 점심은 연가 사랑과 비례하는 듯.

처음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딸아이 걱정이 태산인 미향님이 먼저 사기막골로 하산한다.


인수계곡길

인수계곡은 정식 명칭이라기보다는 사기막골의 상류 계곡을 의미한다. 평상시 아무도 찾지 않아 그 청정함과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은 북한산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뚜렷한 등산로 상에는 군부대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길을 인도하고... 합수점에서 40여분 오르면 인수야영장.

점심식사후의 발걸음은 무거운 듯 일행의 행렬이 점점 늘어진다. 비록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합수점에서 백운대까지는 2.6km... 긴 거리를 걸어온 일행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거리이다. 힘을 내시라는 독려를 하지만 몇몇 분들은 힘든 기색이 영력하다.

인수야영장 직전에서 마지막 인원을 점검하고...

인수대피소에 왔지만 후미그룹이 오지를 않는다. 무전으로 연락을 취해봤지만 oooo님이 쥐가 나서 금방 쫓아오기가 어려운 분위기(비밀로 하라고 해서 닉을 안 밝힘니다). 약속이 있는 산초스님 일행 3분과 어리버리님, 붕붕님이 하루재 방향으로 먼저 하산을 한다.


인수봉 전망대길

후미와는 다시 연락하기로 하고 출발한다. 백운대까지의 일반적인 길을 버리고 인수봉 안내판에서 인수봉을 바짝 붙어 오르는 길로 접어든다. 바윗길. 다소 지친 듯 하지만 길 자체가 재미있고 인수봉의 역동적인 모습과 인수봉을 등반하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새로운 맛이 있는 코스이다. 짧게 연이어지는 릿찌를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통과하여 50분만에 드디어 전망봉우리. 백운대와 인수봉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최고의 전망대이다.

후미조와 연락을 하였으나 이미 같은 코스로 쫓아오기에는 불가능. 위문을 지나 약수암에서 만나기로 하고 호랑이굴로 이동을 한다.


호랑이굴과 백운대

V자 안부 직전에서 산좋아님의 안내로 몇분들은 슬랩으로 호랑이굴 위로 이동하고, 호랑이굴을 처음 가는 분들을 모시고 호랑이굴 진입. 일행들을 위 구멍으로 이동시키고 혼자 좁은 아랫 구멍으로 진입하자니 여간 곤욕스러운 것이 아니다. 호랑이굴 슬랩에 대해 잔뜩 걱정하고 있던 산이좋아(another)님도 말과 달리 쉽게 슬랩을 오른다.

직벽 밧줄구간을 한분 한분 오르고 백운대 도착한 시간은 벌써 4시반이 가까워지고...

멀리 보이는 상장능선과 융단같이 푸르른 사기막골을 쳐다보며 걸어온 길을 되새기는 일행들. 긴 시간을 힘겹게 올라왔지만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는 안도감과 포기하지 않고 올라왔다는 자부심을 읽을 수 있다.
산초스님이 급한 약속으로 최윤정님과 먼저 하산을 한다.


여우굴을 향하여

하산길은 여우굴로 잡는다. 다만 여우굴을 지나 북문으로 가는 길은 거칠어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후미조와 만나기로 한 약수암을 목표로 한다.

가파른 내리막길. 낙엽이 많고 거칠어 주의하지 않으면 발목을 상하기 쉬운 길이다. 여우굴 앞에서 몇몇분은 와이어줄로 하산을 하고... 여우굴에 들어가 한 분 한 분 통과시킨다. 굴 안으로 들어가면 밑으로 빠지게 되어 있어 한사람이 도와주어야 하는 곳이다. 묘한 여우굴의 분위기가 힘든 산행의 어려움을 상쇄시킨다.

그런데 원이님(산하 가족)이 감춰 두었다는 안주는 어디에....... 무심코 나왔다가 skkim님의 말씀에 아차하는 마음...... 정말 감추어 둔 것일까.....


약수암

여우굴을 지나면 와폭지대. 얼마전까지 걸려있던 밧줄이 철거되고 없다. 할 수 없이 폭포 좌측의 슬랩으로 하산을 한다. 이어 잠시 걸으면 약수암위 공터.

백운대 서쪽 대슬랩의 횡단코스를 설명하자 의외로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다. 언젠가 연가의 산행코스를 기약하며 약수암으로 향하는 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보무제는 그 긴 시간 산행을 하였음에도 성에 안 차는지 다시 홀로 산으로 오르고...

약수암에 왔지만 후미조는 보이질 않고... 무전을 취해보지만 연락이 되질 않는다. 간신히 전화 통화. 그런데 효자비로 하산중이라니... 도통 감을 잠을 수가 없다.
이제 하산만 남은 상황. 답답한 마음을 접고 식당예약을 하고 일행들을 식당차로 픽업하기 위해 일행들에 앞서 먼저 내려간다.


뒷풀이

금강산장에 자리를 준비하고 차량을 효자비로 보낸다. 봄내음님이 집이 먼 관계로 먼저 하산을 하고... 효자비에서 이동한 일행들을 합쳐 모두 19명이 뒷풀이.

환상적인 코스에 모두 한결같이 뿌듯한 이야기. 후미조의 별도 산행은 그야말로 환상. 인수봉의 거의 정상 직전까지 갔다는 무용담을 교수님이 침을 튀겨가며 이어지고... 정말인가... 하여튼 대단한 후미조임에 틀림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꽃에 날은 저물고... 구파발에서 아쉬움을 달랠 길 없는 8분이 다시 간단히 호프 한잔. 이렇게 보람찬 하루가 저물어 간다.


▣ 권경선 - 늘 왕성한 산행과 산행후기 잘 읽고 있습니다. 두주불사 하실것 같은 모습과 인자하신 모습 의상봉에서 다시 뵈올날이 이번 주 일요일입니다. 연가팀과 함께 즐거운 해후를 기다립니다.
▣ 김성기 - 멋지고 두려운코스 가보고싶어 흥분이 됩니다. 산행하게되면 좋은참고 하겠습니다.늘 즐산하십시요.
▣ 산너울 - 북한산을 구석구석 개척하시는 san001님 참 대단하십니다. 저는 요즘 북한산에 대한 생각이 전혀 새로와 졌습니다. 북한산 초보라는 생각으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세요
▣ 불암산 - 빠른 시간내에 연가팀에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자꾸만 도봉에 빠져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북한산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저자신을 제가 잘 알고 있기에......... 사랑합니다. San 001님!
▣ 웃자 - 상장능선..음...산행불가 지역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산행기 참조하여 가보고 싶습니다..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산초스 - 북한산과 도봉산을 모두 조망할수 있고 특히 인수봉의 설교벽과 숨은벽을 한번에 그렇게 잘 보이는 코스가 없을것 같습니다. 인수대피소에서 호랑이굴 가는 코스도 정말 모르는 코스였고 너무 수고많으셨습니다.
▣ 김정길 - 청송골 갔다 이제야 와서 아우님 산행기를 봅니다. 늘 아끼고 사랑하며 자랑스러운 공공일 아우님!! 보고싶어하는 내 맘 알제? 안전산행 무탈한산행을 고대하는 내 맘 알제?
▣ 개털도사 - 산님 덕분에 상장능선 산행은 정말 색다른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오게 되어 죄송합니다. 그날 처음 신은 릿지화때문에 전족(?)의 고통을 맛 보기도 했습니다. 항상 즐산하시기 바라고 모레 의상봉 산행에서 뵙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