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째 날/대동여지도]

"오지않았던 것처럼 머물다 가십시요"
백두산줄기 덕유산의 어느골짜기에 붙어있는 문구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었일까
비로봉에서~연화봉을 거쳐 이곳 제2연화봉
에서 아침에 일어나니... 내 시야에 들어오는 동쪽으로 풍기읍내가
아주 선명하게 보이고,서쪽으로는 단양읍내와 저멀리 매포의
시멘트 공장이 보인다.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인지
아님 숲을보호하기 위함인지...
어제 언급한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를 한번 알아본다.
신분마져 미천하고 가난했던 고산자는 무려 30여년 동안이나
지도 제작에 나섰던 고산자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백두산줄기 마루금에서 아래 고을을 바라볼 때마나
님의 열정에  고개를 숙이곤한다.
야사에는 대동여지도를 만들어
천기를 누설했다는 이유로
감옥에서 죽었다는
얘기가 전해지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또한 [택리지]를 저술한 청암 이중환은  김정호 의 저서와 같은 시기인
조선 후기에 완성을 한다. 몰락한 사대부였던 청암은 신세가 얼마나
처량했던지 후세의 사가는 그의 귀양지마저 정확한 기록이없다
'떠돌아다니면서 살 집도 없어서' 말년에 '동가숙서가숙'하면서도
택리지를 완성했다니...그의 집념을 높이사야한다고 본다.
어찌하든간에 이 두권의 책으로 우리 지리학을 한단계
높인것만은 사실이다.
백두산줄기를 보듬던...울의 산야를 헤메이던
이두분의  열정과 집념에 감사해야 한다.

아침을 대충먹고는 다시 연화봉으로 유턴을한다.
여기서 희방사를 가기위함이니...어제 해가 뉘었거리는
시간에 왔기에 다시 연화봉까지가는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비로봉에서~연화봉까지는  철쭉군락을 이루고 있지만은
연화봉~제2연화봉은  국망봉에서 본 들꽃들과 거의비슷한 종류들로
이곳은 나는 천상화원으로 칭하고 싶다. 국망봉은 하늘정원이요
이곳은 천상화원이라...
희방사:신라 선덕여왕 때 두운(杜雲)대사가 창건한 절로 이절을 창건한 전설을
          살펴보면...계림부 호장 유석을 딸을 호랑이로부터 구해준 은혜를 갚기위해
          세운사찰로 창건되었기에  은혜를 갚게되어'기쁘다'라는의미로 기쁠희(喜)
          와 두운대사의 참선방을 상징하여 방(方)자를 붙여 이름이 지어졌다한다.
           훈민정음 원판과 월인석보를 보관하던 유서깊은 고찰이었지만,
           한국전쟁때 전부소실되는 시련을 겪는다.
희방폭포:높이가 무려 30메타에 달하는 이폭포의 물소리는 이희방계곡의
             정적을 한숨에 깨트리며...물보라를 일으킨다.

다시 희방을 나와 죽령으로 향하는시간은 오후 2시경으로
서둘러야 죽령을 거쳐 도솔봉까지 어둡기전에 도착을해야하는데
죽령휴게소에서 몇가지 비품을 구하고는 바로 올려 친다.
흰봉산(1240)이곳서부터~도솔봉으로 해서 사동리주변이  이른 송이가
나온다고 스님이 귀띰을 해주었지만...아마도 9월중순경이나 가능하리라
9월중순경에 묘적봉부터 이어가면 되니까
1시간여 올려치다보니 1286봉오르기전
갈림길에 표지판이하나걸려있는것이
눈에 뛰인다.

'여기 산을 좋아하던 우리 친구 종철이가
백두대간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종철아 편히 쉬어라.'
잠시멈추어 먼져간 고인에게 예를 표한다. 이백두산줄기에 안기다 보면
특히 지리 와 설악에 많은 사연들이 있건만 이곳 여기에서 만나니
조금은 생경하다.무언가 사연이 있으리라...
엇그제 소백에서도 보았건만...

"여보게 산 잘타는 놈은  숲에서 죽고
글 잘쓰는 놈은 필화로 죽고
헤엄잘치는 놈은 풀에서 죽는다네"
어느 산 선배의 말대로 우리는 산에서 항상
겸손해야 할 것이다.

뉘었뉘었 넘어가는 해를 등지고 방향을 틀어
도솔봉(1314.2)을 향해 가는 발걸음이
또 무거워지는구나
간신히 도솔봉에도착해서
어둑한바위밑을 찼아
만찬준비를
한다.

도솔봉의 밤하늘은 깊어가는데...
2006/08/31
도솔봉 상현달아래서
진달래버젼 으로
외로움을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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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님의 진달래꽃"이란 詩를
남도에서는 이런 버전으로
배워왔답니다.

[전라도버전]                                       [경상도 버전]
나 싫다고야                                         내 꼬라지 배기
다들 가부러랑께                                   실타꼬 갈라 카모
워메~ 나가 속상한거                             내 더러버서 암 말안하고
주디 딱 다물고 있을랑께.                       보내 주꾸마
거시기 약산에 참꽃                               약산 강가 참꽃
허벌나게 따다가 마리시롱                       항거석 따다
가는 질가시에 뿌려줄라니까                    니 가는 길에 뿌리주꾸마
가불라고 흘때마다 꼼치는 그 꽃을            니 갈라카는 데마다 나뚠 그 꼬슬
살살 밟고 가시랑께요.                            사부자기 삐대 밟고 가삐라.
나가 꼴베기 시러서 간다흔담서                내 꼬라지 배기시러 간다 카모
주디 꽉 물고 밥 못쳐묵을때까지               내 때리 직이 삔다케도
안올랑께                                               안 올꺼이 까네
신경 쓰덜 말고 가부러랑께.                     괴안타 고마가라
겁나게 괜찬응께로                                 참말로 괴안타 안카나
워메~참으로 괜찬아부러...                      참말로~괘안테이~참 말로...


*[김소월의 진달래 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개벽(1922)

*즈려:살짝 눌러 발이 땅에 닿을 듯 말 듯.(평안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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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산은 나에게 말하였거늘]

산은 나에게
말하였거늘
미워하기도 사랑하기도
겸양하기도 하여보라
석양저녁바람
잿등에올라 지나온 여정
묵상에 젖어보면
진실로 진실로 바보됨을 알리라
간절한 소망 이루지못한
돌 무더기 그리움
슬프게 살아온날
다시한번
저~잿등 위에 올라
살아온 날 돌아보며
내 선 자리 확인하고
아무에게도 해보지 못한
작은 사랑
세월의 허덕임
이제 이 숲속 오두막 으로
다시 돌아가
가난함도 넉넉함도
챙겨 모아보리라.

어느덧 인생의
가을 문턱을 훌쩍 넘어버린 나는...
존재하는 동안 스스로를 끊임없이
변화 시킨다는 것
나아가 자신의 삶을
다른 누군가에게 나눠주며 마무리한다는것,
나무들은 저렇듯 無心하게 '살아간다는것'의
참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데...
나는...
지금,여기에서 무얼 하고 있는가?

4박5일동안 지나온길을 되돌아봅니다.
8월28일 :도래기재를 출발하여 선달산으로해서 갈곳산 ~마구령
             ~고치령~칼바위~마당치~늦은맥이재 까지의 긴여정은 참으로
             별들과 함께한 하루이었고
8월29일: 신선봉~국망봉~비로봉 에서의 하루는 하늘정원에서 비로자나불
             과 하늘과의 만남 그 자체 이었습니다.
8월30일:천동~비로봉~제1,연화봉,제2봉의 하루는  천상화원에서 선조들의  
             옛그림자를 기억하는 하루이었습니다
8월31일:희방사~죽령~도솔봉 ,산을 좋아하는사람은 산에서 죽어야하는데,
            저의 지나온 소풍길과 앞으로의
            남은 소풍길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는 하루 이었습니다.
9월1일:도솔봉~사동리,이렇게 일정을끝내고 안식처로 돌아갈려니...
          발걸음이 아니떨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됩니다. 이~백두산줄기 마루금의 바람을
          영원히 잊지못하기에 말입니다.

여기소백에 저를 초대해준 풍기의 만수씨와
동행을 하여준  인호후배(08/24~26)와
여러가지로 보살펴준
친구학인 과 보살님
털보형님내외분...
모든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소백산 도솔봉아래[날머리]인
사동리에서
09월01일 백하 모심.

[앞으로 갈길:도솔봉~묘적령~싸리재~저수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