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무학산(767.4m),대곡산(516m),대산(727m),광려산(720m) (마산,함안)

2. 산행일 : 2004. 5. 6

3. 코 스 : 원계리(11:07) – 능선이정표(11:45, 5분휴식) – 시루바위갈림길(12:40) - 무학산(13:03, 5분휴식) – 안개약수터(13:25) – 대곡산(13:52) – 쌀재고개(14:05) – 바람재(14:30, 15분휴식) – 대산(15:40) – 광려산(16:40, 5분휴식) – 내곡마을(17:30) ----- 총소요시간 6시간 23분(휴식시간 30분포함)

4. 동 행 : 홀로

봄이 다 가기 전 마산 무학산을 다녀 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일전에 코스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함안의 광려산을 알게 되어
함께 종주하는 코스를 찾았으나 입맛에 맞는 정보가 없다.

무학산과 광려산 산행기를 보며 나름대로 코스를 연결하고 보니
마산 중리나 원계리에서 올라 무학산, 대곡산, 쌀재, 바람재를 거쳐 대산, 광려산,
투구봉을 오르고 삼계리로 하산하면 거의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만들어 진다.

정확한 정보가 없어 다소 염려가 되지만 일단 나서고 본다.
무학산은 워낙 알려진 코스가 많아 어렵지 않겠지만
대산과 광려산은 다소 덜 알려진 탓에 조금은 염려가 된다.

11시 07분. 원계리.
예상외로 들머리 찾기가 어렵다.
중리 들머리는 확인하였지만 정작 원계리는 좀처럼 찾기 힘들어
결국 중리로 돌아오는 길에 등산복차림의 여인네들이 보여 길을 물은 뒤에야
겨우 들머리를 찾는다.

원계리 마을을 관통하여 마을회관앞에서 왼편 시멘트 포장로를 따르자
길 옆으로 흐르는 맑은 개울가에는 아낙들이 채소도 씻고 빨래도 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물속에는 수많은 피라미들이 한가로이 노늬는 모습이 여간 정겨워 보이지 않는다.
요즘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들이다.
산초입으로 들어서자 당황스럽게도 길이 끊어지고 만다.
길을 잘못 들어선 모양. 일단 능선을 보며 희미한 길을 따라 오르기로 한다.

11시 45분. 능선이정표.
길도 없는 가파른 산사면을 힘겹게 올라 능선 등로로 접어들자 반갑게도 이정표가 눈에 들어 온다.
(무학산 3.7K, 시루봉 2.5K, 중리 2.0K)
중리에서 올랐더라면 쉬운 걸음이었을 것을…
길은 무학산 이름만큼이나 잘 나있다. 크게 오르내림도 없이…

12시 40분. 시루바위갈림길.
오른쪽으로는 시루바위로 가는 길.
원계리에서 정상적으로 올랐더라면 시루바위를 거쳐 여기로 당도했을 터인데…
시루바위까지가 0.8K. 건너편에 편편한 바위가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곳. 아쉽지만 지나칠 수 밖에.

12시 03분. 무학산.
마산항이 다소 답답한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무학산의 정상은 그야말로 잘 다듬어진 도시의 모습이 연상된다.
반듯한 나무계단이 혹시나 산객들이 길을 잃을까 정상까지 길을 잘 내놓고 있다.

민둥산 꼭대기는 시야는 좋으나 산정상이라는 느낌이 덜하다.
산은 다듬은 모습이 아니라 원래 있던 모습 그대로가 가장 좋아 보이는 법.
(좌 : 서원곡 1.9K, 직진 : 만날고개 3.6K, 오던길 : 중리 5.8K)

13시 25분. 안개약수터.
약수터의 이름이 예쁘다.
식수도 보충하고 소금기도 씻어내고… 대곡산까지는 2K. 다소 내리막을 따른다.

13시 52분. 대곡산.
정상석도 없는 대곡산에는 조난표지판과 아담한 돌탑이 정상임을 알리고 있다.
(좌 : 만날고개, 우 : 쌀재 0.6K, 오던길 : 무학산 2.6K)
쌀재로 가는 길은 급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14시 05분. 쌀재고개.
뛰듯 내려서면 쌀재.
임도가 드러나고 가로지르는 곳에 몇 개 리본이 보이고 급하게 오르는 길이 보인다.
겨우 한 사람이 드나들 정도로 좁은 등로가 시작된다.
시야를 가리는 관목을 헤치며 나가지 않으면 얼굴을 할퀴는 통에 걸음이 더디다.
겨우 봉우리로 올라서자 이번엔 급하게 길이 떨어진다.

14시 30분. 바람재.
제법 넓직한 분지에 이르자 여기가 바람재임을 알리는 표지가 나타난다.
시원한 조망에 그늘진 곳을 찾아 잠시 땀을 식히고 대용식으로 늦은 점심을 대신한다.
마실삼아 올라 온 등산객 둘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동무도 만났겠다 퍼질러 앉아 쉬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는다.

15시 40분. 대산.
대산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등로도 다시 좁아지고. 비오듯 한바탕 땀을 쏟은 뒤 산불초소가 있는 능선에 다다른다.
계속 능선으로 이어지는 직진길은 걸음이 가볍고 조망도 뛰어나다.
가야 할 광려산과 투구봉을 잇는 능선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드러난다.

윗바람재를 알리는 판자가 비스듬히 서 있는 곳을 지나
잠시 길이 급하게 굴곡을 이룬 후 대산 언저리로 접어든다.
조그만 정상석에는 匡山(광산먼등)으로 표기되어 있다.
대산 정상석도 있다더니…

시원한 조망도 좋고,
그다지 등산객의 발길이 많지 않은 덕에 원시의 자연미가 느껴져 좋다.
잠시 지나치는 길에 대산 정상석도 길옆으로 보인다.
다른 이름 다른 정상표지석. 무슨 사연인지… 산이 다른 것은 아닐진데…
지나온 길은 멀리 무학산에서부터 심한 굴곡을 이루고 있다.
그만큼 힘이 든 길이다.

16시 40분. 광려산.
여전히 가는 길은 좁고 불편하다.
그러나 자연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신선하다.
길가에 걸린 리본들이 낙남정맥을 답사하는 리본들이 대부분인 걸 보면
주로 종주하는 산객들이 이용하는 길인 듯하다.

광려산 정상에는 독특하게 스텐레스로 만들어진 표지판이 서있다.
잠시 숨을 돌리지만 마음은 여유가 없다.
예상시간이 최소 8시간이었는데 허비한 시간이 많고 남은 거리도 3시간 정도라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17시 30분. 내곡마을.
정상에서 직진길을 따라 내려오면 갈림길.
왼쪽으로만 많은 리본이 걸려 있을 뿐 직진길에는 시그널도 없고 길도 희미해 진다.
방향으로 보면 분명 직진길을 따라야 하는데…

일단 방향으로 길을 정한다.
직진하여 잠시 나아가자 반갑게도 국제신문 리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비록 길은 더욱 좁아지고 희미하지만 리본이 길을 안내하니 안심하는데
내리막은 끝이 없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아닌 듯하지만 이미 잘못된 길로 깊숙히 들어 온 상태라 빼도 박도 못할 지경.
멀리 투구봉인 듯한 봉우리가 삐죽하게 드러나 보이지만 그림에 떡이다.
야속한 리본은 내곡마을까지 이어져 있다.

도로를 따라 도착한 버스정류장에서 마산행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휴대폰이 울린다.
마산사는 친구가 우연히 지나가는 나를 봤다며 얼굴 한 번 보잔다.
반가운 친구를 만날려고 산신령께서 일찍 하산시켰나 보다…


▣ 산거북이 - 근교산행이 맘이 편한 것 같지만 길찾기의 어려움 때문에 되려 부담스러운 것을 실감합니다. 이 산거북이는 여러가지 부족함으로 푸르뫼님의 산행기를 나중을 위한 자료로만 채곡채곡 쌓아두게 됩니다. 홀로산행에 항상 안전산행 기원합니다.
### 모두가 준비소홀한 탓이지요. 대강 지도만 훓어보고 무작정 나서다 보니 좌충우돌하는 일이 많습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대부분 홀로 산행을 하다 보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가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가거나 돌아 나와도, 여러갈래 길이면 손바닥에 침뱉아 점쳐지는대로 가더라도 즐거운 일이죠.

▣ 한울타리 - 기다렸던 산행기가 이제 올라왔군요. (우씨! 눈빠질뽄혔네...책임지소!^^) 푸뢰뫼님 산행기풍은 글솜씨랑, 상세한 설명이 김정길형님 향취가 묻어납니다. 그러니까 대뜸 박사학위를 수여하셨겠지요. ㅎㅎㅎ... 올해 봄에 천주산갔다 무학산 초입부근에서 부산을 내려와버려 아직 저에겐 무학산도 미답지입니다. 푸르뫼님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언제 산거북이님 부부와 함께 새한솔등산회에 맞춰 한번 뵙는 영광을 주셨으면 하는 데... 의향은 어떠하신지요?
### 또 부끄럽게 맹그는데 한번만 더 그라몬 내 가만 안 있슴니더. 수덩이님의 제안이 너무 맴에 듬니다만 우야능교. 지는 일요일에 시간을 내기가 좀 애렵습니더. 그래서 평일에만 산을 댕기는 중인기라예. 그렇다고 무슨 믿음에 매이는 거는 아니고예 사정상 그렇슴니더. 수덩이님의 배려에 너무 감사함니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지가 한 번 산거북이님하고 수덩이님을 찾아 뵈도록 하겠심더. 너무 미안심더.^^

▣ 김정길 - 푸르뫼님의 4개산 종주 너무 좋고 부럽습니다. 6시간30분이면 너무 빠른 시간인데, 쉬엄쉬엄 구경도 공부도 충분히 하시면 더욱 좋을번 했습니다. 산꾼다운 산꾼 푸르뫼님의 안녕과 건투를 그리고 무탈하고 즐거운산행을 기원합니다.
### 선배님! 안녕하신지요? 아직도 배움만 남은 왕초보 산꾼에게 너무 과찬이십니다. 매번 산에 간다는 설레임이 있을 때는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산행을 생각합니다만 막상 산의 품으로 들어가면 그게 쉽지 않더군요. 아직 모자라는 부분이 많은 탓 아니겠습니까? 항상 건강 산행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