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2004년 3월 4일 (목요일)

시 간:10시 35분 부터 18시 30분

코 스:검단산~고추봉~용마산~은고개(엄미리계곡능선)~벌봉~동장대~ 북문~서문~거여동



금년 들어 가장 길게 걷는 산행이다.

마라톤 풀 코스를 달리는 친구와 함께 얼결에 약속을 하고나니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단 둘이 먼 길을 걷는데 만약에 걸음이 맞지 않으면 서로가 힘들기 때문이다.


9시 30분.... 만나기로 약속한 성내역에서 기다리다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누가 어깨를 가볍게 툭 하고 치길래보니 둥그런 친구 얼굴이 클로즈 업.....

한 3개월 못 본 사이에 이 친구도 나처럼 어지간히 살이 올라있다.



반갑게 악수를 나누는데........

친구 입에서 초 냄새가 물씬 풍겨난다.

아니?? 너 초 쳤냐? 언제까지 마셨기에 아직 술냄새???

새벽 4시 까지 마시고 잠시 눈 부쳤다가 억지로 나왔다나?? 흐미~~



너 그래서 갈 수 있겠어?? 갈 수 있는데 까지 가보자........

한편으로는 안도의 숨도 가만히 내 쉬어본다. 틀림없이 느릴테니까.ㅎㅎㅎ

30-5번 버스에 몸을 싣고 오는동안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근데 이 친구 신발을 보니 운동화를 끌고왔네

너 등산화 없어?? 하고 물으니

아~~ 검단산하고 남한산성이라기에 요런데는 걍 운동화 신는게 편하다나...



하긴 하산시에 이 친구는 눈길을 뛰어서도 무사히 내려갔고

나는 등산화를 신고 벌벌 기면서도 땅을 3평이나 사 두었다.ㅎㅎㅎ

한국애니메이션 고등학교앞에서 내려 들머리인 안창모루로 향한다.



안창모루 들머리의 이정표와 산행 안내도


들머리에 있는 쉼터 및 넓게 정비된 등산로


지난 주엔 등산로가 진창이었는데 그 간 날씨가 차가웠던 관계로 땅이 얼어있다.

잠시 산행준비를 마치고 넓게 정비된 등산로를 걷기 시작한다.

이 친구는 연신 물을 들이키면서 느릿 느릿 거북이 걸음이다.



유길준 묘의 오르막에서는 숨을 헥헥 몰아쉬며 땀을 비오듯 흘리는데

그래도 쉬지않고 꾸준히 걸어서 295봉 안부에 도착...[27분 소요]

친구왈: 너는 왜?땀도 않흘려?? 우이쒸 땀 나도록 걸었냐??(속으로만..ㅎㅎㅎ)

사진 몇 장 남기고 즉시 출발이다. 친구는 벌써 물 한 병을 다 마셨다.


유길준 묘 오름길에서 꾸역꾸역 오르는 친구의 걸음과 295봉 안부의 이정표


295봉 안부에서 바라다 본 강건너의 견우, 직녀봉.. 예봉산 정상과 철문봉 및 율리봉



나는 검단산을 백 번도 더 올랐지만 친구는 오늘이 처음이다.

친구집이 도봉산역 부근인지라 도봉산은 밤, 낮 구분없이 오르 내린다는데....

두 번을 올려치고 난 뒤 제법 길게 이어지는 돌 계단길 (대략 400 여 개)

아직까지 컨디션이 말씀이 아닌가 보다.



제법 길게 이어지는 돌 계단 오름길(4백 여개 정도)



전망 바위에서 팔당대교와 맞은편 견우. 직녀봉과 예봉산을 조망하며

사진 몇 장 남기고 출발......

곧 이어 나타나는 암릉길을 지나고 암벽도 릿지로 넘어본다.


전망 바위에서 내려다 본 팔당대교와 함께한 친구.. 멀리로 보이는 예봉산 능선들


검단산 유일의 암릉 초입과 암벽



시야가 탁 트인 서봉에 도착하여 사방을 둘러보는 사이에

이 친구 정상을 향하여 먼저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제 몸이 좀 풀렸나?


서봉에서 바라본 검단산 정상부와 정상에서 조망한 팔당의 모습


두 번을 더 올랐다가 마침내 정상에 도착 1시간 30분이 걸렸다.(12시 05분)

몸 상태를 물으니 죽어도 고~~~ 어쨋거나 거여동까지는 가겠다네^^*........

마라톤 풀 코스를 3시간 30분만에 달리는 근성이 살아있나보다.



산곡 초등학교 방면으로 내려가기 시작......

하남시에서 보호하는 소나무를 지나고

제법 길게 떨어지다가 나타나는 이정표를 확인한 후

이제부터는 사람 구경하기 어려울거라 일러주고 좌측 등로로 빠진다.

[정상 0.5Km 약수터 0.4Km]

하남시에서 보호하고있는 소나무와 갈림길 직전의 이정표


철탑이 있는 안부를 지나 짧은 오름길을 올라서면 다시 두 번을 올려치고

평편한 길을 잠시 걷다보면 다시 내려서고

내려선 만큼 땀 흘려 올라서면 검단산에서 용마산가는 거리의 중간 지점 쯤 되는 곳

삼각점이 있는 고추봉이다(585m) 12시 53분 도착..

아직까지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듯 한데 묵묵히 잘도 걸음한다.


철탑이 있는 4거리 안부 여기서 직진... 고추봉의 삼각점


밤 늦게부터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날씨는 계속 흐려있다.

걷기에는 오히려 좋은 날씨............

몇 차례의 오름짓끝에 마침내 용마산에 도착

바람이 제법 차갑게 파고들어 내려가다가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을 먹기로하고 바로 내려선다.

약 20 여미터 지나 나타나는 갈림길에서는 우측능선이다.


용마산 정상 표지석과 삼각점.. 그리고 팔당의 모습



용마산을 다 내려올때까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거문다리로 내려서는 첫번째 우측 갈림길과

약 5미터 지나 나타나는 두번째 갈림길을 지난다음

약간의 오르막을 두번 올라선다...



두리번 거리면서 물색하던 중

그나마 바람을 피할수 있는 장소를 발견하고는 배낭을 내리고

나는 컵라면을 친구는 김밥과 샌드위치를 먹고는

도저히 빠트릴 수 없는 막초 한병을 비운다음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세번째 나타나는 우측 능선으로 빠져서

잠시 걷다보면 양지바른 곳의 묘와 함께 4거리 안부를 만나 우측으로 내려서서

몇걸음 보태다 보면 표지기가 달려있는 나무가 있고

바로 앞에 좌측으로 길이 나 있는데 이 길로 접어든다.

참고로 직진을 하면 두번째 길과 만나게 되어있다.



잠시 걸으면 넓게 조성된 공터가 나오고

언제 공사를 하였는지 이곳까지 세멘트로 도로를 포장하여 두었다.

전원주택을 지어 분양할려나???


탁 트인 넓은 공지와 낚시터(양어장)을 운영하는 식당


굴다리 양어장이라는 낚시터에는 이 차가운 날씨에도

몇명의 태공이 자리를 지키며

미동도 않는 찌와 눈 싸움을 벌이고있다.

한때는 내 모습이 저러 했었으니........



친구는 준비한 물 두 병을 다 마셨는지라 한 병을 보충하고 마을을 지나

고속도로와 43번 국도를 지하도를 이용하여 건넌 다음

은고개 정상부를 향하여 우측으로 걸어간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안전하게 건너가게 해주는 지하도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을 주시하면서 국도의 가장자리를 5백여미터 걸어서

은고개 공원에 일러 야외무대 옆길로하여 입산금지 테이프를 타 넘고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15시 11분]



엄미리계곡 안내 표지판 과 은고개 정상부의 은고개공원(식당)


양지바른 곳의 묘 몇기를 지나 올라서면 등로가 가로질러가는데 우측이다.

생각보다는 길게 떨어지다가 제법 가파르게 올라서면

삼각점이 있는 303봉.......



두번째 철탑을 확인하고 좌측길로 깊게 내려서는데

햇빛없는 날씨에 음산한 느낌마져 들게한다.



도면상 303봉의 삼각점과 두번째 철탑(올라서면 않됨)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한 친구와 나의 걸음은 비슷하게 잘 어우러지는것 같은데

나의 다리가 아픔을 알기에 내 걸음에 맞추어 주는지도 모르겠다.



후손이 돌보지 않아 황폐해진 묘를 돌아 가기도 하고

비석 두개와 함께 잘 돌보아지고있는 묘지도 지나가다 보니

문득 나타나는 이정표 하나.......

벌봉과 엄미리 계곡으로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처음 만난 이정표와 안전 로프가 매어져 있는 계단 길


이어지는 나무 계단길을 오르다 만난 빛 바랜 "거인 표지기"

처음 찾는사람은 이 표지기를 따라 걸으면 알바없이 진행할 수가 있다.

땅에 떨어진 채 반기는 두번째의 이정표를 지나 잠시의 오름길이 이어지고

언뜻 시간의 흐름을 짐작케하는 허물어진 성벽을 우회하여 들어서면

또 다시 반기는 이정표하나.......



유독 한봉이란 글씨가 눈을 아프게한다.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능선인데 다리가 아픈 이 후로는 선뜻나서지 못하고 있다

친구와 즉석에서 약속한다.

우리 이 다음 저 능선으로 해서 종주를 한번 더 하자고.....[16시 30분]



빛 바랜 거인 표지기와 땅 바닥에 떨어져있는 두번째의 이정표


세월의 흐름을 간직한 허물어진 성벽과 그 너머의 이정표


벌봉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봉암성으로 방향을 바꾸어서 동장대로 향한다.

동장대 암문을 들어서면 산성안내도와 함께 이정표가 반기고

북문 방향으로 50 여미터 걸으면 다시 이정표가 있는데

여기서도 북문 방향으로하여 비스듬한 우측길로 길게 내려서면



그 때 쯤에도 있었음직한 노송지대가

지금은 맷돌의 아랫부분만이 남은 "옥정사지"표지석을 지켜보고있다.

이윽고 성벽들이 길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게된다.


봉암성 이정표와 동장대 암문


동장대 암문의 이정표와 조금 지난 지점의 또 다른 이정표(북문방향으로)


긴 내림길 끝에 있는 옥정사지 표지석과 방치되어있는 맷돌의 아랫부분


날씨는 잔뜩 찌푸린 채 금시라도 눈을 쏟아 부을것만 같더니

북문을 지날 무렵 가끔씩 싸락눈이 날리기 시작한다.

오늘따라 아이젠을 두고 왔는데 하산길이 미끄러울까 걱정이 된다.



북문을 지나고 잠시의 오름길을 오른다음 넓은 산책로를 따라 또 그렇게 걷는동안

싸락눈은 점점 큰 송이로 바뀌어 내리기 시작이다.

서문 전 연주봉 옹성의 오름길을 한차례 더 올려친 다음 서문에 이르고....

시간을 보니 17시 30분.... 휴식 포함 7시간이 걸렸다.


북문의 측면 모습과 연주봉 옹성의 표지석



어둠에 쌓여가는 서문의 모습


서문을 나서니 성벽하나 사이에 쌓인 눈의 깊이가 확연히 다르다.

가장 짧은 코스를 택하여 푹신 푹신한 느낌을 주는 눈을 밟으면서

조심조심 내려서지만

마침내는 3군데의 땅을 사고서야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초에 절어서도 끝까지 걸음을 같이한 친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 남한산성 성벽의 여러 모습들.....





♬ My Love Is Like A Red, Red Rose / Phil Coulter ♬



▣ 김용진 - 님의 산행기를 보니 지난해 저가 다녀온 코스가 생각나네요.. 저는 남한산성에서 성남시 은행동으로 하산하였지만.......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계속 즐산하시길.....
▣ 굿타임 - 항상 감사드립니다.
▣ 굿타임 - 이전 선생님의 산행기를 가지고 이코스와 고골 선법사~남한산성
▣ 굿타임 - 이전 선생님의 산행기를 가지고 이코스와 고골 선법사~남한산성코스를 다녀왔는데 길이 너무좋아서 2주에 한번꼴로 동일한 코스를 타고 있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최근에 산행기가 없으셔서 인사를 못드렸습니다. 늦었지만 감사드립니다. 부상없는 즐거운 산행만이 선생님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가을바람 - 김용진님!!그리고 굿타임님!!답글에 감사드립니다. 굿타임님께서는 두 코스를 다 좋다하시니 저역시 기쁩니다. 늘 즐산하시고 안전산행 이어가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