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산(文殊山)1205.6m


위 치 : 경북 봉화군 물야면 개단리 , 춘양면 서벽리, 봉성면 우곡리


산행코스 : 두내약수탕 - 문수산 - 주실령 - 두내약수탕


산행일자 : 2004년 5월 15일/나홀로


◐문수산 가는길


05:04 풍기출발


05:44 두내약수탕도착


◐산행기록


06:13 두내약수탕 출발


06:27 임도끝 약수탕에서 0.8km


07:08/07:13 산나물 채취


08:20 주실령갈림길 문수산1.1km 주실령4.5km 두내약수탕2.6km


08:27 축서사 갈림길 문수산0.7km 축서사1.7km 주실령4.9km


08:44/08:53 문수산 정상 축서사2.4km 주실령5.6km 두내약수탕3.7km


09:03 축서사갈림길


09:07 두내약수탕 갈림길


09:24 예배령 주실령3.0km 문수산2.6km


10:04 헬기장 주실령0.9km 문수산4.7km


10:20 주실령(해발870m) 두내약수탕3.2km


10:54 두내약수탕


◐산행시간 4시간 41분(나물채취 1시간5분 포함)


◐산행거리 12.5km


◈ 봉화의 진산인 문수산을 찾아서...


여명이 채 움트지 않은 거뭇거뭇한 새벽...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비가 오리란 예보에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한산하다기 보다 적막한 나혼자만의 길로 아직 단잠에 빠진 소수서원을 지나고 오전약수탕도 지나 힘겨운 주실령을 고요를 깨는 요란한 엔진소리와 함께 넘으니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두내약수탕에 도착합니다.


오늘 산행은 봉화의 진산인 문수산...


신라시대때 강원도 평창군 수다사에서 수도하던 자장율사께서 태백산을 찿아 헤메던 "문수보살"이 이산에 화현하였다. 하여 문수산이라 불리었다 합니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누대에 고관대작과 노승성불이 난다는 전설이 있으며 문수산은 독수리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형국이라 하고 문수산에 유명한 축서사가 자리잡은 터는 독수리가 짐승을 낚아채는 형국이라 해서 축서사로 명명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수산 아래에는 봉화를 대표하는 3대 청정 탄산약수가 위치하고 있는데 물야면의 오전약수, 춘양면의 두내약수, 봉성면의 다덕약수가 그곳입니다.


산행로는 축서사에서 오르는 길(2.4km), 오전약수를 지난 주실령에서 오르는길(5.6km), 두내약수에서 오르는길(3.7km), 그리고 조금 멀지만 다덕약수 쪽에서 천주교성지를 거쳐 오르는 길이 있는데 오늘 나는 두내약수탕에서 올라 주실령을 날머리로 내려서서 두내약수탕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를 잡아 봤습니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철분냄새 물씬 풍기는 톡쏘는 맛이 일품인 두내약수 한바가지를 벌컥벌컥 들이키니 속이 뻥 뚤리는 기분이 듭니다.


등산 안내도에서 오늘의 여정을 따라 눈으로 한번 걸어본후 문수산을 향한 첫발을 서서히 떼어 봅니다. 산속을 길게 난 콘크리트 포장 농로를 따라 오르는 길옆 과수원엔 화려하게 봄을 장식하던 꽃은 벌써지고 그자리에 어린 열매가 조롱조롱 앙증맞은 모습으로 매달려 있습니다.


콘크리트 포장농로를 500여미터 걸어 오르니 문수산 이정표가 서있는 넓은 임도를 만나고, 이정표를 따라 300여미터를 가다가 산쪽 작은 오솔길을 가르키는 또다른 이정표를 따라 본격적인 문수산 등산로로 접어듭니다.


이른 아침 자연을 벗삼아 호젓한 산길을 쓸쓸히 오르려니 문뜩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오늘 문수산은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겨줄까?


호기심어린 눈으로 부지런히 걷는 등로엔 곧게 뻗은 아름드리 춘양목이 빽빽히 서있습니다.


목질이 단단하고 송진이 적절히 배어있어 잘 썩지도 않는데다가 풍기는 냄새가 그윽하고 오랜 세월의 비바람에도 휘어지는 법이 없으며, 나뭇결이 선명하여 건축미가 오래 간직 된다는 춘양목은 예로부터 궁궐과 사찰을 짓는데 으뜸가는 목재로 쳤고 요사이 문화재 보수작업을 하는데도 일반 소나무의 10배가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춘양목을 사용한다고 하니 이나무의 우수성을 알수 있습니다.


춘양목은 원래 금강송(金剛松)을 이르는 말로 춘양목이라 부르게 된 연유를 알아보면 봉화, 울진, 삼척, 영덕등에서 벌채한 질좋은 금강송을 당시 춘양역까지 부설된 철도로 전국으로 실어 날라야 했기에 당연히 춘양역이 금강송의 집산지가 되었고 춘양역에서 오는 나무라하여 춘양목이라 불렀다 합니다.


드문드문 특히 굵고 곧게 뻗은 춘양목엔 황색페인트로 번호를 써놓았는데 아마도 남벌을 막기위해 체계적으로 보호를 하기 위한인듯 보였습니다.


춘양목 자생지를 벗어나 주실령 능선이 갈라지는 고갯마루를 걸어오르는 등산로 주변에 산나물이 간간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잔뜩 찌푸린 날씨에 언제 비가 쏫아 질지 모르니 애써 외면하며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 산나물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나도 모르게 손이 가기 시작하여 등산로 옆에서 하나 둘 꺽던 발길은 어느덧 등산로를 벗어나 나물을 찿아 분주하고 급기야 배낭까지 벗어놓고 본격적인 나물채취에 들어갑니다.


"딱 30분만 뜯는 거야" 비가 올까 봐 갈길 급한 나 자신과 타협을 하며....


애초에 지키지 못할 30분을 훌쩍 넘어 1시간이 지난 후에야 넘치는 배낭을 둘러메고 아직도 눈에 아물거리는 나물밭을 겨우 벗어나 주실령 갈림길 능선에 올라 섭니다.


1000m가 넘는 산의 능선 같지 않은 넓고 걷기좋은 길을 따라 축서사 갈림길을 지나고 곧 문수산 정상에 오릅니다.


찌푸린 날씨로 구름에 가린 소백과 태백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그사이를 이어주는 구룡산을 정점으로 한 백두대간이 너울너울 춤을 추듯 펼쳐져 있고 멀리 아련한 봉화읍의 모습도 보이고 바로 아래까지 축서사로 향하는 좁고 꾸불꾸불한 길이 끊어 질듯 끊어 질듯 이어져 있습니다.


가야 할 주실령 능선을 가늠해 보고 잠시앉아 허기를 채우려는데 심술 난 먹구름이 빗방울 몇방울로 등산객을 몰아내니 놀란 마음에 배낭을 둘러메고 쫓기듯 정상을 벗어납니다.


급해지는 마음따라 빨라진 걸음으로 금방 두내 갈림길에 도착해서 그냥 두내약수탕으로 내려갈건지 잠시 망설이다, 오늘 계획된 길을 걷고픈 마음에 주실령을 향하여 속보를 내딛습니다.


잠깐 겁만 주고자 하는데 내가 너무 오바 했던건지 몇방울 흩뿌리던 빗방울은 자취를 감추고 조금 여유를 찿은 발걸음을 따라 자연스레 들려오는 바스락거리는 낙엽밟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편한 산책로 같은 길이 계속 이어져 있어 여유로운 발길로 예배령을 지나 헬기장에 도착하니 마치 매복을 하고 있었던 듯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세찬 빗줄기의 기습을 받습니다.


황급히 숲속으로 뛰어들어 보지만 비를 피하기엔 역부족... 한동안 두리번 거리다가 제법 큰 나무를 발견하고 그밑으로 숨어들어 5분정도 비를 피하니 세찬 빗줄기도 기세가 한풀 꺽이기 시작하고.... 이를 놓칠리 없는 나는 재빨리 주실령까지 내달립니다.


해발 870m의 주실령 고개에서 적당히 내리는 비를 오히려 즐기면서 두내약수탕으로 내려서는 길에 오고가는 운전자들이 애처로운 듯 쳐다보며 지나치고 맘씨 좋은 운전수는 손을 들지도 않았는데 차를 세워 타라고 하십니다.


고마운 모습에 감사드리며 차를 그냥 보내고 30여분을 걸어 아침 출발지인 두내약수탕에 도착하여 약수 한 바가지 마시는 걸로 오늘 산행을 마칩니다.


문수산은 1200m의 높은 산임에도 산세가 유순한 육산으로 그리 험한 등산로가 없으며 특히 주실령에서 문수산 정상에 이르는 5.6km의 등산로는 고도의 차도 별로 없고 우거진 산림으로 수목원의 산책코스를 걷는 듯 순한 등산로가 열려있어 어린이나 어른을 모신 가족단위 등산객들의 나들이 코스로도 별로 무리가 가지 않을듯 합니다.


산행 들머리 두내 약수터


 


 


밑에서 물이 솟아나는 약수터 모습


 


 


약수탕 모습


 


 


약수탕 안내문


 


 


문수산 등산안내도


 


 


춘양목의 모습


 


 


주실령 갈림길 이정표


 


 


축서사로 이어지는 길


 


 


멀리 주실령 고갯길이 보이고....


 


 


봉화읍이 아련합니다.


 


 


구룡산을 중심으로 넘실대며 흘러가는 백두대간..


 



문수산 정상의 산행 안내도



낙엽밟는소리가 유난히 정겨운 등산로


 


헬기장에서 본 문수산(비를 맞으며...)


 


 


등산로 날머리인 주실령


 


 


주실령에서 내려 서며 본 문수산


 





▣ 김정길 - 두내~정상~주실령~두내 코스는 아우님의 산행기로 보충하고 나는 축서사에서 산행을 하는 것으로 문수산 답사를 마치겠습니다. 나에게도 적절하고 감사한 산행이었습니다. 17일오후 삼척가곡에 들어가서 4일간 날씨가 괜찮을것 같으니 등산로가 걱정되는 지역만 골라서 다니다가 21일 정선지역에서 마치고 귀가할 예정입니다. 봉화지역 4개산은 등산로가 확실함으로 장마청 이틀정도의 틈새가 보일때 다녀오겠습니다. 아우님 그때 봐요?  ▶조금 섭섭한 마음은 있지만 형님 말씀이 일리가 있으니 장마철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려 봅니다 ㅎㅎㅎ 어쩌면 비룡산도 제가 먼저 다녀올수 있겠네요. 항상 안전산행 하시길 바라며...



▣ 맷돌 - 좋은산 다녀오셨네요 고향이 영주고 서벽이 선친의 고향 입니다 제때 잘갔오셨네요 거긴 송아철엔,,,,,,아 봉화군은ㅎㅎㅎㅎㅎ더잘 아시죠 저는 떠났지오래여서 ㅋㅋㅋ 지금은 제천이에요 언젠 한번 산행 같이 하시죠 저보다 연배 인것 같은데.... d3s mqd 호출 해주세요 ▶맷돌님 서벽이 선친의 고향이시라면 주실령, 문수산, 두내약수탕 전부 잘아시겠군요. 아직 너무 시골이라 산도 거기사시는 주민들도 순수 그자체 인것 같습니다. 가까운곳에 계시니 언제 같이 산행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즐산하세요^^*



▣ CROVER - 안녕하세요. 늘산행기는 잘보고 있지만 리플은 처음입니다.문수산은 작년에 저의 장인 어른께서 축서사를 극찬하여 견학을 했었읍니다. 그땐한창 대규모 중건이랄까 하여간 크게 공사를 하고있더군요. 그리고 축서사 입구동네 마을엔 풍수가 좋다하여 가가호호 판.검사등등의 인물이 많이배출 된다합니다. 그때 축서사 옆 등산로 초입을 찾아 한30여미터 올라봤던 기억이나네요... 언제 소백산갈때 신세좀져도 괜챦을런지요??? 항상 해피한 산행을 기원합니다  ▶풍수를 잘모르는 제가 봐도 축서사 터는 명당자리로 보이더군요. 장인어른 덕분에 좋은절 구경하셨습니다. 축서사 앞동네는 이름도 특이한 계단리인데 인재가 실제로 그렇게 배출된줄을 몰랐네요^^* 그리고 시간과 여건이 맞는다면 소백산행을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요. 제메일 주소는 sobaeksan@hanmir.com  입니다. 감사합니다.  



▣ 주영혜 - 님의산행기는 언제봐도 제가산행하고온 느김을 주는군요 ,,전 어제 팔공산 탑골에서 동봉 ,서봉, 수태골로 산행을 했거든요 비온뒤라그런지 참 좋았습니다 ,,늘 즐산하시길 ,,,,  ▶서울님들 북한산, 도봉산에서 살듯 님은 팔공산에서 사시는 군요.... 언제 기회봐서 비슬산~앞산 종주한번 해봅시다.



▣ 미시령 - 봉화,춘양, 춘양목... 모두 보고 싶은 곳, 것이네요.... 사진 중에 '축서사로 이어지는 길'... 너무 환상적이군요.  ▶봉화,영양,울진 이쪽을 나쁜 말로 하면 낙후된 오지고 좋은 표현을 쓰면 청정지역이라 하지요. 천성적으로 촌놈으로 태어나서 그런지 당췌 도시생활은 맞지않아 이렇게 촌에서 살며 촌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보면 참좋은곳이란 생각이 저절로 든답니다. 즐산하세요^^*



▣ 주왕 - 요즘 홀로 산행이 계속이어지십니다. 다녀오신 문수산 보니 95년1월에 서벽이란곳 뒤에 있는 시루봉으로 동계훈련 갔었던 기억이 또 생생히 떠오릅니다. 제가 꽃다운? 나이에 5년 가까이 군생활을 했었던 터라 군시절의 추억이 많아서요... 신록우거진 문수산, 산행기 잘 감상했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산행 계속이어지십시요. ▶주왕님 서벽을 잘아시는군요? 문수산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옥돌봉에서 법전면 쪽으로 길게 가지친 줄기의 산입니다. 봉화의 진산이기도 하고요. 님도 좋은 산행이어가시길..



▣ 산초스 - 경북 오지의 문수산을 처음 님덕분에 알게되었는데 하여간 나중에 꼭 찾아 봐야겠습니다. 부디 즐산 안산 하시기를 빌겠습니다.^^** ▶ 바쁜시간 짬내서 이리 왕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수산뿐만 아니라 산초스님 발길을 기다리는 좋은산들이 전국에 많이 있으니 빠른시일내에 다시 힘찬 걸음 옮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