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 영축산(1,075m)
▶ 소재지 : 경남 양산시 하북면
▶ 산행일 : 2004. 5. 18
▶ 날 씨 : 쾌청하며 가시거리 보통
▶ 인 원 : 홀로
▶ 코스 및 시간
☞ 12:12 : 가천리 과수원집
☞ 13:00 : 금강폭포(10분휴식)
☞ 14:20 : 에베로릿지정상(20분휴식)
☞ 14:54 : 능선갈림길
☞ 15:15 : 영축산정상(20분휴식)
☞ 16:10 : 능선갈림길
☞ 16:35 : 쓰리랑릿지 시작지점
☞ 17:00 : 등로갈림길
☞ 17:18 : 가천리
☞ 총소요시간 : 5시간 6분(휴식시간 50분포함)

▶ 접근방법 :
통도사IC에서 언양방향 →
삼성SDI 지나 구 국도방향 좌회전 →
700m앞 가천교 지나자마자 좌회전 →
심천지, 가천마을 관통하여 산자락까지 진입 →
현대식 석조건물 앞에서 산행시작

▶ 개요 :
신불산의 스릴코스로 신불공룡만을 알았더니
그외에도 다른 코스가 있다는 걸 얼마 전 우연히 알게 되고 보니
당분간 영남알프스에서 한발 물러나 있기로 작정하였던 것이
이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가천리에서 오르는 곳에는 아리랑릿지, 쓰리랑릿지, 탈레이릿지
그리고 에베로릿지 등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암벽코스가 있다.
하지만 아리랑과 쓰리랑릿지는 암벽전문가가 아니면 오를 수 없는 곳.
대신 에베로릿지는 초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하니 용기를 내어 본다.

지난 주일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산을 찾지 못했으니
욕심은 더욱 분기탱천하여 일단 오르는 코스만 갖고 나선다.
하산은 정상에서 쉬어가며 생각하기로 하고.

☞ 12시 12분. 가천리 과수원집(독립가옥)
마을외곽지역에 주위와는 그다지 어울려 보이지 않는 제법 규모가 있는
현대식 석조건물이 넓은 잔디정원에 둘러싸여 덩그러니 섰다.
건물 담벼락을 따라 조금 오르면 과수원과 독립가옥이 나오고
그 집 대문앞에서 좌측으로 등로가 열린다.

이내 군부대 사격장의 철조망이 등로를 안내하듯
한동안 산객의 발걸음과 같이한다.
이것 또한 아름다운 산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황토길을 따라 오르면 군데군데 사격 경고판과 등산로 팻말이 길을 안내한다.

바쁠 것 없는 걸음은 그만큼 편안한 법.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다 보니 제법 따가운 햇볕인데도 그다지 더위를 못 느낀다.
등로 증간쯤에서 등산로 마지막 팻말이 오른쪽 산사면을 향하고 있다.
이 길을 따르면 아리랑,쓰리랑릿지로 향하는 길.
직진길을 따라 사격장을 좌측에 두고 크게 돌아간다.

오래된 등로같아 보이지만 밀림 속같은 포근함이 느껴진다.
간혹 오른쪽으로 급하게 오르는 등로가 열리지만
계곡 물소리 요란한 직진길을 계속 따른다.

☞ 13시 00분. 금강폭포
요란하게 들리던 소리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20여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한다.
계곡의 암벽과 어울려 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니
여기 이 산객은 선계로 들어선 것으로 착각한다.

폭포 오른쪽 너덜경사면으로 로프가 걸려 있는 것을 보니
본격적인 릿지가 시작되려나 보다.

☞ 14시 20분. 에베로릿지정상
암릉이 아니라 암벽이다.
간혹 자일이 있기는 하지만 자일이 없는 곳은 타고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거의 직각에 가까운 벽을 오를 때는
오금이 저릴정도로 스릴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릿지정상을 오른 곳에서 사위를 둘러보니
그야말로 여기가 선계임이 틀림없음을 확인한다.
녹음속에 숨은 아리랑릿지와 나란히 이웃한 쓰리랑릿지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좀더 젊은 시절 왜 산을 몰랐을까…
날까로운 짐승의 잇빨 같은 릿지를 보며 젊은 시절을 한탄하고 있다.
깊은 산 바위절벽위에 앉아
선계를 감상하는 이 기분을 세상 무엇과 바꿀 수 있으리.

☞ 14시 54분. 능선갈림길
릿지끝부분부터는 급한 오르막.
능선 가까운 지점에 이르러 서 있는 등산로 안내표지판에는
에베로릿지 등산로가 폐쇄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오르는 지점에서는 어떠한 안내도 없더니…
아마 하산로만 폐쇄되었다는 것인가 보다.
하기사 하산하기에는 무리겠다 싶다.
바로 오른쪽으로 열려 있는 하산로는 안전한 등로임을 안내하고 있다.

☞ 15시 15분. 영축산 정상
광활한 신불평원.
신불산의 백미가 아니던가.
능선에 올라서 잠시 혼란에 빠진다.
오른쪽으로 가면 신불산이요 왼쪽으로 가면 영축산인데
나그네처럼 발길닿는대로 가고자 나선 오늘 산행 어디로 가야 하나…

어슬렁거리던 발걸음 어느새 영축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시간의 제약이 덜한 탓에
영축산 정상에서 영남알프스의 모든 조망을 원없이 즐긴다.

한동안 경관에 빠져 있을 즈음 소프라노 수다소리와
산꼭대기 정복(?)기념의 한 잔 술로 내지르는 남정네의 기합 같은 소리가
주위의 적막을 깬다.

☞ 16시 10분. 능선갈림길
서둘러 자리를 일어서자 여인네 둘이 길을 묻는다.
통도사에서 백운암으로 올라서 파래소폭포를 거쳐 이천리로 간단다.
몇 달 전 다녀 본 코스라 대충 가르쳐 주며
잠시나마 동행을 하는데 여인들의 발걸음이 씩씩해 보여 좋다.

하산루트를 생각하다 오르지 못할 아리랑릿지를
좀더 가까운 곳에서나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길을 고쳐 잡는다.

☞ 16시 35분. 쓰리랑릿지 시작지점
에베로릿지로 가는 길을 따라 잠시 내려 릿지폐쇄 경고판이 있는 지점에서
왼쪽하산로로 내려선다.
그다지 가파르지도 않고 등산객의 발자국이 많지 않아 보인다.

쓰리랑릿지가 시작되는 지점.
가파른 암벽들이 마치 사금파리를 깨어 담장에 꽂아 놓은 듯하다.
위태로워 보이지만 나름대로 위엄이 있다.
연이어 아리랑릿지의 모습이 드러나고…

산의 품속으로 들어와 보는 모습은 멀리 떨어져 보는 것과는 천양지차.
심산의 녹음속으로는 쉽게 보이지 않던 기암괴석과 천길 낭떠러지까지…

내려서는 길은 협소하지만 전혀 지루함이 없다.
이 길로 신불평원을 올라도 좋을 듯.

☞ 17시 00분. 등로갈림길
사격장 철조망과 등산로 마지막 팻말이 있는 갈림길은
오르는 길에 지나쳐 갔던 곳.
사격장 옆길은 황톳길이다.

☞ 17시 18분. 가천리
영남알프스의 또 다른 면목을 보게 되었으니 반갑고 신나는 산행 아닌가…
뒤돌아 보는 신불산 자락은 품속의 모습과는 달리
여전히 여느 산과 다름없어 보여 조금은 야속하기까지 하다.


▣ 한울타리 - 에베로릿지, 아리랑릿지, 쓰리랑릿지... 사격장부근으로 올라야한다... 꽤 위험하다... 라는 이야기만 들었었는데 푸르뫼님께선 그 길을 오르셨군요. 저도 아내와 같이 언제 한번 가고 싶는데 혹시 보조 자일정도는 챙겨가야할 곳은 아니던지요?
### 억산의 피로는 좀 풀리셨는지요. 릿지를 즐기시면 한 번 쯤 가볼만한 코스입니다만 속옷은 하나쯤 여벌로 가져 가심이...(다리가 후들거려 자신도 모르게 실례를 할 수도 있으니까. 물론 농담이죠.^^)

▣ 김정길 - 영축산을 가천리에서 오르는 곳에는 아리랑릿지, 쓰리랑릿지, 탈레이릿지, 에베로릿지 등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암벽코스가 있다.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는 전문가라야 오른다. 이 모든 사실을 푸르뫼님으로부터 처음으로 알게됩니다. 이 정보 보관해 두었다가 후일 답사를 하겠습니다. 푸르뫼님 감사해요?
### 저도 여기 저기 주워 들은 정도입니다. 산에 대해서는 아직 입문의 단계라 여러 선배님들의 후답길만 따를 뿐이죠. 선배님의 금연 의지는 꺾이지 않으셨죠?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십시요.

▣ 산거북이 - 지도들고 가천리와 지산리 아래서 방황하던 시절... 임도와 산길과 마을길이 엉켜 동서남북을 구별 못하던 곳이었습니다.(지금도 그곳은 그럴 것 같군요.) 릿지하는 사람들 틈에 휩쓸리어 암벽 밑에서 우왕좌왕.. 멋도 모르고 자일을 밟을 뻔하여 혼쭐이 났던... 아리랑 쓰리랑 에베로... 어디가 어딘지.. 원. 훗날 푸르뫼 님의 안내를 함 받아야겠습니다.^^
### 여직 초보티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산거북이님의 명령이라면 언제든 앞장을 서야죠.^^ 저야 릿지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산행에서 완전한 워킹코스보다는 간혹 암릉구간이 있는 코스는 일상탈출과 같은 그런 묘미가 있더군요.

▣ 이송면 - 가천리 마을에서 봐서 맨 왼쪽이 탈레이. 그 다음이 에베로. 계곡을 사이에두고 아리랑과 쓰리랑은 붙어있습니다. 그렇게 나란하게 있다고 보면 됩니다. 탈레이나 아리랑 쓰리랑은 장비를 사용을 하여 등반을 하여야 하는 곳입니다. 에베로릿지는 암 장비는 구태여 필요는 없지만 주의를 요하는 곳입니다. 저도 초입을 찾기가 난감하다는 이야기를 올린적이 있습니다만, 첨 가시는 분은 찾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지요. 님 덕분에 좋은 정보 알고 갑니다.
▣ 이송면 - 참 이 릿지코스는 가을에 가면 아주 좋습니다. 릿지 정상에 서면 신불평원의 억새밭이 환상입니다.
### 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발자국이 뚜렷한 등로가 아니다 보니 릿지 시작점이 다소 찾기 애매합니다만 크게 어렵지는 않더군요. 님의 말씀대로 가을에 올라도 좋은 코스입니다. 항상 즐산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