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져 있거나 감추어진 속살을 들추어 보는 일중에 흥미와 스릴이 없는 것이 있을까? 목젖이 떨어지도록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탐닉하는 즐거움, 손가락 끝에 침을 발라 창을 뚫어 눈을 드려 넣고 신방을 훔쳐보는 즐거움(?), 이런 류의 즐거움(?)을 무엇에 비교 할 수 있단 말인가?
초긴장한 눈을 삐죽이 열린 틈새에 붙이고 눈알을 이리저리 바쁘게 굴려가며 비밀스러운 것에 빠져 들어 가는 재미, 한참을 이러고 나면 등에는 어느새 땀이 촉촉하고 숨길도 거세지는 것을.......어쩌다 휘~익 하니 스쳐지나 쳐 가버리는 것이 있으면 아쉬워 다시 볼 수 있게 되길 목이 빠져라 기다리며 눈알에 핏발을 새운다.

밖으로 보여 지는 - 누구라도 쉽게 볼 수 있게 되어진 아름다움을 보는 것도 즐겁기 한이 없겠지만, 누구나 쉽게 볼 수 없는 가려진 것을 들추어 보는 재미는 실제로 해 보지 않고서 어떻게 표현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문이 굳게 닫혀진 규수의 방이 아니라 발이 쳐진 규방을 훔쳐보는 그 것.

이런 일련의 행동이 내가 한 것이 여서일까 변태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백지에 내 발 자국을 남기게 되고, 내 탁한 숨결에 오염되어지고, 내 음흉한 눈길에 상처가 남을까 이 것이 걱정이다.

만들어진 등산길을 따라 펼쳐진 아름다움에도 누구나가 도취 되지만 - 누구나가 볼 수 없는 - 등산길이 아닌 산 구석구석을 즐기는, 등산길을 피해 그 뒤에 숨겨진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산의 속살을 들추어 보지 않고 어찌 그 참 맛을 .......그래서 보다 진한 것을 맛보기 위해 길이 없는 산을 달랑 지도 한 장과 나침판에만 의지 하고 이산 저산을 한 걸음 한 걸음 속살을 헤쳐 가면서 숨겨진 것을 보는 재미에 푸~욱 빠져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