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도봉산(신선대, 오봉, 여성봉) 부자상경 산행기 

 

산행일 : 2004. 8. 20(金). 흐림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도봉매표소 (10:00) 

 ☞옹달샘 (10:11. 쌍줄기 약수로 추정)

 ☞서원교 (11:16~11:18)

 ☞천축사와 도봉산장가는 갈림길 (10:40~10:42)

 ☞수직폭포 (10:49)

 ☞천축사 (10:55~11:04) 

 ☞마당바위 아래 옹달샘 (11:14~11:17) 

 ☞마당바위 (11:18~11:21) 

 ☞계단 축대 위 평지 (11:48~11:59)

 ☞신선대 (12:12~12:20. 사실상의 도봉산 정상)

 ☞뜀바위 정상 (12:35. 뜀바위에서 점심 12:40~13:10)

 ☞고무판 깔린 계단 (13:34)

 ☞칼바위 우회로 초입 (13:40~13:44)

 ☞칼바위 끝난 삼거리 (13:48)

 ☞오봉 (14:22~14:30)

 ☞여성봉 (14:52~15:09)

 ☞오봉매표소 (15:40. 여기서 버스정류장까지 800m)

총 산행시간 : 5시간 40분

구간별 거리 :

도봉매표소→(0.2km)→광륜사→(2.02km)→천축사→(0.15km)→옹달샘→(0.03km)→마당바위→(0.71km)→만장봉→(1.0km)→칼바위→(1.0km)→오봉→(1.2km)→여성봉→(2.2km)→오봉매표소

총 산행거리 : 약8.51km 

산행지도


 

산행기

  올 여름에는 잦은 비 때문에 연속산행을 하지 못하고 평소와 다름없는 주말산행을 하는 격이니 하늘이 원망스럽다.

  17일(화)에 집을 나설때만해도 관악산, 도봉산, 천마산을 연 삼일에 걸쳐 오르려했으나 난데없는 태풍 메기 때문에 18일(수)은 경복궁, 19일(목)은 롯데월드, 20일(금) 도봉산, 21일(토) 63빌딩구경 후 귀가로 일정을 잡으니 신나는 건 아들 녀석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순천을 출발합니다.
 

8월 18일(수). 온종일 비가 오락가락

 전철역에서 나오자마자 왼쪽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있고,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웅장한 경복궁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사진과 영상매체로만 보던 근정전과 경회루, 광화문은 우리나라가 작지만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닌 문화민족임을 알 수 있었고, 그동안 소박하고 작게만 보이던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중국 자금성에 가본 이들은 성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질려버린다지만,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섬세하고 화려한 멋은 우리의 궁궐이 훨씬 낫다고 하니 자부심을 가질 일이다.

 경복궁역의 봉황

 

장엄한 경복궁

 

옛것과 새것(광화문과 정부종합청사)

 

흥예문의 수문장

 

근정전과 북악산

 

한국미의 극치 경회루

 

굴렁쇠와 소년(국립민속박물관앞)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가 본 우리의 문화재들은 어릴 적부터 전국에 산재해있는 박물관에서 워낙 많이 보아온것들이라 그다지 큰 감흥은 얻지를 못하였다. 대신에 아들 녀석은 보물과 국보만 보면 “와아!”하고 탄성을 내지른다.


 

8월 19일(목). 오전에 비온 후 갬.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많이 보아서인지 롯데월드는 더 이상 경이로운 세상이 아니었다.

방학이 막바지라서 수많은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어서 인기 있는 놀이시설을 타려면 적어도 한 시간은 기다려야만 한다.

 줄서서 기다리기 싫어서 오전을 별로 재미없는 놀이시설을 타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오후엔 단단히 맘을 먹고 자이로 드롭과 자이로 스윙을 타기로 작정을 하고 우선 아들 녀석과 자이로 드롭에 한 시간을 투자하여 기어코 타게 되었다.

지상 70m까지 올라가서 순식간(3~4초)에 떨어지는데 숨이 순간적으로 멈추면서 온 몸이 굳어버리는 것이 죽음간접체험하기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이 70m에서 떨어지는 자이로 드롭

 

 곧이어 자이로 스윙 줄에 서서 기다리기 시작한지 5분도 되지 않아서 아들 녀석은 도망가 버렸다. 자이로 드롭은 다시 한 번 탈 수 있지만, 자이로 스윙은 무서울 것 같아 도저히 못 타겠단다.

인내는 쓰고 그 열매는 달다고 했던가, 한 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자이로 스윙을 타고 하늘을 날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공포도 한 순간, 소리를 지르면서 한 마리 새가 되어 하늘을 날으며 수퍼맨이 되었다. 이제껏 타본 놀이시설 중 최고의 스릴을 맛본 놀이기구다.

  


 자이로 스윙. 한 마리 새가 되어 훨훨 날았습니다.

  

8월 20일(금). 흐림

  어제 밤 11시 30분, 다음카페에 산에 같이 갈 사람을 모집한다고 글을 올리니 운해님의 채팅이 들어와서 코스를 잡을 수가 있었다.

도봉산역으로 가는 전철 안. 1500산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카페에서 방금 전에 내글을 보았다며 코스를 수정해 주고 송추 유원지에서 기다린다고하고 전화를 끊는다. 그래 도봉산에 왔으면 오봉과 여성봉을 보고 가는 게 후회 없을 것이다.


 

 도봉 매표소에 9시 35분에 도착. 매표소에서 정각 10시에 산행 시작한다고 카페에 글을 올렸으니 10시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혹시나 해서 기다려 보았지만 산하 가족은 고사하고 전화 한 통도 오질 않는다. 허긴 산행 10시간 30분 전에 같이 가자고 글을 올렸으니 어제 밤 자정 무렵 컴퓨터를 본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며칠 전에 산행계획을 올리면 서울의 지인들이 평일도 아닌 금요일에 마음의 부담을 가질까봐 일부러 산행 전날 자정에 올렸으니 예상은 적중하였다.

그렇다고 글도 안올리고 혼자 산에 올랐다가 소리 없이 내려가 산행기를 올리면 서울분들의 원성을 들을 것이 분명하니 작전은 성공을 한 것이다.


 

  운해님과 1500산님이 추천한 다락원 능선을 포기하고(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하였다.) 광륜사, 옹달샘을 지나 서원교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가다가 삼거리에서 천축사 쪽으로 접어들었다.

천축사에서 올려다보는 도봉의 봉우리들이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천축사 샘에서 빈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길을 치고 올라가니 곧바로 능선에 올라선다.

도봉 계곡

  

  광륜사

 

 

서원교 삼거리.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으로 오름.

 

왼쪽 천축사 길로 올랐다.

 

천축사 바로 아래의 수직폭

 

천축사 입구의 작은 청동불상들.

 

어디서 많이 본 귀하신 분의 이름도 있다.

 

 천축사


   조금 더 올라가니 마당바위 바로 밑 옹달샘에 이른다. 기막힌 물맛이다. 여기서 물통을 채울걸....

20여m쯤 올랐을까 마당바위가 환하게 펼쳐진다. 평평한 줄 알았지만 경사가 있는 바위다. 서서히 서울 시가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당바위 바로 아래의 옹달샘. 물맛 기가 막힙니다.

  

마당바위
 

  신선대쪽으로 올라가다보니 계단이 나오고 널찍한 평지가 나온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참외 한 개를 깎아 먹으며 오른쪽의 거대한 만장봉, 선인봉을 바라본다. 운해님이 다락원능선으로 오를 것을 권한까닭을 이제서야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아들 녀석은 별로 힘 안 드는 산이라고 기염을 토한다.

인공적인 평지
 

  신선대로 오르는 암벽은 경사가 급하지는 않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뒤로 펼쳐지는 만장봉과 선인봉이 기막힌 절경을 자랑한다. 우리강산 좋을시고~~~

신선대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발 디딜 틈도 없다.

사방을 휘돌아 본다. 멀리 북한산의 백운대와 인수봉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조망과 사진촬영을 끝낸 후 칼바위 쪽으로 하산을 하는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줄이나 계단은 찾아 볼 수가 없고 저 아래에 로프가 매어져 있다. 아들 녀석이 걱정이었지만 아무탈 없이 무사히 신선대를 내려왔다.

신선대 오르다 내려다 본 선인봉
 

신선대에서 본 칼바위쪽 능선

 

자운봉

 

우린 진짜 부~~~자 랍니다. 신선대 정상에서

 

신선대에서 바라본 북한산 인수봉과 백운대

 

신선대와 사패산(사진 중앙)

 

신선대를 내려오면서

 

뜀바위에서 바라 본 신선대

 

 다음으로 큰 봉우리(뜀바위)가 떡 버티고 있지만 올라갈 엄두가 안 난다. 오른쪽으로 돌아서 경사진 길을 올라가니 웬걸 여기가 뜀바위 정상이다. 오른쪽으로 더 돌아서 가야만 우회길로 들어설 수가 있었을 텐데, 고생길이 시작된 셈이다.

 뜀바위 정상에서 바로 아래로 내려서려니 수직 직벽이다. 아래에 먼저 내려선 사람들은 확보를 먼저 하라고 주문을 해대지만 무거운 배낭을 메고 내려가자니 무척 힘들다. 가까스로 내려서서 아들 녀석에게 내려오라고 하니 내려오다 말고 다시 올라간다. 키가 작으니 발 디딜 곳이 없는 것이다. 손으로 발을 받쳐주면서 간신히 내려오는데 성공하였다. 아들 녀석 때문에 앞으로는 무조건 우회로를 택해야만 하겠다. 사실 봉우리를 오르는 일은 금한다는 안내판이 봉우리마다 있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오르는 이가 의외로 많다.

뜀바위 정상에서 나아갈 곳을 내려다보며, 소나무 아래 사람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뜀바위를 내려오는 산친구

 

뜀바위 아래쪽 바위들

 

뜀바위

 

 점심을 먹는 동안 우리가 그렇게 힘들게 내려온 암벽을 다른 산님들은 별로 힘들지 않게 내려오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남쪽 골짜기로 조심조심 내려와 얼마쯤 가니 드디어 우회로가 나온다. 많은 산님들이 이 길로 산행을 하고 있었다.

 수많은 계단을 내려가고 올라가니 칼바위 오르는 능선길과 우회길이 나온다. 우린 당연히 우회로를 택한다.

칼바위를 지나니 삼거리가 나오고 많은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주 쉽게 내려오는 다른 산님들
 

점심먹고 일어서는 소년과 소나무. 오른쪽으로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점심식사 후 뜀바위를 내려오는 소년 

 

 

되돌아 본 신선대와 뜀바위

 

 고무판 계단

 

 칼바위를 내려오는 산님들

 

  잘 보이지도 않는 북서쪽 오봉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별 재미없는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가다보니 그동안 사진으로 무수히 보아왔던 오봉에 오른다. 오묘한 자연의 신비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자리를 깔고 누워서 자는 사람. 그늘에 앉아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는 사람, 사진 찍는 사람......

드디어 나타난 오봉


 

아름다운 오봉

 

오봉에서 바라 본 북한산

 

  여성봉으로 내려가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오봉은 더욱 아름다웠다. 불암산님의 반가운 전화로 기운을 내어 내려간다.

드디어 여성봉에 이르니 아들 녀석이 아는지 모르는지 정말 똑 같이 생겼다고 연신 떠들어댄다. 꼬추에 수염도 안난녀석이 웃기고 있다.

여성봉 소나무아래에서 깎아 먹은 참외 맛은 정말 꿀맛이었다.

기묘한 여성봉

  

클로즈 업

 

 

여성봉에서 바라 본 사패산

 

여성봉 정상

 

여성봉 정상에서 바라본 오봉

 

유일한 그늘 밑에서 참외를 먹는 소년

 

되돌아본 여성봉


   능선 길을 내려와 오봉매표소에 도착하니 1500산님이 자신의 캠핑카를 세워놓고 우릴 맞는다.

이런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산행계획을 수 시간 전에 올렸었는데, 1500산님은 감기 몸살로 나와 산행을 같이 못한 것을 미안해할 뿐이다.

아들녀석과 얘기를 나누는 1500산 김정길님.

 

의정부에서 무작정 식당에 데리고 들어가 빠른 점심을 사 먹인 1500산님은 우리를 의정부역까지 태워다주고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안산에서 여기까지 와서 산행 내내 휴대전화로 산행안내를 해주신 정말 고마운 분, 복 많이 받으소서.

 의정부역
 

63빌딩을 구경하고 나와서 한강 시민공원

 

  집으로

  

    <EMBED src=http://www.hidaewoo.com/rest/music/wma/BeforeTheDawn.wma hidden="true" autostart="true" loop="-1" ></emb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