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0435  삼문산(397m) * 장룡산(356.3m) * 등거산 - 전남 완도군 약산면


산 행 일 : 2004년 6월 29일 화요일
산의날씨 : 흐리고 무더움
산행횟수 : 초행
동 행 인 : 부부산행
산행시간 : 4시간 19분 (식사 휴식 54분포함)


등넘밭재 <0:05> 삼지구엽초 재배시범포 <0:32> 움먹재 <0:06> 등거산-10분 소요 <0:08> 움먹
재 <0:04> 三門山 망봉 <0:44> 장룡산 <0:32> 삼거리-20분 소요 <0:20> 능선 <0:22> 등넘밭재


섬 산행은 뭐니뭐니해도 날씨가 맑아야하는데 조망은 오늘도 영 글렀다.
주작산 산행시 사전 답사한 바에 의하면 2번 국도에서 용산면을 거쳐 천관산으로 가는 길을 무시
하고 강진으로 가다 마량 도로표지를 보고 진입하는 것이 거리나 도로 사정이 나았다.
또한 고금도를 오가는 철부선은 3척이 교대로 밤 9시까지 운행한다고 하니(섬에서 나오는 막배는
9시) 서두를게 없다.
하지만 거리가 멀고 배타고 또 차를 이용해야하니 낮이 긴 여름을 택하려는 것이다.


2번 국도에서 23번 국도로 빠져 칠량을 지나 마량항에 도착한 거리가 23km에서 약간 모자라고
고금도로 가는 철부선이 대기하고 있다.
표를 사려고 하자 "일단 그냥 타라"고 해서 난생 처음 차와 함께 배를 타게되었으며 (대부분 자
가용을 이용하느라 버스가 자주 안 다닌다고 한다) 출발 시간은 따로 정해지지 안했으며 자동차
를 더 실을 수 없으면 출발한다.
뱃삯은 1인당 600원, 승용차는 4,000원으로 2인 까지 무료다.
빤히 건너다 보이는 고금도 나루까지 10분도 안 걸렸고 소형 버스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연륙교가 없는데 77번을 이어받은 국도를 따라 면 소재지인 고금에서 830번 지방도로 좌
회전하여 약산면으로 가게된다.


약산연도교를 건너 약산면으로 들어서면 다리가 놓이기 전 마량을 오가는 배를 탈 수 있었던 천
동나루가 왼쪽으로 내려다보인다.
면 소재지인 장룡에 이르자 개념도에서 본 주유소 삼거리가 있고 남쪽 득암리로 가는 도로를 타
고 가는데 고금도에서 부터 줄곧 2차선으로 상태도 양호하다.
약 1.5km 거리의 등넘밭재로 오르자 도로 왼쪽에 '삼문산 등산로 입구(봉화대)' 표지석이 있으나
주차할 만한 장소가 없어 조금 더 가다 오른쪽 샛길 옆 풀밭에 차를 세우며 보니 고금 나루로부
터 18km를 왔다.


10 : 27 표지석이 선 임도를 따르면서 오른쪽 소나무가 있는 암봉 등거산과 왼쪽 정상을 본다.
10 : 32 '삼지구엽초 재배시범포' 팻말이 세워진 비닐하우스 낮은 철책을 오른쪽으로 끼고 이름표
가 붙은 각종 약초와 작은 나무들을 살펴보지만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큰담안, 작은담안이라 표기한 것을 미리 봤으나 뭣인지 모르겠고 묵혀버린 전답을 지나 '전주 한
길산악회' 리본이 보이자 제대로 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10 : 40 깨끗한 물이 흐르는 작은 고랑을 왼쪽으로 건너 철망 옆을 따르다 오른쪽으로 90도 꺾어,
10 : 48 다시 고랑을 건너 낮은 능선으로 치고 오르는데 빗물이 길을 타고 내렸는지 반질반질 다
져진 흙이 드러나지만 수풀이 방해한다.
"내가 앞장 설 게" 뱀을 의식하지 않고 다닐 때는 걱정이 없었는데 뱀 뱀 해 싸니 머리가 지끈
거릴 정도로 신경 쓰이고 벌떼가 장딴지를 쏘는 것 같아 화들짝 놀라 보면 엉겅퀴 가시가 합동작
전으로 공격하는 짓이다.
찔레나 산딸기, 명감 등 가시덤불보다 가장 못마땅한 것이 허리 높이까지 자란 엉겅퀴다.
"초봄에 된장국은 맛있게 끓여 먹었는데 이제는 골칫거리네" 아내도 긴장을 풀지 못한다.


10 : 53 땀을 줄줄 쏟으며 능선에 닿아 왼쪽으로 꺾어 남쪽 지능선에 이르자 등거산이 바로 옆에
있고 느슨한 서쪽 사면을 따라 오르면서 옥리샘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으려고 했지만 숲 때문에
발견하지 못했다.


11 : 04 억새 밭인 움먹재. 소나무 가지에 아내 배낭을 걸어두고 오른쪽 등거산으로 향했다.
"아이쿠 깜짝이야!" 발 밑만 눈이 빠져라 쳐다보고 가다 고개를 드는 순간 시커먼 동물이 지켜보
고 있으니 놀랄 수 밖에.
목에 나일론 끈이 있는걸 보니 집에서 기르던 녀석이 분명한데 아마 가출해서 혼자 산에서 살고
있나 보다.
"댐배 댐배 댐배" 어릴 적 하던 대로 담배를 외우며 만지려고 하자 숲속으로 풀쩍 달아나 버린다.


11 : 15 염소 똥이 널려 있는 암봉, 등거산 소나무가 멋지다.
아내를 두고 혼자 남서쪽으로 뻗은 암릉을 타고 가다 자칫 득암마을 까지 내려서고 말 것 같아
다시 바위를 오른다.
10여분간 땀만 빼고 사방을 둘러보나 예상했던 대로 조망이 시원찮아 신지도만 건너다 보이고 완
도는 뿌옇다.


11 : 35 등거산을 내려와 염소를 만났던 곳에 이르렀지만 그 녀석을 다시 보지 못했고
11 : 43 움먹재를 지나
11 : 47 삼문산 정수리 망봉 봉화대 터로 올랐다.
"차라리 가을에 올 걸 그랬나 봐" 아내도 몹시 서운한가 보다.
서쪽으로부터 빙돌아 불과 20여km 거리에 상황, 갈두, 달마, 두륜, 주작, 덕룡, 만덕, 부용, 수인산
이 있고 북쪽 바로 앞에는 천관산 그 뒤로 사자, 일림산을 보고 천등, 적대봉을 두루두루 살펴보
고 싶었는데...


옛날 이 산 주능선 동쪽 분지인 삼개문에는 땔감으로 쓰는 초나무와 풀이 많았고 이 것을 베어
지게에 메고 서쪽 천동나루 방면으로 넘는 길이 세 갈래가 있는데 조금 전 지난 움먹재와 동쪽으
로 보이는 파래밭재, 장룡산 못 미친 큰새밭재가 그 것으로 이 세 고개를 문으로 보고 삼문산이
라 지은 것이란다.
또한 해난사고로 표류한 일본인들이 자신들을 구해준 성처사(成處士) 등에게 고구마 종자인 남감
저(南甘藷)를 주고 돌아갔으며 이웃한 고금도 사람에게도 종자를 나누어주었는데 이 고구마가 전
국으로 퍼져 그 이름이 고금도의 고금마가 고구마로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북동쪽 능선 끝의 장룡산 까지 가려면 엄청난 고생을 해야겠는데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고.
11 : 54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하지만 뱀도 양심이 있겠지"
하지만 두려움과 긴장의 연속이 되리라 각오하고 앞장섰다.


12 : 00 파래밭재인 듯한 안부를 지나 낮은 봉우리를 넘어 서는데 끄르렁! 하는 소리가 등골을 오
싹하게 만들었다.
길 주변이 온통 파헤쳐진 것을 보면 멧돼지가 분명한데 이 섬에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으며 경거
망동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큰기침을 하고 삐- 소리가 나는 호루라기를 꺼내 계속 불자 오른쪽
비탈로 수풀이 움직여 간다.
멧돼지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아예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삐- 삐- 수시로 불며 간다.
상여바위인 것 같은 바위 왼쪽으로 돌고 탕건바위로 여겨지는 바위 오른쪽으로 돌아 푹 꺼진 큰
새밭재로 내려서니 '← 여동 등산로'라는 팻말이 나무를 타고 오른 넝쿨 사이에 끼어있다.
  
12 : 38 장룡산 정상엔 웃동을 베어버린 죽은 나무 몇 그루가 있고 발을 움직일 수 없을 지경으
로 숲이 절전돼 더 진행하지 못하고 두리번거리자 "여기 있네" 하며 아내가 '신지23 1993재설' 삼
각점을 가리킨다.


12 : 44 밥 먹을 곳을 찾아 오른 길을 다시 내려서다 음산하긴 하나 엉덩이를 붙일 수 있는 작은
바위 조각에서 한 끼를 떼운다.
13 : 18 오래 머물 장소가 못되니 커피로 입가심하고 출발.
여동등산로가 험하면 멧돼지를 다시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삼문산으로 향하려고 했는데 어차피
고생 길인걸.
원수 같은 엉겅퀴만 없다면 좋으련만 지천으로 깔렸고 옷은 가시에 긁혀 표가 나고 얼굴에 달라
붙은 거미줄을 걷어 베를 짜도 되겠다.


13 : 44 개념도에는 없는 '신선골 약수터' 팻말 있는 갈림길에 이르자 또 욕심이 생겨 한참을 가
도 나타나질 않자 두 번째 너덜지대에서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14 : 04 갈림길에서 50m쯤 가면 문무석까지 세운 무덤이 있고 길 오른쪽으로 철망이 드리워져
있다.
예동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서쪽에 140봉으로 여겨지는 봉우리가 있는데 주유소 부근까지 내려가
면 차를 세워 놓은 곳까지 아스팔트길을 따르게 된다.
키 큰 수풀사이로 소 두 마리가 보이고 희미한 길이 있으며 이제는 흑염소가 떼거리로 모습을 드
러내는데 철망이 길을 막는다.
소나무를 타고 오르면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넘어선 후 "이런 곳에도 다슬기가 있
다"며 고랑에 있는 아내를 불렀다.
"참 오늘은 별 짓을 다한다" 웃으며 잘도 넘는다.
능선에 오르니 등넘밭재가 저 멀리에 있다.


14 : 30 도로로 내려서 소나무가 줄지어 선 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아내를 기다리게 한 뒤 아스팔
트길을 터덜터덜 걸어 오른다.
14 : 46 차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삼문산을 바라보니, 작은 섬 안에도 이리 좋은 산이 있게 하신
조물주께 감사하는 마음 가득하다.  


           


                                           마량항에서 철부선을 타고


            


                                  등넘밭재의 삼문산 등산로입구 표지석


           


                                       등거산을 오르다 만난 흑염소


           


                                       득암 마을과 바다 건너 신지도


           


                                 등거산에서 삼문산 망봉은 지척간이다.


           


                                             등거산 소나무와 바위


           


                                         삼문산 망봉에서 본 등거산


           


                                                  맨 끝봉이 장룡산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 멧돼지가 파 헤친 흔적


           


                                         숲속에 숨은 삼각점을 찾아서


           


                                 나무를 감은 넝쿨 사이에 끼어 있는 팻말


           


                                신선골 약수터로 갈 수 있다는 팻말을 보고...


           


                   바위를 타고 물이 흘러 샘이 있는줄 알고 찾았지만 헛 수고만...

           

                   떡 본 김에 제사 모신다고 사진만 찍고 샘을 찾는 일은 포기했다.


           


                                  가운데 안부 너머 철망이 드리워져 있다.


           


                                           약산도쪽에서 본 약산연도교


▣ 브르스황 - 시커먼 동물이 흑염소였군요. 멧돼지와 같이 산행을 하시다니..... 형수님이 많이 놀래셨겠습니다. 맛있는것 많이 사주시고 좋은 산행 계속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모습이라도 보이면 나을텐데 안 보이니 몇 녀석이나 된지도 모르겠고... 마눌이 놀랠까 봐 태연한 척하고 호루라기를 불었지만 실은 겁이 나더라구요. 여름에는 길이 좋은 산을 다니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항상 건강하세요 가족 모두. 


▣ 불암산 - 호젓한 산행, 형수님과의 행복이 새록새록 솟아 오릅니다. 올 여름 남도쪽 섬여행에 꼭 참석하여야 하는데..... 강건하십시요, - 불암산 드림 -
$   다들 그리웁지만 산행기를 접하면 그저 고맙고 반갑습니다. 다시 뵙길 기대합니다. 불암산 님도 건강하세요.


▣ 김정길 - 친구의 산행기 덕분에 약산도의 삼문산 장룡산 등산로 정보를 얻었기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7월17일~8월15일 사이로, 금오도에 들어갈 날짜 잡아서 보내주시기를.
$   이제 보길도 격자봉이 가고 싶어지는데 언제가 될지. 브르스황 님 교육이 끝난 후, 친구 님의 요구대로 8월 15일 전 확실한 날을 잡아 연락드리겠으니 꾹 참고 기다려 주세요 ㅋㅋㅋ. 올 겨울에는 남도 섬 산행의 꿈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 운해 - 고금도를 거쳐 조약도까지 만만치 않은 거리를 달려서 산행까지 마치신 형님 내외분의 열정이 보기에 좋습니다. 27일 정맥구간 마치시고 이틀만에 나선 산행이 무리나 오지 안했는지 심히 염려가 됩니다. 장마철 건강에 주의 하시길 바랍니다.
$   마눌과 둘이 산행하면 엿장수 맘대로죠. 사방 팔방 다 둘러보고.. 정말 편안 하답니다. 운해님도 섬 산행하고 싶지요? 볼락이나 감생이를 낚아 채 올리던 그런 섬. 팔닥팔닥 뛰는 것을 즉석에서 썰어 상추에 고추 마늘 등을 넣고 초장을 듬뿍 발라 입이 째져라 캬-   


▣ 고석수 - 저희는 그산을 "상가마니"라고 합니다^^ 길이 좋지 못하여 고생하셨네요 저는 아직 못건너본 다리도 구경 잘했습니다^^건강하세요.     $   아하 그렇군요. 참 오랜만입니다. 제가 게을러서 그만...  예전에는 몰라도 요새는 교통이 좋아 당일 치기로도 충분한 산행을 할 수 있답니다. 1,500산 친구님도 둘러 볼 계획이던데 다시 한 번 찾아 보십시오. 항상 무사운행, 안전산행 하시길 기원합니다.  


▣ 목포시청 만복산?- 6,13일에 저희들은 완도군 보길도 격자봉을 다녀왔습니다, 너무너무 좋습니다 한번가보시고 사랑도와비교해보세요 초입로는 보길파출소 옆이고요 >광대봉-수리봉-격자봉 -누룩바위-뽀리기재-전망대 - 선창리 등산시간은 약7시간정도걸립니다, 수리봉에서 제주한라산, 추자도, 달마산, 상황봉, 덕룡산, 두륜산 다보입니다, 한라산,추자도 등 디카로 멋지게 찍었는데요 사진을 올리지를 몰라서, 강력추천할께요, 가시는길 해남 딸끝선착장에서 첫배 07:30. 막배 보길도에서 17:00     $   뒤 늦은 인사 죄송합니다. 그리고 친절한 안내 정말 고맙습니다. 그냥 한 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님의 추천을 받고보니 올 여름 안에 탐방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안산, 즐산 하시길 기원합니다.