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다름재능선 (수락폭포~온천랜드)

1:25,000지형도=연파

2004년 11월 21일 일요일 맑음(-2.2~13.3도)   일출몰07:11~17:21

영제봉코스: 밤재터널12:30<2.5km>숙성치13:30<2.2km>877.9m(개념도상 영재봉)14:30<2.0km>영제봉(1050m)15:00<1.0km>다름재15:30<1.7km>810m봉16:00<1.3km>600m봉16:30<1.4km>17:00<1.8km>온천랜드17:40   (선두기준)

[도상13.9km/ 5시간 10분소요]

단축코스: 수락폭포13:00<2.2km>810m봉15:30<4.5km>온천랜드17:30

지형도    지형도
 

개요: 지리산 국립공원 서부지역 만복대에서 서쪽으로 가지쳐 나간 굵고 길다란 능선상의  해발 1050m에 우뚝솟은 영제봉을, 877.9m봉의 엉뚱한 곳에 이름도 영재봉으로 표기 해 놓아 현장 확인 없이 지도가 제작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다름재 역시 분기봉에다 표기를 해 놓았다. 궁여지책으로, 산동면의 서시천으로 서남진하며 뻗어내린 7.2km의 이 지능선을, 편의상 다름재능선으로 부르기로 한다.

460m봉에서 본 다름재능선의 전반부    460m봉에서 본 다름재능선의 전반부
 

밤재터널에서 전라북도와 남도를 가르는 주능선상의 영제봉까진 전인 미답의 원시성을 간직한 체 방치된 지역이 있는가 하면, 영제봉 이후론 비교적 산길이 뚜렷해서 지리산의 숨겨진코스라 하겠다.

경방기간에 상관없이 지리의 오지로 들어갈 수 있는 이번 코스의 남쪽 산동면의 골짝물들은, 서시천을 거쳐 섬진강으로 흘러들고, 북쪽의 계곡수는 양천을 거쳐 섬진강 경유 남해로 흘러든다.

오름길에 본 다름재능선의 후반부   오름길에 본 다름재능선의 후반부
 

명소:단축코스 초입의 산동면 수기리에는 유명한 수락폭포가 있어 계곡상단의 마을이름조차 수락마을이다.  수락폭포는 물맞이 폭포로 유명한데, 일제 때부터 여름철이면 물맞이객들이 줄지어 찾아든다.

수락폭포는 크게 남탕, 여탕, 혼탕 등 3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등이 휘어질 정도로 수력이 거센 혼탕은, 20m 높이에서 물줄기가 떨어지는데, 신경통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수락폭포  수락폭포 
 

하산지점의 지리산 온천랜드는 수백년 전부터 신비한 약수가 솟아나던 자리에 게르마늄 온천수와 광천수를 뽑아올려, 년건평 2만평 규모로 1995년7월에 개장 되었다.

온천은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진 자연친화적인 대온천탕, 노천탕, 폭포, 각종 사우나와 다양한 시설을 갖춘 종합 온천장이자 관광호텔이다.

다름재능선에서 본 온천랜드    다름재능선에서 본 온천랜드
 

가는길: 88올림픽고속국도의 남원나들목에서 19번국도로 갈아타고 밤재터널 입구 오른쪽, 혹은 터널을 빠져 나오자마자 곧장 왼쪽의 산행길 초입으로 붙으면 산길은 무성한 잡목 속으로 희미하게 나 있다.

숙성치를 통과해서 서서히 가팔라지는 오르막길은 울퉁불퉁한 바위와 울창한 수림속으로 이어지다가 660m봉을 넘어서면 등로는 날등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비스듬히 올라간다.

밤재터널    밤재터널
 

750m봉 이후로 산길은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짙은 관목지대 수림속으로 빠져들다가 다시금 날등을 타게된다.

그러다가 한동안 오른쪽으로 우회를 하면서 지능선을 만나 위로 향하면, 877.9m봉 암릉위로 서게된다. 양쪽사면이 급준한 철쭉길로 이어지다가 영제봉 오름길부터는 산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810m봉 오름길에 본 영제봉   810m봉 오름길에 본 영제봉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해발1050m의 영제봉은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억새밭의 군무는 황홀경을 자아내고, 자주 나타나는 빽빽한  싸리나무 정글지역은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정상에서 1km쯤 진행한 지형도상의 다름재에서 서남쪽으로 내리뻗은 지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하산길 내내 짙푸른 송림속의 오솔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송림숲길  울창한 송림숲길 
 

산행후기: 경방기간을 맞아 지리산권역이 막혀 버렸다. 어디 변죽이라도 울릴 곳 없나 하던차에, 산행대장이 영제봉을 한번 더 가자고 한다.

좋지요~! 했지만 내심으론 지난 오월에 다녀온 그 곳은 다시 갈 필요성을 못느끼겠다. 그러던 차에 아내를 비롯한 걸음 느린 분들이 십여명이나 찾아와, 아직도 못 가 본 수락폭포도 구경하면서 산행은 짧게 하기로 했다.  

초반의 고사리밭    초반의 고사리밭
 

밤재터널에서 영제봉팀을 먼저 보내고, 산수유 열매 널어 말리는 산동면의 수락폭포주차장에 내려섰다.  관광객들의 고기굽는 냄새가 계곡을 휘감는 북새통에서 우린 여유롭게 구경을 마치고, 산행초입으로 접어들었다.

가느다란 계곡을 끼고 오르는 고사리와 두릅 재배밭에서, 무조건 날등을 치고 희미한 능선길 따라 올랐다.

두 번 째 봉분에서 본 숙성치    두 번 째 봉분에서 본 숙성치
 

청미래덩굴과 산죽과, 빼곡한 관목지대를 한동안 오르내리다가, 양지바른 무덤가에 둘러앉아 중식을 펼쳐든다. 곁엣 분은 산악회 참가이래 세 명 이상이 앉아서 식사해보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바쁠 것 없는 따뜻한 오후! 여기저기서 소주, 양주, 매실주가 튀어나오고, 평소 산행중엔 절대 삼가던 술잔들이 오간다.

 늘 푸른 노루발     늘 푸른 노루발
 

꽉꽉 막히던 시야가 널따란 봉분 두기 차지하고 있는 두 번째 무덤에 오르자, 비로소 숙성치를 비롯한 영제봉까지 오롯이 떠오른다. 그러나 다름재능선만큼은 전모를 포착할 수가 없어 안타깝기만 한데...!

드뎌 810m봉에 올라 산행대장과 교신했더니, 선두팀은 지금 막 영제봉을 통과했단다. 안내문 한 장 눌러놓고 하산길로 내려섰다.

빽빽한 관목지대  빽빽한 관목지대 
 

지리산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산죽은, 여기만큼은 눈을 씻고 봐도 없어서, 그 참 신기하기도 하다. 마치 설악산 백암능선을 탔을 때처럼 울창한 침엽수림만이 드리워지고, 간간히 억새가 난무할 뿐이다.

일행들께는 전인미답로라고 했지만, 여기에도 선답자들의 리번이 군데 군데 팔랑거리고, 찢어진 패러가 볼 성 사납게 걸려있다.  

하산길에 본 만복대   하산길에 본 만복대
 

가끔씩 지리산 서북부 능선상의 만복대가, 좌우로 고리봉을 거느리고 정수리 하얀 모습으로 내려다보는가 하면, 노고단 중계탑도 보이는데, 능선 너머의 반야봉 위로 떠 오른 반달이 이색적이다.

임도를 개설중인 절개지로 내려서자 그제서야 서북부 능선상의 견두산에서 천마봉까지 이어지는 지능선들도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베어낸 낙락장송들은 처연한 모습으로 드러누워, 무지한 인간들을 나무라고 있었다.

너무좋은 오솔길   너무좋은 오솔길
 

계속 이어지는 너무좋은 오솔길은, 석양에 반사되어 황홀경을 자아낸다. 460m봉에 와서야 선두팀에게 추월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미팀과는 한시간정도의 간격이 벌어졌으므로, 급할 것 없이 오솔길의 낭만을 즐긴다.

아직도 화려하기만 한 개옻나무, 늘푸른 양치식물인 고비, 그들을 바라보며 거니는동안, 어느듯 석양은 붉은 노을을 드리우고 있었다.

겨울이 싫은 구절초   겨울이 싫은 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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