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6. 11. 25 (토)
어디로 : 대운산 (大雲山.742m. 울산 울주, 경남 양산 소재)
누구랑 : 홀로이
산행코스 : 상대마을 제3주차장 - 애기소 - 대운천 - 만보농장 - 좌측능선(417봉)
               불광산 - 대운산 - 박치골 - 만보등산로 종점 - 상대마을 제3주차장
산행시간 : 4시간 30분

동행도 마땅찮고
시간도 늦었지만
밀린 숙제하듯
결국은 내달린다.
해가 짧은 탓에
하산객 이어지고
역주행하듯 총총히
의연히 나아간다.(14:00)

세 번 째 찾은 대운산
만보능선 걷고팠다.
가녀린 물소리와 함께
만보농장을 지나고
지계곡을 건너서
본격 산행 시작되다.
左로 급격히
된비알 이어지니
푸근한 날씨탓에
금새 땀에 젖다.
산행은 자고로
땀이 나야 제 맛이다!
옴폭 파인 박치골엔
지절대는 산새소리
온 산엔 윤기잃은
만추홍엽(滿秋紅葉) 파노라마
고도를 높일수록
멋진 조망 펼쳐지니
서걱이는 낙엽길도
사뿐사뿐 즐겁고나.(14:30)

이어지는 하산객이
의아한듯 갸웃갸웃
“이제 올라가세요?”
“왜 혼자이세요?”
“대~단하십니다!”
“같이 갈까요?”
관심도 많거니와
위로도 다양허다.
오랜 세월 대변하듯
봉분 이즈러진 묘지 스치고
장안사 2.5 시명산 2.5 상대마을
삼거리 이정표 지나
반들반들 닦인 산길
뭇사람들 삼삼오오
정담(情談)풀며 지났을 터!

척판암 갈림길(15:00)
시원한 갈 바람 이어지고
고요한 암자에서
경 소리 울려난다.
대리석 치장한 묘지지나
쏙쏙 오름이어
한 봉우릴 올라서니
까마귀 울음소리
헤아릴 수 없이 새카맣게
나무위에 앉아있다.
불광산(佛光山.660m) 이었다!
위협적이진 않았지만
반가운 친구는 아니었고
이후 오가는 이
전혀 못 만났다.(15:30)

마음도 발걸음도
바쁘기만 한데
팍팍한 오름이어
또 한 봉우릴 점령하고(15:58)
저 만치 대운산이
어서 오라 부르길래
푹푹 쌓인 낙엽따라
앞으로만 나갔는데
급격히 떨어지는
내리막길 수상하다.
지도 안 챙김을
뼈저리게 반성하며
진행한 길 다시 돌아
능선으로 치고 오르다.
이것이 알바구나
시간이 아깝도다!
원대복귀하니
시그널이 주렁주렁
까마귀에 홀렸을까?
낙엽길에 쏠렸을까?(16:23)

산허리 돌고돌아
오밀조밀 암릉이어
밧줄도 걸려있고
산길은 뚜렷하다.
대운산 주봉은
묵묵히 기다린다.
정상 0.6 서창 4.5
상대마을 5.0 삼거리 이정표
첫 쉼을 갖고
잠시 갈등한다.(16:45)
이미 해 기우니
청회색 노을 한 줄기
후다닥 정상올라
침묵속에 인사하고
늦은 하산 서두르니
갈 길이 막막터라.
헤드 랜턴 장착하니
출정하는 용사같다.(17:10)

민둥 묘지 2기지나
바지런히 내려간다.
박치골 상류지나(17:45)
계곡에 안착하니
물 마른 골짜기엔
단풍노래 울려나네.
--짧은 생애
  한탄치 않고
  화려한 가을외출
  금새 접고
  안으로만 곰삭을
  겨울 인내 다짐터라.
  부활의 봄꿈꾸며
  순종하는 자태더라--

만보 등산로
종점에 다다르니(17:50)
상대마을은
아직도 3.6Km.
지계곡을 건너며
잠시 길 헤메이고
무심코 돌아보니
눈썹같은 초생달
검은 산자락위
선연히 걸려있다.(18:20)
어둠이 짙을수록
랜턴 불 더 빛나듯
고난속에 건진 희망
더욱 값지리니
길을 묻는 사랑이여
가을 로댕 되지 마라.
꿈 지피는 그대여
푸른 응원 잊지마라.

그 많은 차들
썰물처럼 다 빠지고
언제나 충성하는 애마
가로등 아래 듬직터라.(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