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행 지 : 각흘산(경기, 포천)

2. 산행일시 : 2004. 7. 4.(일) 13:00 - 16:30

3. 산행기점 : 자등현

4. 산행코스 : 자등현 - 각흘산정상 - 765봉 - 689봉 - 각흘봉 - 자등현

5. 산행기

많은 신문/방송들이 태풍경보 발령을 보도하고 산과 계곡으로 가는 계획은
가능한 다음으로 미루라는 권고성 방송을 내보내는데도 오늘의 산행계획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

각흘산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산이기도 했고 산이 과히 높지 않아서
그다지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아무런 걱정이 되지를 않았다.

또 나의 예상으로는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하기 전에 분명 소멸이 되거나
남해안에 상륙하여 우리나라를 통과하더라도 태백산 우측으로 빠져 나가면
서쪽에 해당하는 이 지역은 큰 문제가 없으리라고 나름대로의 예측을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각흘산의 산행기점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선인 자등현에서 시작하거나
각흘계곡 입구에서 시작하는게 일반적인데 나는 자등현을 택했다. 이유는
북쪽능선을 타고 올라 서남쪽능선과 계곡으로 내려오는, 각흘산 코스중에서
가장 긴 코스를 택하여 이 산의 전체를 보고 싶어서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선인 자등현에 이르면 우측에 아담한 주차장이 있다.
승용차의 경우 10여대를 주차할 수 있고 주변에 벤취도 있어 아마도 장거리
여행객이 여기서 쉬어 갈 수 있도록 배려한 듯 하다.

13:00 -13:30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배낭을 챙겨 들고 길을 건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길 건너편에도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으나 바닥면이 고르지 않은 맨땅이다.
빗방울이 약간씩 떨어지긴 하지만 괜찮은 듯 하고 바람은 적당하게 불어 오니
땀을 식히면서 산행을 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산을 오르자마자 군에서 만든 참호가 곳곳에 있어 이곳이 군작전 지역임을
느끼게 한다. 능선을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30분쯤 지났을까?..

잠시 쉬어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즈음 조그만 나무판에 산행코스를 그려넣고
이곳이 제1쉼터라는 표시를 해 놓았다. 그 표시덕에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산행코스를 한번 더 점검해 본다.

13:30 - 13:50
20분쯤 올라 갔을까? .. 그 수가 200년은 넘었음직한 노송이 큰바위 사이로
뿌리를 박고 서 있다. 아마도 그 노송이 자라면서 바위 한가운데를 쪼개면서
뿌리를 내린 듯하여 큰바위가 여러 조각으로 갈라져 있는 모습이다.

13:50 - 14:00
노송을 지나 10여분을 올라가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하늘에 맞닿은듯 주변이
시원스레 탁 트인다. 반대편 산아래로 용화저수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연결되어 있고 남쪽으로는 각흘산 정상과 약사봉과
명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연결되어 있다.

14:00 - 14:05
각흘산 정상은 작은 바위 하나가 외롭게 정상을 알리기 위하여 자리를 지키고
있고 어떤 산악회에서 정상 표지판을 나무로 만들어 세워 놓았는데 비바람에
쓰러져 금방이라도 바람에 날아 갈 듯 하다.

14:05 - 14:30
정상에 올라 서니 적지 않게 내리는 비와 함께 바람 또한 제법 불어 오는지라
바로 서 있기가 어려울 지경인데.. 어딘가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마땅치가 않다. 여기저기 다니다가 군에서 만든 참호가 비까지 피할수 있도록
잘 만들어져 있어 그곳에서 자리를 폈다.

단 둘이서 오붓하게 식사를 하고 시원한 캔맥주로 갈증을 해소하니 이보다 더
맛있는 점심이 있을 수 없다. 따끈한 커피로 몸을 녹이고 다시 배낭을 챙겨서
하산을 시작했다.

14:30 - 14:50
능선을 따라 내려 오는데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 친다. 잠시 고개를 숙여서
몸을 가누고는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는데 빠알간 나리꽃들이 우리 두사람을
유혹이라도 하듯이 곳곳에 피어 있어 능선길의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잠시후 약사령으로 가는 길과 각흘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길이 나오고 그곳엔
적송 한그루가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마도 여기가 765봉 인 듯 하다.

14:50 - 15:20
우리는 각흘봉을 거쳐 계곡으로 내려가기 위해 왼쪽으로 방향을 꺾었다.정상에서
출발한 지 50분쯤 후에 조그만 봉우리에 올라 섰는데 아마도 689고지 인듯 하고
건너편에 또 하나의 봉우리가 보인다. 아마도 각흘봉인듯 하다.

15:20 - 15:30
10여분 후에 각흘봉에 올라 서니 광덕산이 손에 닿을 듯 지척에 있는데 구름에
가려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날씨만 좋다면 주변의 산세를 전망하기에 아주 좋은
곳으로 판단된다.

각흘봉 정상은 많은 사람이 올라 설 수 없는 작은 봉우리인데 성서대학생들의
체력단련을 위하여 여러차례 다녀 간듯.. 정상정복을 축하하는 환영 플랜카드가
비바람에 찢어진채 나무가지에 걸려 있다.

15:30 - 16:30
내려 갈 길을 찾으니 계곡방향은 우리가 올라 온 곳이고 다른 한쪽은 지형상으로
계곡의 반대편이다. 반대편으로 내려 가는 길에 굵은 밧줄이 두개나 매어져 있고
나뭇가지에 어떤 산악회에서 매어 놓은 듯한 리본이 매어져 있어 반대편으로 가는
길이 방향을 틀어서 계곡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밧줄을
타고 하산을 시작하는데..

이상하게도 내려 가는 길이 각흘계곡이 있는 방향으로 틀지 않고 곧장 내려 간다.
그제서야 하산길을 잘못 든줄 알았지만 다시 올라가기에는 미끄러운 바위가 많아
그냥 하산을 계속하기로 했다. 중간에 방향을 틀어서 가게 되기를 기대 하면서..

능선을 따라 계속 내려 가니 군에서 야외에서 사용하는 야외교육장이 나타난다.
이제보니 군영내로 들어 온 듯 하다. 조금 더 내려가니 잘 다듬어진 또 다른
야외교장이 나타난다. 길도 한결 넓어지고 곳곳에 군에서 교육할 때 사용하는
장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속 내려오니 군부대 정문이 나타나고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이 나타난다. 잠시
이곳의 위치를 가늠해 보니까 분명 약사령고개를 넘어 가는 길인 듯 하다. 한동안
내려 가니 47번 국도가 나타나고 약사사입구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하산길을
정반대로 잡고 내려와 약사령 고갯길을 타고 온 것이다.

차를 세워 놓은 자등현까지는 아마도 4-5킬로는 될 듯 한데 비는 그칠 생각을 않고
계속 내리니 난감하기 그지 없다. 제법 산을 잘 타고 잘 안다고 나만 믿고 따라 온
내 짝꿍에게 체면이 말이 아니지 않은가.

16:30 - 16:40
국도를 따라서 자등현방향으로 걷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차를 세우는데 두번만에
차를 세워 주는이가 있어서 우리는 쉽게 자등현에 올 수가 있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여러차례 하고 내리니.. 이제 내 세상인 듯 하다.

차안에서 젖은 옷을 갈아 입고 따끈한 커피를 한잔 마시니 피로가 엄습해 온다.
자신있게 나선 산행길이 이렇게 끝나니 허망하기도 하지만 좋은 경험이기도 하다.
다음 기회에 방향을 다르게 잡아 한번 더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오수에
빠져 들었다.

비록 정상적인 코스로 내려 오진 않았지만 좋은 경험으로 알고 이 여름이 가기전에
기회를 잡아 각흘계곡에 몸을 담그기 위해 오리라는 다짐을 하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하였다.


추기 : 여러 자료를 확인한 결과 689봉에서 각흘봉으로 오르기 전의 안부에서
계곡으로 내려 가야 하는데 여러 산행기에 이러한 언급이 전혀 없었기에
방향을 잘못 잡고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 가는 실수를 하게 되었음.

즉, 각흘봉에 올라 갔다가 다시 안부로 내려 와야 각흘계곡으로 내려 갈 수
있음.






▣ pjn - 잘보았읍니다약사령갈림사거리좌측으로내려오면능선길에좌측으로가는길이있고직진하면687봉지나내려오면능선안부에폐군막사지나좌측으로내려가면계곡으로가는길나오며직진해오르면헤기장지나막사지나면670봉지나게되고십자안부에서직진오르면줄잡고오르게되면662봉에서각흘계곡이보이게됩니다여기서지능선을잘봐야만계곡으로떨어질수있읍니다항상즐산하십시요
▣ 산초스 - 저는 작년9월에 각흘계곡 입구에 주차하고 각흘봉-689봉-각흘산-각흘계곡으로 산행했는데 각흘계곡의 너무 깨끗하고 파란물이 아주 좋았었습니다. 원점회귀로 산행했는데 하산길이 조금 짧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 산초스 - 그리고 각흘산 정상에서 360도 한바퀴 모두 정말 시원한 전망이 인상적이었지요. 동북방향의 대성산부터 서쪽의 명성산지나 금학산까지, 동쪽에서 남쪽으로 뻗은 한북정맥 광덕산-국망봉-청계산-운악산까지 정말 막힘없는 조망에 감탄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